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건너축구/독국

'격년주기설'에 맞춰 다시 일어서는 거인, 바이에른 뮌헨

J_Hyun_World 2011. 10. 6. 08:00

 

 

 

실망스러웠던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2010/11시즌은 그들의 자존심을 완전히 구겨놨었다. 작년 5월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머무르고 더블(분데스리가, 포칼컵)을 기록할 때만 하더라도 바이에른 뮌헨의 전망은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월드컵을 치르고 난 후, 바이에른 뮌헨은 예상되었던 문제점 누수(센터백의 부족)를 제대로 메꾸지 못하는 바람에 이미 어느정도 결과가 예견되어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뮌헨의 자랑인 로베리라인은 번갈아가면서 FC Hospital로 임대를 다녀왔고 남아공월드컵 신인상에 빛나는 토마스 뮐러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니, 바이에른 뮌헨은 졸지에 '디펜더'가 아닌 '추격자' 신세가 되어버렸다.

 

  뒤늦게 로베리 라인이 가동되었으나, 이미 상황은 늦었다. 인테르와의 리턴매치에서 그들은 또다시 약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주었고, 독일 내에서는 위르겐 클롭 감독의 도르트문트 돌풍에 휘말려 리그 3위로 무관인 채, 시즌을 마감하였다. 루이스 반할은 시즌이 종료되기도 전에 바이에른 프론트에게 해고통지서를 받고, 3월달에 뮌헨을 떠났다. 바이에른 뮌헨의 골게터인 마리오 고메즈의 득점왕 타이틀만 빛을 바랄 뿐이었다.

 

('격년주기설'은 또 다시 이어가는가? 이에 맞춰 이번시즌 다시 상승곡선을 찍고 있는 '독일 거인' 바이에른 뮌헨)

 

 

 

유프 하인케스의 3번째 도전,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거인

 

  1990년대 중반부터 바이에른 뮌헨은 하나의 징크스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격년주기설"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 타이틀 기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1996/97시즌부터 거의 격년 단위로 분데스리가를 제패했고, 이 장단에 맞춰서 포칼겁까지 동시에 석권했다. 이번에도 그러한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바이에른 뮌헨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바로 독일의 명장으로 손꼽히는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다.

 

(유프 하인케스의 뮌헨에서 3번째 도전, 시작은 아주 순조롭게 풀리고 있다)

 

  사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올시즌 바이에른 뮌헨 사령탑에 처음 앉은 게 아니다. 이번에만 벌써 바이에른 뮌헨에서만 3번째 사령탑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가 처음으로 바이에른 사령탑에 올랐던 해는 1987년. 바이에른 뮌헨에서 두번이나 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1990년 스타 플레이어를 대거 방출함과 동시에 맞물린 성적부진으로 인하여 하인케스는 1991년 경질되었다(그 후임으로 사령탑에 앉은 감독이 바이에른의 레전드이자 현 회장인 울리 회네스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트로피를 들었을 만큼, 명장반열에 올랐으나 2007년 1월31일, 자신이 맡던 묀헨글라드바흐가 14경기 연속무승을 기록해버리자, 감독직에서 물러나면서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2009년 4월,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었던 위르겐 클린스만이 성적부진으로 경질되자, 그는 바이에른 프론트의 호출을 받고, 다시 감독직에 복귀하면서 남은 경기동안 임시로 팀을 맡았다. 그렇게 감독직에 복귀하는 그는 다음시즌에 바이엘 레버쿠젠04 사령탑에 앉아 레버쿠젠을 잘 이끌면서 상위권을 유지시켰고, 반할을 경질시킨 바이에른 프론트는 또다시 하인케스를 알리안츠 아레나로 불러들였다. 2년만에 뮌헨으로 컴백한 셈이다.

 

  '노장' 하인케스의 합류는 바이에른 뮌헨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청신호'였다. 여태껏 맡아왔던 바이에른 감독들과는 달리 그는 이미 두 차례나 경험했기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울리 회네스 회장을 비롯하여 프론트와 의사소통이 가장 잘 통했기 때문에 서로의 의사전달이 상당히 편해지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상당히 빨리 좋아질 수 밖에 없었다. 프리시즌 초반에 손흥민을 앞세운 함부르크SV에게 충격패를 당했었지만, 그것은 뮌헨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들의 진가는 리그 개막하고 나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1년만에 다시 분데스리가로 컴백한 하핑야, 그의 합류로 바이에른 뮌헨의 측면 수비는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

 

  하인케스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빈약한 뮌헨의 수비라인부터 보강하였다. 그는 이탈리아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브라질리언 풀백인 하핑야를 다시 독일로 불러들였고, 맨시티 주전경쟁에서 다소 밀려난 제롬 보아탱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하핑야의 합류는 그동안 오른쪽 풀백으로 뛰던 주장 필립 람을 다시 왼쪽 풀백으로 돌려보냄으로써 로베리라인 못지 않는 람-하핑야 풀백을 만들어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무서운 풀백라인을 구축했다. 그리고 측면과 중앙 수비 모두 소화가능한 제롬 보아탱이 합류함으로써 헐거워졌던 중앙수비진도 한층 두터워졌다. 게다가 다시 기량을 회복한 다니엘 반부이텐과 요즘에 만년유망주로 분류되었던 홀거 바트슈투버까지 포텐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뮌헨의 포백라인은 순식간에 안정화되어 골키퍼인 노이어가 혼자 논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현재 바이에른 뮌헨은 개막전 실점 이후 10경기 무실점행진을 달리고 있다).

 

  또한 기존에 반할 감독이 사용하던 4-4-2 대신에 중원을 강화하는 4-2-3-1 전술을 사용함으로써 뮌헨의 팀 밸런스는 그새 안정을 되찾았고, 중원을 조율하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에게 티모슈크나 구스타보를 파트너로 붙임으로써 완벽한 중원정복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거기다가 앞에 배치된 로베리라인과 토마스 뮐러(또는 토니 크루스)의 쉴새 없는 스위칭과 활동량을 바탕으로 하여 상대를 혼란시키고 있으니, 바이에른 뮌헨의 파괴력은 전보다 더 강해진 것이다. 그리고 지난 시즌 리그득점왕에 오른 마리오 고메즈의 꾸준한 득점까지 더해지고 있으니 분데스리가 내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잡기란 거의 피말리는 행동이나 다름없다. 역시 32년간 축적된 감독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명쾌한 해결책이 독일의 거인을 다시 일으켜세우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비야레알이나 맨시티가 완패당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번시즌 죽음의 조라 불리던 챔스 A조,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바이에른 뮌헨의 일방적인 페이스로 정리된 분위기다)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내에서만 잘 나가는 것이 아니라, 유럽무대에서도 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올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죽음의 A조(바이에른 뮌헨, 비야레알, 맨시티, 나폴리)에 톱시드로 배정되었고, 전문가들은 제아무리 유럽무대에서 4번이나 우승했던 바이에른 뮌헨도 이 조별리그 통과가 결코 쉽지 않을 거라 판단하며, 그들이 설사 탈락한다 하더라도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닐꺼라고 에측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순간, 바이에른 뮌헨은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을 보란듯이 비웃으면서 나홀로 단독선두에 올라섰다.

 

  첫번째 경기인 엘 마드리갈 원정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자신들의 주무기인 측면공격으로 비야레알을 90분 내내 흔들며 그들에게 조금도 쉴 틈을 내주지 않고, 완승을 차지했다. 또한 이 경기에서 주목할 점은 로벤과 하핑야를 선발에서 제외시킨 채 경기를 시작해서 이겼다는 것이고, 유리몸인 토니 크루스의 활약이 돋보였던 경기였다(이 경기에서 교체로 투입된 하핑야의 오른쪽 측면 지배는 정말 볼만했다).

 

  그렇게 챔스 첫경기를 기분좋은 스타트로 끊은 바이에른 뮌헨은 신흥강호로 떠오른 맨체스터 시티를 자신들의 홈으로 불러들여서 제대로 한 수 가르쳤다. 뭐, 두 팀의 객관적인 전력 차이는 크게 나지 않았지만, 감독의 역량이나 큰 무대에서의 경험의 차이가 크게 갈랐던 경기였다. 리그에서 하듯이 맨시티는 제코-아게로-나스리-실바 이른바 '판타스틱 4'를 앞세웠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벽 앞에서 좌절했다. 되려 마리오 고메즈의 큰 두 방에 맨시티는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경기의 페이스를 잃어버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여기서 맨시티를 전체적으로 압도하면서 '좋은 선수만 있다고 해서 무조건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만치니 감독과 만수르 구단주에게 제대로 보여줬다.

 

  아직 조별경기가 4경기나 남았고, 분데스리가도 이제 1/3 지점에 다와가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엔 좀 이른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현재 바이에른 뮌헨의 기세는 예전에 잘나가던 그 시절의 패턴과 상당히 흡사하고,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더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이 떄문에 바르샤-맨유-레알로 좁혀졌던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후보구도에 바이에른 뮌헨까지 참가하게 되면서 이번 유럽 무대의 새로운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시즌은 바이에른 뮌헨의 "격년주기설"이 이뤄지는 시즌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번시즌에 다시 왕좌로 복귀할 것이다. 그 기세를 몰아 이번시즌에 유럽을 정복할 지도 다시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 읽으시고, 밑에 있는 VIEW를 눌러서 추천해주시면 저에게 크나큰 도움이 된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