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축구/태극기 휘날리며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얻은 보석, 서정진과 홍철

J_Hyun_World 2010. 11. 24. 22:22

 

 

  어젯밤 있었던 UAE와의 4강전 패배는 아직도 여운이 남는다. 박주영의 군면제도 날아가버렸기에 홍명보 감독이 더 밉기도 하다. 그런 씁쓸함과 안타까움도 있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얻은 소득이 있었다면 새로운 보물들의 등장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박주영, 김정우, 구자철 등 뛰어났던 선수들은 꽤나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수비수인 홍철과 미드필더의 서정진의 기량에 나는 한국국가대표 미래가 또 한 번 장및빛 미래를 볼 수 있을 것만 같다고 느낀다.

 

 

이름 : 서정진

생년월일 : 1989년 9월 6일생

포지션 : 미드필더(주로 윙어)

소속구단 : 전북현대모터스

 

올해 3년차에 접어든 녹색군단 전주성의 K리거. 전북에서 기대하고 있는 유망주다. 전북에서 종종 출전명단에 올라 꾸준히 경기출장하면서 골과 어시스트 스탯도 조금씩 조금씩 쌓아올린다. 그의 주무기는 빠른 측면 돌파. 주로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팀의 왼쪽을 흔들며 분위기 쇄신하기엔 더할나위없이 적합한 선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왜 자꾸 교체로 나왔는지 의아할 정도로 돌파능력과 수비를 흔드는 모습은 가히 인상적이다. 매번 선발출장하는 조영철보다도 돌파력, 스피드, 패싱, 골문쇄도 등등 전반적으로 뛰어났다고 본다. 그리고 지금 서울로 이적한 최태욱의 공백을 아마 서정진이라면 충분히 메꿔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며, 강희대제의 "전북셀로나 플랜"에 엄청난 영향을 줄 선수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정도 기량이라면, 최소2~3년만 실력을 더 쌓아올린다면, 유럽진출도 해볼만했을텐데 눈물이 난다 ㅠㅠ

 

 

 

이름 : 홍철

생년월일 : 1990년 9월 17일생

포지션 : 수비수(왼쪽 풀백)

소속구단 : 성남일화천마

 

올해 K리그에 데뷔한 루키이자, 공익근무요원으로 올해부터 2년간 빠지는 장학영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사실 윤석영 때문에 아시안게임에서는 왼쪽 수비수가 아닌 왼쪽 윙어로 종종 교체주전으로 모습을 드러냈지만, 원래 데뷔전 포지션이 왼쪽 윙어였기에 왼쪽 윙어로 나오면서 파괴력있는 오버래핑을 보여주며,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선수가 아니었나 싶다. 아직 K리그 초년생 루키라서 수비력은 공격력에 비해 조금 모자라고 서투른 면이 있지만, 수비력만 확실히 갖춘다면 이영표의 장기적인 대체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더군다나 왼발잡이이기에 더욱 메리트가 아닐 수가 없다. 신태용감독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K리그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홍철의 아시안게임 차출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였다니 이정도면, 확실히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레프트백이 아닌가?

 

 

 

  확실히 이번 대회를 보면서 K리그 출신 유망주들의 위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나도 모르게 자부심을 느꼈고, 김보경이나 조영철, 김민우 등 J리그로 빠질 수 밖에 없었던 어린 선수들을 보면 또 한 편으로는 K리그의 몹쓸 드래프트제도에 울컥하기도 한다. 드래프트제도가 구단간의 부익부 빈익빈 차이를 줄이고자 시행한다곤 한다만, 드래프트제도를 계속 도입하게 된다면, 구자철이나 윤빛가람, 홍철, 서정진 같은 뛰어난 유망주들을 K리그에 붙잡기는 더더욱 힘들어지고, 더 많은 액수를 주는 섬나라로 자꾸 빠지게 되는 손실이 일어난다. 최고의 아시아리그에서 최고의 아시아유망주들을 배출해냄에 불구하고, 자국리그에서 뛰질 못한다면 이게 무슨 비극일까?

 

  아무튼 이번에 서정진이나 홍철을 보면서 K리그의 미래, 그리고 한국 국가대표의 미래가 점점 밝아지고 있다는 건 매우 좋은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