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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사리 전망하기 힘든 리게 앙의 선두 경쟁 : Money is not overwhelming

J_Hyun_World 2015. 1. 31. 09:00

 

 

 

 

  지난 2013/14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프랑스 리게 앙은 20개 클럽이 경쟁하여 결국 파리 생제르망이 챔피언이 되는 리그라 불릴 정도로 PSG와 다른 클럽들의 격차가 제법 컸다. 파리 못지 않게 막강한 자금을 사용했던 AS 모나코도 승점 9점 차이로 리그 2위에 머물렀고, 3위를 기록한 릴은 PSG와 무려 승점 18점 차이로 마감했으니, 프랑스는 '파리 유아독존' 그 자체였다. 그렇게 리그 2연패를 손쉽게 달성했던 PSG였기에, 이번 시즌 또한 그들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고, 유일한 대항마였던 모나코는 갑작스런 부채로 구단 운영에 문제가 생기면서 핵심전력인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라다멜 팔카오를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내주면서 약화되었다. 이렇게 리그가 시작하기도 전부터 프랑스 리그는 또다시 콧대높은 파리지앵들만의 리그로 굳어지는가 싶었다.

 

  절반이 지난 2015년 1월 말(2015년 1월 30일 기준), 리게 앙 테이블 순위는 우리의 눈을 의심케 만들었다. 리그 3연패를 쉽사리 달성할 것 같은 디펜딩 챔피언인 파리 생제르망보다 위에 올라서 있는 클럽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였다. 핵심선수들이 매 시즌마다 빠져나가면서 긴축 재정으로 세력이 약화되어 우승후보에서 밀려나있던 '왕년의 지배자' 올림피크 리옹(승점 48점)이 "왕의 귀환"의 외치는듯한 모양새로 선두로 나선 것이다. 뒤이어 리옹의 라이벌인 올림피크 마르세유(승점 44점)가 파리와 같은 승점을 기록하면서 PSG와 같은 위치에서 노려보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4위인 생테티엔(승점 40점)과 5위인 AS 모나코(승점 39점)도 PSG와 그리 크지 않은 격차를 유지하고 있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놓았다. 이번 시즌 프랑스 리그 판도가 갑자기 왜 이렇게 변한 것인가?

 

 

 

'왕년의 챔피언' 올림피크 리옹, 유스 출신 선수들을 기반으로 다시 일어서다

 

('왕년의 챔피언' 올림피크 리옹은 알렉상드르 라카제트를 앞세워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올림피크 리옹에게 '왕년의 챔피언'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그들의 리그 정복(2001/02 시즌~2008/09 시즌) 일대기도 어느덧 옛날 이야기가 되었고, 그렇게 잘나가던 리옹도 2009/10 시즌부터 릴과 마르세유의 상승세와 맞물려 하락세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PSG가 오일 머니를 등에 업고 등장하면서 그들은 우승후보 명단에서 완전히 밀려나면서, 그들은 역사의 조연으로 밀려나는가 싶었다. 하지만 왕년에 한가닥 했던 그들은 우승의 맛이 얼마나 달콤한 지 잘 알고 있기에, 승부의 흐름이 자신들에게 향하길 기다렸고,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바로 2014/15 시즌이 그들에게 주어진 부활의 기회였다.

 

  리옹이 선두로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은 카림 벤제마 이후, 리옹 유스 시스템이 공들여서 키워낸 '차세대 레블뢰 스트라이커' 알렉상드르 라카제트가 있었다. 1991년생인 이 스트라이커는 22경기에서 무려 21골을 기록하며 매경기에 1골을 기록할 정도의 '매경기 1골'에 육박하는 파괴력으로 리옹을 이끌고 나가고 있다. 리그 득점 2위인 안드레-피에르 지냑(마르세유, 13골)보다도 무려 8골을 더 많이 넣었으며, PSG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9골)와 에딘손 카바니(8골)가 넣은 골 수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넣었다. 2010/11 시즌부터 리옹 1군에서 본격적으로 뛴 지 어느덧 5시즌째이지만, 그의 기량이 만개하기 시작한 것은 이제 겨우 2시즌째에 불과하다. 게다가 아직 23살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벤제마 그 이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게다가 벌써 프랑스 국가대표로 데뷔전까지 치뤘으니, 그의 승승장구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선수 마케팅에 일가견이 있는 장-미셸 올라 리옹 회장은 라카제트를 '레알 마드리드의 베일보다 더 뛰어나다' 면서 그의 기량을 치켜세우면서 모든 구단들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이어서 올라는 라카제트를 위시로 하여 리옹을 다시 챔피언스리그 복귀하는 데 주력할 것이며, 유럽 무대에서 호령했던 자신들의 모습을 다시 재현할 것이라며 그를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엄포하였다. 공격에 라카제트가 있다면, 중원에서는 유스 출신 주장인 막심 고날론이 피치 위에서 선수들을 지휘하고 있었고, 수비에는 또다른 유스 출신인 사무엘 움티티가 밀렌 비세바치와 함께 플랫4를 구축하면서 리게 앙에서 최소 실점 2위(17실점)를 기록하면서 수비면에서도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중요한 점은 리옹이 우승경쟁을 다투는 클럽들과의 맞대결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vs 마르세유 - 1승, vs PSG - 1무). 현재 이 기세를 유지한다면, 리옹의 '왕좌의 귀환' 프로젝트는 성공적이 될 것이다. 현재 리옹의 머릿 속엔 '너, 유스들, 부활, 성공적' 일 것이다.

 

 

 

'엘 로코' 비엘사가 바꿔놓은 화끈한 마르세유의 공격력

 

('명장' 비엘사를 감독으로 데려온 마르세유는 PSG를 누르고 전반기 챔피언에 등극하는 기쁨을 누렸다)

 

  2013년 12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엘리 보프가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 올림피크 마르세유에 감독직은 공석인 상태로 잔여 시즌을 치뤄야만 했고, 그 결과는 리그 6위였다. 하지만 리그 성적을 포기한 대신, 마르세유는 삼고초려를 거듭한 끝에 과거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과 아슬레틱 빌바오를 이끌면서 돌풍을 일으켰던 '엘 로코' 마르셀로 비엘사를 새 감독으로 데려왔다. 독특한 전술로 매번 화제를 이끌었던 '전술가' 였기에 마르세유 팬들 뿐만 아니라 다른 축구팬들도 그가 마르세유를 위해 내놓을 전술이 어떤 전술일 지 많은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비엘사는 마르세유 부임 첫 해에 자신만의 전술카드를 꺼내들었는데, 바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칠레 국가대표팀을 맡으면서 사용하였던 '3-3-3-1' 를 마르세유에게 적용시킨 것이다. 비엘사가 3-4-3 포메이션에 광적으로 신봉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던 사실이었으나, 마르세유에서도 이 전술을 그대로 사용할 것이라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비엘사가 이 전술을 새 팀에 접목시키려고 한 이유는 마르세유의 공격진을 극대화시키기 위함이었는데, 그는 최전방에 장신 스트라이커인 지냑을 세워두고, 2선에는 기동력이 뛰어난 플로리앙 토뱅-드미트리 파예-앙드레 아이유를 배치하여 높이와 속도 면에서 상대를 제압하려는 모습을 많이 보였고, 실제로 리옹에게 패배하기 전까지 6경기 연승을 기록하였다. 비엘사는 3-3-3-1 덕분에 마르세유로 하여금 PSG의 3연속 전반기 챔피언 행진을 저지하는 데 성공하였다. 비엘사는 이 4명을 공격수를 앞세워서 42골을 쓸어담았다.

 

  확실히 지난 시즌과 180도로 달라진 마르세유이지만, 마르세유가 해결할 부분도 남아있다. 먼저 비엘사의 완벽주의 성향에 마르세유 클럽이 끝까지 버텨서 그와의 굳건한 관계를 지속시키느냐다. 마르세유의 대표적인 스타플레이어였던 모르강 아말파티노가 비엘사와 의견 충돌을 일으켰다가 웨스트햄으로 임대가버린 사건과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마르세유 회장인 뱅상 래브룬에게 자신이 원하는 영입을 해주겠다면서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그는 거짓말쟁이!' 라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사건을 복기시킨다면, 그가 앞으로 얼마든지 적을 더 만들 수 있다는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리옹전을 통해서 3-3-3-1 전술의 약점이 드러났기에, 선두 리옹을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그들을 제압할 또다른 전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르세유의 후반기는 바로 이 두 부분이 좌우하게 될 것이다.

 

 

 

PSG : 돈은 절대무적이 아니었다(Money is not overwhelming)

 

(이번시즌은 PSG와 감독 로랑 블랑에게 있어서 혹독한 시즌으로 평가되고 있다)

 

  로랑 블랑이 지난 시즌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PSG는 2시즌 연속 리그 챔피언 달성 및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이라는 제법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로랑 블랑이 마드리드로 떠난 카를로 안첼로티의 공백을 제법 잘 메우고 있다고 평가받았었으나, 불과 한 시즌이 지난 지금 블랑은 경질 위기에 올라와 있는만큼 입지가 매우 불안정해졌다. 유럽무대에선 바르샤에 이어 조 2위로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 진출하긴 했으나, 프랑스 리그 내에서의 성적은 이전보다 못하고 있다. 게다가 PSG의 몇몇 주축 선수들의 이적설이 나돌고 있다. 어쩌다가 PSG가 이렇게 되었을까?

 

  PSG의 삐걱거림은 시즌이 개막되기 직전, 주장인 티아구 시우바의 부상부터 시작되었다. 시우바가 빠진 공백을 이적생인 다비드 루이즈와 어린 수비수인 마르퀴뇨스가 나름 잘 메꿔주긴 했지만, 시우바가 10월에 복귀할 때까지 PSG의 전체적인 흐름이 유기적이지 못했다. 그리고 그동안 득점을 전담해왔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예전같지 않다는 점이다. 시우바가 빠지고 즐라탄이 침묵하게 되니, 제 아무리 잘나가던 PSG라도 전진이 더딜 수 밖에 없었고, 이 두 선수의 영향력이 그간 팀 내에서 엄청나게 크게 차지했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게다가 에딘손 카바니와 에제키엘 라베찌가 훈련에 무단 불참하는 등으로 블랑과의 불화설을 만들면서 사태는 더더욱 심각해졌고, 감독은 이 두 선수의 불성실한 태도에 화가 단단히 나서 경기에 출장시키지 않겠다고 선포하기까지 했다. 이 발언으로 인하여 이번 겨울이적시장에서 카바니와 라베찌의 이적설이 상당히 흘러나왔다. 카바니는 EPL쪽 클럽들과, 라베찌는 이전 소속팀인 나폴리를 비롯한 세리에A쪽 클럽들과의 링크가 끊이질 않았다.

 

  현재 PSG의 행보는 묘하게 과거 레알 마드리드, 첼시,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가 걸었던 길과 유사하게 닮아가고 있다. 공통점을 찾자면, 물량공세를 퍼부어 스타 플레이어들을 수집하여 단기간에 리그 정상에 올라섰지만, 그에 반비례하여 조직력이 약해짐과 동시에 불협화음이 발생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PSG도 현재 이 단계에 다다랐으며,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진정한 강팀으로 거듭나느냐 아니면 반짝 뜨고 질 팀으로 남느냐로 가닥이 잡힐 것이다. 그렇기에 PSG 입장에서는 이러한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 정상궤도로 다시 올라서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국내에서는 리옹과 마르세유, 유럽 대항전에서는 지난 번 자신들을 무너뜨린 첼시를 넘어서야 한다는 어려운 미션이다. 레블뢰 레전드의 어깨가 무척이나 무거워졌다.

 

 

 물론 앞으로의 일정에 작용할 변수가 다양하겠지만, 위에 언급했던 3팀 이외에 의외의 팀이 우승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사실상 없을 것이다). 그만큼 알게 모르게 위의 3팀이 다른 팀들과의 전력 비교를 했을 때, 앞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나 확실한 건, PSG가 몰고 왔던 돈의 위력이 이제 슬슬 떨어졌다는 것. 더 이상 막강한 자금력만으로는 매번 우승하기 힘들다는 건, 다른 리그에서도 증명되어왔던 사실이며, 이 프랑스 무대에서도 똑같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돈은 더 이상 무적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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