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중에도 여전한 인기를 과시하는 과르디올라, 그를 취하려는 클럽들이 많다.)
마성의 매력을 지닌 과르디올라, 그리고 단기간에 이룬 영광
2008년 여름, 프랑크 레이카르트가 성적 부진과 선수들과의 불화로 인해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에 바르셀로나는 클럽 레전드이기도 한 조셉 과르디올라를 A팀 감독으로 내정했다. 사실 그의 감독 경력으로는 B팀 시절 감독 경력이 고작 전부였기에, 깜짝스러운 등장에 과연 그가 바르셀로나의 미래를 이끌고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러한 불안감도 잠시, 한시즌 만에 바르셀로나를 끝판왕으로 만들어버리면서 전세계에 거대한 충격과 공포를 가져다주었다. 2008/09 시즌에 바르셀로나는 쓸어담을 수 있는 모든 트로피를 싹쓸이하면서 지상 최대의 클럽팀으로 바뀌었고, 그 팀을 발판으로 리오넬 메시는 세계 최정점을 찍는 선수로 자리매김하였다. 이것이 전부 과르디올라 한 사람이 그저 바르샤 감독으로 앉았을 뿐인데 일어난 결과다.
그는 바르샤 감독으로 겨우 4시즌을 채웠다. 그러나 그 짧은 시즌동안에 획득한 수많은 우승트로피들의 숫자와 명성들은 감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과르디올라가 내세운 소위 '티키타카' 축구는 이 4시즌 사이에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스타일로 성장하면서 모든 감독들이 바르셀로나를 표방하여 시도하려고 했었다. 바르샤가 이정도까지 간 것에 대해서 이전에 레이카르트가 밑바탕을 깔아둔 것도 있고, 바르샤 선수들이 원래부터 특출났기에 과르디올라가 실제 역량 그 이상으로 고평가 받는다는 부정적인 인식도 많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축구는 결국 감독이 누가 맡느냐에 따라 팀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맨유만 보더라도 퍼거슨 감독 한 명으로 오랫동안 맨유가 유럽에서 손에 꼽는 팀으로 성장해왔다. 그렇기에 과르디올라가 없었다면, 현재의 바르샤도 없었을 것이다.
지난 시즌이었던 2011/12 시즌에 레알 마드리드에게 리그 챔피언 타이틀을 넘겨준 뒤, 과르디올라는 잠시 쉬고 싶다는 발언을 남기면서 바르샤 감독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그리고 1년 간 재충전하여 다음 시즌에 축구계로 돌아오겠다는 말 또한 남겼다. 그런데 아직 한 시즌도 다 채우기도 전에, 이 마성의 매력을 지닌 조셉 과르디올라를 데려가려고 벌써부터 입질을 넣는 빅클럽들이 많아졌다. 그 여파 때문인지 과르디올라가 예상보다 빨리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과르디올라를 노리는 거대 클럽들, 벌써부터 군침을 흘려
현재 미국으로 건너가서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과르디올라를 노리고 있는 거대 클럽들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 벌써 과르디올라와 링크된 클럽 팀들 숫자만 하더라도 5, 6개를 넘어갈 정도다. 그동안 잠잠히 지켜만보던 과르디올라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어디로 가게 될 지에 대해 상당히 궁금해하고 있다. 대표적인 팀들이 바이에른 뮌헨, 첼시, AC밀란,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정도다.
1. 바이에른 뮌헨
(이번 시즌을 끝으로 건강문제로 하차의 뜻을 전달한 유프 하인케스. 그렇기에 후임 감독으로 과르디올라를 점찍은 바이에른 뮌헨 프론트)
올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행보는 거침없다. 2시즌 연속으로 리그 챔피언을 도르트문트에게 내준 설욕을 갚고자 리그 첫라운드부터 맹화력을 뿜어내고 있다. 레버쿠젠에게 일격패를 당하면서 주춤하나 싶었지만, '데 클라시케르' 에서 라이벌인 함부르크를 상대로 3대0 완승을 이끌어내면서 아무 일 없었다듯이 선두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챔스 조별리그에서도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는 중이기에 선수들의 줄부상 등의 변수들이 생기지 않는다면, 바이에른 뮌헨의 분데스리가 왕좌 탈환은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강력한 경쟁자인 도르트문트는 올시즌 리그에서 의외의 부진을 겪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바이에른 뮌헨이 조셉 과르디올라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 참 의외다.
바이에른 뮌헨이 과르디올라 모시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바로 현재 감독으로 있는 유프 하인케스가 건강상 문제로 올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 감독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바이에른 뮌헨은 하노버의 슬롭카라던지 묀헨글라드바흐의 파브르 등도 후보군에 올려놓고 있다고 한다. 몇 주 전 과르디올라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었던 루카 토니에게 바이에른 뮌헨에 대한 정보를 물었고, 루카 토니는 바이에른의 야망이라든지 목표 등을 설명하면서 그가 그 곳으로 간다면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 대답했다고 한다. 또한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과르디올라의 에이전트인 그의 친형이 바이에른 뮌헨 프론트진과 식사자리를 마련했었다고 한다. 양쪽 다 부인하고 있지만, 과르디올라가 영국 혹은 독일행을 선호한다는 말이 나온 것을 보면 독일은 바이에른 뮌헨을 염두하고 한 말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A매치 기간에 뉴욕에서 비밀회동을 가진 과르디올라와 퍼거슨, 이 만남은 심상치가 않다)
퍼거슨 감독이 없는 맨유를 상상해보라고 물어본다면, 그런건 꿈도 꾸기 싫다는 대답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만큼 알렉스 퍼거슨의 25년 장기집권체제는 맨유의 전부라고 할만큼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퍼거슨이 언제까지나 백년만년 맨유 감독으로 남을 수도 없는 입장이다. 그의 나이도 어느덧 70을 넘겼고, 지금 당장 은퇴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그렇기에 맨유 입장에선 예전부터 고민거리로 남겨져왔던 퍼거슨 감독의 후임으로 과연 누굴 데려올 지를 정해야할 것이며, 다음 맨유 세대를 이어가는 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해소할만한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퍼거슨과 과르디올라의 뉴욕 비밀 회동이다. 지난 9월 A매치 기간에 이 두 명장은 뉴욕에서 비밀리에 만났다는 것이 스페인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슈가 되었다.
맨유 측에서는 과르디올라가 차기 후임이라는 이야기에 부인한 상태이지만, 미국 언론인 ESPN 에서 퍼거슨이 과르디올라는 사실상 점찍어놓았다고 보도했다. 사실 과르디올라가 바르셀로나에서 4시즌동안 보여준 업적을 놓고 본다면, 퍼거슨의 후임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최적의 인물이다. 특히나 유스출신 선수들을 발굴해서 끌어올리는 능력이나 선수들의 잠재력을 극대화 시키는 부분에 있어서 퍼거슨 감독과 비슷한 면모를 보이고 있고, 유스를 적극적으로 키우고자 하는 맨유 입장에선 과르디올라 같은 감독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알렉스 퍼거슨이 길어봐야 2시즌 후 은퇴를 염두해두고 있기에, 슬슬 후임을 물색해야하고 과르디올라가 오게 된다면 아마 퍼거슨은 총감독급의 위치로 올라서서 그를 지원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퍼거슨-과르디올라 조합도 상당히 볼 만한 조합인 것 같다.
3. 맨체스터 시티
(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최근 챔스 성적 부진으로 또다시 자리가 위태위태해진 로베르토 만치니)
2012년 5월 EPL 38R QPR전, 드디어 맨시티가 원하던 리그 우승을 로베르토 만치니가 일궈냈다. 1967/68 시즌 이후로 리그 우승을 이뤄내지 못했으나, 만치니의 능숙한 운영술로 결국 45년만에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것도 사이 나쁜 이웃인 맨유로부터 빼앗아온 것이기에 어떠한 우승보다도 값진 우승이었고, 이 대회 우승을 통하여 만치니는 그동안 받아왔던 압박으로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자유도 잠시였다. 그 다음시즌인 이번시즌에 들어 맨시티는 지난시즌과 같은 길을 챔스에서 걷고 있다. 아니, 지난시즌보다 더 참혹스러운 챔스일정을 치루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도르트문트, 아약스와 한 조로 묶이면서 3경기 치르는 동안 맨시티가 얻은 승점은 겨우 1점으로 D조 꼴지다. 챔스야망에 목말라 있는 만수르 구단주를 생각해보면 만치니와 5년 재계약 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챔스 성적 부진과 이번시즌 리그에서도 부진을 겪고 있자, 만치니의 경질설이 다시 한 번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맨시티는 최근에 바르샤 출신인 소리아노와 베기리스타인을 맨시티 프론트 일원으로 영입했다. 갑작스러운 바르샤 커넥션이 맨시티 프론트에 오게 되었으니 자연스레 쉬고 있는 과르디올라와 링크되고 있다. 맨시티가 지향하고 있는 장기적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과르디올라를 오랫동안 노리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그가 바르샤 감독으로 있을 때도 링크되어왔었다. 특히나 소리아노와 베게리스타인이 합류했기에 과르디올라를 설득할 수 있는 카드를 맨시티는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상태. 다양한 전술 운용과 리그와 챔스를 모두 석권하기 위한 맨시티의 야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맨시티 프론트들은 과르디올라가 맨유로 가는 것을 하이채킹할 것이다(물론 어디로 간다고 정해진 건 아니지만). 맨시티의 챔스 행보가 관건이다.
4. AC 밀란
(베를루스코니는 안첼로티 같은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을 원하고 있다. 그래서 과르디올라를 노린다?)
AC밀란 쪽 이야기는 내가 이전 포스팅(http://blog.daum.net/manutdronaldo/499)에서도 언급했던 적이 있다. 키에보전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막시밀리아노 알레그리에 대한 경질설이 요즘엔 잠잠해지고 있긴 하나, 여전히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알레그리가 AC밀란의 감독을 맡는 것에 대해 여전히 불만족스러워 한다. 베를루스코니는 기본적으로 화려한 공격축구를 선호하기에 알레그리의 그 투박한 축구를 상당히 싫어하고 그러한 화려한 축구를 재현할 수 있는 사람으로 과르디올라를 택했고, 그를 데려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실제로 밀라노로 넘어와서 AC밀란의 지휘봉을 잡아 AC밀란의 부활을 이끌어낸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가 AC밀란으로 올 지도 미지수이고, 그가 온다고 해서 AC밀란이 하루 아침에 달라질 지도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다. AC밀란에 대해 악감정은 없다. 다만, 그를 데려오려고 하는 베를루스코니의 무리수를 두는 행동이 못마땅하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베를루스코니야말로 AC밀란에서 실제로 암적인 존재나 다름없고 올시즌에 AC밀란이 힘겨운 행보를 보임에도 관심은 커녕 개인적인 일을 하는 데에 바빠 자신의 팀을 저 멀리 내다던진 상태다. 그리고 과르디올라의 철학도 워낙 확고하기에 베를루스코니와 의견충돌로 틀어질 확률도 적지 않다고 본다. AC밀란으로 과르디올라가 간다면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엔 베를루스코니가 AC밀란에서 손 뗀다면 좀 더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
5. 첼시
(현재까지 로베르토 디마테오가 잘 이끌고 있음에도,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과르디올라를 원하고 있는 모양)
첼시도 잦은 감독 교체로 유명한 팀들 중 하나다. 그만큼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란 참으로 까다롭고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만 되돌아봐도 야심차게 데려온 안드레 빌라스-보아스가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반시즌만에 경질시켰고, 그 대행으로 로베르토 디마테오를 자리에 앉혔다. 이미 복구하기 힘든 리그 성적을 버리고 디마테오는 대신 FA컵과 챔스에 주력하였고, 결과적으로 두 개의 대회에서 모두 타이틀을 획득하는 데 성공을 거뒀다. 첼시와 아브라모비치가 그렇게도 원하던 빅이어를 디마테오가 해낸 것이다. 그러한 노고를 인정받아 디마테오는 올시즌에 정식감독으로 계약을 맺었고, 풍족한 지원을 받으면서 감독의 자질을 평가받고 있다. 현재까지 디마테오에 대한 평가는 호평이 가득하며 앞으로 계속 맡겨도 될 것 같다는 반응이 주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지난시즌 더블을 기록하였고, 자신의 숙원이었던 챔스 정복을 디마테오가 이뤄졌음에도 아브라모비치는 그를 100% 신뢰하고 있지 않은 모양이다. 그가 원하고 있는 감독은 디마테오가 아니라 과르디올라라는 점이다. 지난시즌 말미부터 첼시는 줄곧 과르디올라를 데려오기 위해 노래를 불렀을만큼 그에게 목매고 있는 실정이고(특히나 구단주인 아브라모비치가 그렇다), 디마테오와 2년 계약을 맺었다곤 하나, 내년 여름에 과르디올라를 런던으로 데려오기 위해 물밑작업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구단주의 워너비가 무엇인지는 알겠으나, 잘 이끌고 나가고 있는 디마테오에겐 다소 섭섭한 대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이제 앞으로 대어인 과르디올라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유럽 축구계에 커다란 파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마치 고요한 수면 위에 물방울 하나를 떨어뜨렸을 때 일어나는 파장과도 같은 현상처럼 말이다. 과르디올라는 계속적으로 도전하길 원하고 있으며, 그의 도전을 채워줄만한 클럽이 과연 어디가 될 것인가? 과르디올라를 유혹할 최종 구단이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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