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테베스가 이적하고 나서 공격력이 무뎌지고, 루니의 부상과 이적소동으로 인해 한동안 시끄러웠던 맨유와 가레스 베일 - 라파엘 반더바르트 - 루카 모드리치 - 아론 레넌 이라는 EPL에서 강력한 미드진을 구축하고 있는 토튼햄의 대결.
여태껏 토튼햄은 유독 맨유를 만나면 힘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줬고, 심지어 맨유 홈인 OT에서 21년간 승리한 적이 없었다. 토튼햄이 빅4로 합류하기 위해선 기존 빅4(맨유, 첼시, 아스날, 리버풀) 원정경기에서 승수를 반드시 쌓아야만 하기에, 레드납 감독은 OT원정에서 반드시 이겼어야만 했다.
이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선수는 가장 먼저 박지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칼링컵 울브스전에서 그동안 언론들의 이적설을 보란듯이 잠재웠던 골을 성공시켰고, 그 기세를 몰아 선발출장하면서 전반 초반의 골대강타, 그리고 박지성 특유의 좌우중앙 가리지 않으면서 공간창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토튼햄을 90분 내내 끊임없이 괴롭혔고, 게다가 적극적으로 상대편의 볼을 커팅하면서 역습시도를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서 맨유의 새로운 구세주로 떠올랐다. 또 하나의 눈에 띄었던 선수는 하파엘을 꼽을 수 있다. 토튼햄의 핵심선수인 베일을 철저히 틀어막은데다가 알베스 뺨치는 오버래핑까지 선보이면서, 그동안 맨유의 라이트백 부재를 말끔히 해결해주는 것 같았다.
반면 토튼햄은 베일-레넌이 하파엘-에브라에게 철저히 봉쇄당함과 동시에 로비킨의 부진으로 주 공격루트였던 측면공격을 활용할 수 없게 되자 경기가 어렵게 풀려나갔다. 하지만, 토튼햄에는 이번 EPL 최고의 영입이라 불리는 반더바르트와 토튼햄의 중추 모드리치가 있었다. 반더바르트는 전반 초반의 골대 강타를 시작하여 전반전 내내 최전방과 미드필더진영까지 왕복하면서 토튼햄의 공격루트를 잘 풀어나갔고, 모드리치는 반더바르트 뒤에 배치되어 끊임없는 볼배급과 드리블돌파와 강력한 중거리 슛팅으로 맨유에 맞대응하였다.
하지만 나니의 프리킥을 비디치가 헤딩골로 성공시킴과 동시에 맨유에게 주도권이 쥐어졌고, 후반전에는 거의 맨유 특유의 다이나믹 플레이에 토튼햄이 일방적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반더바르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되어 나가자 토튼햄은 모드리치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많이 잡혔다. 이렇게 맨유에게 속절없이 밀리기 시작한 토튼햄은 주심과 부심간의 사인미스+고메스의 실수로 빚어진 나니의 골로 인해 완전히 전의를 상실했고, 결국 2대0으로 또다시 OT 징크스를 이어갔다.
이번 경기에서 맨유는 박지성의 부활로 인하여 다양한 공격루트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소득이었던 반면, 토튼햄은 공격수의 무기력함이 다시 한 번 노출되면서 레드납 감독의 고민거리로 남게 되었다. 토튼햄전 승리를 통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게 된 맨유와 확실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공격수 보강이 필요한 토튼햄. 다음 화이트레인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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