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10여년 만에 프랑스의 제왕에 등극하다.
(부자구단으로 거듭난 지 2시즌째, PSG가 드디어 리그 챔피언에 등극하였다)
부자구단으로 변신하고 정확히 두 시즌만에 그들은 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바로 프랑스 수도 파리를 연고로 두고 있는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의 이야기이며, 1993/94 시즌 이후로 처음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하였다. 2011년 여름, PSG는 카타르 스포츠 개발(QSI)을 끌어들인 이후로 레알 마드리드, 첼시, 맨체스터 시티와 맞먹는 이적시장계의 큰 손이 되었으며, 그들은 그 해 여름 이적시장의 태풍으로 급부상하면서 유럽 전체를 긴장시켰다. 슈퍼스타들을 긁어모으기 시작했으나, 그들은 첫시즌 몽펠리에에게 리그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그리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변함없는 폭풍영입을 선보이면서 리그 내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굳히려고 시도했다. 공교롭게도 PSG가 폭풍영입할 당시에 그들의 경쟁자인 올림피크 리옹와 올림피크 마르세유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기에 2012/13 시즌이야말로 PSG에겐 절호의 기회나 다름없었고, 모든 이들이 PSG가 손쉽게 챔피언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PSG의 챔피언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초반 3경기에서 3연속 무승부와 2득점을 기록하질 않나, 주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득점에 심각하게 의존하지 않나, 이렇게 즐라탄에 의존하다보니 그가 막히면 마땅한 해결책이 없었다(실제로 니스나 생테티엔은 즐라탄 봉쇄작전으로 승리를 챙겨가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나아지긴 했으나, 후반기엔 몇몇 선수들의 동기부여 부족과 정신적 해이함이 문제가 되어 다 잡은 경기를 놓치기도 했다. 오죽하면 프랑스 언론들은 'PSG 선수들이 경기를 가린다.' 라는 비판까지 나왔고, 프랑스 스포츠 전문매체인 르퀴프는 특히 하비에르 파스토레가 동기부여에 있어서 가장 악영향을 미치는 선수로 평가하여 그를 두고 '파스토레가 경기를 가린다/아니다.'라는 투표까지 실시하기도 했다(70%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실망스러운 부분들도 있었지만, 어찌되었든 PSG는 2012/13 시즌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을 이뤄내면서 좋은 성적을 낸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재 PSG에 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PSG가 과거 올림피크 리옹처럼 새로운 프랑스 왕조를 만들어내어 그들의 왕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시즌 전 극단적인 변화를 겪는다 해도 이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종국엔 이들이 리그 우승에 가까이 다가서 있는 그림이 나올 거라고 확신하고 있으며, 이들이 리그가 아닌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더욱 초점을 맞춘다고 해도 변하지 않을 사실이다.
본격 쩐의 전쟁 돌입 : 왕조를 지키려하는 PSG vs PSG를 위협하려는 AS 모나코
1) 왕조를 지키려하는 PSG
(PSG는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카를로 안첼로티(왼쪽)의 공백을 로랑 블랑(오른쪽)으로 메꿨다)
새 시즌에 돌입하기 앞서, PSG 수장이었던 카를로 안첼로티는 조세 무리뉴가 남기고 간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으며, 백곰군단의 새 감독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PSG 감독 자리가 공석이 되어버리면서 PSG의 영입러쉬는 잠시 멈췄다. PSG는 이 공석을 오랫동안 비우지 않았고, 그 자리에 전 프랑스 국가대표팀 감독이자 프랑스 슈퍼스타 중 한 명이었던 로랑 블랑에게 주었다. 사실 카를로 안첼로티가 PSG 리그 우승과 챔스 8강을 이끌긴 했으나, 화려한 스쿼드를 가지고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점, 그리고 여론에서도 안첼로티에 대한 평가가 썩 좋진 않았었다. 그래서 보르도를 우승으로 이끌면서 프랑스 리그에 경험이 있는 블랑을 택한 것이기도 하다. 2년 계약을 맺은 그가 이 화려한 스쿼드를 블랑 특유의 카리스마를 앞세워 조련할 지도 주목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실뱅 아르망이 스타드 렌으로 이적하였고, 시아카 티에네가 PSG에서 방출되었으며, 말라가로 임대를 다녀왔던 디에고 루가노는 이미 PSG 스텝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그렇기에 센터백 백업과 왼쪽 풀백 영입이 시급하다. 그래서 현재 에릭 아비달(바르샤)과 루카 디뉴(릴), 그리고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볼프스부르크)를 영입리스트에 올려두고 있다. 또한 프랑스 새 대통령인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프랑스 내 최고소득자들에게 75% 세율을 부과하는 정책 때문에 PSG의 에이스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세율정책에 불만을 품고 떠날 지 모른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왕조를 유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즐라탄을 사로잡아야하는 PSG이기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PSG는 즐라탄이 떠날 것을 대비하여 최근 맨유 구단과 갈등을 빚고 있는 웨인 루니를 대체자로 점찍어두고 있다.
PSG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옹과 마르세유가 이적시장에서 대형영입을 하는 데 있어 힘들 것으로 보이나, 전혀 생각지 못한 제3의 세력이 등장하여 PSG의 리그 독주에 제동을 걸려고 준비하고 있다. 바로 강등되었다가 2부리그에서 승격하여 되돌아온 AS모나코다.
2) PSG를 위협하려는 AS 모나코
(빅클럽들의 워너비로 꼽히던 스트라이커 라다멜 팔카오를 영입한 모나코, 이적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아르센 벵거를 시작으로 조지 웨아, 야야 투레, 티에리 앙리 등을 배출하였고, 박주영의 전소속팀이기도 한 AS 모나코. 2010/11 시즌을 끝으로 2부리그로 강등되었지만 2011년 12월에 러시아 재벌인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가 MSP(모나코 스포츠 파트너)로부터 구단을 넘겨받았으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모나코가 지고 있던 빚 800억원도 단번에 갚았고, 4년간 무려 1395억원을 투자하기로 약속한 상태이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모나코는 올시즌 다시 1부리그 재진입에 성공한 상태고, 다음시즌 준비에 맞춰서 AS모나코 새 감독 자리에 유명한 감독인 클라우디오 라니에리를 선임했다. 또한 그들은 바이아웃조항 금액에 맞춰서 라리가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 라다멜 팔카오 영입을 시작으로 FC 포르투 듀오인 주앙 무티뉴와 하메스 로드리게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의 히카르도 카르발료 영입까지 완료지은 상태다. 이적료만 벌써 1900억원 이상 쓴 셈이며, 그들의 영입러쉬는 끝나지 않았다.
이러한 영입이 가능했던 것은 모나코 공화국의 특수성이 상당히 영향을 끼쳤다. AS 모나코는 독립국가인 모나코 공화국 소속이며, 프랑스 리그 팀들과 운영방식이 다르다. 그들의 홈구장인 스타드 루이 II 경기장이 모나코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프랑스의 새 세율정책을 피해갈 수 있다(참고로 모나코의 세율은 0%다). 그들의 훈련장이 프랑스 라 투르비에 있음에도 말이다. 이에 대하여 프랑스 리그 연맹측은 모나코 구단 법인 주소를 프랑스로 옮기지 않으면 퇴출시키겠다는 법안을 상정시켰고(이 과정에서 모나코 구단은 전혀 모른 채 진행된 사안이다), 프랑스 축구협회는 3천억원의 기부금만 납부하면 그들에게 더이상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하지만 법대로 하게 된다면 모나코측이 불리할 일이 없다는 점이며, 모나코가 프랑스 리그를 떠나도 딱히 아쉬울 게 없다는 것이다. 그들이 이탈리아 세리에A로 넘어갈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나돌았던 것이 이 점 때문이다.
3) 프랑스 수비유망주 영입을 놓고 맞붙게 된 PSG와 AS 모나코
(프랑스의 특급유망주 루카 디뉴를 두고, PSG와 AS 모나코의 영입전쟁이 시작되었다.)
잠깐 화제를 돌려보고자 한다. 현재 프랑스 리그 내에서는 프랑스 20세이하 대표팀 출신인 왼쪽 풀백 루카 디뉴가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릴 유스출신이기도 한 그는, 1993년생으로 2011/12 시즌에 데뷔하여 겨우 프로무대를 2시즌간 경험한 어린 선수이다. 하지만 뉴캐슬로 이적한 마티유 드뷔시처럼 공격적인 재능을 인정받아 여러 빅클럽에서 크게 탐내고 있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차기 프랑스 왼쪽 풀백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루카 디뉴는 지난 시즌에 2017년 6월까지 재계약을 갱신하였고, 현재 터키에서 열리는 20세 이하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이 뛰어난 재능을 잡기 위해 PSG와 AS 모나코가 벌써부터 격돌하기 시작한 것이다.
PSG는 로랑 블랑이 감독으로 오기 전부터 줄곧 루카 디뉴를 노려오고 있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아르망과 티에네가 팀을 떠났고, 맥스웰 이외에는 왼쪽 풀백 자원이 없어서 반드시 보강하려고 한다. 특히나 PSG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매력적인 카드가 있다. 물론 PSG 주전이 맥스웰이기 때문에 디뉴의 출전보장은 크게 장담하기 힘들다. 반면 AS 모나코는 루카 디뉴의 주전 자리를 확실히 보장해줄 수 있다. 아마 터키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회가 끝난다면 디뉴의 향후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프랑스 리게 앙은 PSG의 독주 체제 굳히기이냐 아니면 AS 모나코의 영입러쉬로 PSG를 견제하느냐가 큰 관건이 될 성 싶다. 물론 터줏대감인 리옹이나 마르세유의 저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파리와 모나코에 위치한 이 두 팀만큼 자금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하기에 그들이 패권을 되찾기란 다소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 프랑스 리그의 판도는 누구에게로 갈 것인가? 꽤나 흥미롭지 않은가! 벌써부터 쩐의 전쟁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참고 : [골닷컴]PSG, 새로운 왕조의 시작을 알리다. by 김형준
[골닷컴 프랑스]세율 75% vs 0%...모나코의 독주 시작될까? by 로빈 바이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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