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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울산 vs 수원 : The Blue Game

J_Hyun_World 2012. 5. 20. 08:00

(한 달 만에 프리뷰 복귀합니다)

 

 

1996년, 이때부터 시작한 라이벌 구도

 

(1996년 수원이 창단할 때부터 라이벌 구도를 그려왔던 울산 그리고 수원. 1996년에는 울산이, 1998년에는 수원이 리그 첫 우승을 거뒀다)

 

  K리그 진정한 푸른색의 1인자를 가리는 빅매치가 드디어 왔다. 사실 20년동안 울산을 응원하면서 동해안 라이벌인 포항을 제외하고 울산에게 있어 가장 껄끄러우면서 매번 탈도 많았던 상대를 꼽으라면 당연히 수원이다. 포항 못지 않게 맨날 만나면 티격태격 싸웠고 사건사고도 많았던 관계였으니까 말이다.

 

  이 두 팀이 엮이기 시작한 순간은 수원이 프로리그에 처음 창단하던 1996년이다. 고재욱과 김호라는 명장을 필두로 리그를 좌우하던 울산과 수원은 1996년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다. 재밌는 사실은 1996년 전기리그 우승은 울산이 차지했고, 후기리그 우승은 수원의 몫이었다. 그만큼 1996년은 이 두 팀으로 모든 걸 정의할 수 있는 해라 해도 무방하다. 그렇게 전기리그 챔피언과 후기리그 챔피언이 맞붙은 이 챔피언 결정전이 현재까지 이 두 팀을 라이벌로 엮을 줄은 이때 당시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1차전인 울산 공설운동장에서 수원은 조현두의 골로 원정경기에서 1대0 승리를 이끌어내면서 창단 첫해에 우승하는 줄 알았지만, 문제의 2차전. 심판이 제대로 판정하지 못하자 선수들의 분위기는 과열되었고, 급기야 거친 태클과 카드가 난무하면서 무려 양 팀 합쳐 총 다섯명이나 퇴장을 당했다(이 중 한 명이 현재 수원 감독인 윤성효다). 이런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울산은 김현석, 유상철, 황승주의 골로 3대1 역전승을 만들며 팀 창단 첫 리그 우승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울산팬들을 제외한 나머지 팬들은 더럽게 얼룩진 결승전이라면서 최악의 경기로 뽑았다(나중에 이 경기를 두고 어떤 교과서에서는 2010년 K리그에 있었던 일이라 연도를 바꿔서 디스하기도).

 

  그리고 2년 뒤에 이 두 팀이 다시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게 되었다. 생각보다 빨리 성사된 재대결이라 할 수 있었다. 1998년 챔피언결정전은 내 기억속에 아직도 자리잡고 있는 경기 중 하나이기도 하다. 포항과의 플레이오프전 극장을 현장에서 느꼈던 환상이 아직 남아있었기에 이번에도 다시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때 당시 수원의 전력은 고종수, 데니스, 샤샤로 이어지는 막강한 공격라인을 구축하고 있었던 때라 울산이 상대하기엔 매우 강력한 상대임에는 분명했다. 당시 1만명 정도 수용가능한 울산 공설운동장임에도 챔결 1차전에 무려 3만여명이 넘는 관중이 운집했다(이 때 경기장 무너지는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많은 관중들이 모였음에 비해 골은 쉽사리 터지지 않았으나 후반 7분에 터진 전 울산 출신인 신홍기의 결승골이 수원에게 우승을 가져다 줄거라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결국 1차전에 터뜨린 신홍기의 골에 힘입어 1,2차전 종합 전적 1대0으로 수원이 리그 첫 우승을 이뤄냈다. 개인적으로는 이 때 수원이 우승함과 동시에 나는 신홍기를 적대적인 배신자로 두고두고 기억하게 되었다(이러한 기억은 나 뿐만 아니라 올드 울산팬들 모두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다).

 

  1996년과 1998년, 양 팀이 번갈아가며 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하면서 울산과 수원의 라이벌 구도는 제2막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2000년대 K리그 아이콘으로 강림하였던 이천수의 돌발행동(일명 이천수의 F**k You 사건)으로 인해 두 팀의 관계는 극악으로 치닫게 되면서 매번 붙을 때마다 거의 혈전에 가까운 경기였다. 이 때 이천수가 수원을 비롯하여 수도권 팀들을 죄다 디스하던 게 생생하다. 이랬던 이천수가 2008년 여름에 수원으로 임대와서 수원에 또 하나의 스크래치를 남기고 떠났다(이 이야기는 수원팬들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니 여기서 스킵하겠다). 그 이후 울산로컬 출신인 이상호가 울산을 배신하고 수원으로 제멋대로 이적하면서 두 팀 서포터즈들의 실시간 온라인 키보드배틀도 꽤나 이슈화가 되었고, 이천수와 이상호 때문인지 아이러니하게도 두 팀 간 오갔던 선수들도 상당히 많다는 점이고, 이 선수들이 두 팀이 맞붙는 경기에서 크고 작은 사건을 치기도 했다. 16년동안 만들어낸 두 팀의 대결을 보았을 때, 이건 누가 봐도 더비다.

 

 

 

홈경기 17경기 무패를 자랑하는 수원, 울산의 23경기 무패 기록을 갈아치울 것인가?

 

(홈경기 17경기 무패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는 리그 1위 수원, 울산이 가지고 있는 23경기 홈경기 무패 기록을 올해 갈아치울 것인가?)

 

 

  올시즌 수원 원정을 떠난 팀들 중에 단 한 팀도 수원을 잡아내지 못하고, 오히려 매장당했다. 워낙 홈경기에서 강한 수원이다보니 어떤 이는 수원의 축구를 '홈플러스 축구'라고 명명하고 있다(누가 모기업 아니랄까봐 이름짓는 센스까지 뭐 이런... 이 이름을 만든 휴지맨님의 아이디어 그대로 갖다 쓰겠습니다). 부산과의 개막전 홈경기 1대0 승리를 시작으로 강원전(3대0 승리), 서울전(2대0 승리), 포항전(2대0 승리), 대구전(1대0 승리), 성남전(2대1 승리), 광주전(4대1 승리)에 모두 승점 3점씩 쓸어담으며 올시즌 홈에서 치뤄진 7경기 모두 전승이다(이건 에펨으로 돌리기에도 쉽지 않은 기록이다). 수원이 지난 시즌 홈경기 기록까지 합치면 홈경기에서 17경기 무패행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K리그 홈경기 최다 무패기록은 운명의 장난도 아니고 울산이 2004-2005 시즌에 거두었던 23경기 홈경기 무패기록이 최고 기록이라고 한다. 그 홈경기 무패기록을 이어나가기 위해 이번 라운드에서 울산을 상대로 과연 지켜나갈 수 있을까? 리그 1위 수원의 패기는 어디까지 가려나?

 

 

1) '새로운 통곡의 벽', 곽광선-보스나

 

(올시즌 수원의 새로운 통곡의 벽으로 거듭나고 있는 곽광선, 그리고 보스나)

 

  2011년만 하더라도 수원은 센터백 때문에 상당히 홍역을 치뤘다. 주장인 곽희주는 잦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한때 '통곡의 벽'으로 불리었던 마토는 더이상 예전의 '통곡의 벽'이 아니어서 기량이 예전같지 않았다. 오죽하면 풀백이었던 오범석을 센터백으로 돌리는 미봉책까지 나왔을 정도였으니 수원의 속사정은 이로 말을 다 할 수 없었다. 그랬던 수원이 올해에는 오히려 센터백 라인이 K리그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할 정도로 평이 바뀌었다. 올해 합류한 새로운 선수들이 수원의 뒷문을 단단하게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곽광선과 보스나가 이 주인공들이다.

 

  곽광선의 경우, 수원으로 넘어올 때까지만 하더라도 수원 팬들에게 그렇게 큰 지지를 받지 못하던 터였다. 사실 곽광선이 윤성효 감독의 전소속팀인 숭실대 출신 선수라 숭실대 커넥션으로 넘어온 것이 아니냐는 평과, 그를 데려올 때 수원이 '오재석+9억' 조건으로 트레이드 되는 바람에 경기도 뛰어보기도 전에 수원 팬들로부터 미운 털이 박히기 시작했다(사실 그가 강원에 있을 때에도 거의 부상 때문에 경기를 출전하지 못했던 터라 그의 기량에 대해 의심할 수 밖에 없었던 건 어쩌면 당연했다). 하지만, 개막전에 그가 선발로 나온 뒤로부터 곽광선에 대한 안좋은 시선들은 금새 사라져버렸다. 아직 완벽하다고 볼 수도 없지만, 그의 모습은 분명 지난시즌 센터백 문제로 고생하던 수원입장에선 새로운 히어로였다. 187cm라는 큰 키를 바탕으로 하는 제공권과 빠른 발을 겸비하면서 상대에게 뒷공간을 쉽사리 내주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빌드업이 되는 센터백 중 하나다(곽광선은 롱패스도 상당히 볼만하다). 특히나 곽희주가 전력이탈한 상황에서 그의 존재는 확실히 대단했다. 오히려 곽희주가 돌아오면 곽광선에게 주전을 내주는 게 아니냐는 평까지 나올 정도다.

 

  보스나의 경우, 그가 처음 K리그 팬들에게 접하게 된 것은 하나의 동영상에서 비롯되었다. 그 동영상은 보스나 J리그 시절에 프리킥 차던 동영상이었는데, 마치 마토를 연상케하는 왼발 프리킥이었다, 아니 마토보다도 더 위력적인 왼발이었다. 마치 레이저슛을 연상케 할 정도로 낮고 빠르게 깔리는 일직선 슛은 거의 소름이 돋을 정도다(개막전 당시 보스나가 이 프리킥을 직접 차긴 했는데, 나는 무슨 호날두 보는 줄 알았고, 이걸 막은 전상욱 골키퍼가 더 무섭더라 ㄷㄷ). 곽광선이 좀 우아한 역할이라고 한다면, 보스나는 약간 터프한 면모를 보인다고나 할까. 상대와의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전투적인 모습과 위험한 순간에 볼커팅하던 모습은 확실히 믿음직스럽다. 그리고 외국인선수답지 않게 연장자라고 선수들에게 고기값을 지불하는 그의 자세를 보면 이미 그는 수원에 엄청 빠른 속도로 적응하여 이미 수원 선수가 다되어있다. 그래서 무섭다 진심으로.

 

 

2) 마치 겸손하게 불러야할 것만 같은 이름 '에벨톤C', 그리고 이용래-박현범 라인

 

(왠지 너를 볼 때마다 나는 항상 겸손한 자세로 너를 이렇게 불러야만 할 것 같다. "에벨톤씨~")

 

  수원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외국인 잔혹사다(이 이야기는 서리의여왕님의 수원의 외국인 잔혹사편을 참조하기 바람). 그만큼 수원에 수많은 외국인들이 거쳐갔지만, 수원에서 기량이 만개한 외국인 선수들이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았고, 작년에 데려온 외국인 선수들의 종합적인 성적은 스테보를 제외한 나머지는 다 기대 이하였다(그렇다보니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수원에서 이름날렸던 외국인선수들의 가치가 더더욱 높아지는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번에 수원이 외국인 선수들로 인해 피보는 일은 없는 것 같다. 라돈치치, 스테보는 이미 K리그에서 검증이 끝난 선수들이라서 더이상 기량을 의심할 필요가 없고, 위에서 언급했던 보스나도 곽광선과 짝짜궁이 잘 맞으면서 굳건한 신임을 받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한 자리를 브라질 출신의 크랙인 '에벨톤C'가 정점을 찍고 있다. 그도 사실 알려진 사실이 거의 없어 이번에도 망작스멜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선수들이 포텐 터지면 얄짤없다고 수원은 벌써부터 에벨톤C 앓아며, 그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마치 수원팬들은 교회부흥회가 끝나고 성령충만한 은혜받은 성도들의 모습 같았다. 크랙기질과 더불어 왼발 데드볼리스트이기까지 하니 수원의 효자다 효자.

 

(수원의 중원을 책임지고 있는 이용래-박현범. 조만간 국대에서도 볼 수 있는 조합이 되지 않으려나 싶다. 사진출처 스포탈코리아)

 

  지난시즌 후반기부터 줄곧 발맞춰왔던 이용래-박현범 라인도 이제는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작년 혹사모드에서 벗어난 영향이 컸던지 올해 이용래의 몸놀림은 상당히 가볍고, 매 경기마다 경기장 전역을 뛰어다니면서 살림꾼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염기훈이 경찰청으로 떠나면서 프리킥 키커 전담을 맡으면서 데드볼리스트로도 변신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뒤에서 이용래가 조용히 뒤를 봐주고 있다면, 앞에선 박현범이 공격적으로 전진하는 모양새다. 박경훈 감독 밑에서 포텐이 터지기 시작하더니 다시 수원으로 돌아와서는 씨드가 완전 폭발했다. 이건뭐 펠라이니 못지 않게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돌격형이다. 큰 피지컬과 BTB를 장착하여 매번 상대방 골문으로 쇄도해서 들어오는 장면은 상당히 까다롭다(거기다가 골까지 기록하고 있잖아?). 매번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오다보니 이번에 박현범이 국가대표에 승선되는 영광까지 누리고 있다. 박현범이 이렇게 승선되었는데, 이용래도 조만간 다시 국대로 불러들일 것 같다(워낙 꾸준해서). 

 

 

 

상대전적 21승 13무 19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울산, 과연 그들을 저지할까?

 

(꾸역꾸역 승점쌓기로 아챔 16강을 조1위로 진출하게 된 울산. 정말 말그대로 꾸역꾸역으로 이기고 있다.)

 

  수원이 저렇게 리그 1위를 사수하고 있는 반면에, 올해 아챔까지 같이 병행하고 있는 울산은 아챔에 나간 4개 클럽 팀들 중에서는 객관적인 수치로 보았을 때에는 가장 큰 선방을 하고 있다(정말 보여지는 수치만 놓고 보았을 때는). 양 쪽 다 병행하면서 리그 상위권을 줄곧 사수하고 있고, 지난 아챔 조별리그도 FC도쿄를 홈으로 불러들여서 1대0 신승을 거두며 조1위를 확정지어 아챔 16강에 진출하면서 K리그 위상을 드높이는 데 크나큰 공헌을 하였다. 이렇게 수치상으로 보았을 때, 울산에 대해서는 비난할 것은 없지만, 속을 파헤쳐보면 문제점은 너무 많다. 초반에 말도 안되게 보여줬던 그 환상적인 경기력은 이제 사라져버린 지 오래고, 지난시즌의 그 갑갑한 경기력으로 되돌아왔다. 단지, 지난시즌과 차이점이 있다면 이번시즌에는 울산 고유의 특성이 아닌 "꾸역꾸역 승점쌓기" 스킬이 발동이 걸려서 극적으로 승점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 꾸역꾸역스킬이 수원에게 통할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역대 전적에서 근소하게 수원에게 앞서고 있다는 점을 보았을 때, 통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는 개뿔. 안통해).

 

 

1) 유일하게 골키퍼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는 울산의 패기. 김영광  vs 김승규

 

(유일하게 K리그 16개팀 중에 골키퍼 로테이션을 돌리는 울산의 패기. 김영광-김승규를 보유하고 있는데 안돌리는게 이상하지. 사진출처 스포츠동아)

 

  울산이 다른 팀들과 달리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유일하게 골키퍼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는 팀이다. 사실 축구에서 골키퍼를 로테이션을 돌린다는 자체가 상당히 모험수다. 왜냐하면 골키퍼의 입지가 불안정하면 그것이 수비라인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골키퍼가 골문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수비와 의사소통이 실시간으로 이뤄져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산은 그러한 걱정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옛날부터 불려오던 "골키퍼 왕국"이라는 명칭답게 현재 울산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골키퍼들의 역량이 K리그 내에서는 탑급이니깐 말이다. 국대 주전 골키퍼를 노리고 있는 김영광과 올대 주전 골키퍼를 노리고 있는 김승규 로테다.

 

  청소년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그리고 월드컵대표팀에 명단을 올리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던 김영광은 2007년 울산으로 건너온 이후에 구단의 대명사와 같은 존재였다. 울산 이적 첫 해 김영광은 36경기에 나서 단 26실점만을 허용하며 경기당 평균 0.72실점이라는 경이적인 실점율을 기록했다. 울산은 김영광 골키퍼를 앞세운 탄탄한 수비력으로 정규리그 26경기에서 단 22실점을 기록해 최소 실점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컵대회 12경기에서 단 5실점만을 허용하는 짠물 수비를 펼치며 1998년 아디다스 코리아컵 우승 이후 7년만의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은 김영광 골키퍼가 합류하며 K리그에서 가장 견고한 골문을 자랑할 수 있었고, 꾸준히 K리그 정상권에 멤돌며 세 번째 우승을 향해 도전했다. 2007년 이적 후 4년째 울산의 골문을 지켜선 김영광 골키퍼는 울산 유니폼을 입고 통산 129경기에 나서 127실점을 기록중이다. 울산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김영광 골키퍼는 꾸준히 대표팀 수문장에 이름을 올리며 최근에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기도 했다. 올시즌에도 12경기(아챔 포함) 출전하여 8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울산에서 넘버2 골리인 김승규의 패기도 만만치 않다. 김승규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PK 괴물"이다. 현대중-고시절부터 유명했던 그의 PK 상황에서 모습은 어린 나이 답지 않은 거의 신의 영역이다. 2008년 플옵에서 포항과의 승부차기에서 2개나 막아내질 않나, 작년 포항과의 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와 PK를 2개 막고 호선방쇼를 보여주면서 김영광 못지 않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김승규도 김영광처럼 청소년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거쳤고, 국가대표 승선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 김영광에 비해서 노련미나 경험면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신체적인 능력은 오히려 김영광을 압도할 정도다. 그의 올림픽 대표 차출 때문인지 김호곤 감독은 김승규를 유달리 신경써주면서 그에게 출장기회를 자주 제공해주고 있다. 5경기(아챔 포함) 출전하여 6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무시무시한 골키퍼 두 명을 지금 로테이션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에 울산은 그날 컨디션에 따라 선발로 내보내도 될 정도다. 수원전에서 이 둘 중에 누가 나오던지 간에 수원 공격진을 무력화시키기엔 최고의 무기나 다름없다.

 

 

2) 울산의 위기를 구해다 줄 실질적인 한 방, 고슬기와 마라냥

 

(이제는 없으면 안되는 존재. 이번시즌 어시셔틀 예약중인 고슬기)

  처음에 고슬기가 2010년 포항에서 울산으로 건너올 때만 하더라도 그냥 별다른 특징이 없는 그저그런 선수였고, 그저 로테이션 멤버로 그치는가 했다. 하지만, 작년이 고슬기 개인을 바꿔놓았다. 그의 남다른 공격본능이 살아나서 어느덧 반더바르트를 방불케 하는 BTB 능력과 중거리슛으로 상대를 위협하질 않나(그래서 그 덕분에 FA컵 득점왕 먹기도 했다), 측면 좌우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속도전으로 상대를 제압하질 않나 최전방에 배치된 김신욱이나 다른 윙어들과의 연게플레이도 상당하질 않나. 이제는 어느덧 울산의 핵심선수가 되었다. 이번시즌에 고슬기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더 높아졌다. 고슬기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동안 울산의 경기력이나 연계플레이는 흔히 말해 '개판'이었다. 김신욱-이근호-김승용 등이 다 제각각 따로 놀고 부조화현상이 일어났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깐 부상으로 이탈한 고슬기가 돌아오자 그나마 창의적인 플레이들이 많이 나타나며, 쓸데없이 뛰어나는 것도 어느덧 효율적으로 바뀌고 있다. 어느덧 2골 5도움을 기록한 고슬기, 이번 수원전에 수원을 격파할 절대필승카드 중 하나다. 그의 발 끝이 그 어느때보다도 예리해야한다.

 

(올시즌 최고의 영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호곤스님의 '절대비기' '마하라빈야' 마라냥) 

 

  그리고 올시즌 울산이 보유하고 있는 히든카드가 하나 더 있었으니, 호곤스님이 고비 때마다 승점 3점을 따기 위해 필살기로 활용하는 '절대비기' '마하라빈야' 마라냥이다. 마라냥의 경우 2월경 입단 테스트를 통해 조용히 울산에 합류한 케이스로 처음에 그의 첫 연습경기를 보러간 울산팬들의 말에 의하면 '저런 듣보잡을 어떻게 믿지?'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대다수였고, 그가 다른 번호도 아니고 등번호 10번을 달고 등록되었으니 더더욱 불신감만 쌓여갔다. 그러던 마라냥은 경남전에서 후반 교체투입으로 깜짝 데뷔전을 치르고 이 경기에서 결승 헤딩골(정확하게 말하면 숄더샷)을 꽂으면서 갑자기 급부상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마라냥을 알리는 일종의 몸풀기 의식이었다. 졸전을 거듭하던 도쿄 원정에서도 교체로 투입되어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내면서 구세주로 등장하질 않나, 그렇게 인천-서울-대전전에서도 결승골 동점골을 넣으면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이것도 전부 교체 투입이다 교체투입). 쉽게 설명하자면 솔샤르같은 슈퍼서브다(이런 친구가 J2리그에서 뛰고 있었다니...그저 나는 놀랄 뿐이고...).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마라냥이 교체가 아닌 선발로 나오면 '마라냥느님'이 아니라 '뭐라냥'이 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그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교체로 투입시키는 게 최고다.

 

 

 

이 경기의 승부처  : 양쪽 측면 윙어들의 활약의 관건여부

 

  울산이나 수원이나 대체적으로 선수구성이나 전술이나 뭔가모르게 닮아 있는 두 팀이다. 그리고 약점으로 꼽히는 면도 동일하다. 현재 두 팀의 약점이자 내일 경기의 승부처를 가를 곳은 바로 양쪽 측면 윙어들이다. 수원의 경우에는 에벨톤C가 한쪽을 담당하고 있긴 하지만, 나머지 한 쪽이 문제다. 서정진의 경우, 15억원이라는 비싼 이적료를 주고 데려왔지만, 아직까지 혼자 겉돌고 혼자서 모든 걸 다 해결하려고만 하면서 도리어 수원의 경기흐름을 망치고 있다(차라리 오범석이 윙어로 올라오면 더 잘하겠다). 벌써부터 15억값 못한다고 안티지분 형성중이다. 그리고 박종진의 경우에는 올시즌 들어 유독 폼이 안올라오고 있는 상태라 선발로 투입하기에도 사실 좀 애매한 상황이다. 그 이외에 조용태도 있긴 하지만, 현재 그의 위상을 보았을 때 깜짝 선발로 나올 것 같진 않다.

 

  울산도 윙어때문에 상당히 고민스럽다. 한쪽에는 고슬기나 이근호를 세워놓긴 하지만, 반대쪽 측면이 역시 문제점이다. 이근호와 같이 감바 오사카에서 이적해온 김승용은 연봉 5.5억원이 그냥 주는 돈이 아님에도 연봉 값을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크로스만 잘하는 일반인모드였으나 이제는 그냥 이도저도 아닌 일반인이 되어버렸다. 그냥 측면만 죽자고 일직선만 달린다고 공격이 풀리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판타지스타인 고창현의 경우에는 개막직전 입은 부상의 후유증 때문에 아직까지 자신의 기량이 100%가 아니다(부상 때문에 겨울 훈련도 빠졌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키의 경우에는 그냥 혼자 놀고, 작년에 주목받던 박승일은 어디로 갔는지 요새 통 안보인다(승일아, 어딨냐. 얼굴 좀 보자 ㅠㅠ).

 

 

 

<예상 선발라인업>

 

 

 

<경기 이외 잡담>

 

 

 

이번 경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박지성이 친히 빅버드에 방문한다고 한다.

→ 본인은 박지성과 단지 옆동네에 사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나는 영통, 그는 망포(박지성 부모님이 최근 기흥쪽으로 이사갔다는 루머도 있다 헐).

 

 

 

이번 경기에서 송종국이 해설위원으로 나온다고 한다.

→ 본인은 2003년경에 영통의 H할인매장에서 송종국과 한 수원 외국인선수(기억이 안남), 그리고 통역사를 만나 송종국의 싸인을 받은 관계다.

 

본인은 이번 경기에서 아는 지인(수원팬)과 트위터 역플사빵 내기를 걸었다.

→ 수원이 이기면 지인은 수원시절 이천수 플사를 경기 끝나는 즉시 일주일 동안 내걸고, 울산이 이기면 본인은 울산시절 이상호 플사를 경기 끝나는 즉시 일주일 동안 내걸기로 합의를 보았다.

→ 만약 무승부로 끝나더라도 점유율, 유효휴팅수, 총슈팅수 등 승부를 가릴 수 있는 모든 수치를 동원하면서 승부를 가를 예정이다.

→ 결국 이 내기는 어느 누구도 결코 100% 승리감에 도취될 수 없는 방심하지말라 류의 내기다.

 

그래서 이 경기에서 울산이 이길 확률은 내가 일주일동안 본인의 트위터 플사로 울산시절 이상호를 내걸 확률이다. 즉, 이길 가능성이 없다.

→ 역레발은 이미 전북전에 깨졌다. 이미 역레발은 깨진 상태이기에, 수원전에서 다시 역레발 스킬이 부활할 확률은 극히 드물다.

 

본인은 한달여만에 수원vs울산 경기를 통해 프리뷰 복귀를 하였다.

→ 그러나 이 경기를 끝으로 또다시 기약모를 휴식기(라 하지만 사실 도피)에 접어들 예정이다. 언제 다시 복귀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아는 지인(광주팬)이 지난주에 빅버드에서 대패당해서 멘붕이 온 상태로 본인에게 이번 경기에서 멘붕당하지 말라고 귀띔했다.

→ 본인은 "이미 포기한 경기"라 답문하면서 이 경기에 대한 승리의 의욕은 일찌감치 분리수거한 상태다.

 

알고 보면 울산과 수원의 엮여 있는 관계는 벌써 16년이나 되었다. 이정도면 거의 더비급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한 이 매치에 대해 언론은 이것을 더비로 보지 않는 이상한 반응을 보인다.

 

다 읽으시고, 밑에 있는 VIEW를 눌러서 추천해주시면 저에게 크나큰 도움이 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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