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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공격적인 영입, 하지만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우는 이유

J_Hyun_World 2013. 1. 5. 08:00

 

 

(새 유니폼과 새 엠블럼 발표와 함께 다시 시작하려는 전북)

 

 

 

정상탈환을 위해 물량공세를 퍼붓는 전북

 

  2012년 전북은 시작부터 제대로 꼬였다. 그동안 전북을 강팀의 반열까지 올려놓은 장본인이었던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은 축구협회의 부름을 받고 국가대표팀 감독직하러 전주성을 떠나면서 그들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 그래서 급한 대로 이흥실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켜 발등에 떨어진 불을 껐다. 하지만 2011년 시즌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들의 초반 행보는 충격과 공포의 연속이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죽음의 H조에 들어가 광저우 헝다와 가시와 레이솔에게 밀려 조3위를 기록하며, 조별리그 탈락을 맛보았다. 특히나, 광저우와 가시와를 상대로 두차례가 5대1 대패를 당하면서 그들의 자존심은 구겨질 대로 구겨지면서, 2011년 아챔 결승전까지 올라간 팀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아챔 조기 광탈로 인해 리그에 집중하면서 한 때 1위를 달리면서 '역시 전북이다' 라고 싶었지만, 센터백들의 줄부상과 부실해진 허리라인이 시간이 지날 수록 한계점을 드러내면서 리그 1위 자리를 서울에게 내주면서 2위로 밀려나게 되었다. 아무리 화려한 공격진이라 하더라도 하체 부실을 완벽하게 커버할 순 없었다. 그들은 리그 뿐만 아니라 FA컵도 떨어졌다. 하필이면 올시즌 내내 전북을 지독하게도 괴롭혔던 포항을 만나 3대2 역전패를 당했다(참고로 올시즌에 전북이 포항만 만나면 맥을 못추면서 번번히 털렸다고 표현할 정도로 포항에게 약한 면모를 보여왔다). 이렇게 전북은 그 어떠한 타이틀 하나도 들어올리지 못한 채, 무관으로 지난 시즌을 마감했어야만 했고, 이흥실 감독도 시즌이 끝나고 나서 전북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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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종료되자마자 전북은 이승기, 이재명, 송제헌, 박희도, 케빈을 영입하면서 물량공세를 퍼부었다)

 

  지난 시즌에 무관을 기록한 것에 대한 분노인지, 전북은 이적시장에서 가장 무서운 태풍의 눈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로 풀려난 경남의 유망전도한 사이드백인 이재명을 자유계약으로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대구에서 슈퍼서브로 큰 존재감을 보여줬던 송제헌, 이번 리그 겨울이적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불리었던 이승기에다가 서울에서 벤치멤버로 전락한 박희도까지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거기다가 올시즌 대전의 잔류에 가장 큰 공헌을 했던 벨기에 스트라이커 케빈 오리스(이하 케빈)를 포항과의 영입 전쟁에서 승리하여 사실상 영입이 확정된 분위기이다(아직 케빈이 전북으로 이적완료했다는 공식 오피셜은 뜨지 않았다). 특히나 이승기의 경우, 전북 이외에 수원과 울산도 노리고 있었던 상황이라 그를 데려오는 데 있어서 쉽지 않았었는데, 전북이 이 경쟁에서 승리하였다(15억원에 진경선을 얹어서 데려왔다). 이재명 또한 지난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 덕에 많은 팀에서 노리고 있었으나, 결국 전북이 쓸어갔다.

 

  특히 올시즌 전북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던 이승현, 김동찬 등이 상무로 군입대로 인한 공백이 컸기에 이승기와 박희도, 송제헌의 합류는 전북의 전력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된다. 게다가 케빈이 공식적으로 전북으로 이적확정이 된다면, 이동국과 로테이션 할 수 있는 검증된 타겟 스트라이커를 하나 더 얻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된다면, 전북 팬들은 지난시즌 자신들을 속뒤집어지게 만든 김신영의 플레이를 더이상 인내하면서 볼 필요는 없게 되는 셈이다. 벌써부터 이러한 공격적인 영입으로 벌써부터 올시즌은 전북이 복수하는 해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까지도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북에게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우는 이유

 

  이러한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눈에는 여전히 전북에게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왜일까? 분명 그들은 공격적인 영입으로 선수들을 모아서 더블 스쿼드를 구축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자신들의 최대 약점을 메꾸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 이적시장의 문이 닫히기엔 시간이 한참 남아있기에 어떻게 바뀔 지 모르지만, 이 상태로 간다면 전북은 또다시 작년 분위기를 재현하게 될 지도 모른다.

 

 

1) 여전히 부실한 허리와 센터백

 

(지난시즌 공들여서 영입한 김정우, 하지만 높은 이적료에 비해 부진했었다)

 

   전북의 현재 고질적인 문제는 먼저 허리다. 최강희식 닥공축구가 중원을 거치지 않고, 최후방에서 최전방으로 연결되거나 측면을 활용하여 타겟 스트라이커로 바로 올려주는 식의 패턴을 쥐고 있지만, 수비할 때 있어서만큼은 그 무엇보다 허리가 중요하다. 예를 2011년 전북의 판타스틱4라 불렸던 이동국-이승현(혹은 서정진)-루이스-에닝요가 공격에 전담하기에 전북의 중원은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동시에 이 공격 4인방을 향해 볼배급을 해주면서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게 그들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전북의 중원은 그렇게 해주지 못했다. 유망주로 촉망받던 황보원은 중국으로 떠났고, 높은 이적료를 기록하면서 전북으로 입단한 김정우는 제 값을 하지 못하고 올시즌 내내 존재감이 없었다. 그나마 김상식과 정훈이 분전해주었지만, 정훈은 상무로 입대하고 김상식도 서른 중반을 넘어섰기에 하루 빨리 대체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센터백도 전북의 중원처럼 크게 다르지 않다. 주장인 조성환은 부상당한 이후, 기약없는 복귀 및 중국진추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고, 이강진은 전반기 내내 존재감 없이 부상만 끊다가 후반기엔 J리그로 임대갔었다. 그나마 쓸만한 자원이 심우연, 윌킨슨, 임유환 정도지만, 전체적으로 2% 부족한 모습이었다. 덤으로 센터백도 가능한 진경선은 이승기 이적건으로 광주로 이적했다. 이번시즌에 드래프트를 통해 전북이 수비수들을 많이 보강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전북의 센터백 무게는 가볍다. 만약 조성환이 떠나는 것이 확실시 되어버리면, 또다시 센터백을 구하느라 동분서주해야할 것이다. 이들 중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도 있다고 하지만, 올시즌 리그와 FA컵, 그리고 아챔을 병행하기 위해선 반드시 보강해야할 포지션이다. 인천의 정인환이 줄곧 링크되는 이유도 이러한 점 때문이다. 확실한 센터백을 찾지 못하면 전북은 작년의 악몽을 되풀이할 지도 모른다.



2) '전북의 상징'과도 같은 김형범의 이탈, 그리고 추가 이탈?


(전북의 상징과도 같았던 김형범의 경남 이적. 이것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사진출처 스포탈코리아)


  어떤 올드 전북팬은 이렇게 말한다. '전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이동국이라고들 하지만, 이동국으로는 채울 수 없는 부분이 있고, 그 부분마저 채울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바로 김형범'이라고 했다. 비록 전주 로컬이고 전북에서 데뷔한 선수는 아니지만, 그만큼 전북 내에서 그의 상징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이다. 실제로 김형범은 최근 몇 년 간 양쪽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피치 위에서 뛸 때 보다 부상병동으로 시간을 보낸 적이 더 많았다. 그럼에도 전북은 그를 잊지 않았고, 2011년 전북이 우승할 때 최강희 감독이 굳이 김형범 마킹이 새겨진 레플을 입었으니 이정도면 그의 가치는 말 다한 셈이다. 그랬던 그가, 어제 오후 전북을 떠나겠다는 말을 남겼고, 곧바로 경남 이적을 확정지어버렸다. 전북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멘탈붕괴를 일으키는 사건과도 같았다.


  새로 합류한 이승기나 박희도, 그리고 기존에 남아있는 자원인 에닝요, 레오나르도, 서상민 등이 포진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분명 김형범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좀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고, 이 때문에 이적요청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올시즌 김형범의 공헌도를 놓고 본다면, 그를 보내준 것이 어쩌면 큰 실수이다. 지난시즌 케빈과 함께 대전을 먹여살렸던 장본인이 바로 김형범이었고, 케빈에게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제공한 이도 김형범이다. 대전에서 화려한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면서 최근에는 국가대표팀 엔트리에도 뽑혔다. 기존의 전북의 닥공축구를 활용할 계획이라면 김형범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그 어느때보다도 빛날 것이다. 특히나 케빈을 활용하는 데에 있어 김형범 만큼 좋은 파트너도 없다(이동국 또한 다르지 않다고 본다).


  김형범 이외에도 기존 전북 스쿼드에서 또 이탈할 선수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 또한 문제다. 들어오는 이가 있으면, 나가는 이가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문제는 중요 포지션에서 출혈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에는 이동국과 함께 전북의 척추라 해도 과언이 아닌 에닝요 이적설이 불거져 나온 데 이어 이번엔 다른 선수들이 여러차례 언급되고 있다. 조성환의 경우에는 끊임없이 중국이적설이 나돌고 있고, 광주로 이적한 진경선만 하더라도 재계약 과정이 결렬되어 며칠 전부터 줄곧 나간다는 말이 나왔었던 상황이었다. 최근에도 전북에 타격이 클 이적이 돌꺼라는 말이 나오고 있으니 과연 전북에게 어떠한 부정적 영향을 끼칠 지 두고봐야 할 것이다.



  이번 겨울이적시장의 큰 손으로 급부상한 전북, 그만큼 전북과 연결된 수많은 이적루머들이 많이 생성되고 있다. 그만큼 전북이 이번 겨울에 많은 자금을 풀 것이라는 일종의 암시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에 그들이 얼만큼 보강하는 지에 따라 전북의 타이틀 제패 계획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적시장을 통해 전북은 다시 리그 정상에 올라설 발판을 마련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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