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축구/태극기 휘날리며

박지성 아시안컵 대표팀 차출, 논란거리가 못된다.

J_Hyun_World 2010. 12. 17. 19:36

 

 

 

  3주 뒤에 중동 카타르에선 월드컵 다음으로 권위가 있는 아시아 대륙컵인 아시안컵이 열린다. 이 우승컵을 우리 품으로 끌어안기 위해서 유럽파들을 전부 다 부를 작정으로 보인다. 그만큼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갈망과 아시아국가 최강팀이라는 자존심이 걸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대회는 FIFA 주관이기 때문에 각 클럽팀에서는 차출 거부조차 할 수가 없다.

   이런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뜻하지 않게 논란거리가 하나 생겼다. 바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캡틴'이자 이번시즌 맨유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박지성의 아시안컵 대표팀 차출문제다. 일부 네티즌들은 조광래호의 박지성의 아시안컵 대표팀 차출 반대 서명운동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아니, 이건 뭔 소리지?)

 

 

  난 박지성의 차출이 왜 애초부터 논란거리로 도마 위에 올랐는지 자체부터가 납득이 되질 않는다. 국가대표에 선발되었다면, 그 선수에게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소집하는 게 당연하고, 대표팀과 불화가 있지 않는 한 대표팀에 선발된 건 선수에겐 크나큰 영광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왜 축구팬들 중 일부는 이런 논란거리를 제공하는건가?

 

  이런 논란거리의 원인은 두가지로 좁혀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박지성의 고질적인 무릎부상. 그는 이미 두 차례 양쪽 무릎에 큰 부상을 당하여 수술대에 올랐고, 대표팀에서나 맨유에서나 장기결장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완쾌했지만, 그 부상의 후유증은 장거리 비행할 시에 무릎에 물이 차기 때문에 곧바로 다음경기를 뛰는데, 지장이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오지랖이 넓은 걱정이다. 정작 박지성 본인은 아시안컵 우승을 엄청나게 갈망하고 있으니깐 말이다.

  최근 불거져 나오는 박지성의 대표팀 은퇴을 굳이 아시안컵 이후로 잡은 이유도 간단하다. 그는 아시안컵 우승을 원하고 있어서다. 그는 이번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이전에 2번이나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하지만, 그는 아시안컵 우승과는 영 거리가 멀었다. 2000년 처녀출전할 때 당시에 3위에 그쳤고, 4년 뒤에 열린 2004년에는 8강에서 쓴 잔을 맛보았고, 3년 후인 2007년에는 정작 무릎부상으로 TV로만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박지성에게 아시안컵우승은 개인적으로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아시안컵 우승은 박지성 선수 개인뿐만 아니라 한국대표팀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명분이다. 항상 아시아최강팀으로 군림해왔던 한국도 정작 아시안컵 우승은 고작 3회에 그쳤고, 가장 최근에 아시안컵을 들었던 기억도 엄청나게 까마득할 정도로 오래되었다. 근 20년 동안만 보더라도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권에서 항상 멀었다. 그리고 최근 대표팀은 2010 남아공 월드컵 멤버가 고스란히 보존되어있기에 이 전력을 풀가동한다면, 아시안컵 우승을 하기엔 가장 최적기인 셈이다. 그렇기에 놓치고 싶진 않을 것이다.

 

  두번째로 주장하는 건, 최근 클럽팀에서의 박지성의 입지다. 이번에 6시즌째 맨유에서 보내고 있는 박지성은 맨유에서 가장 최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맨유에서 한시즌 평균 5골을 기록하던 박지성은 아직 12월이 지나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5골 넘어섰고, 호날두, 테베즈가 나간 이후로 루니 중심으로 돌아가며 한계점을 느끼던 맨유 전술에 다양한 루트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박지성이다. 실제로 박지성 덕분에 맨유가 이겼던 경기도 많았다. (최근 아스날전을 포함해서 울버햄튼전, 위건전 등등...) 분명 박지성이 한달 간 빠지면, 그동안 쌓았던 에이스로서의 입지가 무너지는 거 아닐까 걱정될 수도 있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처음부터 부각되었던 유형이 아니었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하다. 애초에 그런 입지가 걱정거리였다면 진작 맨유를 떠나서 다른 팀으로 갔을 거다. 한 달 결장한다고 해서 퍼거슨의 플랜에서 박지성은 지워지지 않고(그럼 장기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발렌시아나 하그리브스, 오웬은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나..), 맨유도 그런 소인배클럽은 아니다. 실제로 박지성을 대체할 만한 비슷한 유형의 선수도 없을 뿐더러, 맨유의 1월 일정은 생각보다 힘든 일정이 아니니깐 말이다.

 

 

  독일의 레전드인 프란츠 베켄바워는 이렇게 말했다.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자다". 그렇다. 맨날 아시아최강이라고만 한들 실상 아시안컵 우승컵 근처에도 못갔으면서 그런 소리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우승하지 못하면 아시아최강 타이틀 붙이기도 부끄러운 일이다. 그렇기에 조광래호는 이번 아시안컵에 풀전력을 가동할 작정이고, 이번 대회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박지성이라는 카드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박지성 본인 또한 잠재적 무릎부상이라는 치명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전해서 아시안컵의 오랜 숙원을 풀기를 바라고 있다.

  더이상 논란거리를 만들어서 서로 편갈라서 싸울 일도 아니다. 우리는 그저 내년 1월에 박지성을 필두로 한 한국대표팀이 아시안컵 우승을 이뤄내서, 박지성에게 화려한 은퇴식을 안겨주고, 2013년에 브라질에서 열리는 컨페드레이션스컵 아시아 대표로 나가기를 응원해야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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