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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rates Of the Caribbean : On Stranger Tides(캐리비안의 해적 : 낯선 조류) (2011)

J_Hyun_World 2011. 5. 27. 08:50

 

 

 

  전세계 팬들을 가장 설레게 만들었던 영화 중 하나인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이제 4번째 편이 전세계에 공개되었다. 그동안 시리즈와 큰 차이점을 두자면, 이번편부터는 엘리자베스 스완(키아라 나이틀리)이 없고, 윌 터너(올랜드 블룸)이 없다. 이 두 사람이 빠지는 것부터 벌써 내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볼 이유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

 

  사실, 잭 스페로우 선장(조니 뎁)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지만, 잭 스페로우를 그만큼 자유롭게 풀어줌으로써 실감나게 살려줬던 결정적 인물들이 바로 엘리자베스 스완-윌 터너 커플이었다. 주인공인 잭 스페로우의 지분보다 크면서도, 꾸준히 잭 스페로우와 연계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서로서로가 부각됨과 동시에 잘 융화되는 그야말로 win-win 플레이였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하차해버렸으니 조니 뎁에게 그만큼 부담감이 컸을 것이라는 게 이번 편이였다.

 

  영화 보고 난 평부터 간단하게 쓰자면, 이번 4편인 <낯선 조류>가 전편들에 비해서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고, 이번 편에서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의 존재감이나 임팩트가 그동안 잭 스페로우의 동업자로 나오거나 라이벌로 나오는 캐릭터들에 비해서 밋밋했다. 그나마, 잭스페로우의 원맨쇼와 이번 편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바르보사의 미친존재감, 그리고 깁스의 깨방정(?)이 선방했다고 본다.

 

  3편에서의 내용이 이어졌다는 것을 알리려는 듯이, 처음에 런던으로 잡혀들어간 깁스와 잭스페로우를 등장시키며, 이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탈출하려는 액션은 어디서 많이 본듯한 장면인데... 아! 성룡식 액션영화에서 볼법한 코믹스런 액션스킬들이 초반부에 대거 등장한다. 여기까진 그래도 괜찮았다고 생각된다.

 

  가짜 잭 스페로우 행세를 하면서 선원들을 모은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마주치게 된 잭 스페로우의 옛 연인인 안젤리카(페넬로페 크루즈)의 등장하는 방식도 뻔했지만 나름 괜찮았다.

 

  캐러비안 시리즈에 페넬로페 크루즈의 투입에 대해선 팬들 사이에 말들이 많았지만, 나는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임신 중이었기에 키아라 나이틀리처럼 직접 액션신을 소화하는 등 역동적인 모습은 많이 보여주진 못했지만, 역시 숲국 여성의 그 특유의 섹시함과 해적에 어울릴법한 비주얼이라서 나름 커버하는 데에 성공했다(내가 좋아하는 서양여성형♡). 페넬로페 크루즈가 임신중이라서 상반신 클로즈업 부분은 본인이 직접 소화했고, 전신샷은 동생인 모니카 크루즈가 대타로 뛰는 둥 크루즈 자매가 2인1역으로 안젤리카를 무난하게 소화해냈다(두 자매가 거의 쌍둥이급으로 닮았기에 이게 가능했던 일...).

 

  다만, 안젤리카라는 캐릭터에 대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역시나 잭 스페로우와의 연계플레이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과거 연인이라면서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고, 친구도 연인도 아니고 정말 과거의 연인 관계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뭐 하나 끈적거리는 게 없어, 연인이었다면서 ㅡㅡ;;).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키아라 나이틀리나 올랜드 블룸이었으면, 이 상황을 어떻게 맛깔나게 살렸을까 하는 상상만 계속 해보았다. 이런식으로 초반부에 비해 뒤로 갈수록 점점 멀어지는 듯한 인상을 줬기에 안젤리카의 존재감이 밋밋했던 것 같다.

 

(안젤리카도 그랬지만, 나는 여기서 '검은 수염' 에드워드 티치라는 캐릭터가 상당히 거슬렸다)

 

  그리고 이번 편에서만 잠깐 등장한 '검은 수염' 에드워드 티치(이완 맥쉐인). 솔직히 이 영화에서 가장 거슬렸던 캐릭터였다고 개인적으로 느낀다. 갑작스레 등장해서 엉뚱하다싶을 정도로 안젤리카와 급 부녀관계를 형성하면서 캐릭터의 정체가 대체 뭐였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후에 바르보사와 격돌하면서 '아, 바르보사와 라이벌 관계구나' 라고 느끼기 전까지는 스페로우의 동업자인지, 적인지 정체성(?) 아니 캐릭터의 색깔이 불분명했다. 플라잉더치맨이자 로맨티스트인 데비 존스에 비하면 정말 매력 하나 없는 재미없는 악역 캐릭터다(아 지루한 사람...). 에드워드 티치라는 캐릭터가 좀 더 부각되었다면 이 영화의 전개나 흐름이 지루하게 늘어지는 일은 없었을텐데 말이다.

 

  그래도 이번 편에서 흥미를 끌었던 장치가 있었으니 바로, 인어의 등장이랬다!! 

  내가 아는 인어는 동화 <인어공주>의 영향 때문인지 아름답고 눈부신, 호기심 많은 눈망울을 가진 그런 이미지가 강했는데(디즈니 버전의 <인어공주>도 그랬었는데)! 여기 나오는 인어님들은 난 무슨 좀비영화에 나오는 좀비 보는 줄 알았다(기존에 인어에 대한 나의 인식을 한 방에 깨뜨렸다). 물론, 최고의 비주얼을 자랑하며 섹시함을 어필했던 인어느님들이지만, 날카로운 이빨을 들어내는 순간 손에서 나오는 촉수(?)로 해적들을 낚아채서 물속으로 끌어들이는 무시무시함(?)도 보였다. 마치 독일 라인강 설화인 로렐라이를 연상케하는 그런 장면이었다. 노래로 뱃사람들을 유혹하면서 그들을 물 속에 빠뜨리게끔 만드는 그러한 능력을 인어느님들이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 인어에 대한 오묘한 환상을 심어주게 만든 이가 있었으니, 바로 호주출신의 세계적인 모델인 젬마 워드. 젬마 워드가 인어로 분하는 동안, 나도 모르고 자꾸 스크린을 향해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넋놓고 있었다(하마터면 침까지 쓰읍-). 그리고 인어 '세리나'와 목사와의 러브스토리가 이 편에서 형성되면서 이번 편부터 빠진 윌-엘리자베스 커플의 러브신을 메꾸려고 한 노력이 보였다(이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의 결말이 어찌됐는지는 나중에 보면 안다 후훗-).

 

  그리고 이번 편은 그 전 편들과 달리 모험적인 요소가 가장 주를 이뤘다. 젊음의 샘을 찾아가기 위한 것이 주 목적이었고, 그것을 찾아가는 길에 젊음의 샘을 얻을 수 있는 장치들(은잔 2잔, 인어의 눈물)... 마치 어드벤쳐 영화의 정석인 <인디아나 존스>나 <미이라>를 연상케 하는 아이템들이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다보면 전편들과 달리 액션신이 줄어드는 대신에 캐릭터들 간의 대화가 엄청~나게 늘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스피드한 스토리 전개 대신에 농담따먹기식 대화장면만 늘어나다보니 자연스레 중반부터 몰입도가 점점 떨어지게 되며, 큰 전투신이 일어날 법한데도 나오다가 도중에 그쳐버리는 뭔가 찝찝한 뒷맛이 남는다. 물론, 이번 편부터 1편에서 3편까지의 감독인 고어 버번스키를 대신하여 이번에 새롭게 4편을 맡은 롭 마샬 감독의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다. 그의 연출작들이었던 <게이샤의 추억>이나 <시카고>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뮤지컬스러운 기법으로 이번 4편도 그렇게 담아내며 총체적으로 보여 주었지만, 한바탕 쇼에 그친 임팩트는 떨어진다(뭔가 캐리비안의 해적과는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

  이번 편에서도 조니 뎁의 사방팔방 이쪽저쪽 뛰어다니면서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준 만큼, 잭 스페로우의 원맨쇼는 명불허전이었다. 그리고 1편부터 잭 스페로우와 같이 나오는 바르보사 선장과 깁스의 존재감도 여전했고, 인어라는 새로운 장치물의 효과도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새롭게 투입된 캐릭터들의 개성 부족과 너무 모험물로 빠져버린 영화 성격이 오히려 지루하게 만들어버린 감은 없지 않아 있다. 이 영화를 보고나면, 키이라 나이틀리와 올랜도 블룸의 공백이 얼마나 컸는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이번 편에서 최초 3D 기법을 도입했다곤 하지만, 굳이 3D를 안봐도 될 것 같다. 그저 킬링 타임 용으론 그럭저럭 괜찮은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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