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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가 넘어야 할 장벽 : 바르셀로나, 그리고 메시

J_Hyun_World 2012. 1. 17. 08:00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진화 속도는 해가 거듭될수록 빨라지고 있다. 사진출처 스포탈코리아)

 

이제는 당당하게 RONALDO로 불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몇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RONALDO라는 이름하면 가장 떠올랐던 선수는 '황제'로 군림하던 브라질의 호나우두였고, 아직도 올드팬들 인식에는 '호돈신' 호나우두가 가장 강하게 뇌리 속에 박혀있다. 그리고 호날두는 그저 C.RONALDO로 호돈신과 달리 혼자 플레이하는 이기적인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있고, 그러한 이미지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직후까지 지속되었다(맨유 팬들 일부는 호날두가 팀플레이를 해친다고 해서 상당히 싫어했으며, 맨유 팬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호불호가 갈렸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 안좋은 이미지인데다가 월드컵 당시 루니를 고의로 퇴장유도했다는 누명까지 뒤집어쓰면서 더이상 갈 곳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러한 호날두의 인식은 2006/07 시즌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단순히 윙어가 아닌 변칙적인 윙어, 즉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윙어로 변신하면서 그는 맨유의 득점포를 책임졌고, 그 시즌에 23골 20도움이라는 놀라운 스탯을 쌓으면서 루니를 밀어내고 퍼거슨 감독이 짜는 전술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이듬해인 2007/08 시즌에 맨유가 리그 우승과 유럽 챔피언스리그라는 더블을 달성할 당시에 호날두는 모든 대회 합쳐서 무려 42골을 꽂아넣으면서 맨유를 유럽 최정상에 올려놓는 1등 공신이 되었다. 이러한 호날두의 진화에 대하여 포르투갈의 레전드인 루이스 피구는 호날두의 재능과 노력에 대하여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맨유에서 일궈낸 그의 업적은 단순히 재능만이 아닌 피나는 노력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렇게 호날두는 2009년 여름, 역대 최고의 이적료(약 1600억원)를 기록하면서 잉글랜드를 떠나 자신이 유년시절부터 동경해왔던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하였고, 그가 입단식을 치를 때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찾은 마드리드 팬들은 무려 8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 입단식 관객 수를 기록하며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그는 공고롭게도 자신의 이름과 같은 호나우두의 등번호인 9번을 물려받았다. 이미 맨유에서 득점하는 방법을 터득했던 그였기에 35경기 33골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화려한 첫시즌을 보내며, 호나우두에 대한 마드리드의 향수를 말끔히 씻어버렸고, 어느덧 C.RONALDO가 아닌 RONALDO로 자리잡았다.

 

  그러던 호날두는 다시 한번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게 되는데, 바로 맨유시절 앙숙으로 만났던 조세 무리뉴 감독과의 만남이다. 그동안 팀의 마무리를 책임져왔던 호날두는 팀플레이와 조직력을 중시하는 조세 무리뉴 지도 하에 이기적인 스트라이커가 아닌 팀플레이에 능숙한 선수로 바뀌었다. 팀동료인 벤제마-디마리아-외질이라는 우수한 재원들과 함께 유기적인 패싱플레이를 하고, 또한 적극적으로 수비가담과 팀동료의 자리를 커버할 줄 아는 이타적인 선수가 되어버린 것이다. 골만 넣을 줄 아는 호날두가 도움 능력까지 갖추니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하는 상대팀 입장에선 더더욱 골치 아프게 된 것이다(지난 시즌 호날두의 통산 기록 53골 16도움, 현재 호날두의 시즌기록 30경기 30골 8도움). 이기적인 선수가 아니라 이타적인 선수로 변모하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화력을 더욱 더 불을 지피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의 존재감은 '무결점 선수'라 불리어도 무방하다.

 

 

 

호날두가 아직 넘어야 할 장벽 : 바르셀로나, 그리고 리오넬 메시

 

  하지만, 이러한 무결점으로 거듭나고 있는 호날두가 완벽한 선수로 오랫동안 자리잡기 위해선 넘어야 할 장벽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레알 마드리드의 오랜 숙원인 바르셀로나, 그리고 그의 축구선수생활 내내 그와 비교질하게 되는 바르셀로나의 에이스인 리오넬 메시다.

 

(맨유시절부터 호날두를 끊임없이 괴롭혀왔던 장벽 '바르셀로나, 그리고 메시')

 

  호날두와 바르셀로나의 악연은 지난 2007/08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0여년만에 맞붙는 두 팀의 대결이라 그런지 사실상 결승전으로 분류되던 경기였고, 맨유는 호날두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컸었다. 하지만, 누캄프 원정에서 호날두는 여느 때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90분 내내 침묵했고, 소중한 기회로 얻은 PK마저 날려버리는 듯 제대로 꼬여버렸다. 2차전인 올드트래포드에서 스콜스의 결승골로 맨유가 통합전적 1대0으로 바르셀로나를 제압하고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그 경기에서도 호날두는 그렇게 위력적이지 못했다. 그래도 호날두가 결승전에서 첼시를 상대로 헤딩골을 기록함으로써 바르샤전에서의 부진은 단순히 일시적인 것으로 넘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1년 뒤, 맨유와 바르샤는 이번에 4강전이 아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우승 타이틀을 놓고 다투게 되었다. 1년만에 다시 맞붙게 된 맨유, 그리고 바르샤. 챔스 2연패 대 전관왕 싹쓸이를 놓고 벌어지는 결승전이었기에 양 팀의 선봉에서 이끌던 에이스인 호날두와 메시에게 거는 기대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고, 지난 바르샤전에서 부진한 호날두에게 있어서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호날두는 마치 가위에 눌린 사람마냥, 바르샤 수비벽 앞에서 영 힘을 못쓰며 푸욜과 피케의 벽을 뚫지 못한 데에 비해, 메시는 단신임에도 헤딩골까지 터뜨리면서 바르샤에게 세번째 챔스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여기서부터 호날두와 바르셀로나, 그리고 메시의 악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함으로써 본격적인 호날두vs메시 구도의 엘클라시코가 시작되었다)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의 이적이 시사하는 바가 여러 가지가 있었으나, 그 중 하나가 바로 '호날두 vs 메시' 구도로 펼쳐질 엘클라시코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맞붙는 엘클라시코는 세계 최대 더비 중 하나로 불리었는데, 그러한 더비에 현재 세계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호날두와 메시라는 슈퍼스타들이 격돌하게 되었으니, 그 어느때보다 전세계 모든 이들의 관심을 빼앗기에는 이만한 흥행카드가 없었다. 한마디로 호날두는 호랑이를 잡기 위해 제 발로 호랑이굴로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었고,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바르셀로나와 맞붙으면서 이를 극복하려고 했다.

 

  하지만, 호날두 혼자서 바르셀로나, 그리고 리오넬 메시라는 벽을 넘기에는 여간 벅찬 게 아니었다. 아무리 뛰어난 스타 플레이어라도 팀의 조직력 앞에서는 무력하다는 요즘 현대 축구 트렌트를 보여주듯이, 꼬꼬마 애들이 말을 습득할때부터 같이 공차왔던 바르셀로나의 끈끈한 조직력과 점유율 축구 앞에선 호날두 혼자서 반전을 만들어내기란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단단한 팀을 바탕으로 하여 메시는 마음껏 상대 진영을 휘젓으면서 현란한 플레이를 보여주니 호날두 입장에선 답답할 수 밖에 없었다. '스페셜 원' 무리뉴가 지휘봉을 잡아도 바르샤와 메시란 벽을 한번에 넘기란 거의 불가능했고, 재작년 엘클라시코 첫대결에서 '누캄프 굴욕'이라는 불리우는 5대0 대패를 당하면서 아주 제대로 씁쓸한 맛을 맛보기도 했다. 이후 4차례 엘클라시코 중에서 호날두의 결승골에 힘입어 레알 마드리드가 코파 델레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그 외 리그 우승이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바르셀로나에게 내주면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뤄야만 했다.

 

  2011/12 시즌에 엘클라시코가 벌써 3번이나 펼쳐졌다. 리그 개막전에 펼쳐지는 2번에 걸친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종합전적 5대4로 바르샤에게 챔피언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호날두는 2경기 동안 1골을 기록하면서 서서히 바르셀로나에 적응하는 것처럼 보였다(오히려 2경기 동안 외질과 케디라가 영 힘을 쓰지 못한다고 하여 이들이 집중포화를 맞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 11월에 펼쳐졌던 3번쨰 엘클라시코에선 호날두는 역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동안 가장 최악의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마드리디스모들에게 크나큰 실망을 안겨주었고, 팀이 3대1로 역전패를 당하는 동안 호날두는 아무 것도 하질 못했다. 이 한경기에서 그의 침묵이 워낙 컸었는지, 요근래에 마드리드 홈팬들은 홈팀 선수인 호날두에게 아쉬움이 큰 나머지 그에게 야유하는 모습까지 보였다(그만큼 그에게 큰 기대를 걸었던 만큼, 실망 또한 매우 컸다는 셈이다).

 

  이러한 와중에 운명의 장난인지 레알 마드리드의 코파 델레이 8강 상대가 하필이면 바르셀로나가 되었다. 몇 달 뒤 누캄프에서 펼쳐질 리턴 엘클라시코(리그)를 앞두고, 코파 델레이에서 다시 한 번 엘클라시코가 성사되었으니,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선 참 난감할 수 밖에 없다(요근래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력이 영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자연스레 팬들의 시선은 또다시 호날두에게로 가있는 상황이며, 호날두는 다가오는 엘클라시코에 대해 평소처럼 준비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바르셀로나에 대한 부담감이나 압박감은 특별히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선수 입장과 달리, 마드리디스모들은 호날두가 유독 바르샤만 만나면 약했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기에 바르샤에 대한 악몽이 다시 한 번 작용하는 것 아닐까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2008/09 시즌 이후, 호날두는 경기 내적이나 외적으로나 바르셀로나, 그리고 리오넬 메시와 본의 아니게 경쟁구도가 되어버렸고, 그가 은퇴할 때까지 시종일관 그를 따라다닐 것임에 분명하다(이번에 메시가 세번쨰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할 떄에도 호날두와 비교했던 걸 기억한다면, 영원히 따라다닐 것이다). 1월 16일과 1월 23일, 이 2번의 엘클라시코에서 호날두는 과연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참조 : 베스트일레븐 2011년 1월호, 호나우도 두 번째 껍질을 깨다 by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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