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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수원 vs 울산 : 철퇴의 제왕 - 두개의 탑 (Feat. 서리의여왕)

J_Hyun_World 2011. 11. 23. 08:00

 

 

 

 

인터파크가 점지한 대로 이루어진 매치

 

 

 

(우리는 결국 인터파크에 의해 놀아난 것인가? 인터파크의 설레발은 그대로 적중했다)

 

  플레이오프가 시작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수원과 서울이 다시 재격돌하여 슈퍼매치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던 이는 언론, 전문가, 축구팬들 통틀어서 대략 8,90%는 됐다고 예상된다. 하지만, 설레발은 필패라고 했듯이 대부분 사람들이 전망했던 경기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토요일에 벌어졌던 서울과 울산의 경기는 울산의 일방적인 철퇴로 세게 세 번씩이나 후려치는 바람에 거기에 머리를 얻어맞은 서울은 정신을 못차리고 전반전에 이미 괴멸된 상태였고, 전반에 이미 승부가 갈려버렸기에 울산은 서울을 당시 '울산의 승점자판기 시절'로 되돌려놨다. 반면에 일요일에 벌어졌던 수원과 부산의 경기는 토요일 경기에 비해 다소 화려하거나 적극적인 플레이가 많이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양 팀이 너무 조심스럽게 나왔다. 그 자리에서 수원이 프리킥을 얻어내지 못했다면 아마 연장까지 갔을 만큼 너무 늘어졌던 경기였고, 하태균의 헤딩골이 승부를 갈랐다. 이렇게 울산과 수원이 맞붙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1,2주전 쯤에 설레발쳤던 인터파크가 적중했던 셈이다(인터파크는 타임머신도 사고파는 사이트인가?).

 

  이렇게 타임머신을 타고와서 예측한건지 인터파크가 점지한 매치인 수원과 울산. 사실, 이 두 팀 간의 경기도 슈퍼매치라고 해도 무방하다(언론이 너무 수원과 서울 경기만 슈퍼매치로 몰고가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언론의 착각이다). 이 두 팀의 인연은 1996년 K리그 챔피언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전기리그 1위인 울산이 후기리그 1위인 수원을 꺾고 첫 별을 달았던 해다. 그 이후로 울산의 프렌차이즈 스타로 불렸던 신홍기가 수원으로 이적함(심지어 신홍기는 수원의 주장완장까지 찼다)으로 시작하여, '이천수 Fuck You 사건', 그리고 울산 로컬보이인 이상호의 배신으로 인해 점화된 울산출신 선수들(염기훈, 오범석, 오장은, 최레기)의 수원으로 이적러쉬, 가장 최근 펼쳤던 하나은행 FA컵 4강전 연장혈투까지.... 의외로 많은 사건들을 만들어냈던 두 팀이다(스토리는 이렇게 만드는 것이다. 배워라 언론들). 올시즌엔 수원이 울산을 상대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지만, 두 팀의 결과물은 어떻게 나올 지 장담못한다. 그리고 포스트 시즌이기에 리그 전적이 그닥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부산과 서울도 그거 믿다가 탈락했다).

 

 

 

'철퇴의 제왕'으로 급부상한 김호곤, 복수를 위해 수원에게 '철퇴'를 가하려나?

 

(수비축구를 싫어하신다는 '철퇴의 제왕', 그래서 철퇴를 가하여 상대를 때려눕히는 거였나 ㄷㄷ)

 

  내 주관적으로 봤을 때, 올시즌 울산의 경기력이 가장 맘에 들었던 경기를 꼽아보라고 한다면 딱 두 경기로 좁혀진다. 10월 16일 동해안더비와 지난 주말에 열렸던 서울과의 경기. 이 두 경기를 보면 공통점이 몇가지가 있다. 첫번째로는 울산이 보유하고 있는 뛰어난 자원들을 120% 활용했던 경기였고, 두번째로는 상대팀이 중원싸움에서 울산에게 탈탈탈 털렸던 경기였고, 세번째로는 울산이 기존의 킥앤러쉬에 집착하지 않고, 세밀한 패싱게임과(심지어 삼각 패스도 했다) 상대의 빠른 템포를 철저히 짓밟고 깨뜨리면서 울산의 경기 템포로 손쉽게 가져왔던 경기였고, 네번째로는 울산의 수비에 맞서 상대 공격수들이 전부 버로우 탔던 경기였고, 다섯번째로는 그동안 보여줬던 경기력에 실망했던 울산팬들이 때아닌 세리에A급 전술구도에 깜짝 놀랐던 경기였다. 이 두 경기 때문에 덕분에 울산 축구는 '철퇴 축구'라는 새로운 별칭이 붙었고, 김호곤 감독은 '철퇴의 제왕'이 되어 명장으로 추대받기 시작했다(아마 이러한 경기력을 계속 보여주려면, 김호곤 감독과 일주일 단위로 재계약한다면 가능할 지도 모르겠는데....).

 

  여하튼 '철퇴의 제왕'님의 축구를 한 번 해부해보려고 한다. 작년 플옵에서 성남전과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울산과 지난주말 서울전에서 보여줬던 울산을 보면 확연히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수비를 지휘하는 '리더'의 존재감이었다. 작년 성남에게 광탈당할 때 울산의 문제점은 수비진에 안정감이 없었고, 몰리나와 라돈치치가 이리저리 휘젓을 때 그들의 마킹을 필드 위에서 지시해줄 '수비 리더'가 없었다. 유경렬은 예전같지 않았고, 김치곤은 되려 울산을 발목을 잡는 엑스맨역할을 했다(이런 놈이 진정 현영민과 트레이드해서 데려올 가치가 있었는 지, 진정 김호곤 감독에게 물어보고 싶다). 그러한 비난은 곽태휘로 인해 수그러들었다. 곽태휘는 서울전에서 베테랑 수비수답게 90분 내내 팀 동료들에게 끊임없이 수비 지시를 했고, 그 지시에 따라 울산 수비진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서 데얀과 몰리나를 필드 위에서 지워버렸다. 또한 곽태휘는 세트피스 시에도 제공권과 골결정력을 바탕으로 서울 골문을 수차례 위협했고, 울산의 승기를 잡는 선제골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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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퇴의 제왕'의 무기인 '철퇴'의 구성요소 : 손잡이 - 곽태휘, 쇠사슬 - 에스티벤+고슬기, 철퇴 - 김신욱)

 

  곽태휘를 철퇴의 손잡이라고 한다면, 철퇴와 손잡이를 잇는 쇠사슬은 에스티벤과 고슬기가 담당한다. 에스티벤은 언제나 그랬듯이 철퇴의 제왕을 향해 날아오는 '상대의 칼날을 쇠사슬로 묶어버리는 역할'이었고(에스티벤에 대한 극찬은 그동안 리그 내내 했기에 지겹다. 생략하겠다), 고슬기는 쇠사슬로 칼날을 묶어버리면 재빨리 철퇴에게 체중을 실어주는 전달역할이었다. 고슬기는 후반기에 들어갈 수록 득점력 뿐만 아니라 역습 전환시 가속도나 1대1 찬스 등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역시 윙포워드도 소화가능한 선수라 그런지 발이 상당히 빠르다. 게다가 리그 내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수비가담능력 또한 서울전에서 한층 안정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단기간내에 빠른 성장을 이뤄 나를 상당히 놀래켰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철퇴' 역할을 맡은 김신욱이 완벽하게 제 컨디션을 찾았다는 게 고무적이다.  서울전에서 두번째 헤딩골을 성공시킴과 동시에 설기현 튜터링효과로 나타난 발 밑에서의 움직임, 그리고 역습속도 부분이 예전 컵라탄 시절 모습 그대로 재현했다. 이정도라면 수원전에서 곽희주가 빠진 수원 수비진을 충분히 뒤흔들며 크리티컬 데미지로 훅 갈 철퇴 한 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스테보도 없고, 곽희주도 없고, 정성룡은 부상이고.... '부상과 징계의 철퇴'를 맞은 수원

 

 

(하태균의 결승골로 승리한 수원, 하지만 그들은 너무 많은 문제점을 부산전에 노출했다. 스포탈코리아 출처)

 

  수원은 울산에 비해 상태가 상당히 안좋다. 정규리그 1위는 이미 옛날옛적에 물건너갔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알사드에게 억울하게 당하면서 4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울산을 연장접전끝에 잡고 그나마 희망을 걸었던 FA컵 결승전마저도 성남의 조동건의 '생명연장골'에 결국 무너지면서, 올시즌을 자칫 '콩시즌'으로 보내게 생겼다. 이러한 어려운 위기에 처한 수원이기에 그들이 유일하게 희망을 걸어야 할 것은 마지막 한장 남은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이다. 수원은 K리그 팀들 중에서 유일하게 2009년부터 개편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개근으로 출전했던 팀이었기에 이것마저 날려버린다면, '축구도시' 수원의 자존심은 완전히 짓밟히는 꼴이 되버리는 셈이다. 그렇기에 수원의 윤성효 감독은 올시즌 경기력에 실망하여 돌아서버린 팬들을 다시 돌려놓아야하는 미션이 주어진 것이다.

 

  하지만 수원은 현재 핵심전력 둘이나 부상과 징계 등으로 결장이 확정된 상황이다. 수원의 득점을 전담하던 스테보의 경우, 알사드와의 1차전 경기에서 선수를 가격했다는 이유로 K리그 남은 일정까지 포함하여 6경기 출장 정지라는 강도 높은 징계를 받아서 포스트시즌 전체 결장하게 되는 불상사가 생겼다. 그렇게 믿을만한 창을 잃어버린 수원인데, 설상가상으로 FA컵 결승전때 부상으로 실려나갔다가 간만에 복귀한 수원 수비의 핵인 곽희주가 부산전에서 경기 도중 또다시 부상을 입으며 울산전에 또 결장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거기에 모자라, 수원의 주전 골키퍼인 정성룡마저도 오른쪽 발가락에 부상을 입은 상황이기에 울산을 상대하는 수원 입장에선 난제다. 그렇게 스테보-곽희주가 빠진 채 부산을 상대했던 수원은 그들의 공백이 그대로 드러난 전술을 보이며 가까스로 이겼다. 사실 부산을 더 몰아부쳐서 흔들 수도 있었음에도 수원은 기존의 스테보에게 의존하듯이 최전방에 배치된 하태균에게 전부 공격을 맡기는 대신 후반에 수비라인을 깊게 내려 잠구는 모습을 보이니 답답해하던 그랑블루가 급기야 "공격하라"고 외치는 상황까지 연출했다. 울산에 이어 수원에서도 팬과 감독의 의견이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나 할까?

 

 

(스테보도 없고, 곽희주도 없고... 그렇다면 누가? 바로 오장은! 스포탈코리아 출처)

 

  이렇게 공수의 핵심인 스테보와 곽희주가 빠진 마당에, 수원은 울산을 상대로 어떤 카드를 뽑아들 지가 상당히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다. 기존에 수원이 쓰던 전술로는 울산에게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 FA컵 4강전에서 봤듯이 스테보는 시종일관 울산의 장신수비진에 묶여서 봉쇄당했고, 스테보를 향해 날아오는 높은 크로스는 대부분 차단당하기 일쑤였기에 부산전 때 쓰던 전술로 나갔다가는 오히려 울산에게 철퇴를 한 방을 맞을 확률이 더 크다. 수원의 주장인 염기훈도 울산전에서는 그닥 좋은 모습을 보이진 않았고, 울산의 측면수비에 내내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원의 상황을 타개해줄 이는 다름아닌 오장은이다. 오범석과 함께 올시즌 울산에서 넘어온 울산 前주장은 시즌 내내 중앙과 측면, 미드필더와 수비 가리지 않고 멀티플레이어로써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리그에서 울산을 상대로 선제골, 동점골을 뽑아왔으니 이정도면 말 다한 것 같다. 그는 울산전을 앞두고 오로지 승리만을 생각하고 뛰겠다고 하는데, 이번에도 울산을 상대로 그는 중요한 골을 뽑아내어 수원에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거머쥐게 할 것인가?

 

 

 

이겨라 말하기에 뭐하고, 그렇다고 대놓고 져라 하기도 그렇고...

 

  "이겨라 말하기엔 뭐하고, 그렇다고 대놓고 져라 하기도 그렇고..." 이것은 울산팬이라면 3년째 고민하던 꾸준한 딜레마다. 울산이 이기면 좋겠는데 이기면 김호곤 감독이 계속 울산에 남아 있는 꼴은 못보겠고, 감독 바뀌기 위해 계속 져라고 응원하기에는 또 우리팀이 하위권에 떨어지는 건 보기 싫은 그러한 상황. 이것이 3년째 달고 산 울산팬들의 넋두리다. 이러한 넋두리 때문에 울산팬 종족특성이라 일컬어지는 "역레발 현상" 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울산팬이라면 당연히 지니고 있어야할 기본 덕목(?)이 되어버렸다. 서울을 통쾌하게 물리치면서도 울산팬들의 심정은 바짝바짝 침이 말랐다. 이러다가 내년까지 계약한 김호곤 감독이 설마 또 재계약하면 어떡하나는 그러한 걱정말이다. 하지만, 수원과의 경기를 앞두고 이러한 딜레마가 더이상 울산팬 전용 고민이 아니게 되었다.

 

  수원팬들도 요근래에 울산팬들과 비슷한 고민에 빠져버렸다. 사실 차범근 감독이 자진사퇴하고 윤성효 감독이 처음 부임할 때만 하더라도 "이제 새로운 바람이 불겠구나~"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개막전에서 서울을 2대0으로 잡을때도 그랬다). 하지만, 얼마 못가서 바르셀로나식 축구를 지향하겠다는 윤성효 감독의 의지는 어디로 갔는지 수원도 좋은 자원 놔두고 지나치게 킥앤러쉬 스타일로 일관하기 시작했고, 후반기에 스테보와 박현범을 데려오면서 그러한 킥앤러쉬 의존도는 더더욱 높아져만 갔다. 경기는 이기고 있으되, 경기내용은 항상 상대팀에게 밀리기 일쑤이니 수원팬들도 윤성효 감독에 대한 인내심이 다다른 것이다(그러한 인내심 폭발의 계기가 알사드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2차전이 예다). 토요일에 울산의 철퇴를 TV로 간접체험하고 일요일에 자신들의 팀컬러에 실망한 수원팬들은 벌써부터 울산에게 발릴 것이라는 역레발 밑밥(?)을 깔며 해탈한 경지에 이르렀다.

 

  양 팀 팬들 모두 현재 감독에 대해 상당히 불만이 많은 상황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그동안 울산과 수원이 걸어왔던 축구를 본다면 현재 김호곤이나 윤성효 감도의 전술은 팬들의 숨을 턱턱 막히게 하기에는 충분했기 때문이다(일명 정체성을 잃어버린 축구라고 하지). 그렇기에 이 경기에서 져서 빨리 감독이 바뀌었으면 하는 머리와 그래도 우리팀이 이겼으면 하는 가슴이 충돌하고 있다.

 

 

 

<예상 선발라인업>

 

 

<경기 결과 예상>

 

  철퇴의 제왕의 위엄을 맛보아라~ 그의 철퇴에 한 방 맞으면 정신을 못차릴 것이오니 울산이 승리하리라(는 '설레발은 필패'라는 공식을 노리고 있는게 필자의 의도)

 

P.S) 이번 프리뷰 준비에 합성물과 그래픽 등을 제공해주신 어느덧 내가 가장 신뢰하는 서리의여왕님, 그리고 준플옵 영상을 만들어주신 미르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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