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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분데스리가 3대 천왕, 반더바르트, 리베리, 그리고 디에구

J_Hyun_World 2012. 9. 2. 09:00

 

 

 

2007-2008 분데스리가, 분데스리가 3대 천왕 재림

 

(2007-2008 분데스리가는 반더바르트, 디에구, 리베리 이 3명으로 설명할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07년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로 잠깐 돌아가본다. 2007년 여름, 분데스리가의 제왕인 바이에른 뮌헨은 엄청난 빅사이닝에 성공하는데, 바로 프랑스의 차세대 크래커이자, 레블뢰 군단의 플레이메이커인 프랑크 리베리를 2500만 유로라는 거액을 지불하고 마르세유로부터 데려왔다. 그리고 그 프랑스인에게 바이에른 레전드인 메멧 숄의 등번호였던 7번을 부여하였고, 리베리의 분데스리가 무대 데뷔는 바이에른 뮌헨의 또하나의 야망을 나타내는 징표였다. 리베리의 분데스리가 합류는 바이에른 뮌헨의 클럽 야망 이외에 분데스리가 판도에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게 되었는데, 바로 "분데스리가 3대 천왕"의 형성이었다. 리베리가 오기 전까지 분데스리가를 대표로 하는 플레이메이커가 있었으니 함부르크 SV의 라파엘 반더바르트, 그리고 베르더 브레멘의 디에구였다. 이 양강구도로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플레이메이커를 가리고 있었던 참에 리베리가 끼면서 본격적인 삼자매치가 되어버렸다. 이 삼자구도를 보고 분데스리가 팬들은 자동차에 비유하여 그들을 불렀는데, 리베리는 "페라리베리", 반더바르트는 "반더포르쉐", 그리고 디에구는 "아우디에구" 라고.

 

  이 3명의 선수를 앞세워서 실제로 바이에른 뮌헨과 베르더 브레멘, 그리고 함부르크 SV가 시즌 끝날 때까지 마이스터 샬레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했었으나, 리베리 이외에 화려한 스쿼드를 갖추고 있었던 바이에른 뮌헨이었기에 브레멘과 함부르크의 견제를 뿌리치고 리그 20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고, 바이에른 뮌헨은 포갈 컵 타이틀까지 차지하면서 그 시즌에 더블을 기록하였다. 리베리는 바이에른 뮌헨 데뷔 첫시즌부터 엄청난 커리어를 기록하면서 팀의 일등공신으로 자리잡으면서 분데스리가 3대 천왕의 힘겨루기에서 판정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이 분데스리가 3대 천왕의 불꽃 튀는 경합은 2007-08 시즌이 처음이자 마지막 시즌이 되어버려 희대의 전설로 남게 되었다. 왜냐하면 2008년 여름, 반더바르트는 스네이더의 3개월 부상으로 플레이메이커를 잃어버린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였고(이적료는 1500만 유로로 추정), 그리고 그 다음해인 2009년 여름에 디에구가 유벤투스로 이적하면서 분데스리가 3대 천왕은 완전히 해체되었다.

 

 

 

'분데스리가 3대 천왕 해체', 그 이후

 

(분데스리가에 남은 리베리는 로벤과 함께 '로베리' 라인을 구축하면서 분데스리가를 정복하고 있다)

 

  반더바르트나 디에구와 달리 숱한 이적설을 뿌리치고 현재까지 바이에른 뮌헨에 잔류하고 있는 리베리는 바이에른 뮌헨의 핵심축으로 자리잡아 서포터즈들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되었다. 후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건너온 '플라잉 더치맨' 아르옌 로벤이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은 좌리베리-우로벤이라는 팀 역사상 손에 꼽히는 파괴적인 듀오를 만들면서 분데스리가를 쓸고 다녔다(이 두 선수의 조합을 우리는 '로베리 라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듀오의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면 시즌 중 둘 다 풀타임으로 가동되는 경기수는 한 시즌 전체 일정 중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로벤이 대표적인 유리몸이고, 로벤이 돌아올때쯤엔 리베리가 부상으로 나가는 경우가 제법 잦았다. 이런 틈을 비집고, 볼프스부르크와 도르트문트는 바이에른 뮌헨으로부터 마이스터 샬레를 빼앗아오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힘든 생활을 보냈지만, 토트넘에서는 누가뭐라도 판타스틱 더치맨이었던 반더바르트)

 

  반더바르트의 레알 마드리드 생활은 그리 평탄치 못했다. 라모스 감독과의 불화, 아내인 실비에의 유방암 발병, 게다가 동일 포지션 경쟁자로 카카가 합류하면서 그는 여러모로 힘들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2번째 시즌에선 오히려 카카보다 더 나은 활약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무리뉴가 레알 마드리드로 오면서 외질을 선택하는 바람에 그는 떠나야했다. 그래서 새로운 정착지였던 토트넘으로 넘어간 그는 단기간에 토트넘의 슈퍼스타로 자리잡았다. 마침 토트넘에는 빅네임밸류가 필요했던 시점이었고, 그 자리를 반더바르트가 확실하게 메워주었다. 그리고 다음 시즌에 아데바요르와 함께 파괴적인 콤비플레이를 선사하던 모습은 EPL를 즐겨보는 팬들의 뇌리 속에 많이 남을 정도로 환상의 짝궁이었다. 이러한 퍼포먼스를 보였기에 이 판타스틱한 더치맨은 토트넘의 대명사가 될 수 있었다.

 

(파란만장 스토리를 겪으며 축구 인생의 큰 암흑기를 보냈던 디에구, 아틀리테코 마드리드에서 다시 살아났다)

 

   리베리와 반더바르트에 비하면 디에구의 커리어는 너무나도 심한 굴곡을 겪었다. 유벤투스에서 적응하는 데 매우 어려움을 겪었고, 유벤투스 주위만 계속 걷돌다가 한 시즌만에 이탈리아에서 다시 독일(볼프스부르크)로 리턴하게 되었다. 리턴하고 나서도 디에구는 영 나아지질 못했고, 오히려 트러블메이커로 전락해버렸다. 이기적인 플레이에 안하무인격 태도로 볼프스부르크를 뒤집어놓고  구단 자체 벌금까지 여러번 먹다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쫓겨나듯이 임대가버렸다. 그렇게 도망치듯 온 스페인 무대가 디에구가 부활하는 데 큰 발판이 되었다. 디에구와 아드리안의 뒤를 지원하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유로파컵 우승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고, 그 옛날 브레멘시절 혼자 중원을 휘젓던 그 폼으로 돌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디에구의 부활이 마드리드에서 일어나버린 것이다.

 

 

 

분데스리가 3대 천왕의 3자매치, 제2라운드가 열리다

 

(모두를 놀래킨 반더바르트의 함부르크 리턴으로 인해 완전히 해체될 줄만 알았던 분데스리가 3대 천왕 구도가 제2라운드로 접어들게 되었다)

 

  그러던 여름이적시장 마지막날, 그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다름 아닌 이번시즌에 토트넘에서 등번호 10번을 부여받으며 사실상 빌라스-보아스호의 에이스로 낙점받은 듯한 반더바르트가 뜬금없이 함부르크로 이적했다는 것이다. 토트넘 측에서 이적자금이 필요했다는 이유로 팔았다는 말도 있지만, 실상은 반더바르트의 아내인 실비에가 독일에서 방송활동을 하고 가족들이 독일 생활에 익숙하다는 점 때문에 이적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반더바르트의 깜짝스러운 분데스리가 복귀로 인해 예상치못하게 분데스리가가 새 판국에 접어들게 되었고, 완전히 해체되었던 분데스리가 3대 천왕 구도도 제2라운드에 접어들게 되었다. 때마침 디에구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완전이적이 실패하여 볼프스부르크에 잔류선언한 상태였던 참이다.

 

  현재 분데스리가 판도는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 양강체제가 갖춰지고 그 밑에 여러 팀들이 경합을 벌이는 구도가 되었다. 반면에 볼프스부르크와 함부르크는 이번시즌에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난시즌만 하더라도 북부 독일의 명가였던 함부르크는 강등될 뻔 했었고, 볼프스부르크는 한 시즌동안 스무 명 넘게 선수를 교체했음에도 중위권에 머물렀기 때문이다(덧붙여서 공통적으로 이 두 팀에는 팀의 구심점역할을 소화할만한 선수가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시즌에 디에구와 반더바르트가 자신들의 팀(볼프스부르크와 함부르크)을 이끌고 얼만큼 호성적을 낼 지 주목해야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또한 5년 전과 달리 분데스리가 내에서는 새로운 신성들이 등장하고 있다. 도르트문트의 슈퍼 탤런트 듀오인 마리오 괴체 - 마르코 레우스라던지 샬케의 No.10 루이스 홀트비 등이 떠오르고 있다. 물론, 리베리도 여전히 건재하다.

 

  이번시즌 분데스리가의 관전 포인트를 뽑자면, 나는 이 3명의 선수들의 3자대결 2라운드를 한 번 주목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2007-2008 시즌 때 그 불꽃튀던 세 남자의 화려한 플레이를 이번 시즌을 통해 다시 느껴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개인적으로 반더바르트가 토트넘을 떠난 건 아쉽지만, 이왕 함부르크로 돌아왔으니 함부르크 시절 그 혼자 다해먹는 모습을 좀 보여줬으면 한다(덤으로 손흥민 튜터링 좀 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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