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축구/호랑이의 집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울산의 숨은 주역들

J_Hyun_World 2011. 6. 20. 15:56

 

 

  초반에 심한 난조를 보이며 리그순위가 꼴지인 강원과 바통터치할 정도로 거의 밑바닥까지 내려갈 것처럼 보이던 게 벌써 한달 전인데, 어느덧 순위가 7위까지 치고오르면서 슬슬 시동이 걸리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솔직히 지금 멤버로 아직 7위 밖에 못하고 있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해야할까? 분명 김호곤 감독이 무슨 바람이 들어서인지 그동안 지지하는 서포터즈마저 짜증나게 하던 답답형 효율축구를 하다가 요근래에 자신이 입버릇처럼 말하던 공격축구(?)로 슬슬 전환하는 움직임이 보였고, 그 덕택에 서산원정에서 치룬 제주와의 경기에서 패배한 이후, 줄곧 무패가도를 달리고 있다.

 

 근데, 내가 생각하기엔 김호곤 감독의 생각이 전환되었다기 보단 울산 선수들이 악에 받쳐서 미친듯이 뛰는 것처럼 느껴진다. 프론트는 서산사태를 저질러 놓고 아직도 팬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시치미 떼고 있지, 거기에 모자라 아직도 온라인스토어 열지 않고 있으며, 그에 분노한 처용전사들은 아직도 서포팅 거부하고 있고, 그 때문에 팀 성적에까지 영향을 미치니 이제 남은 거라곤 악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뭐 전부가 잘하고 있는 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뭐, 아무튼 지금 울산의 상승세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숨은 주역들에게 대하여 하나하나 소개해보려 한다(이것은 지금 전북, 포항, 수원, 서울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울산을 대놓고 홍보하기 위함이다).

 

 

 

1. 울산의 득점은 내가 책임진다! 곽태휘, 그리고 김신욱

 

(올시즌 '곽격수'로 불릴 정도로 수비와 득점 전부 책임지고 있는 히어로 곽태휘)

 

  지지자들마저 질식시키게 만드는 호로곤식의 효율축구는 기본적으로 두터운 수비에 무게를 두고 시작한다. 현재 울산은 리그 14라운드가 끝난 시점에서 16실점을 기록하며 16개팀들 중 최소실점부문 단독 3위에 올라있다(1위는 전남 : 10실점, 2위는 포항 : 14실점). 이것만 보더라도 울산의 수비가 이중, 삼중으로 겹겹히 걸어잠근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에 비해 득점은 15골에 그치는 모습을 보이며, 공격력이 상당히 약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이 승리할 수 있는 요인은 바로 이 사람이 차지하고 있다. 바로, '곽격수' 곽태휘!! 아시안컵에서 불운의 PK를 내주면서 폼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며 많은 지적을 받던 곽태휘는 올시즌에 울산으로 이적하면서 부활의 의지를 불태웠다. 이적하자마자 울산의 주장완장을 차던 그는 유경렬과 김치곤이 떠난 울산의 수비진을 바로잡으면서 안정감을 빨리 찾는데 크나큰 공헌을 세우고 있으며, 세트피스 시에서도 매서운 움직임으로 4골을 뽑아 팀내 득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만약 곽태휘가 울산에 오지 않았더라면, 득점력이 빈약한 울산의 골가뭄은 지금보다 더 심해졌을 것이며, 상상조차 하기도 싫다(아오 ㅡㅡ). 곽태휘보다 골 수가 적은 공격수들은 죄다 반성하길!! 특히, 설 모씨...

 

 

  곽태휘의 득점력에 비교적 묻힌 감이 없잖아 있지만, 김신욱의 골감각도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토트넘의 크라우치나 버밍엄의 지기치를 연상케할 정도로 2m에 가까운 큰 키(196cm)로 공중볼을 죄다 따내면서 높이를 이용하여 주로 골을 넣는다. 이 때문에 김신욱에 대한 플레이에 대하여 호불호가 제법 갈리긴 하지만, 제공권을 선점하여 상대방보다 우위에 있다는 건 상대방이 수비하기엔 상당히 껄끄러운 부분이다(이탈리아의 루카 토니도 이걸로 재미봤잖아?).

 

  리그에선 4골로 곽태휘와 팀내 득점 공동 1위지만, 리그컵에서는 5골로 득점왕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리그컵에서 파죽지세인 울산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2. 공격의 시작은 풀백의 오버래핑이다. 울산의 특급도우미 최재수

 

(지난시즌에 김동진의 백업으로 가려져있었지만, 올시즌엔 확실히 존재감을 보여주는 최재수)

 

  곽태휘나 김신욱의 득점력도 중요하지만, 이 선수의 능력 또한 상당히 칭찬받아야한다. 다만, 그의 인지도가 조금 떨어지기에 다소 주목받지 못하는 것 같다. 바로 울산의 특급 도우미, 최재수다.

 

  지난시즌 상무를 제대하고 친정팀 서울 대신에 울산으로 합류한 최재수는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주전붙박이였던 김동진에 의해 비교적 주목받지 못했고, 단지 "김동진의 백업"이라는 인식이 매우 강했었다. 하지만, 올시즌은 작년과 달리 정반대의 행보다. 울산의 경기를 유심히 지켜본 사람이면 잘 알겠지만, 울산이 항상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항상 시작은 최재수의 오버래핑에서 시작한다.

 

  그의 공격적인 오버래핑은 울산의 공격전환에 상당히 도움을 주고 있다. 그가 올린 왼발 크로스로 올린 도움만 하더라도 벌써 7개(리그+컵대회 합친 기록)다. 즉, 김신욱이나 곽태휘가 제공권을 이용하여 올린 득점의 대부분을 전부 최재수와의 합작품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가 왼쪽에서 줄곧 오버래핑하면서 상대를 위협을 주는 덕분에 팀동료들은 공격에 대한 부담을 그나마 덜 느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단점으로 지나치게 공격적이라 상대방이 역습으로 순간 돌아설 때 종종 뒷공간을 내준다는 단점이 있지만, 곽태휘나 이재성 등이 최재수의 자리를 충분히 커버해주고 있다.

 

  물론, 최재수 이외에도 풀백 파트너인 이용의 활약 또한 준수하다. 비록 현재 울산의 오른쪽 풀백의 주전은 송종국이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송종국이 수원시절에 비해선 기량이 많이 하락했고, 공격에 활기를 주지 못하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그에 비해 이용의 경우에는 나이가 젊어서 그런지 몰라도 상당히 적극적이며, 공수 가담능력이 송종국보다 더 낫다고 느껴질 정도다(다른 K리그 팬들이 이용을 탐내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법). 그가 얼만큼 성장하느냐에 따라서 울산의 측면 수비에 큰 영향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3. 빅크라운에서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한 루키, 이재성

 

  최재수와 이용말고도 또 하나 건져낸 값진 재능이 있다면, 바로 이 선수! 이재성을 빼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지난 시즌, 수원에서 임대해온 센터백으로(염기훈을 내주는 대신에 이재성을 얻었다. 이 트레이드건은 수원팬들의 엄청난 분노를 사게끔 했는데, 솔직히 우리팀 선수들 많이 데려갔으면서 수원 너네가 그런말 자격은 있는지?), 주전이었던 유경렬과 김치곤의 백업요원으로 시작하였다. 하지만, 울산에선 겨우 4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그러나 이재성의 잠재능력이 돋보였기에 울산은 그를 완전이적시키면서 울산 선수로 만들었고, 올시즌에 곽태휘의 파트너 자리를 놓고 강민수와 주전경쟁 중이고, 현재 리그에서 8경기를 소화했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에, 나는 강민수보다는 이재성이 훨씬 뛰어나다고 판단하고 있다. 큰 키의 수비수답지 않게 빠른 발과 민첩성, 순발력이 뛰어나며, 제공권은 말할 필요도 없다. 더군다나 곽태휘 못지 않게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울산이 밀어부치고 있는 높이 축구의 핵심선수이기도 하다. 또한 도전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공수 양방면에서 여러 용도로 쓰임새가 있다.

 

  울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덕분이었는지, 조광래 국가대표 감독도 그를 국가대표로 호출하였고, 아직 데뷔경기를 가지지 못했지만, 지금 흐름으로 봐선 조만간 A매치에 데뷔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그의 성장세가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훗날 최소한 곽태휘와 동급, 이정수의 대체자 중 유력한 한 명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울산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

 

  리그 초반에 비해서 비교적 전력이 안정화되어있고,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정도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고, 호로곤씨도 여기서 안주하면 곤란하다. 김정남 감독 재임시절 까지만 하더라도 울산은 못해도 3~5위 이내 들었었던 우승후보로 분류되는 팀이기 때문이다. 다시 우승후보 전력으로 돌아가려면 아직도 손봐야 할 부분은 널려있다.

 

  가장 골치아픈 문제는 울산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용병들의 기량이다. 국내선수들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외국인 용병들의 기량 또한 리그 우승의 향방을 가르는 데 엄청난 영향을 준다. 수원이 외국인 용병의 기량저하로 인해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점과 그에 반해 외국인 용병들이 잘 융화되어 천하무적으로 군림한 전북의 사례만 보더라도 외국인 용병의 중요성이 얼마나 차지하는 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다.

 

  현재 울산은 외국인용병쿼터 3+1을 전부 채우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뛰고 있는 선수들의 기량은 영 시원찮다. 까르멜로와 오르티고사가 떠날 때 유일하게 남았던 에스티벤은 부상 여파와 체력 소모가 심한 탓인지 영 힘을 못쓰고, 아시아쿼터를 이용해 사우디에서 공수해온 공격수 나지는 이번 여름에 당장 팔아야 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아무런 도움이 되질 못하고 있다). 거기다가 J리그 최고의 용병으로 불렸던 미드필더 매그넘은 자기 관리가 소홀한 탓인지 영 엉망이다(이런 애가 어떻게 J리그 최고 용병이라는거지 ㅡㅡ). 처용전사 정보에 의하면, 현재 R리그에서 입단테스트를 받고 있는 외국인 선수가 2명이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이번 여름에 외국인용병 교체가 이뤄질 것 같다. 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호주와 리즈를 대표하는 해리 키웰이 아시아 무대로 옮길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참에 키웰이나 확! 질러버려서 깜짝 영입해버렸으면 좋겠다(울산도 수원못지 않게 엄청난 자금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팍팍 쓰라고!!).

 

  또 하나의 문제점은 역시나 '설기현'이다. 지난 주말에 열렸던 인천과의 홈경기에서 전반에는 마치 레딩시절 빙의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으나, 후반으로 접어들자마자 그는 클로킹해버렸다.... 현재 그의 스탯은 2골 2도움. 근데 이 2골도 PK로 집어넣은 것이기 때문에 그저 화가 난다. 확실히 그의 플레이를 볼 때마다 느끼지만, 냉정히 말해 서브로 사용한다면 모르겠지만 더이상 주전감이라고 생각들지 않는다. 차라리 벤치를 달구고 있는 이진호가 움직임이나 골감각이 훨씬 좋은데도 불구하고 호로곤씨는 이진호와의 사적인 감정 때문에 그를 죽어도 선발로 기용하려 하지 않는다(아이고 이 영감 진짜..). 설기현에 대한 지나친 집착도 이제 버려야 할 때가 왔는데도 불구하고, 호로곤씨는 그걸 모른다(자기만 모르고 있다는거).

 

  그리고 중원에서 최전방으로 이어지는 볼배급에서도 조금 문제가 보이고 있다. 그나마 고창현의 움직임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오른쪽 측면에서 쇄도하는 공격루트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지만, 중원에서 쉴새없이 볼 배급이 되지 않고 있으니, 계속 김신욱의 헤딩을 노리는 킥앤러쉬로 죽어라 밀어부치고 있다. 물론, 김신욱의 높이를 이용하는 것은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중원을 내준 상태에서 공중볼만 장악하기에는 경기에서 승리하는 데 한계를 가지고 있다. 중원에서 조율하는 미드필더를 공수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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