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축구/호랑이의 집

남태희는 레딩 유스가 아니라 어엿한 울산 유스 출신이다.

J_Hyun_World 2011. 6. 9. 09:53

 

 

  5년전 독일 월드컵 직전에 가졌던 평가전 이후, 다시 치뤄진 가나와의 리턴매치. 한국이 이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과감히 깨뜨리고 올초에 있었던 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지동원-구자철 콤비의 활약 덕분에 2대1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5년 전 패배를 설욕했고 한국 국가대표의 전술도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됐다는 좋은 평까지 받으며 이번달 A매치 친선경기가 마무리되었다.

 

  특히, 구자철의 결승골 장면에서 지동원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결해준 남태희 선수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가 끊이지 않았는데, 조금 불만인 것이 남태희 선수가 레딩 유스출신이라고 보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언론에서 명백하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처음부터 레딩이 아닌 K리그에서 발굴해낸 어엿한 유망주라는 것이다.

 

 

 

남태희, 그는 어엿한 울산 호랑이 유스출신 선수다.

 

  남태희는 현재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인 조광래 감독을 비롯하여, '파랑새' 백지훈, 그리고 김진용 등을 배출해낸 진주봉래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지동원이 초등학교를 제주도에서 다니다가 중학교를 광양제철중(전남 유스팀)으로 진학했듯이, 남태희 또한 고심 끝에 울산현대중(울산 유스팀)으로 진학했다.

 

  울산 현대중, 현대고는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유스팀 중 가장 뛰어난 팀으로 손꼽히고 있으며(광양제철중-고와 더불어 K리그 유스의 양대산맥이다),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리는 맨유 프리미엄컵에서도 한국대표로 종종 출전할 정도로 대단한 시스템을 갖췄다. 남태희는 현대중-현대고를 거치면서 개인기와 기초기량 등을 다졌다. 도중 현대중 대표로 맨유 프리미엄컵에도 참가하여 올드트래포드를 밟기도 했다(항간에 말로는 맨유의 퍼거슨 감독이 당시 박지성 이외에 눈독을 들인 한국인 선수가 박주영이 아니라 남태희였다는 말도 있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 우수선수해외유학프로젝트

 

  울산 유스로 열심히 꿈을 키워가던 남태희에게 2007년 여름, 유럽무대를 밟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바로 KFA(대한민국 축구협회)에서 시행하고 있던 우수선수해외유학프로젝트에 남태희가 한국대표로 선발된 것이었다. 당시 축협에서 시행하고 있던 이 프로젝트는 2002년 야심차게 시작한 ‘10년대계’였다. 2002년 월드컵 4강신화 이후 꾸준한 한국 유망주를 배출하기 위해서 협회의 지원 아래 유럽과 남미 클럽 유소년팀에서 실력을 향상시킨 선수는 총 29명. 대표적인 스타를 꼽자면, 박주영, 이용래, 지동원, 남태희, 그리고 손흥민이 포함되어있는데, 남태희는 지동원과 같이 5기 멤버였다.

 

(2007년 레딩 홈구장 마제스키 스타디움을 밟은 김인수 코치와 지동원, 남태희,김원식(왼쪽부터))

 

  남태희는 지동원(전남 유스), 김원식(서울 유스)과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엄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레딩으로 건너갔다. 당시 레딩은 설기현을 영입한 이후, 국내 팬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던 클럽이었는데, 그 계기로 한국축구협회와 인연이 닿았던 것이다. 1년간 연수받으면서 이 5기 멤버들은 많은 경험을 쌓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김원식을 제외하고, 남태희와 지동원은 이 짧은 기간동안 많은 골들을 뽑아내면서 레딩 선수들과 코치진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티븐 헌트(당시 레딩 10번) 曰 "남태희는 레딩역사상 최고의 유소년 선수다."

 

  실제로 큰 족적을 남겼던 남태희는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감독이 직접 에이전트와 영입문의에 대한 이메일을 주고 받았을 만큼,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고, 레딩에서도 남태희를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으나, 결국 워크퍼밋(노동비자) 발급이 되지 않아서 결국 계약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 이 레딩에서 뛴 1년 때문에 많은 언론들이 그가 레딩 유스라고 오해를 하는데, 레딩으로 단기 유학만 갔을 뿐이지, 그는 레딩 유스가 아니다. 만약 이 1년 유학으로 레딩 유스라고 치부하게 된다면, 지동원 또한 레딩 유스라고 봐야하고, 서울 유스를 대표하는 선수인 기성용 또한 호주로 유학갔었으니 호주에서 배출해낸 선수가 되는 셈이다. 그러니 언론은 잘못된 정보를 마구 쏟아내지 말아야 한다.

 

 

 

발렝시엔을 발판으로 본격 유럽무대에 도전하기 시작한 남태희

 

  그 이후, 지동원은 K리그로 리턴하여 오늘날 전남을 대표하는 프렌차이즈 스타로 거듭난 반면에, 남태희와 김원식은 소속팀인 울산과 서울의 강력한 복귀요청을 마다하고, 워크퍼밋이 따로 필요없는 프랑스의 발렝시엔으로 무대를 옮겨서 유럽무대에 본격 도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만 18세가 되지 못하여 두 선수는 국내 소속팀으로 복귀하지만, 만 18세가 되자마자 바로 발렝시엔과 계약을 체결하였다.

 

(리게 앙에서 '마홀딩' 클로드 마케렐레를 상대로 드리블 돌파시도하려는 남태희)

 

  비로소 남태희는 발렝시엔에 둥지를 틀면서 본격적으로 출장기회를 부여받는가 했으나, 이번에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잦은 부상으로 인해 그는 1년 가까이 피치 위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고, 이 부상이 올림픽 대표팀 출전기회까지 날려버리게 만들었다. 이러한 사이에 손흥민, 석현준의 등장으로 점점 남태희라는 존재는 잊혀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무렵, 남태희는 리옹전에 깜짝 선발 출장하여 환상적인 볼터치를 선보이면서 프랑스 내에서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다시 한 번 그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170cm, 65kg의 남태희는 왜소한 체격이지만, 호비뉴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로써 발렝시엔의 크랙 역할을 맡으면서 주로 쉐도우와 오른쪽 윙어로 나와 감독과 팬들의 눈도장을 꾸준히 받았고, 결국 지난 2월에 가졌던 터키와의 친선경기에서 첫 국가대표승선이라는 영광까지 누렸다.

 

 

 

(실물은 뭔가.... 이천수스러운 느낌인데, 참 착하게 생겼어 ㅋ)

 

  남태희의 존재는 앞으로 한국 축구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을 펼치기에 충분하며, 훗날 박지성처럼 유럽에서 인정받는 세계적인 선수가 될 기질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선수들을 전부 K리그에서 키우고 있다는 점을 알아둬야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남태희는 레딩 유스 출신이 아니라 K리그 구단인 울산 호랑이 유스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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