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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되고 있는 연맹의 승강제 총회 결과 제대로 파헤쳐보기

J_Hyun_World 2012. 1. 18. 08:00

 

 

 

 

 

(지난 16일, 프로축구연맹은 이사회 총회를 열어 승강제에 대한 최종 합의안을 발표했다 사진출처 OSEN)

 

  지난 16일,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미래가 걸려있는 승강제에 대한 최종 이사회 총회를 벌인 결과, 16개 구단의 의견을 수렴한 최종안이 발표되었는데, 애초에 예상되었던 12+4 승강제가 아닌 14+2 승강제로 바뀐 것이 가장 큰 화두가 되었다. 쉽게 말해, 향후 도입되는 승강제는 1부팀을 12팀으로 하되 2013년 1부 14팀, 2부 6~10팀, 2014년 1부 12팀, 2부 8~12팀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연맹의 결정에 대하여 언론들의 대다수가 연맹이 시도민구단이 떼쓰는 것에 휘말려서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비난을 하며 덧붙여, 대세를 역행하려고 하는 시도민구단들의 이기적인 태도까지 싸잡아서 욕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당초 예상되었던 12+4 승강제가 아니라 14+2 승강제로 바뀜으로써 2013년 시즌이 끝난 직후 1부로 승격하는 팀이 없어진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무작정 연맹의 결정이 100% 잘못됐다느니 시도민구단이 횡포를 부리느니 식으로 싸잡아서 비난하는 건 섣부른 판단이며, 자칫 지나친 비약과 왜곡으로 번질 확률도 적지 않다(일부 내 주위에서는 벌써 이러한 연맹의 결정에 대해 왜곡해서 판단하여 자세히 들여다보지도 않고 비난하기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연맹의 승강제 총회 결과에 대해 지금부터 집중 분석으로 파헤쳐보려고 한다.

 

 

 

1. 승강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이러한 변형된 결정에 대하여 연맹의 우유부단함과 결정에 임박하여 느닷없이 태클거는 시도민구단의 집단이기주의를 콕집어서 표현하는데, 이 문제는 연맹이 가장 우선적으로 잘못한 것이다. 애초에 정몽규 총재를 중심으로 하여 승강제에 대한 방안을 마련할 당시에, 시도민구단대표들은 참석하지 못한 채 방안이 논의되었기에(즉, 기업구단들만 모아서 축소된 운영체로 준비중이었다)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간접적으로 접했더라도 시도민구단들이 직접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연맹에 피력하기엔 기회가 없었고, 이사회 총회에서 축소된 운영체 중심으로 발표된 결의안을 접하고 나서야 그들은 알게 된 것이고, 그때서야 반대 등의 의견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시도민구단들이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이유는 승강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강등이 되고 난 뒤 2부리그에 대한 청사진이 뚜렷하지 않기에 불안한 미래를 함부로 맡길 수 없다는 것에서 비롯한다. 이건 시도민구단이 아니라 기업구단이 막상 강등당하더라도 비슷할 것이다. 확실하게 갖춰지지 않은 마당에, 누가 과연 강등당하고 싶어할까? 시도민구단들의 입장에 대해서 더이상 욕할 게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잊고 있었던 사실이 있는데, 우리가 승강제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도에도 이미 승강제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고, 실제로 내셔널리그 우승팀을 K리그로 승격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셔널리그 우승팀인 고양 국민은행과 울산 미포조선이 연거푸 승격거부를 하는 바람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그 때 당시에 연맹은 짜여진 틀을 갖추지 않은 상태로 기존 K리그 틀에 맞춰서 그들을 강제로 끌어들이려고 했던 것이 근본적인 잘못이었다. 이런 사례를 되짚어보면, 시도민구단들이 갑작스런 반대를 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원래 승강제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반발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옆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승강제를 구축하는 데 무려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반대한다고 퇴출시키자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고르게 혜택을 받고 천천히 끌고 나가야하는 게 이 승강제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그렇기에 연맹의 14+2 승강제 방안은 천천히 돌다리를 두들겨보고 건너가는 방안이기에 싸잡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명한 방안이다.

 

연맹 :  2013 K리그는 1부리그 14, 2부리그 6~10팀으로 구성하고, 2014 1 12, 2 8~12팀으로 구성한다. 2013 말에는 최대 3(2팀강등+1PO)까지 강등된다. 1 13, 14위는 바로 강등하고 1 12위와 2 1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강팀을 정한다. 2014년 말에는 총 2팀이 강등된다. 2 1위가 1부로 올라오고, 1 12위는 떨어진다. 1 11위와 2 2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친다.

 

  여기에서 연맹은 기존의 K리그, N리그, 챌린저스 체제에서 상위단계인 '프리미어 K리그(가제)'를 하나 만들어 2014년에 남는 12팀을 최상위 리그로 분류하고 2012,13년에 걸쳐 강등된 4팀과 N리그 등에서 편입되거나 신생팀들을 받아들여서 기존의 K리그를 구축하고, 그 하부구조로 N리그, 챌린저스리그를 두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중요 포인트다. 또하나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2부리그에 기타 부분인데, 여기서 프로 1부 B팀의 포함여부에 대해서 논란이 예상되지만, 연맹의 생각은 2부리그의 팀이 제대로 구축될 때까지 2013년 일시적으로만 프로 1부 B팀을 포함시켜서 운영할 계획을 세웠고, 그리고 이 승강제는 단기적으로 본 것이 아니라 2020년, 그리고 2025년 계획까지 차근차근 세워나갈 것이라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 여기서부터 정몽규 총재를 비롯하여 연맹의 이사진들이 고심에 고심을 거쳤다고 볼 수 있다.

 

 

연맹 :  1부와 2부팀에 대한 지원은 리그 사업수익금의 경우 3:1로 나누고 이 중 50%는 균등, 나머지 50%는 관중수에 따라 차등 분배한다. 토토수익금은 1, 2부 모든 팀에 균등 분배한다. 다만 현재 K리그 소속구단 중 발전기금을 미납한 구단에 대해서는 사업수익금 중 일정률을 감액해 미납기금과 상계처리한다. 그리고 K리그 소속 구단이 2부리그로 강등될 경우 강등 1회에 한해 3년간 1부팀과 동일하게 분배한다.

  이러한 리그 사업수익금 분배는 잉글랜드 프리미엄리그의 형태를 그대로 본따온 것이며, 이러한 수익구조 분배가 이뤄진다면, 가난한 시도민구단이라 하더라도 성적에 따라 자신의 몫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재정난에서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시도민구단들이 K리그에 가입할 당시 시종일관 내내 족쇄로 작용되었던 발전기금 문제에 대해서 미납했을 경우 사업수익금 중 일정률을 감액해 상계처리하게 된다면, 시도민구단들도 더이상 발전기금에 대하여 압박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나 다름없다(사실상 발전기금제도가 없어졌다고 보는게 맞다). 연맹이 시도민구단들의 근본적인 고질병 하나를 해결해준 셈이 된 것이다.

연맹 : 가입금은 현 내셔널리그 소속구단이 2부 가입시 면제하고, 1부 승격시 5억원을 부과한다. 신생팀은 2부 신규창단시 5억원, 1부 승격시 5억원을 각각 부과한다. 연회비는 1 15천만원, 2 5천만원으로 결정했다.

 

  이러한 방침은 일전에 일어났던 고양 국민은행이나 울산 미포조선의 승격거부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원래 K리그에서 가입금이 마련된 목적은 현재 전북의 모티브가 되었던 완산 푸마사태를 막기 위함으로(완산 푸마가 재정난으로 인해 팀 해체까지 했었다), K리그 구단 중 한 팀이 재정적 위기에 닥쳤을 때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 풀어주는 일종의 안전벨트격 역할을 담당했다.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는 하나, 시도민구단입장이나 신생팀 입장에선 만만찮은 액수이기에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진입장벽을 5억원으로 낮춘다는 것은 어느 클럽팀이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중에 구단 재정에 문제가 있을 때에는 연맹과 협회의 협조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가입금 부담까지 줄어들었으니 두번째 문제도 해결되었다.

 

연맹 :  프로클럽에 대한 자격 요건도 마련했다. 1, 2부 구단은 연령별 4단계(U-10,12,15,18) 클럽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또한 업무분야별 담당자를 구체화하고 표준화된 연고협약서에 따른 지자체의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 신생구단과 내셔널리그에서 올라오는 구단의 경우 2년내에 연령별 4단계 클럽 시스템을 모두 갖춰야 한다. 구단의 형태는 2부 구단은 제한이 없으며 1부로 진출할 경우 2년내 독립법인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연맹이 아무나 프로팀을 창단해서 리그에 참가하라고 마련한 것은 아니다. 최소한 하나의 구단이 자생적으로 생존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프로클럽에 대한 자격 요견을 새롭게 마련했다. 그 프로팀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려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유소년 시스템이다. 아무리 선수들이 빅클럽에 내준다 하여도 이러한 유스 시스템이 받쳐주고, 시도민구단들이 이에 중점적으로 육성한다면 나름 셀링클럽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거나 아니면 그 유망주들을 토대로 리그 성적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지자체 지원을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더이상 연고지 때문에 연고이전하는 사태는 막을 수 있게 된다.

 

 

 

2. 신인 자유선발제도 도입

 

  이러한 승강제 때문에 다소 묻힌 경향이 있는데, 연맹에서 그동안 부작용이 초래되어왔던 드래프트제도를 잠정적으로 폐지하는 것에 합의하며, 신인 자유선발제도(자유계약제도) 도입을 선언했다. 이 결정은 아무래도 이 드래프트 때문에 일본 등 해외로 빠져나가는 한국 유망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연맹도 의식했다는 것이고, 이러한 문제점을 직접 나서서 막겠다는 연맹의 의지가 담겼다고 봐도 좋다.

 

 

연맹 : 신인 선발제도는 현행 드래프트에서 자유 선발제도로 개편한다. 2013년도 신인선수 선발은 1, 2부 동시에 자유선발(1)과 드래프트 지명 방식을 혼용 적용하고, 매년 자유선발 선수를 1명씩 늘여가 2016년 신인선수부터는 자유선발제만으로 신인 선수를 영입한다. 자유선발 선수는 계약기간 5년에 계약금 최고 15천만원, 기본급(연봉) 3,600만원으로 책정했다.

 

  현재 드래프트제도를 당장 폐지할 수 없기에 연맹은 점차적으로 드래프트 지명 방식을 매해마다 줄여나가는 대신에 자유계약으로 선발하는 선수의 숫자를 늘려가는 방식으로 하여 2016년부터는 전부 자유계약으로 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 되며, 드래프트 제도를 통하여 대학교들의 불법접촉 및 뒷거래마저 근절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드래프트로 인하여 다소 문제가 되었던 신인선수들의 연봉문제 또한 상향조정함으로써 대우방식에 있어서도 어느정도 해결되었다. 

 

연맹 : 유소년 클럽 출신 선수는 우선지명으로 해당구단에 입단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 중 계약금 지급 선수는 최고 1 5천만 원에 계약기간 5, 연봉 3,600만원을 받고, 계약금 미지급 선수는 계약기간 3~5년에 연봉은 2,000~3,6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우선지명선수가 해외 진출할 경우에는 5년간 K리그에 입단할 수 없고, 이후 원 소속구단으로 입단해야하며 계약조건은 해외진출 당시의 신인계약조건을 적용받는다.

  자유계약선수제도 도입과 맞물려 연맹의 유소년 클럽 출신 선수에 대한 혜택까지 광범위하게 보장하면서 기존 승강제와 맞물리는 유스 시스템을 더욱 강화시키는 장치로 마련해두었다. 또한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이 바로 유소년 클럽 출신 선수가 우선지명받았을 때 해외로 진출했을 경우 제재조치다. 요즘 한국 유망주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사례 및 다른 해외클럽에서 한국 유망주들을 일명 해적행위로 빼앗아가는 것을 막기 위함이랄까, 다소 가혹한 처분일지 모르겠지만 일종의 클럽에게 있어서 방어권을 주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연맹 : 선수 보상금 제도가 도입됐다. 계약종료 선수가 이적하는 구단이 원 소속 구단에 선수의 직전연도 연봉의 100%, 3억 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한다. 2005년부터 K리그에 입단한 선수중 만 32세 이하, 원 소속 구단 두 시즌 연속 소속 선수에 적용된다. 또한 동일 디비전 간 이적과 하위 디비전에서 상위 디비전으로 이적 시 보상금을 지급하고 상위 디비전에서 하위 디비전으로 이적 시에는 지급하지 않는다.

 

  내가 유일하게 찝찝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다소 현행제도에 비해 금액이 대폭 줄어들었긴 했지만, 국내에서 이적하는 경우(특히나 계약만료로 이적하는 경우)에 보상금제도까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아닐까 싶다. 가뜩이나 이 보상금 제도 때문에 요근래 이근호의 영입문제나 김정우의 영입문제 때 작용하면서 약간 복잡하게 만들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굳이 보상금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연맹 : 군 입대 선수에 월 50~100만원의 생활지원금이 지급된다. 원 소속구단에서 계약기간이 1년 이상 남아있는 선수를 대상으로 군 복무기간 동안 지원된다.

  이 방안은 아무래도 지난 승부조작사태로 인한 대비방안으로 나온 방안이라 생각이 된다. 당시 상무소속이었던 선수들 절반 이상이 생계곤란을 이유로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것을 생각하면, 더이상 그들을 잘못된 길로 빠뜨리지 않기 위한 구제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렇게 파헤쳐보면 연맹의 결정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잘못되거나 무능한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고, 연맹이 상당히 고심하면서 짜놓은 체계적인 계획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보지도 않고, 일부 언론(특히 ㅅㅍㅊㅈㅅ의 ㄳㅇ이 대표적)은 축구문외한들이 만든 멍청한 방안이라고 싸잡아 욕하고, 사람들 또한 그대로 수용하다보니 자연스레 부정적인 인식으로 왜곡되는 경향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 언론들도 이제 먹잇감을 노린 맹수마냥 트집 하나에 득달같이 달려들지 말고, 차근차근히 파헤쳐서 이것이 어떤 것인지 밝히는 게 필요하다. 이러한 체계를 가지고 조급하지 말고 천천히 한단계씩 딛고 올라간다면 우리의 승강제도 어느순간에 정착되어 국내에서도 강등권 경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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