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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부는 자폭이다, 사생결단 단두대매치. 위건 vs 웨스트햄

J_Hyun_World 2011. 5. 14. 08:30

 

 

  유럽 각 리그는 어느덧 우승팀의 윤곽이 거의 드러났거나, 확정된 상태다. 독일에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2경기를 남겨두고 마이스터 샬레로 등극하면서 9년만에 정상에 올라섰고, 이탈리아에선 AC밀란이 밀라노 형제인 인테르의 독주를 저지하고 7년만에 세리에A 왕좌로 복귀했다. 스페인에선 바르셀로나가 리그 3연패를 달성하면서 또다시 스페인 정복자를 증명했고, 막판까지 치열할 뻔 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엄리그도 맨유가 첼시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2대1 완승을 일궈내면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맨유는 승점 1점만 추가하면 우승확정).

 

  리그 마지막에 우승자가 가려지면서 또 한편,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그에서 강등되는 팀들 또한 존재한다. 그렇기에 리그 마지막 라운드까지 펼쳐지는 강등권 도그파이트도 상당히 재밌다(여기서 베팅을 걸어 돈을 챙겨가는 겜블러들도 더러 있다). 그래서 잠시나마 베팅에 도움이 되려고(응?), 강등권 최대 빅매치에 대해 정보를 하나 흘려줄까 한다.

 

 

 

무승부는 곧 자폭, 사생결단을 내자! 위건 vs 웨스트햄

 

 

(니가 떨어져야 내가 산다, 본격 사생결단 매치. 19위 위건 vs 20위 웨스트햄)

 

  이번 주말, 10/11 시즌 EPL 경기들 중에 가장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단두대 매치가 잡혔다. 바로 리그 '꼴지'인 웨스트햄과 웨스트햄 바로 앞에 있는 '꼴지 앞'인 위건의 사생결단 매치. 05/06시즌에 EPL로 승격한 위건과 웨스트햄(위건은 최초 승격, 웨스트햄은 2003년 강등이후 다시 승격했다)은 그동안 EPL에서 나름 한 축을 담당하며, EPL을 대표하는 클럽들로 자리매김을 했었지만, 근 4~5년간 매시즌 후반 막바지까지 강등권 커트라인에서 곡예 줄타기를 선보이면서 아슬아슬 잔류를 택했던 팀들이다.

 

 

(이게 무슨 강등권 팀 스쿼드야? 웨스트햄 로컬인 마크 노블과 EPL 올해의 선수상 후보 스콧 파커)

 

  참 재밌는 건, 이 두 팀이 확실히 강등권이라고 하기에는 좀 믿겨지지 않는 스쿼드를 지녔다는 것이다. 특히, 웨스트햄 같은 경우에는 올시즌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올라가있는 미드필더 스콧 파커와 웨스트햄 로컬 출신인 마크 노블을 비롯하여, 매튜 업슨, 로버트 그린, 토마스 히츨스페르거, 로비 킨, 뎀바 바, 발로 베라미 등 각 나라 국가대표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즐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스쿼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리그 꼴지라는 점은 EPL 리그 자체가 빡센건지, 아니면 감독인 아브람 그랜트가 무능력 한 건지 당최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다(나는 후자가 맞는 것 같다).

 

  위건도 그렇게 따지고 보면, 19위라는 게 조금 의아스럽다. 위건 에이스였던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맨유로 이적한 후에 전력이 상당히 약화되었지만, 젊은 감독인 로베르트 마르티네즈 감독이 톰 클레버리나 알리 알 하브시 등을 임대 이적해오는 등 나름 알짜배기로 올시즌에 전력을 많이 보강했었다. 하지만, 꽤나 많은 선수들을 동시에 데려와서일까, 아니면 팀의 구심점인 은조그비아에 지나치게 의존해서일까? 항상 이길 것 같으면 비기거나, 질 것 같으면 극적인 무승부로 만들어서 무재배가 숱하게 재배한 나머지 19위까지 밀려난 것이다.  

 

(올시즌 볼튼에서 임대와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오만쇼크의 주역' 위건의 알리 알 하브시)

 

  그러나 올시즌은 두 팀 다 잔류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남은 경기 일정>

 

    15위 블랙번(승점 39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H) - 울버햄튼 울브즈(A)

    16위 버밍엄(승점 39점) : 풀햄(H) - 토트넘 핫스퍼(A)

    17위 울버햄튼(승점 37점) : 선더랜드(A) - 블랙번 로버스(H)

    18위 블랙풀(승점 36점) : 볼튼 원더러스(H)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A)

   19위 위건(승점 36점) : 웨스트햄 유나이티드(H) - 스토크시티(A)

   20위 웨스트햄(승점 33점) : 위건 아슬래틱(A) - 선더랜드(H)

 

 일단 19위인 위건에 비해 승점 포인트 3점이 부족한 웨스트햄은 위건과의 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만 잔류할 수 있는 희망의 한가닥을 잡을 수 있다. 만약 지게 된다면, 사실상 강등이 먼저 확정되어 챔피언쉽 우승팀인 퀸스파크레인저스(이하 Q.P.R.)와 바톤 터치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FM식으로 표현하면 투사들을 집결시켜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웨스트햄이 만약 승리를 거두게 된다면, 15위인 블랙번부터 18위인 블랙풀까지 마지막라운드까지 지켜봐야할 사상초유의 도그파이트가 전개 될 것이다(여기서 맨유의 역할이 상당해지는걸? 맨유는 강등권팀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고 우승확정을 위해 두 경기 다 양민학살을 할 것 같은데...).

 

  위건이 만약 이 경기에서 이기게 된다면, 웨스트햄을 먼저 강등시키고 그나마 숨통을 틔울 수가 있다. 그리고 막판에 스토크시티를 만나기 때문에 스토크시티와 최소 비기기만 한다면 잔류의 가능성은 꽤나 높아질 것이다. 그동안 위건이 무승부 재배가 꽤나 많았기 때문에 웨스트햄전만 확실하게 잡아두기만 하면, 그들은 다음시즌에서도 EPL을 밟을 수 있을 것이다(경기 일정이 가장 잔인한건 어째보면 블랙번, 울버햄튼, 블랙풀인건가???).

 

  두 팀 최근 성적을 비교해보면, 웨스트햄은 요 근래 이겼던 경기는 거의 없었다. 물론 좋은 경기력을 펼쳤던 적도 있었지만, 가장 최근에 이겼던 경기가 지난 3월 6일에 열렸던 스토크시티와의 홈경기에서 3대0 승리를 거뒀다. 위건은 그나마 지난달 16일에 블랙풀 원정경기에서 3대1 승리를 맛보았고, 강팀들과의 대결에서도 숱한 무승부를 거두면서 될듯말듯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즉, 요즘 폼으로만 따지자면, 위건이 웨스트햄보다 좀 더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스쿼드의 퀄리티 부분에서는 웨스트햄이 조금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있다.

 

  이번 경기로 인해 8년만에 또 한 번 강등되는 웨스트햄이 될 것인가, 아니면 2005년 승격 이후 6년만에 챔피언쉽으로 떨어지는 위건 애슬래틱이 될 것인가. 이번 주말 EPL 37라운드에서 결정날 것이다.

 

  P.S : 솔직히 개인적인 바람이 들어간다면, 나는 일단 웨스트햄이 잔류했으면 좋겠다. FM하면서 꽤나 정들었던 팀인데...그랜트 이아저씨가 망쳐놓고 있어 정말...지금 웨스트햄 보고 있으면 요즘 울산이 먼저 생각나는 건 왜일까... 뭔가 두 팀이 비슷한 느낌이 든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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