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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박주영의 에이전트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J_Hyun_World 2011. 3. 30. 08:29

 

 

  새로운 '캡틴 박' 박주영의 차기 행선지가 요즘들어 맨유의 박지성의 재계약 여부와 함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팬들에게 있어 박지성이 떠난 후, 대표팀에 믿을 맨으로 박주영을 점찍어두어 그에 대한 높은 기대를 함과 동시에 박주영이 강등권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AS모나코를 떠났으면 하는 바람이 누구나 다 가질 것이다.

 

  최근에 박주영은 기존 에이전트와 '좋게' 계약을 해지했다고 하지만, 이것이 어떤 수를 의미하는 지는 대충 짐작할 것이다. 그래서 한 번 물어본다. 만약, 당신이 박주영의 에이전트가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모나코와 의리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선수의 기량과 커리어를 위해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것인가?

 

 

 

1. '박주영'이라는 상품의 가치

 

  박주영은 현재 뛰고 있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선수들 중에 박지성 다음으로 국내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 선수이다. 국내에선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존재이지만, 해외에서 평가하는 그의 기량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첫번째로 평가할 점은 바로 공격수로서의 가치다. 그는 어느덧 프랑스리그 3년차에 다다랐고, 매시즌마다 득점 수를 늘려가고 있다(2008/09 : 5골 → 2009/10 : 8골 → 2010/11 : 9골 기록중). 하지만 올시즌 9골 중 3골은 PK골이라 공격수로서의 득점포인트로만 보자면 수치상으로는 가치가 떨어지는 것처럼 보여 이적한다고 하면 더 나은 팀으로 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리게 앙에서도 10골 넘긴 공격수도 10명은 넘으니깐). 물론, 이것은 리게 앙의 특성이나 모나코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평가한 것이다.

 

  현재 모나코 전력으로는 어떠한 공격수를 갖다놓더라도 골을 넣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호날두나 메시가 오더라도 지금의 모나코를 살려낼 수 있을까?). 우스갯소리로 모나코에서 선수다운 플레이를 하는 선수로 루피에와 박주영 밖에 없다고 말할 정도로 모나코의 전력은 심히 오합지졸을 넘어 '개판' 그 자체고, 그러한 전력을 가지고 한 골을 넣는다는 건 마치 사막 한가운데에서 오아시스를 만들어내는 기적과 가까운 것이니 모나코 현지 팬포럼에선 여전히 박주영을 구세주로 표현하고 있다. 그가 출전하고 결장하고의 경기기복차이는 조금 과장 보태서 천지차이이다(경기 중계를 보신 분들이라면, 모나코가 어느정도로 엉망인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박주영은 현재 모나코에서 골을 넣는 게 아니라 10명분을 뛰고 있을 정도로 진두지휘하고 있다(에휴 팀 잘못만나서 이게 뭐니..).

 

  두번째는 바로 마케팅으로서의 가치. 유럽구단들에게 있어 아시아시장 공략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다(맨유의 박지성효과, 첼시의 삼성 효과, 일본선수들을 영입한 구단들의 짭짤한 수입들이 그 예로 볼 수 있다). 박주영 또한 아시아 출신에다가 기량 또한 출중하기 때문에 잘만 영입하면 제2의 박지성 효과를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물론, 박지성 케이스와는 엄연한 차이점이 있다. 바로, 박주영은 미필자이고, 박지성은 2002년 월드컵 4강으로 군면제를 받은 점이다. 현재 박주영이 기껏해야 유럽에서 버틸 수 있는 건 4년. 현재 대학원으로 진학한 상태로 군입대를 미룬 상황에다가 상무로 입대하려면 최소한 입대 전 K리그에서 2년반을 뛰어야 하기에 상무는 물건너갔고, 경찰청 입대도 만약 유럽에서 4년 다 채운다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박주영이 고작 4년 밖에 뛸 수 없다는 점을 기정사실화시키기엔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최소 동메달을 따고 군면제를 받느냐, 아니면 예전에 차범근처럼 현역으로 군복무 채우고 30대 이후에 다시 유럽리그 재진출을 노리는 방안도 있다. 물론 전자나 후자, 둘 중 하나가 이뤄질 확률이 희박하지만(후자가 조금 더 가능성 있지 않나 싶다).

 

 

2. 박주영에게 관심을 표명했거나, 실제로 영입시도를 했던 팀들의 명단

 

  이러한 장단점을 갖추고 있음에도 박주영의 시장가치는 떨어지기 보단 오히려 오르고 있는 추세라는 점이다. 일단 프랑스 리그 내에서 박주영을 눈독 들이고 있는 구단들이 제법 된다. 그 대표적인 구단이 바로 올림피크 리옹과 PSG이다.

 

(1) 리그 내에서 눈독 들이고 있는 구단들 : 리옹, 그리고 PSG

 

(박주영에게 끊임없이 오퍼를 넣고 있는 '거상' 올림피크 리옹)

 

  올림피크 리옹은 꾸준히 AS모나코에게 박주영에 대한 오퍼를 넣고 있는 팀이다. 예전에 비해 올림피크 리옹의 포스도 많이 죽었고, 리그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시절도 이미 옛 추억팔이가 될 정도로 전력이 약화되었다. 특히, 최전방의 폼은 가장 심각하다. 공격첨병 리산드로 로페즈가 불안정하며, 타겟맨 고미스도 혼자 해결하는 타입이 아니라 지원이 없으면 쉽게 고립이 되는 타입이다. 게다가 바스토스를 제외한 브리앙이나 델가도가 측면에서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는데다가, 플레이메키어 요앙 구르쿠프도 요즘들어 기복있는 플레이를 보여 어느정도의 득점력과 지원, 그리고 창조성있는 선수가 필요한 것이다.

 

  리옹과 더불어 최근에 박주영에게 끊임없이 구애를 보내는 팀이 PSG인데, 이 팀은 예전 박주영과 함께 환상의 콤비를 이뤘던 네네가 뛰고 있는 팀이며, 과거에 아넬카나 파울레타, 호나우딩요 등이 이 팀을 거쳐갔을 정도로 꽤나 이름 있는 명문클럽이다. 요즘에 네네가 박주영을 영입해달라고 땡깡을 부리고 있으며(준피셜급 정보), 최근에 빈약한 공격수 부분을 채우기 위해 박주영에게 끊임없는 오퍼를 넣고 있는 중이다.

 

  허나 박주영이 AS 모나코와의 의리 때문인지 프랑스 리그 내로 이적하지 않겠다고 일전에 엄포를 놨기에 리그 내 상위팀으로 이적하려면, 박주영을 꽤나 설득시켜야 할 것이다.

 

(2) 아니면 다른 리그로 진출? : EPL, 혹은 라리가?

 

  박주영을 주시하고 있는 클럽이 단순히 프랑스 클럽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EPL 몇몇 팀을 보고나서 EPL 구단 쪽에서도 박주영을 눈여겨보고 있다.

 

 

(2~3년간 박주영에게 공식적으로 관심을 보였거나 실제로 오퍼를 넣었던 EPL 구단 리스트)

 

  박주영도 생각 보다 많은 EPL 구단과 썸싱이 있었다. 가장 최근의 사건으로 보자면, 지난 여름에 첼시가 여름이적시장이 닫히기 막판에 박주영에 대하여 공식적인 문의를 했었다가 거절당했다는 기사가 여러 번 나왔었고(첼시가 삼성을 스폰서로 두고 있었기에 백업공격수로 그를 데려오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건 사실), 리버풀도 스탠차티드 은행과 스폰서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첼시와 비슷하게 아시아시장 마케팅 공략+토레스 지원용 공격수로 박주영을 점찍었다는 공식적인 기사도 몇차례 났었다. 맨유의 경우에는 빈약한 공격수층을 지닌 시절에 잠깐 박주영이 언급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 외에도 풀햄의 경우에는 호지슨 시절에 여러차례 박주영을 데려오고 싶다고 언론플레이를 날렸었고(풀햄이 LG와 스폰서계약을 체결했지만, 설기현 사례로 인해 풀햄에 대한 국내 인식이 썩 좋지 못했다), 선더랜드나 위건, 아스톤빌라 또한 호시탐탐 박주영을 가로채가려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EPL 뿐만 아니라 라리가 쪽에서도 박주영에 대하여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우가 그렇다. 최근 세레소 회장의 거금 횡령사실이 드러남과 동시에 갑작스런 부채폭탄을 떠안게 되어 하루아침에 채무자신세가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아틀레티고 마드리드는 현재 투톱인 아게로와 포를란을 다음 여름시장에 내놓고, 그 대신에 박주영으로 공백을 메우겠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두 선수를 다 팔 지는 가봐야 알겠지만, 사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포를란의 폼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데다가 아게로 혼자 해내기엔 공격수층이 너무나 얇아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안그래도 KIA 스폰서를 쓰고 있는데다가 박주영과 비슷한 스타일을 구사하고 있는 라리가라면 어쩌면 가능할 지도 모르는 영입일지도 모른다.

 

 

3. 그러면 당신이 에이전트라면...?

 

  나는 이제 박주영의 현재 가치가 어느정도인지, 그리고 그를 관심을 두고 있는 팀이 어디인지를 차례차례 나열해봤다. 모나코에 잔류시키자는 입장이라면 여기서 더이상 논할 일은 없을 것이니 이 경우는 접어두고, 박주영을 이적시키기 위해서라면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역시 병역문제가 될 것이다. 어떻게 하면 그 문제를 잘 해결해내느냐에 따라 그의 이적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를 잘 넘기려면 앞서 내가 언급했던 런던올림픽 메달을 최대한 뻥카로 날려서 승부를 낼 수도 있고, 박주영 대체자로 한국 선수를 데려오는 방법도 마련할 수도 있다(지동원이라던지, 유병수라던지). 이런 근거들을 토대로하여 당신이 만약 박주영의 에이전트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참조 : [홍재민의 축구話] 당신이 박주영의 에이전트라면? http://sports.media.daum.net/worldsoccer/news/col/ws_hjm/view.html?gid=5075&newsid=20110329150750256&p=total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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