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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남종현 대표의 사퇴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J_Hyun_World 2012. 9. 21. 08:00

 

 

 

(강원의 남종현 대표가 9월 18일에 강원 대표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히면서 강원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남종현 대표 "강원 사장직에서 사퇴하겠다"

 

  강원FC 남종현 대표이사가 사퇴 의사를 밝혀 강원의 내부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18일 구단자금 부족과 성적 부진, 건강상 등을 이유로 최근 구단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강원랜드와 도 국회의원 등을 수차례 찾아다니며 강원FC 지원을 요청했지만 전혀 들어주지 않아 이제 지쳤고, 사재를 출연하는 것도 한계에 다다른데다 건강문제도 있고 구단성적 부진 등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대표이사직을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구단 관계자는 "남 대표가 사퇴서를 제출했는지 밝힐 수 없고, 다만 남 대표이사가 강원랜드로부터 100억원 지원을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했는데 어렵게 되자 최근 자금 부족 등에 어려움을 호소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남종현 대표는 구단 대표이사 취임 후 몇 차례 사퇴의사를 밝히며 도에 자금을 요청하는 등 특유의 경영전술과 자신의 자재를 털어 자금 부족 등의 위기를 넘겨온 것으로 알려졌고, 강원도에서는 조례를 통해 올해부터 5년간 매년 10억원씩 모두 50억원을 구단에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강원랜드로부터 후원금 100억원을 이끌어 내겠다고 공언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으로 구단재정 충원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성과가 미미하자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사퇴서를 제출한 것은 알고 있고, 남 대표이사가 구단주인 최문순 지사와 전화통화를 해 지사도 알고 있을 것이다. 최 지사가 강원랜드와 강원FC 지원문제를 논의할 예정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종현 대표가 사퇴발언을 꺼내든 이유

 

(남종현 대표가 사퇴발언 카드를 꺼내든 또 다른 이유는 아무래도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방관도 있을 것이다)

 

  남종현 대표가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까지 합치면 3번째 발언이다. 그가 3번씩이나 사퇴하겠다는 발언을 하게 되는 또다른 원인은 최문순 강원도지사와의 풀리지 않은 관계일 것이다.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당선취소가 된 이후, 보궐선거로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최문순 지사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자신들의 측근을 인사로 앉히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로 자신의 커넥션인 임은주씨를 강원 대표이사로 앉히려다 강원이사회와 크게 충돌하여 좌절된 적이 있었다. 임은주씨를 대표이사로 앉히려는 계획이 실패한 이후, 강원 이사회에서는 제3의 인물이었던 남종현 그래미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출하였다(사실 남종현 대표가 강원의 최다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강원이라는 구단에 대한 애정이 넘쳤던 게 크게 작용했다).

 

  남종현 대표로 확정된 이후에 강원의 어수선한 분위기도 한동안 잠잠해지는가 싶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강원의 스폰서 유치 자금이 넉넉치 못했고, 특히나 강원의 주요 스폰서 역할을 담당했던 강원랜드에게 큰 타격을 입히는 사건이 여러개 터져서 자금 지원이 힘들어지는 바람에 원래 약속했던 100억원을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강원랜드만 믿고 있던 남종현 대표는 이러한 갑작스러운 사태를 황급히 해결하기 위해 법인 돈을 구단에 대출하면서 겨우겨우 운영자금을 충당하였다. 더 중요한 문제는 남종현 대표의 회사인 (주)그래미에서 강원에게 지원하는 40억원도 다 이율 붙은 대출금이라는 점이다. 사재까지 털어가면서 구단을 먹여살리려는 의지는 높이 사지만, 이것도 어디까지 돌려막기식의 자금 지원으로 언젠가는 다시 갚아야 할 금액이라는 점이다.

 

  남종현 대표가 어떻게해서든 마련하기 위해 이쪽저쪽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는 반면에, 최문순 도지사는 다소 소극적인 협조를 취하면서 방관하고 있다. 임은주씨 인사건으로 이사회와 강원 유지들에게 상당히 불만을 표시했던 최문순 도지사는 현재까지도 강원도 유지들과 파워게임을 하고 있으며, 남종현 대표와도 그닥 사이가 좋지 않다. 이러한 불편한 관계 때문에 강원 구단에 지역 유지들이나 근처 기업들이 선뜻 강원을 지원하기 망설여진다는 것이다. 물론 지자체가 무조건 나선다고 시도민구단들의 자금사정이 바로 해결된다는 것은 아니고, 지자체장이 자금이 필요하다고 해서 기업인들이 바로 즉시 지원해주는 것은 아니고 그러한 시대도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 하지만 강원이라는 구단 또한 강원지자체의 소중한 자산이기에 도지사가 신경쓰지 않는다면 매우 곤란하다는 것이고, 지자체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면 구단의 존폐위기까지 이어지게 된다. 참고로 최문순 도지사는 지난 3월에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로 경기장에 나타나질 않았다.

 

 

 

남종현 대표의 사퇴발언, 강원 구단에게는 해를 끼치는 행동일 뿐

 

(남종현 대표의 강원에 대한 애정은 알지만, 지금 시점의 사퇴발언은 강원의 분위기만 망칠 따름이다)

 

  그렇다고 하여 남종현 대표의 사퇴발언에 대해서 옹호할 뜻은 없다. 오히려 그의 사퇴 발언은 강원 구단만 더 힘들게 만들며, 자칫 강원의 남은 일정에도 엄청난 차질을 미칠 만큼 파장이 크다는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남종현 대표의 사퇴발언은 이번까지 합쳐서 세번째다. 이사진의 만류로 철회했다고는 하나, 그가 사퇴하겠다고 할 때마다 강원 구단의 분위기가 통째로 흔들린다는 건 당연하고, 강원 팬들이 그러한 불안에 떨면서 축구를 봐야하는가? 이유가 어찌되었던 간에 사퇴발언을 빌미로 자신의 뜻을 강제로 전달하려는 그 태도는 용납이 안되는 태도라는 점이다.

 

  남종현 대표의 사퇴가 확정된다면, 그가 일전에 저지른 월권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맞다. 지난 7월, 남종현 대표가 강원의 드레싱룸을 수시로 드나들면서 선수 기용과 전술 운용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월권행위가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었다. 이 때문에 강원도가 고향으로 알려진 김학범 現 감독이 오기 전까지 과연 이 강원의 감독 자리에 누가 올 지에 대해서 불안한 시선들이 끊이지 않았었다(남종현 대표의 월권행위에 두려워서 몇몇의 강원 감독 후보군들이 자리를 고사했다는 말도 나돌았고, 실제로 강원으로 이적확정 직전에 있던 선수도 이적취소가 되어서 되돌아갔다). 자신이 아끼는 팀이 연패해서 성적이 엉망인 채로 보고 싶은 팬은 그 어느 곳에도 없고, 모두가 답답해하는건 한마음이다. 게다가 구단의 대표이사라는 직함이 어느정도 구단에 간섭할 수 있는 게 가능한 지에 대한 지침이 명확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어떤 클럽의 프론트는 구단의 행정이나 경기에 대한 개입이 적극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감독의 권한인 전술 지시나 선수 교체 부분까지 이래라 저래라 침범해서 직접 나서는 것은 그냥 가만히 있는 것보다도 못한 것이다.

 

  한 번의 사퇴압박 카드가 어수선한 구단 분위기를 단결시키는 카드로 활용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여러번 남발하게 될 시, 남종현 대표가 사퇴하겠다고 발언하면 과연 선수들이나 팬들이 어떻게 대하겠는가? 오히려 팀의 단결은 커녕 역효과로 분위기를 해치고 가뜩이나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강원에게 더 큰 짐을 하나 더 얹어놓는 꼴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강원팬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악효과도 가져올 것이다. 실제로 이번 사퇴발언 때문에 강원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점만 봐도 이 사퇴발언이 미치는 파장이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보통 이런식의 사건이 벌어질 경우에 시도민구단에 대한 모든 책임을 무조건 지자체장으로 돌리는 케이스가 허다한데, 무조건 지자체장의 잘못으로 매도하기에도 성급한 판단이다. 지자체장 입장에서는 해당 구역에 사는 사람들의 세금을 무턱대고 축구팬들의 눈높이에 맞게 전부 다 쏟아부을수도 없는 노릇이고(몇몇 시도민구단들을 소유하고 있는 지자체는 실제로 적자와 빚에 시달리고 있다), 지역기업들 모아놓고 도와달라고 하기야 하지만 지자체장이 돈 좀 달라고 하면 무조건 나오는 것도 아니다(이제는 지자체와 지역기업들의 관계는 계약관계이지 않던가). 최문순 도지사가 너무 정치적인 판단과 체면으로 강원의 현실에 대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나선 면도 있지만, 강원이라는 구단의 현실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남종현 대표가 너무 무리한 욕심으로 자금을 유치하려고 했던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지난시즌을 끝으로 강원의 부진이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강원의 덜미를 붙잡고 있는 부진이 좀처럼 강원을 놓아주려고 하질 않는다. 작년에 이어 강원은 올해도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시즌에는 강등팀을 결정하기 위한 스플릿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에 여기서 꼴지하게 되면 가차없이 2부리그로 강등되는 상황이다(현재 상주가 스플릿 전부 기권하는 바람에 강등팀은 한 팀으로 결정난 상황).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남종현 대표의 사퇴발언은 아직 13경기나 남은 강원의 사기에는 그닥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하고, 그동안 남 대표를 믿어왔던 사람들을 뒤흔드는 행동임에는 확실하다. 이럴 타이밍일수록 극단적인 행동은 자제해야한다. 그가 바쳐왔던 열정을 생각한다면, 사퇴발언은 더더욱 안될 말이다. 남종현 대표도 지금 사퇴 발언을 철회해야하고, 최문순 도지사나 강원의 이사회들도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강원의 장기적인 플랜에 대해서 고심해야한다. 함께 갈 사람들이라면, 더이상 누구 하나의 탓이 아니라 다함께 협력해야하는 게 맞지 않을까?

 

 

인용(첫 부분) : [강원일보] 남종현 강원FC대표 돌연 사의 왜? http://www.kwnews.co.kr/nview.asp?s=701&aid=21209180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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