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건너축구/서반국

[Preview]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숨막히는 명경기, 엘클라시코! 이번에는 누가 이길 것인가?

J_Hyun_World 2011. 12. 10. 07:30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명경기, 엘클라시코

 

  지난 4월 한 달을 뜨겁게 달궜던 엘클라시코 3연전을 기억하는가? 그 불꽃튀는 3연전이 치뤄지는 동안 양 팀 경기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이야기와 논란들. 시간이 지나 지금 다시 끄집어내도 불꽃튀는 설전이 일어날 정도로 엘클라시코라는 이름에서 나오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바르샤와 유독 갈등을 많이 빚었던 조세 무리뉴가 작년여름에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왔으니, 엘클라시코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첨예하고 치열한 불씨를 만들어낸다. 이번 8월에도 두번에 걸친 엘클라시코에서도 결과는 챔피언스리그 4강 때처럼 1승 1무로 바르셀로나가 이기긴 했지만, 그때보다 바르셀로나는 더 힘든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그만큼 레알 마드리드가 이제 바르셀로나를 꿰뚫어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리그 순위로 레알 마드리드는 1경기 덜 치룬 채, 바르셀로나보다 승점 3점 앞서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에, 바르셀로나는 클럽 월드컵 일정 때문에 미리 1경기를 일찍 당겼지만, 초반에 기록한 무승부의 여파 때문에 2위로 내려앉은 상태이다. 한경기 덜치룬 채 앞섰기에 여유로운 자(레알 마드리드)와 다소 여유가 없는 자(바르셀로나)가 만나서 1,2위 싸움을 벌이게 된 엘클라시코. 사실상 이 경기가 실질적으로는 라리가 우승팀을 놓고 벌이는 경기나 다름없기 때문에 레알이나 바르샤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가 될 것이다. 이번 경기에선 과연 어떤 것이 변수가 될 것이며, 누가 미소를 지을 것인가? 레알 마드리드인가? 바르셀로나인가?

 

 

 

1. 25명 전부 이상 무 (레알 마드리드) vs 21명 정예지만 빡빡한 일정, 그리고 부상신 강림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주말에 있을 엘클라시코를 앞두고 주전들에게 휴식을 취한채로 아약스를 3대0으로 격파했다)

 

  홈팀인 레알 마드리드는 올시즌 분위기가 매우 좋다. 수페르코파에서 바르셀로나에게 패하고, 레반테에게 발목잡힐때만 하더라도 이거 또 뒤쳐지는 거 아닐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그 이후로 14연승을 달리면서 레알 마드리드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엘클라시코를 앞두고 레알은 이미 챔피언스리그 16강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호날두, 알론소, 카시야스, 라모스 등 주전 선수들을 뺀 상태에서 아약스 원정을 떠났고, 그들이 빠졌음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카예혼과 이과인을 골 쇼로 3대0으로 아약스를 15연승 제물로 삼았다.

 

  올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25명 로스터를 전부 다 골고루 활용하면서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줄이면서 동시에 선수들 간에 경쟁체제를 끊임없이 유지시키면서 시너지효과를 만들어왔다. 그 결과, 누구 한 명이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 등으로 빠지더라도 다른 선수로 대체하면서 잘 메꿔왔었고, 몇몇 선수들에게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시켜 뛰게 하는 등 선수들의 체력 안배도 확실히 해두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한 예로 지난시즌까지 오른쪽 풀백으로 주로 나왔던 세르히오 라모스는 올시즌에 자주 센터백으로 나와 활약해줌으로써 기존에 있는 카르발류나 페페 둘 중 한명이 체력 회복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또한 파비우 코엔트랑의 멀티 플레이어 변신으로 인하여 중앙 미드진이나 경쟁자인 마르셀로의 체력 안배도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챔스 마지막 경기에서 유스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켜 체력 안배를 했던 바르샤, 하지만 부상신 강림까지 막을 수 있을까?)

 

  바르셀로나 또한 이번 주말에 마드리드 원정을 떠나야 하고, 그 이후에 잡혀있는 클럽 월드컵 일정 때문에 챔피언스리그 마지막 라운드인 바테 보리소프와의 경기에서 유스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켰고, 바테를 4대0으로 잡으면서 바르셀로나 유스 또한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여전히 대세는 바르셀로나라는 것을 각인시켰다. 물론 여기까지는 좋다. 문제는 그동안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소화했던, 그리고 앞으로 소화해야할 경기수다. 레알 마드리드와 달리 바르셀로나는 21명의 정예병으로 운영하는데(지난시즌에도 가까스로 20명 채워서 한 시즌을 돌렸다), 적은 수로 운영하고 거기다가 바르샤 전술이 워낙 많은 활동량과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전술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이 어느때보다 빨리 소모될 수 밖에 없다.

 

  바르셀로나는 올시즌 경기를 치르면서 베스트 11에서 크게 멤버가 많이 바뀌질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주전선수들이 경기를 연달아 뛰는 덕분에 체력 회복하는 데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현재 바르셀로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부상신 강림이다. 바르샤의 점유율축구는 체력과 조직력을 많이 요하는데, 바르샤는 올시즌에만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카를로스 푸욜, 페드로 로드리게스, 알렉시스 산체스 등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기간이 길었기에 과르디올라 감독이 추구하는 3-4-3 전술을 구현하는 데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현재 이브라힘 아펠라이는 장기 부상자 명단에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상대의 체력 소모에 능한 무리뉴를 상대로 바르셀로나는 체력적인 핸디캡을 떠앉고 원정길에 오른다.

 

 

 

2. 무리뉴 2년차 (레알 마드리드) vs 상대 전적에서 우위 (바르셀로나)

 

(지난 시즌 내내 불꽃튀는 경쟁을 펼쳤던 무리뉴 vs 과르디올라, 이번에도 그들의 지략 싸움은 볼 만 하다)

 

  먼저 홈팀인 레알 마드리드에게 이점을 꼽으라면 바로 '무리뉴의 2년차 징크스'다. 조세 무리뉴는 레알 마드리드 이전에 FC포르투나 첼시, 인테르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두번째 시즌부터는 무조건 그 팀을 강팀으로 만들어냈으며, 그 징크스를 바탕으로 2번의 챔피언스리그와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리그 정복을 이뤄냈다(인테르시절에는 이탈리아 팀 역사상 최초 트레블도 달성했다). 그동안 무리뉴 2년차 징크스가 보여준 사례를 생각해본다면, 현재 무리뉴 감독 2년차로 접어든 레알 마드리드는 어떠한가?

 

  지난시즌만 하더라도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머지, 호날두가 골을 넣지 못하면 레알 마드리드 전체가 침묵해버리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선수영입에 있어서도 호르헤 발다노 단장의 압박이 있었기에 그의 플랜에 상당한 차질이 생겼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발다노 단장을 밀어내고 무리뉴는 권력을 잡으며 레알 마드리드 또한 자신의 팀으로 바꿔놓기 시작했다. 올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보자면, 예전과 달리 더이상 호날두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었고, 곤살로 이과인이나 카림 벤제마를 이용한 득점 루트도 생겼으며, 그리고 알짜배기 선수들을 다양한 포지션에 소화하게 하면서 전술의 다양성 또한 늘어나며 선수 기용의 폭도 상당히 넓어졌다. 그렇다보니 레알 마드리드는 팀이 누구든지 간에 자신들 뜻대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무리뉴 2년차'의 위엄이다.

 

  이에 반해, 바르셀로나가 레알 마드리드보다 앞서는 점이 있다면, 바로 상대 전적이다. 최근 10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하여 경기력 면에 있어서는 비등비등 했을 지 몰라도 6승 3무 1패로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말이 지상 최대 라이벌이지, 상대 전적으로만 보면 그러한 타이틀을 붙이기엔 다소 민망할 수준의 전적결과다. 바르샤가 레알 마드리드에게 당한 1패도 연장 접전 끝에 패배한 경기이지, 90분동안 펼친 경기에서 바르샤는 레알에게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이는 레알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바르샤는 최근 5차례 원정경기에서 3승 2무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고,레알 원정에서 패한 기억은 한창 슬럼프에 시달리던 2007/08 시즌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1-4로 완패했다. 조세 무리뉴 감독 부임 후에도 레알은 절대적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과르디올라와 무리뉴의 맞대결 전적도 3승 3무 1패, 과르디올라의 압도적인 우위다. 무리뉴의 레알 마드리드가 비록 2년 차로 접어들었고, 최근 15연승을 질주하고 있을 정도로 그 상승세가 무섭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엘클라시코에서만큼은 쉽사리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참고로 무리뉴의 인테르 시절 전적까지 합쳐 과르디올라와 맞붙은 전적을 따져보면 딱 2승을 거두었을 뿐이다. 아직 무리뉴는 바르셀로나의 벽을 완벽하게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3. 엘클라시코만 되면 침묵하는 에이스들 (레알 마드리드) vs '엘클라시코의 사나이' 메시 (바르셀로나)

 

(호날두를 비롯하여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들은 유독 엘클라시코에선 침묵하거나 부진한다 사진출처 REUTERS)

 

  홈 경기에 심리적인 안정감, 그리고 수차례 맞붙이치면서 바르셀로나의 약점을 파고들기 시작하는 레알 마드리드라지만,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 하나 있다면 다른 경기에서 미친활약을 선보이면서 상대를 기죽이는 레알 마드리드 에이스들이 유독 엘클라시코 경기만 되면 그들의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바르셀로나 킬러라고 부르며 바르셀로나를 상대로만 무려 15골을 뽑아낸 라울 곤살레스가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현재 그가 떠난 상황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그들을 끊임없이 위협하여 기선제압했던 선수들은 없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라 불리는 호날두도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단 3골에 그치는 데 불과했으며, 메수트 외질이나 앙헬 디마리아의 경우에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거의 경기에 보이지 않는다 싶을 정도로 그들의 압박과 수비에 힘을 쓰질 못하고 있다. 그래서 외질과 디마리아가 버로우타게 되면, 사람들은 한결같이 카카를 찾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가 엘클라시코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또한 함정이다. 지난시즌의 경우에는 아예 부상여파와 컨디션 난조로 인해 단 한차례도 엘클라시코에서 뛰질 못했다는 것이다. 그나마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선전하는 선수를 꼽으라면 수비수인 페페가 있다. 페페의 경우, 지난시즌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와서 메시를 거칠게 다루면서 그의 움직임을 봉쇄하는 데 큰 효과를 주었으나, 거친 플레이 때문에 카드 남발이라는 리스크 또한 떠앉고 있기에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선 고민거리다.

 

(뭐니뭐니해도 엘클라시코에선 역시 '메시아' 메시가 주인공이다. 사진출처 골닷컴)

 

  이에 비해 바르셀로나는 엘클라시코에 대해 믿는 구석이 있었으니 바로 '메시아(Messiah)' 리오넬 메시가 존재하고 있다. 라울이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 이후, 엘클라시코에서 가장 많은 골과 도움을 만들어내고 있으며(12골 7도움), 그의 존재감 하나로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를 드라마틱하게 잡을 수 있었다. 현재 메시의 이러한 기록과 진행상황을 봤을 때, 조만간 라울이 가지고 있는 15골 기록을 갈아엎을 확률이 매우 높다. 메시는 누캄프 뿐만 아니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도 아무런 문제 없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플레이로 축구팬들을 매료한다. 지난시즌도 매시는 그야말로 "Fantastic"이었다. 리그 원정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1골을, 챔피언스리그 4강 원정경기에서 놀라운 개인기로 2골을 성공시켰다. 올 시즌 개막 전에 펼쳐진 수페르코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메시는 어김없이 1골을 터뜨리며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침묵의 도가니로 빠뜨린 바 있다.

  그렇다고 메시 혼자만 유독 엘클라시코에서 빛났던 것은 아니다. 메시 이외에도 사비나 이니에스타, 페드로의 활약도 메시 못지 않게 뛰어났다. 사비의 90분 내내 뿌려주는 패스와 이니에스타와 페드로의 측면 중앙을 가리지 않는 활동반경 또한 레알 마드리드가 수비하는 데 상당히 골칫거리를 안겨주곤 했다. 최근에 합류한 세스크 파브레가스 또한 레알 마드리드에게 있어 잠재적인 위협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8월에 있던 수페르코파에서도 결승골을 뽑아냈던 선수가 바로 파브레가스. 올시즌 바르샤로 이적온 뒤에 득점왕 빙의된 듯한 골감각 또한 위협적이다.

 

 

  한국시각으로 일요일 아침 6시 이제 하루도 채 남지도 않은 상황, 벌써부터 경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본인은 궁금해 미칠 지경이며, 저 경기를 밤새서 봐야할 지 아니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챙겨봐야할 지 고민부터 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그만큼 엘클라시코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마성의 경기와도 같다(마치 포기하면 두고두고 평생 후회할 것만 같은 뭐 그런 기분). 다소 여유로운 위치에서 승점을 벌리려고 하는 자와 빨리 격차를 좁아 뒤집기를 하려는 자의 대결, 이번에 과연 누가 웃을 것인지, 한 번 주목해보자.

 

 

다 읽으시고, 밑에 있는 VIEW를 눌러서 추천해주시면 저에게 크나큰 도움이 된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