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마이스터 샬레'로 등극한 도르트문트의 신데렐라 스토리

 

 

 

Prologue. 화려했었던 '그 때 그 시절', 그러나...

 

  01/02 시즌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게 있어서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어하는 순간이다. 도르트문트 레전드인 마티아스 잠머 감독의 지휘 하에 얀 콜러, 옌스 레만, 크리스티안 뵈른스, 마르시오 아모로소, 크리스티안 메첼더, 토마스 로시츠키 등이 포진해 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을 휘어잡던 '꿀벌군단' 도르트문트가 독일의 거인인 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분데스리가 6번째 우승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기쁨도 잠시, 도르트문트에게 크나큰 시련이 닥쳐왔다. 01/02 시즌의 화려함을 뒤로 하고, 구단의 재정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삐그덕거리기 시작했다. 그러한 여파로 도르트문트 황금기를 함께 했던 스타 플레이어도 하나 둘씩 떠나가기 시작했고, 팔아도 밑 빠진 독처럼 메꿔지지 않던 자금난으로 결국 2004년에 재정 파산으로 이어져 독일에서 가장 열성적인 팬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도르트문트 구단자체가 분데스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를 맞이했다.

 

 

 

1. 불혹의 젊은 감독이 시그날 이두나 파크에 발을 들여놓다

 

(40살의 젊은 감독, 위르겐 클롭이 시그널 이두나 파크에 발을 들여놓다. 이것이 도르트문트의 새로운 씨앗이었다)

 

  2008년 여름, 도르트문트 프론트는 당시 FSV 마인츠05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던 불혹의 감독인 위르겐 클롭을 시그널 이두나 파크로 불러들였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인 차두리를 공격수에서 윙백으로 보직 변경하는 데 결정적인 인물로써 우리나라 내에서도 어느 정도 알려져 있던 인물이었다. 그가 감독이었을 때 마인츠의 성적은 그렇게 눈에 띌 정도는 아니었지만, 선수들과의 끊임없는 의사소통 능력이나 패기 넘치는 팀 색깔, 풍부한 전술 지식 등이 마침 여러가지 사정으로 침체되어 있는 도르트문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꺼라고 프론트진이 판단했던 것이다.

 

  이미 스타 플레이어들이 대거 빠져나간 도르트문트를 클롭 감독은 다시 재편성하기 시작했다. 팀 자금사정에 알맞춰서 스타 플레이어를 데려오는 대신에 젊고 어린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솔직히 젊은 선수들로만 팀을 꾸려간다는 자체가 솔직히 어느 정도 모험을 단행한다. 현재 EPL 명가 중 한 팀인 아스날도 젊은 팀컬러를 구축하기로 소문났지만, 그들이 항상 경험 부족으로 후반에 페이스를 잃어 우승레이스를 놓쳤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랬기에 일부에선 그런 클롭 감독의 새판 짜기에 대해서 의구심을 느꼈던 것이다.

 

  하지만 위르겐 클롭 감독은 그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지휘봉을 잡은 지 2년만에 도르트문트에게 7번째 분데스리가 우승을 안겨주었다. 이렇게 2년만에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우승했던 것은 전술적인 역량보다도 그의 '열혈 마인드'에서 빛났던 것이다. 팀이 득점하면 과장된 포즈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한심한 플레이에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불같이 화를 낸다. 경기가 끝나면 결과에 상관없이 지친 선수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인사를 건넨다. 도르트문트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피치 사이드에서 보여주는 이미지 그대로 '열혈'이다.

 

  그 열이 선수들에게도 옮겨진 것일까. 이번 시즌 미끄러지지 않고 선두를 달렸던 도르트문트는 축구팬들에게 호감을 주었다. 조직적이고 끊임없이 달리며, 단결력도 강하다. 젊은 감독이 가진 열정적인 캐릭터는 젊은 팀에 최고의 분위기를 선사했고, 그것이 팀을 '마이스터'로 만들게 했던 것이다.

 

 

 

2. 도르트문트 제2 전성기를 만들어낸 신성(新星)들

 

(1) 드디어 눈을 뜬 천재 : 누리 사힌

 

(투르크의 '천재', 클롭 밑에서 드디어 그의 진가가 발휘되었다)

 

  도르트문트가 황금기를 지나 암흑기로 빠져들 무렵, 매해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렸던 맨유 프리미어 컵으로 잠깐 시선을 돌려본다. 우리나라에선 광양제철중이나 울산현대중이 한국대표로 대회에 참가했는데, 사실 이 대회에서 뛴 선수들 중에서 많은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해냈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레알 마드리드의 주장인 이케르 카시야스와 아스날의 주장인 세스크 파브레가스, 바르셀로나의 사비 에르난데스(본인의 기억이 확실치 않음)와 리오넬 메시, 맨체스터 시티의 카를로스 테베즈, 그리고 현재 첼시에서 뛰고 있는 페르난도 토레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제외하고 또 하나의 천재가 이 대회에서 또다시 두각을 드러냈다.

 

  위에서 언급했던 선수들을 능가할 정도는 아니지만, 최소한 그들에 못지 않게 이 대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내면서 명문 클럽의 스카우터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탁월한 패스감각과 시야, 판단력, 창조성, 예리한 왼발킥. 이 10대의 터키출신 선수는 이미 도르트문트에서 '모차르트' 토마스 로시츠키의 뒤를 이을 차세대 플레이메이커로 육성되고 있었다. 그렇다, 그가 바로 투르크의 '천재', 누리 사힌이다.

 

  맨유프리미어컵에서까지만 하더라도 그도 메시나 사비, 세스크 못지 않게 10대 후반부터 엄청난 포텐을 터뜨리면서 유럽의 한축을 담당할꺼라고 예상했지만, 너무나 큰 주목을 받다 보니 생각보다 성장 속도가 지체되기 시작했고 집중된 스포트라이트를 좀 돌려보고자 페예노르트로 임대가기도 했었다. 이렇게 정체된 천재를 위르겐 클롭 감독이 되살려놓았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도르트문트 돌풍의 중심을 카가와 신지로 쓴 기사들이 대부분이지만, 사실 독일 언론에선 도르트문트 돌풍의 중심을 누리 사힌이라고 만장일치로 발표했고, 실제로 분데스리가 전반기 MVP도 누리 사힌이었다. 올시즌 중앙 미드필더에서 플레이메이커로 활약하면서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슈팅과 패스, 그리고 넓은 시야로 도르트문트를 진두지휘했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현재 그는 도르트문트 뿐만 아니라 터키 국가대표에서 히딩크호의 황태자로 군림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최근 도르트문트는 누리 사힌을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빅클럽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2) 우승의 원동력은 철벽수비가 기본이다 : 마츠 훔멜스 + 네벤 수보티치 콤비

 

(올시즌 이 88년생 동갑내기 센터백 듀오인 훔멜스(위), 수보티치(아래)의 철벽수비는 도르트문트가 우승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리그 챔피언들이 우승하는 원동력 중에 가장 큰 요소로 꼽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탄탄한 수비다. 많은 득점을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비벽이 단단하지 않으면 제아무리 골을 많이 넣어도 심리적인 부담감이 매우 크게 작용한다. 그리고 수비가 탄탄하면 승점을 쌓아도 최소한 1점은 획득할 수 있지 않는가? 도르트문트가 올시즌 마이스터 샬레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탄탄한 수비라인을 구축했기 떄문이다.

 

  특히나 가장 돋보였던건 도르트문트 센터백 듀오인 마츠 훔멜스와 네벤 수보티치다. 둘 다 88년생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두텁고 노련한 수비를 보여주며, 32라운드까지 현재 겨우 19실점만 내주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참고로 훔멜스나 수보티치는 사힌처럼 도르트문트 유스출신은 아니다. 네벤 수보티치는 위르겐 클롭 감독과 함께 2008년에 마인츠에서 도르트문트로 건너왔고, 훔멜스는 원래 바이에른 뮌헨 유스출신이지만, 2009년 겨울에 시그널 이두나 파크로 합류했다.

 

  마츠 훔멜스 같은 경우에는 바이에른 뮌헨에 뛸 적에 프리시즌에서 엄청난 재능을 선보이며, 차세대 바이에른 뮌헨의 센터백으로 낙점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당시 극강이었던 루시우-데미첼리스(or 반부이텐) 라인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하고 결국 도르트문트로 임대갔고, 도르트문트에서 맹활약을 펼치다 결국 완전이적을 택하면서 뮌헨을 떠났다. 그가 꿀벌군단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본 바이에른 팬들은 훔멜스를 내준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현재 바이에른 뮌헨의 중앙수비는 거의 자동문급이다). 내가 보더라도 훔멜스를 붙잡고, 바트슈투버를 방출했어야 했다고 생각된다. 현재 훔멜스는 뢰브 감독에 눈에 띄어 독일 국가대표에도 승선했다.

 

  네벤 수보티치 또한 훔멜스 못지 않게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오히려 훔멜스보다 한 발 앞서서 유럽에서 두각을 내기 시작했다. 일찍이 마인츠에서 클롭 감독에 눈에 띄어 같이 도르트문트로 입성한 이후, 클롭 감독 지도 하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88년생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베테랑 수비수 뺨치는 실력을 뽐냈다. 그의 활약은 첼시 등을 비롯한 여러 클럽의 레이더망에 잡혔고, 현재 세르비아 국가대표에서 네마냐 비디치와 함께 철의 포백을 구축하고 있다. 도르트문트 입장에선 수보티치-훔멜스 라인은 도르트문트의 10년지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두 선수 이외에도 측면을 담당하고 있는 루카스 피스첵과 마르셀 슈멜처 또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도르트문트의 안정된 포백라인을 구축하게 했다.

 

 

(3) 분데스리가의 아시아 돌풍의 주역 : 카가와 신지

 

(이 20대 초반의 일본인이 펼친 원맨쇼 덕분에 분데스리가에선 아시아 돌풍이 불어닥쳤다)

 

  2009년에서 세레소 오사카 출신으로 J2리그 득점왕에 등극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는 그렇게 큰 주목을 받던 선수는 아니었다. 오히려 일본에선 그가 아니라 혼다 다이스케나 나카무라 슌스케, 하세베 마코토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리고 2010년 여름, 거의 공짜로 그가 독일 분데스리가, 그것도 도르트문트로 이적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여느 해외에 진출하여 실패한 일본 선수들처럼 단순히 유니폼 판매용으로 끝날 것이라고 심한 혹평을 했던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89년생 선수는 독일에서 엄청난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카가와 신지, 그가 분데스리가 전반기 내내 보여줬던 플레이는 마치 일본의 전설적인 미드필더인 나카타 히데토시를 연상케 하는 포스를 보여줬다. 나카타와 비슷한 플레이가 아니라 그와 같은 아우라, 즉 팀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인식시키며 차붐 이후로 분데스리가에서 아시아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첫시즌에, 그것도 전반기에만 8골. 그동안 유럽으로 진출한 아시아 출신 선수들 중에서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이 정도의 임팩트를 줬던 선수는 차붐 이래에 처음이었다. 박지성도, 나카타도, 유럽무대 첫시즌 초반부터 이정도는 아니었다. 만약 그가 아시안 컵에서 발목 골절상으로 시즌 아웃되지 않았더라면, 어느정도까지 보여줬을 지 상상조차 힘들 것 같다.

 

  물론 카가와도 다른 선수들처럼 '2년차 징크스'를 겪어 다음시즌에는 올시즌보다 좀 더 활약이 미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전반기에서만 보여줬던 능력을 감안한다면, 클롭 감독 하에 있는 동안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느껴진다. 아마, 일본에선 나카타 은퇴 이후 환상적인 미드필더를 찾게 될 지도 모른다. 어쨌든 카가와의 맹활약 덕분에 분데스리가에선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좀 더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4) 벌써 메수트 외질의 후계자 등장인가? : 마리오 괴체

 

(벌써부터 외질의 후계자로 점찍은 또 하나의 신동, 마리오 괴체)

 

  베르더 브레멘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미친 존재감으로 축구팬들에게 큰 인상을 줬고 현재 레알 마드리드에서 핵심으로 자리잡은 메수트 외질, 그가 월드컵에서 미친존재감을 보여줬다면 이 선수는 21세 이하 유럽대회에서 외질을 빙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독일 팬들을 흥분시켰다(이런걸 보면 정말 독일은 아주 그냥 유망주 풍년일세그려!! 어째 계속 나온대냐??). 이 선수는 불과 92년생이라는 점이다.

 

  '아이돌' 마리오 괴체, 누리 사힌에 이어 도르트문트가 자랑하는 또 하나의 위대한 산실이다. 괴체는 독일의 최고 유망주에게 수여하는 프릿츠-발터 상을 두번씩으나 수상할 정도로 독일 내에서 외질이나 마린급, 아니 그 이상으로 각광받고 있는 독일의 차세대 라이징 스타다. 괴체의 신드롬을 간단하게 평가하자면, 다이슬러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의 영향력이라고 보면 된다. 한마디로 '아이돌 스타'다.

 

  비록 초반에는 클롭 감독의 전술적인 영향으로 인해 전반기에는 같은 포지션 경쟁자인 카가와 신지에 밀리나 싶었지만, 카가와가 발목 골절로 시즌 아웃이 되자 후반기에 본격적인 그의 실력을 드러냈다. '독일의 메시'라 불리는 마르코 마린과 비슷한 체형, 그리고 드리블능력, 네드베드 뺨치는 활동량, 그리고 수준급의 패싱능력과 슈팅 정확도에 아직 92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임에도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최고의 멘탈까지. 슈퍼스타가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은 모두 갖추고 있으니, 도르트문트에게 있어선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기쁨이다.

 

  현재 괴체는 도르트문트의 핵심으로 자리잡았을 뿐만 아니라, 독일 국가대표로써도 데뷔했기 때문에 뢰브 감독이나 클롭 감독을 미소짓게 만들고 있다. 이제 다이슬러의 향수를 잊게 해줄 신동이 날개짓을 하기 시작한 셈이다.

 

 

 

3. '마이스터 샬레'라는 타이틀, 도르트문트를 재정난에서 구해내다.

 

  일단 리그 우승을 확정지음으로써 도르트문트는 확실한 수입원이 생기게 됐다. 바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다. 본선 32강행이 확정됨으로써 기본적으로 2000만 유로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출전 수당과 거의 고정적인 TV 중계권료 등을 포함한 금액으로 실제로 챔피언스리그 조별 라운드에서 전패로 탈락한다 해도 이 액수는 확실하게 보장된다. 유로파리그와 비교해 보면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얼마나 큰 자금원이 되는 지를 알 수 있다. 만일 올시즌 도르트문트가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하더라도 손에 놓게 되는 금액은 1500만 유로에 불과했다. 유독 중계권료와 그에 따른 배분이 높은 분데스리가인 만큼 유로파리그보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사활을 거는 것이 당연할 수밖에 없으며 리그 상위권에 속한 팀이 유로파리그와 리그에서 거의 동일한 시기에 중요한 일정이 잡혔을 경우 리그에 더 치중할 수밖에 없는 것 역시 이 같은 이유다.

  우승으로 인한 실리적인 이득은 이뿐만 아니다. 현재 메인 스폰서를 맡고 있는 에보닉(화학, 에너지, 부동산 등에 기반을 둔 종합 기업이다)은 우승을 차지할 경우 400만 유로의 추가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으로 계약이 맺어져 있어 도르트문트는 추가 수입이 보장된 셈이다. 그밖에도 올시즌 리그 우승으로 향후 더 좋은 조건의 스폰서 계약이 기대된다. 7만명 이상의 관중 동원력을 자랑하는데다 챔피언스리그에 고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면 더 좋은 조건의 스폰서십 계약은 당연한 일이다. 메인 스폰서 외에도 서브 스폰서들 역시 우승에 따른 보너스가 더해져 추가로 2~3백만 유로의 보너스가 추가로 기대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리그 우승을 통해 DFL(독일 축구리그, 독일 1, 2부리그 36개팀들의 연합체)로부터 TV 중계권료 배분 및 우승 보너스 275만 유로를 추가로 지급받는 점 역시 가외 수입이다. 특히 중계권료 배분이 지난 시즌보다 5백만 유로가 인상돼 2723만 유로로 확정돼 이 역시 매력적이다. 물론 중계권료 배분은 모든 구단에게 동일해 도르트문트만 이득을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우승 보너스 만큼은 추가로 챙기게 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타팀들에 비해 더 큰 이익을 보게 된 셈이다. 한마디로, 도르트문트는 이 리그 우승 한 번으로 빚을 말끔히 청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소리다.

  그밖에 주식 회사 형태인 도르트문트는 리그 우승으로 주식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여 결과적으로 자산 가치도 높아진 셈이다. 시즌 개막 이전 1유로 안팎이었던 도르트문트의 주가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점진적으로 상승해 현재 3유로 정도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2000년 당시 11유로였던 것에 비하며 아직 과거의 액수를 회복할 만큼은 아니지만 이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추가적인 이윤이 기대된다.

 

  

Epilogue. 도르트문트의 리그 우승이 주는 교훈

 

  9년만의 리그 우승으로 지난 몇 년간의 어려웠던 시절을 상쇄할 만큼의 재정을 확보할 수 있게 된 도르트문트로서는 다시금 명문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누릴 당시 이른바 '빅네임' 들을 통해 우승을 일궈낸 것과 달리 올시즌 우승은 존재감이 크지 않은 이른바 '노네임' 들로 우승을 일궈냈고, 이렇게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려 리그를 제패할 수 있음을 증명하면서 중소 규모의 클럽들에게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물론 도르트문트 자체가 중소 클럽은 아니지만 두텁지 않은 선수층과 신예 선수들을 주축으로도 우승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시즌이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다른 상위권 팀들과 달리 선수층 자체가 두텁지 못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선수 영입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2000년대 초반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이후 이들이 줄부상을 당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진 아픈 경험이 있는 도르트문트로서는 이에 대한 두려움이 크겠지만, 올시즌 유로파리그를 병행하면서 느꼈던 스쿼드의 두께를 생각한다면 망설여선 안된다는 점이다.

 

  다행히 클롭 감독과는 2014년까지 계약이 연장되어있는 상황이고, 신동인 괴체 또한 2014년까지 계약을 연장체결했다. 현재 누리 사힌도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재계약 협상 중이라고 한다(에이전트가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을 마쳤다고 했지만, 이에 대해 사힌 본인이나 도르트문트는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대답했기에 사실이 아닌 것 같다). 도르트문트가 핵심 선수들을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지키면서 좋은 선수들을 영입한다면, 2011년을 기점으로 하여 바이에른의 독주체제를 완전히 걷어내는 대항마로 확실히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참조 : 파산까지 몰렸던 도르트문트, 우승으로 재정 확충 전망 http://www.soccerline.co.kr/bundesliga/news_list/index.php?menu=viewbody&number=16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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