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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0. Manchester Derby (Man City vs Man Utd) Review -No Drama-

J_Hyun_World 2010. 11. 11. 16:45

 

 

  오늘 새벽 5시(한국시각 기준)에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인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던 맨체스터 더비는 지난시즌 보여줬던 맨유극장에 비해 비교적 허무하게 양팀 득점 없이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

 

  맨유는 감기와 부상 등으로 결장할꺼라 연막쳤던 베르바토프와 나니를 선발로 출장시킴으로써 맨체스터 더비에서 이기고자 하는 퍼거슨 감독의 의지가 돋보였다. 그리고 박지성은 이 경기 또한 연속 선발출장하며 풀타임으로 활약하였다. 반면 맨체스터 시티는 지난 경기에서 두골을 넣었지만 마인드컨트롤 실패로 퇴장당한 발로텔리가 결장했지만, 만치니 감독은 그동안 향수병과 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했던 테베즈를 최전방을 두고 실바와 밀너를 측면 윙포워드에 배치하였다.

  경기 초반 양 팀은 전반 15분까지 매우 신중하게 탐색전을 펼치다가 박지성의 센스있는 패스를 에브라가 오른발로 감아찬 슛팅을 시작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였고, 나니가 재차 골문을 두드렸으나, 불발했다. 반면 맨시티는 테베즈-실바 조합을 내세우면서 맨유 수비를 압박해갔지만, 비디치-퍼디낸드의 호수비로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테베즈가 회심의 슛팅을 날렸지만, 반데사르 정면으로 향하면서 막혔다. 이날 유난히 라이트백으로 나왔던 맨유의 하파엘과 맨시티의 테베즈가 자주 충돌하면서 신경전을 펼친 모습이 눈에 띄었다. 

 

  후반전에 들어서면서 맨유 양쪽 풀백인 하파엘과 에브라가 부상으로 차례대로 실려나가면서 퍼거슨감독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중원에서의 패싱게임이 활발히 진행된 가운데, 맨유는 후반 11분 베르바토프가 상대 페널티 진영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후반 13분에는 테베즈가 마찬가지로 맨유의 골문을 보고 슈팅을 시도했지만, 반데사르의 선방으로 무위에 그쳤다. 후반 33분, 맨유는 마지막 교체카드로 치차리토가 베르바토프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올랐다. 후반 27분, 맨시티는 밀너를 대신해 존슨을 투입하며 첫 교체카드를 활용한다. 이어 후반 35분에는 보아탱을 대신해 콜라로프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맨시티는 테베즈, 야야 투레 등이 지속적으로 맨유를 위협했지만, 비디치-퍼디난드 듀오를 도지히 뚫질 못했다. 후반 41분에는 자발레타가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살짝 넘겼다. 맨시티는 후반 추가시간에 테베즈를 대신해 아데바요르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날 경기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을 꼽자면, 먼저 맨유에선 베르바토프였다. 이날의 그의 우아한 패스플레이나 움직임은 준수했지만, 정작 공격수의 본업인 골결정력이나 슛팅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자기 자신도 뜻대로 풀리지 않으니 '다른 선수들에게 신경질내는 특유의 예민함'이 종합선물세트로 쏟아졌다. 베르바토프는 현재 리버풀전 해트트릭 이후로 약 두달동안 골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기에 골에 대한 강박증에 사로잡혀 있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하지만 그런 예민함 때문에 오히려 자기자신을 물론 팀플레이마저 망쳐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요즘 맨유의 키플레이어로 꼽히고 있는 나니 또한 아직 감기 여파가 남아서인지 예전처럼 현란하고 빠른 움직임을 많이 볼 수 없었고, 자기가 해결해야한다는 압박감에 무리한 플레이를 보여주곤 했다.

  맨시티 또한 공수 양면에 능하면서 맨시티의 전천후 활약을 펼쳤던 야야 투레가 오늘따라 맨유의 철의 포백에 막히면서 맨시티가 공격전개를 하는 데 매우 곤란해보였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만치니 감독의 밀너의 윙포워드 기용에 도마에 올랐다. 아스톤빌라 시절에 중앙 미드필더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음에 불구하고 이날도 어김없이 측면에 배치되면서 에브라에게 내내 막혔다. 그동안 만치니감독은 밀너를 한경기를 제외하고 내내 측면에 배치했지만, 밀너는 박지성처럼 측면보다 중앙에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그의 기용 문제 때문에 아담 존슨이 교체되서 나오기 전까지 맨시티 오른쪽이 무기력했다. 그리고 만치니 감독의 새가슴인증하는 양 홈경기이고 맨시티가 맨유와 비슷한 전력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신중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물론 비디치-퍼디낸드의 센터백 듀오의 통곡의 벽모드와 캐릭-플레쳐 등의 연계의 영향도 있었지만, 화끈하게 밀어부치는 모습을 보여주질 못해 지난시즌 맨유극장 때처럼 수많은 골의 공방이 오가기를 기대했던 맨시티 팬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두팀의 무승부로 인해 2위 맨유와 승점 2차로 근소하게 선두로 앞섰던 첼시는 무재배의 달인 마크휴즈 감독의 풀햄을 잡고 맨유와의 승점을 4점차로 벌려 결과적으로 첼시에게 좋은 일을 한 셈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