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앙 미쿠의 백넘버 10번을 짊어질 자가 나타나다.
(브레멘의 플레이메이커였던 요앙 미쿠가 프랑스로 돌아감과 동시에 혜성처럼 나타난 디에구 리바스)
'프랑스의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에 의해 빛을 보지 못했지만, 베르더 브레멘 내에서만큼은 지단의 인기를 능가했던 브레멘의 플레이메이커이자 패스 제조기 요앙 미쿠는 고향팀인 보르도로 돌아가 보르도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할 것이라고 선언했고, 이 선언은 브레멘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겨줬다. 그의 갑작스런 일방통보로 인해 브레멘 프론트는 그의 대체자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스카우터를 막 띄우기 시작했고, 그가 프랑스로 건너가고 난 뒤, FC포르투에서 한 젊은 브라질리언을 거액을 들여서 데려왔다.
하지만, 그가 막 독일무대로 건너왔을 때, 독일 언론에서 과연 그가 브레멘의 핵심인물이었던 미쿠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지 물음표를 던졌다. 사실, 미쿠의 존재감은 단순히 스탯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무게감이 존재했었기 때문이다. 그가 이적해오던 초반에만 하더라도 그의 실력에 불신이 쌓여있었던 건 사실이다. 포르투 시절에도 팀을 좌우하는 선수는 아니었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그는 독일에 어느정도 적응하자 그를 비웃었던 여론들을 향해 보란듯이 브레멘을 휘젓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프링스+피사로와 함께 환상의 콤비를 구축하며 단숨에 베르더 브레멘, 아니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3대 플레이메이커로 등극했다. 그가 바로, 디에구 리바스 다 쿠냐(이하 디에구)다.
브레멘 시절에 라파엘 반더바르트(前 함부르크),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와 함께 분데스리가 3대 플레이메이커에 등극했던 디에구지만, 사실 그 기간동안 포스를 봤을 때에는 디에구가 가장 임팩트가 강했다고 생각이 된다. 브라질리언다운 개인기와 창의성, 그리고 공격형 미드필더 답지 않은 득점력까지(브레멘에서 뛰는 세시즌동안 38골이나...!!). 오죽하면, 디에구의 퍼포먼스에 대해 그당시 분데스리가 최고의 미드필더라 불리는 미하일 발락과도 비교분석까지 했었으니, 이정도면 디에구의 능력이 어느정도였는지 실감할 수 있다.
2. 이탈리아에서의 실패, 그리고 다시 분데스리가로 리턴
(그가 비안코네리의 일원이 될때까지만 하더라도 그의 내리막길을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렇게 독일 내에서 신내림 받은 듯한 플레이를 선사했던 디에구는 마침내 빅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게 된다. 다름 아닌 이탈리아의 제왕인 유벤투스였다. 당시 유벤투스는 파벨 네드베드의 은퇴와 맞물려 그를 대체할 수 있는 키플레이어가 필요했었다. 아직 '판타지스타'이자 비안코네리의 주장인 알레산드로 델피에로가 건재했지만, 그도 어느덧 나이가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었기에 길어봐야 2,3년이라 판단했던 것이다(뭐, 현재까지 자기관리 철저하게 하면서 활약하는 알레를 보면 그저 감탄!!). 그래서 유벤투스는 네드베드+델피에로의 후계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게 그는 '2+8= 차세대 10번'이라는 의미가 담긴 등번호 28번을 배정받으면서 토리노를 한껏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하지만, 한시즌동안 이탈리아에서 보여줬던 그의 플레이는 솔직히 기대했던 것에 비해 매우 실망적이었다. 물론, 여기서 페라라 감독과 자케로니 감독이 디에구를 제대로 활용할 줄 몰랐던 점도 어느정도 영향이 미쳤지만, 유벤투스에서 디에구는 기복이 매우 심한,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어느 날은 브레멘시절 모습이었다가도, 또 다음날 지나면 지난 경기에서 그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그 디에구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형편없는 모습을 보였었기 때문이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그의 유벤투스 합류가 팀의 밸런스를 망쳐놨다는 평도 있었다. 확실히 디에구의 공격력에 있어서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지만, 수비가담이나 협력 플레이에 있어서는 말들이 많았고, 특히 자기 혼자 해결하려는 버릇이 발동되었다. 결국, 그런 성향까지 보이면서 한시즌만에 최악의 먹튀로 돌변했고, 결국 새로 임명한 쥐세페 마로타 단장에 의해 분데스리가로 돌아갔다(디에구의 삽질은 장-클로드 블랑 前 유벤투스 단장까지 사라지게 만들어버렸다. 다만, 디에구와 같이 삽질해서 사라질뻔했던 필리페 멜루는 지금 피오렌티나 시절로 돌아와서 토리노의 아이돌이 되어버림으로써, 디에구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3. 볼프스부르크를 망치는 문제아로 전락하다
(독일로 돌아온 디에구, 하지만 그는 브레멘 시절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문제아로 돌변했다)
펠릭스 마가트 감독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게 된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은 러시아로 떠나버린 '보스니아 지단'인 즈베즈단 미시모비치의 빈 자리에 대해 엄청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한 고민의 결과, 과거 프링스와 함께 분데스리가 중원을 누비며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디에구를 다시 분데스리가로 불러들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세리에A에선 실패했더라도 분데스리가에선 몇시즌을 뛰었었고, 뛰는 동안 눈부신 활약을 펼쳤으니 적응문제 등에 있어선 별 걱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은 디에구의 합류 이후에 더 골치를 썩혀야했다. 유벤투스에서 팽당했던 것이 그의 심경에 엄청난 영향을 줬던 것인지, 그는 볼프스부르크로 와서 거의 안하무인급 수준으로 팀의 분위기를 해치기 시작했다. 전반기엔 팀 동료인 사샤 리터의 따귀를 때리는 것을 시작하여, 심지어는 자기멋대로 PK를 차서 벌금까지 물었다(제멋대로 찼는데, PK 실축... 풉). 그리고 욕심이 지나칠 정도로 많아졌다는 것이다. 즉, 뭐든지 전술은 무조건 자기 중심으로 이뤄져야만하고, 프리킥+코너킥+PK는 다 자기가 차야 하고, 동료에게 원터치패스따윈 없고 무조건 혼자 드리블해서 뚫으려고 하는... 말그대로 혼자 축구하고 있는 것이다(이 때문에 맥클라렌 감독은 선수 관리 미숙이라는 명목으로 경질되었다).
팀의 에이스이자, 주장인 에딘 제코가 떠나고 난 뒤에는 더더욱 심해졌다. 구자철이 볼프스부르크에 합류한 이후, 볼프스부르크의 경기를 지켜봤던 축구팬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디에구의 그 독단적인 행동들... 가뜩이나 볼프스부르크의 공격수들이 떠먹여주는 패스도 제대로 골로 성공못시켜서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멋대로 경기운영하려는 그 이기심(솔직히, 그 막나가는 플레이 때문에 구자철의 경기출전에도 적잖게 영향을 받았으니깐). 그리고 수비따위는 그냥 동료선수에게 아예 맡겨버리고 있으니 어지간히 불편한 존재가 아니다.
그렇게 제멋대로 플레이를 하다보니, 결국 구원투수로 볼프스부르크로 건너온 펠릭스 마가트 감독은 호펜하임과의 1부리그 잔류를 놓고 붙는 경기에서 디에구를 과감하게 선발에서 제외시켰다. 그 판단에 불만을 품은 디에구는 마가트 감독과 심각한 대립관계를 만들며 팀을 무단이탈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경기가 끝난 후에, 디에구는 팀 동료이자 주장인 아르네 프리드리히를 통해 감독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다고 했지만, 정작 마가트 감독은 그런 문자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하여 주장하며, 현재 디에구를 옛소속팀인 브라질의 산토스로 넘겨버리려는 회의까지 벌이고 있다고 한다.
현재 디에구는 볼프스부르크와 2014년까지 무려 연봉 600만 유로에 달하는 거액의 계약을 맺고 있는 상태(이정도 금액이면 거의 루니와 동급이라고 해도 무방.... 그냥 리버풀의 조콜처럼 주급도둑이라 불릴 정도). 하지만, 마가트 감독과 볼프스부르크는 이미 그를 잡으려고 하는 생각을 포기한 것처럼 보이며, 그를 팔아넘기고 스트라이커를 데려오려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디에구를 팔아넘기고 한때 마가트 감독과 함께 볼프스부르크의 영광을 누렸던 '보스니아 지단'인 미시모비치 리턴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디에구가 다시 정신차리고, 팀을 위한 이타적인 자세로 급선회한다면 이 파국으로 치닫는 분위기를 막을 순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전혀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다고 보긴 힘들고,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너버렸다. 볼프스부르크가 다음시즌에 부활의 날개를 펴기 위해서는(+구자철이 볼프스부르크에서 한축을 잡기 위해선), 팀분위기를 해치고 있는 디에구를 계약해지를 시켜서라도 이별을 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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