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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FIFA가 인정한 공식더비 '영남더비' 포항 vs 울산

J_Hyun_World 2011. 4. 23. 09:49

 

 

  K리그 7라운드에 K리그 역사상 최고의 더비 매치가 열린다. 우리는 흔히 K리그 최고의 더비 경기를 수원과 서울의 경기로 알고 있지만, 사실 이 두 팀의 경기가 수원과 서울의 라이벌 경기보다 더 역사가 깊고, 더 치열했다. 바로 '영남 더비', '동해안 더비', '7번국도 더비' 등등으로 불리며 K리그의 가장 오래된 라이벌 매치인 포항과 울산의 경기가 이번 7라운드의 하이라이트다.

 

(FIFA 홈페이지에서도 인정한 공식 더비 "포항 vs 울산")

 

  그동안 포항과 울산과의 경기는 언제나 치열했고, 항상 결정적인 순간마다 이 두 팀이 마주쳤다. 내가 예전에 울산 공설운동장에서 직관했었던 98년 플레이오프 2차전(당시 김병지가 헤딩골 넣던 그 경기), 그리고 울산의 수문장이었던 김병지가 포항으로 건너가면서 더 치열해졌던 두 팀, 그리고 몇차례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면서 명경기를 펼쳤던 두 팀이었기에 이번 더비도 뭔가 큰 게 나올 것 같고, 이 경기 여파로 안정적이라 여겨졌던 감독 자리도 단번에 위태로울 수도 있다(찔리는 사람은 말안해도 알겠지만...). 내일 오후 3시에 열릴 포항과 울산과의 경기에 대한 관전 포인트 몇가지를 집어보려고 한다.

 

 

 

Point 1. 완벽함을 추구하는 공격 축구 vs 무조건 90분간 걸어잠그는 질식 축구

 

(공격의 끝판왕 vs 수비의 끝판왕, 선수시절 뛰던 포지션 따라 팀 색깔도 닮아간다더니...)

 

  요즘 포항은 거의 무적이라고 칭해도 아깝지 않는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항간의 평으로는 포항이 파리아스 감독시절로 돌아왔다고는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포항은 파리아스 시절보다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 포항은 단순히 공격만 하는 팀이 아니라는 뜻이다. 황선홍식 공격축구와 파리아스식 공격축구를 비교해보자면, 황선홍감독이 좀 더 밸런스를 유지하는 타입이며, 수비로 전환시에 대처하는 방법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예전에 파리아스의 포항을 본다면, 수비시에는 공을 라인 밖으로 걷어내는 모습을 주로 볼 수 있었지만, 황선홍의 포항의 경우 공을 라인 밖으로 걷어내기 보다는 여유를 가지며 공을 앞으로 몰고 나오는 방법으로 바뀐 것이다(포항의 플레이를 보고있자면, 정말 뭔가 여유가 넘친다). 그렇게 체질 개선을 한 덕분에, 포항의 패스가 예전보다 더 화려하게 바뀐 것이다. 마치 바르셀로나의 6관왕 달성시절을 연상케하는 전술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울산의 경우에는 포항과 달리 보는 관중마저 토하게 만들 정도로 상대를 90분 내내 질식시키는 수비축구로 일관한다. 화려한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그 선수들의 능력을 전부 다 죽여놓는 '질식축구'. 김호곤 감독은 언제나 자신은 공격축구를 지향한다고 말을 하지만, 사실 공격축구라곤 단 한 번도!! 내 눈으로 본 적이 없었다(공격축구라는 개념을 알고나 쓰는건지 모르겠지만...). 울산의 경우에는 수비지향적 3-4-3 을 쓰면서 상대방에게 반코트게임을 허락할 정도로 상대를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이면서 수비로 일관한다. 그러다가 역습찬스가 생기면 최후방에 있는 곽태휘나 최전방에 있는 김신욱의 높이를 이용하여 골을 넣는 참으로 단순한 패턴으로 일관한다. 즉, 울산은 수비와 힘으로 밀어부치는 그야말로 단순한 전술 밖에 없다(김정남 영감님도 수비축구였다지만 이딴식으론 안했다 우웁).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이나 선수들에게 심어주는 위닝 멘탈리티 등등을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황선홍 감독이 우위에 서있다고 본다. 아무래도 포항 프렌차이즈 스타이다보니 누구보다도 포항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다가, 매 경기 전 인터뷰때마다 신중하게 대답하면서도 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거기다가 축구팬들에게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려는 프로다운 자세까지... 이러니 포항이 잘나가는 이유인 것 같다.

 

 

 

Point 2. 득점력이 빈곤한 공격수들, 누가 먼저 골가뭄을 탈출할까?

 

  이 경기에서 또 하나 볼거리는 바로 양 팀 공격수들의 골가뭄 탈출 여부다.

 

  먼저 포항의 경우에는 6라운드까지 무려 10골을 터뜨리면서 팀득점 부분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10골 중에서 공격수들이 기록한 골은 단 2골에 그친다는 점이 문제다. 득점분포도가 고르게 퍼져 있어 좋은 점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공격수들이 골을 넣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플레이라도 2% 부족한 평을 듣곤 한다. 그렇기에 포항이 더 무섭게 변모하기 위해서는 용병 트리오(아사모아-슈바-모따)가 골가뭄에서 탈출해야만 한다.

 

  울산도 이 부분에 있어선 포항과 비슷하다. 아니 어쩌면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울산이 6라운드까지 총 6골을 넣었는데, 그 중 2골은 공격수인 김신욱이 만들어냈지만, 나머지 4골은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인 곽태휘(3골)와 이재성(1골)이 만들어낸 것이기에 이건 뭐 할말을 잃는 수준이다. 제아무리 김신욱이라해도 그가 혼자 골을 만들어내는 유형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공격수들이 득점하지 못하면 울산은 일단 이기는 경기는 못한다(그냥 곽태휘를 최전방으로 올려보는게 어떠냐 호르곤아?).

 

  양 팀 공격수들, 이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하면 골가뭄이 상당히 오래 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Point 3. '황카카' 황진성을 막아라.

 

(포항에선 '황카카'님이 대세라지요~ 요즘은 황진성 전성시대)

 

  포항에서 가장 무서운 부분이 바로 이 미드필더 라인이다. 황진성-김재성-신형민 라인, K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미드필더 라인으로 떠오르면서 상대팀에겐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특히,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수원이 2대0으로 완벽하게 패배했을때 당한 요인이 바로 이 미드필더 3인방을 막아내질 못했다는 점이다. 박지성급 활동량으로 쉴새없이 중원을 뛰어다니는 김재성과 언제든지 골문을 향해 때릴 준비가 되어있는 신형민, 그리고 포항을 진두지휘하시는 '황카카' 황진성. 황선홍 감독을 든든하게 만드는 이들이다.

 

  특히나, 이번 울산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는 바로 황진성이라고 본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체력적인 단점으로 인해 뛰어난 테크닉을 가졌으면서 반쪽짜리 선수라는 비아냥을 듣다가, 올시즌부터 내내 선발로 나오면서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특히 체력적인 부분에서). 또 요근래에 2경기 연속 2골을 기록하면서 골감각까지 오른 상태라 황진성이라는 존재 자체가 소름이 돋을 정도다. 황진성이 매경기마다 선발로 나오면서 이제 평정심을 되찾기 시작하니 미드필더라인과 공격진, 그리고 수비진까지 톱니바퀴처럼 정확하게 맞물려서 돌아가고 있다. 이러한 활약덕분에 황진성은 이번 달에 풋볼앤토크에서 뽑는 이달의 슈퍼스타K로 선정되는 영광까지 누렸다.

 

  울산은 황진성을 막지 못한다면 이 경기에서 이길 생각을 애초에 포기해야할 지도 모른다. 물론 김호곤 감독이 고창현이나 에스티벤을 잘 활용한다면 황진성의 창조성에 맞대응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그럴 리가 없을 것 같다가 내 정설이다).

 

 

 

4. 설기현, 그대도 김병지급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

 

(포항에선 '배신의 아이콘', 울산에선 '필요없는 선수'로 전락한 설기현)

 

  모든 전문가들도 지목하고 있지만, 이 경기에서 또 하나 주목할 사람이 바로 설기현이다. 지난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포항의 4강진출의 꿈을 무참히 짓밟아버린 설기현의 나로호발사슛을 아직도 포항팬들은 잊지 않고 있다. 설기현은 그 나로호슛 이후로 계속된 침묵으로 폼이 떨어졌고, 새로 부임한 황선홍 감독이 그를 위해 억지로 자리를 만들어줬는데도 불구하고, 포항의 말따위는 듣지 않고 최대 라이벌 팀인 울산으로 입단하며 김병지 이후 최대의 사건을 남겼다. 이 때문에 포항에게 설기현은 '증오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울산에 입단했다고 해서 설기현이 좋은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다. 리그경기와 컵대회까지 합쳐서 아직까지 0골을 기록중이며, 볼을 질질 끄는 버릇때문에 울산의 역습기회까지 다 날려먹음으로써 울산팬들에게도 설기현이라는 존재는 한순간에 '암적인 존재'가 되버렸다. 얼마나 성질이 났으면, 호르곤이 직접 언론에다가 설기현 들으라는 식으로 몸값이 높은 선수들은 몸값 대로 활약을 보여주질 않고 있다고 디스를 했을까(맞는 말이긴 하지만, 호르곤이 그럴 말할 입장은 아니다. 당신 성적보고 그런 소리를 해야지).

 

  현재 상황에서 설기현은 여기서나 저기서나 미움받을 짓만 골라서 하고 있다. 그나마 지금 정착한 울산에서 미움을 덜받기 위해서는 포항전에서 골을 반드시 넣어야한다. 지금 그것만이 살 길이다. 만약 이번경기에서도 마수걸이 골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한시즌도 채 안되서 방출당할 각오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곽태휘보다 골을 더 못넣으면 공격수 하면 안되잖아요, 그쵸?). 김병지가 포항으로 건너가서 울산전서 화려한 선방쇼를 보여줬듯이, 설기현도 포항전에서 뭔가 보여줘야만 한다.

 

 

경기일자 : 2011년 4월 23일 토요일 오후 3시 포항 스틸야드 포항 스틸러스 vs 울산 호랑이

 

P.S : 나는 이 경기에서 포항이 대승을 거둬서 울산 감독진과 보드진 좀 갈아엎는데 시발점이 되어줬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그것이야말로 망가질대로 망가진 울산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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