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징크스 종결자, '비트' 윤빛가람)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리는 그동안 쌓아왔던 징크스를 한꺼번에 날려버렸다. 첫경기 무승 징크스, 바레인 징크스, 그리고 이란 징크스까지 모조리 날려버렸다. 그리고 조광래호의 위력이 나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 4강에서 만나게 될 상대는 바로 우리의 영원한 숙적 일본이다.
우리에 비해 일본은 하루 일찍 경기를 치뤘기 때문에 체력회복적인 면에선 우리보단 유리하다. 하지만 일본은 요시다의 퇴장으로 주전 한명이 결장하는 상황이고(우리도 이정수가 경고누적으로 한일전에서 뛰질 못한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일본전에서는 언제나 120% 실력을 발휘했기에 두려울 것도 없다. 역대전적에서도 40승 21무 12패로 절대적인 우위에 점하고 있기에 이미 우리나라 언론은 벌써부터 결승행을 내다보면서 설레발치고 있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리보다 한 수 아래라고 평가될 지라도 일본도 우리 못지 않게 이 경기에서 비장한 각오로 나올 것이기에 이란전 못지 않은 혈투전이 나올 지도 모른다. 우리는 한일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선 반드시 경계해야 할 선수가 있다. '러브콜로 세계일주'하는 혼다 다이스케도 아니고, '분데스리가 신성'인 카가와 신지도 아니요(아, 카가와가 카타르전 2골을 꽂아넣는 바람에 조금 걱정되긴 해..), 바로 일본의 중원을 맡고 있는 하세베 마코토-엔도 야스히토 라인이다.
물론 혼다의 가끔씩 터지는 왼발이나, 카타르전 2골을 꽂아넣으며 이제 슬슬 발동이 걸리기 시작한 카가와 신지도 물론 우리가 이기기 위해선 막아야 하는 선수임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일본 경기를 몇번 보고 나서 느낀 것인데 일본 스쿼드에서 가장 무서운 선수는 바로 하세베 마코토(사진 왼쪽)라고 생각한다.
하세베 마코토, 현재 일본 대표팀의 주장이자 카가와와 더불어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에서 활약하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카가와보다 먼저 진출해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10월에 열렸던 한일전 친선경기에서도 우리나라가 일본을 상대로 비겼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하세베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세베의 스타일은 일본에선 상당히 드문 전투적인 타입이다(마치 김남일과 비슷한 존재랄까?). 중원에서 한발 빠른 컷팅 능력과 미친듯한 체력, 탁월한 대인마크 능력, 인상에서 풍겨져 나오는 카리스마 리더쉽(남아공에서도 기대되는 선수 중 한명으로 꼽히기도). 아마 구자철을 집중 마크할 것으로 보이기에 상당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
하세베가 우리나라에서 이용래 같은 역할이라면, 엔도 야스히토는 일본에서 기성용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엔도는 박지성이 일본에서 뛸 당시 함께 쿄토에서 같이 뛴 적이 있기에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익히 알려진 선수.
엔도의 장점이라고 하면, 정교하고 날카로운 오른발이다. 그가 측면과 중앙 가리지 않고 뿌려주는 패스가 일본 고유의 아기자기한 패싱 스타일의 시발점이라는 셈이다. 그리고 지난 10월 한일전에서 우리가 혼다에게 숱한 위험한 찬스를 내줬던 것도 엔도의 발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패스를 완전 차단하지 못한다면 우리도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가야 할 지 모른다.
하세베와 엔도, 이 두 선수의 영향력은 일본에 있어서 절대적이다.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수적 열세를 딛고 역전할 수 있었던 계기도 바로 이 두 선수의 시너지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이 두 선수에게서 시작되는 공격루트를 막아내지 못하거나, 이 두선수의 중원을 뚫지 못한다면, 한일전도 꽤나 어렵게 풀려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그당시 한일전과 지금을 비교할 때 다른 점이 있다면, 박지성이 뛴다는 것이다. 박지성은 지난 5월 남아공월드컵을 앞둔 한일전에서 일본을 광탈하는 면모를 보여줬다. 이번 한일전에서도 캡틴으로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그리고 한일전이 우연찮게 그의 A매치 100경기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한가지 더 주의할 점은 체력관리이다. 우리나라가 어제 이란과의 8강전까지 치루면서 줄곧 전반전에 비해 후반전에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이는 감도 없지 않다. 그리고 일본은 아기자기한 패싱게임을 하기 땜에 시작부터 압박수비로 시작했다가 체력이 방전될 우려가 있으니 조심해야한다.
다음주 화요일, 니가 아니면 내가 죽는 단두대 매치, 74번째 한일전. 우리는 일본을 잡고 51년만의 왕의 귀환에 한발짝 더 다가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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