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축구/클래식&챌린지 그리고

2012년, 성남의 '왕의 귀환'이 될 것인가?

J_Hyun_World 2012. 1. 27. 08:00

 

 

(2011년은 성남에게 가장 어려웠던 시즌이었지만, FA컵 우승과 함께 아챔티켓을 거머쥠으로써 전화위복이 되었다. 사진출처 스포츠투데이)

 

 

2011년 어려웠던 시즌, 그러나 만화주인공처럼 극복했던 성남

 

  1년 전 이 맘 때였던걸로 기억한다. 작년에는 성남에서 핵심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모기업인 일화재단이 긴축재정모드로 돌입함으로 인하여 201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둠에도 불구하고 성남이 몰락하지 않을까에 대해서 조심스레 예측했던 블로그포스팅을 썼던 적이 있다('성남과 울산에게 밝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을까?' http://blog.daum.net/manutdronaldo/114 참조). 이렇게 불안요소를 여러개 떠앉고 시작한 성남이었기에 신태용 감독 또한 그동안 감독 경력 중에서 가장 큰 시련을 맞이하는 셈이었다. 그러한 불안은 바로 리그성적이 말해주었고, K리그 최다우승팀이자 K리그의 한획을 긋는 강팀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여름때까지만 하더라도 하위권으로 곤두박칠치면서 정말 '더이상 떨어질 곳도 없었다'(이것이 성남의 역대 리그성적 중 최악이 아니었나 싶다).

 

  그렇다고 해서 절망에 빠진 성남은 아니었다. 어차피 리그성적으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는지 신태용 감독은 전략적으로 리그가 아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 FA컵에 올인하기로 선택하였고, 그 올인에 가까웠던 선택이 아주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FA컵 과목에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한 효과가 있었던지, 성남은 단기전인 FA컵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악착같이 결승전까지 올라섰고, 그 결승전에서 최대라이벌인 수원을 상대로 2009년 FA컵 결승전 패배를 제대로 설욕하면서 우승을 차지했고, 덤으로 2년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이뤄냈으니 이것이야말로 일거양득이다(그리고 FA컵 상승세와 맞물려 리그도 후반기에 확실히 살아났던 성남이었다). 마치 우리가 흔히 보는 만화스토리처럼 어려운 곤경에 빠진 주인공이 이를 극복하여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그러한 경우다.

 

 

 

다시 열린 문선명 구단주의 지갑, 그리고 폭풍영입을 시작한 성남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윤빛가람의 합류는 '레알 성남'의 귀환을 알리는 하나의 신호탄에 불과했다)

 

  이러한 성남의 행보에 큰 자극을 받았는지, 그동안 건강상 문제였는지 잠시 뒷선으로 물러나있던 성남의 구단주인 문선명 구단주는 FA컵 결승전을 직접 관람한 이후 성남에게 엄청난 이적자금을 제공해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성남팬들을 흥분시켰다. 성남이 어떤 팀이었던가? '레알 성남'이라는 수식어가 있듯이 그들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여 리그를 정복하던 '한국의 레알 마드리드' 같은 팀이었다. 2011년 한해동안 자금문제로 잠시 휘청거렸지만 다시 예전처럼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리그를 정복할 발판을 마련하게 생겼다.

 

  성남의 '왕의 귀환' 프로젝트의 그 첫번째로는 한동안 이적과정문제로 시끌시끌했던 윤빛가람의 합류다. K리그의 로컬룰과 경남구단의 상식에 어긋나는 태도가 문제가 되었지만, 어쨌거나 윤빛가람은 성남에 합류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었고, 성남은 윤빛가람을 얻은 대신에 '새끼뼈'라 불리는 조재철을 경남으로 내주게 되었다. 윤빛가람의 성남 합류는 단순히 시작에 불과했다. 윤빛가람을 필두로 하여, '부산의 반페르시(혹은 디마리아)'인 한상운, 대전의 젊은 재능이자 미래권력 중 하나였던 김성준, 라데의 친조카인 요반치치, 그리고 울산이 자랑하는 초특급 유망주인 임종은 등이 합류하였다. 그리고 지난시즌 임대와서 맹활약을 펼쳤던 에벨듀오(에벨톤과 에벨찡요)를 완전영입하는 데 성공하였고, 이적설이 나돌던 주장 사샤까지 지킴으로써 비록 라돈치치와 김정우, 장학영을 잃었지만 성남의 스쿼드는 그 어느때보다도 탄탄해보이고 무서워보인다.

 

 

(이번에 새로 성남에 합류한 선수 중에 가장 큰 기대를 거는 선수 중 한 명인 한상운. 사진출처 스포츠조선)

 

  그 중에서도 성남이 가장 큰 기대를 걸고있는 뉴페이스는 역시나 윤빛가람, 그리고 한상운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먼저 윤빛가람은 이제 더이상 말이 필요가 없는 K리그를 대표하는 흥행카드 중 하나로 군림하였다. 경남에서 뛰는 동안, 조광래 감독 밑에서 열심히 기량을 닦은 덕분인지 확실한 패서로 거듭났고, 아기자기하고 화려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신태용 감독 입장에선 윤빛가람이라는 카드가 상당히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올시즌 올림픽대표팀 차출로 인해 윤빛가람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냐는 반문도 있긴 하지만, 그가 뛰고 안뛰고의 존재감은 이미 경남을 통해서 충분히 입증되었던 사실이 아니었던가?  

 

  그리고 개인적으로 내가 기대를 하고 있는 한상운 또한 성남에게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선수로 작용될 것이다. 그동안 염기훈 이외에 사실 실력있는 왼발잡이 윙어가 드물었는데, 염기훈의 뒤를 잇는 선수가 나타났으니 그게 바로 한상운이다. 황선홍-안익수 감독 밑에서 한상운은 부산에서 뛰는 동안 실질적인 키플레이어로 활약하였고,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들어오는 드리블 능력이나 감각적인 킥력, 그리고 왼발 데드볼리스트기질까지 갖추었으니 이만하면 K리그 어느팀이나 다 탐낼만한 카드다. 그러한 한상운의 야망을 성남이 자극하였고, 남들보다 먼저 선수쳐서 한상운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지난시즌 서울로 떠나버린 몰리나의 공백을 느끼던 성남이었는데 한상운이 합류하였으니 이제 몰리나에 대한 향수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성남 경기 미리보기, 니콘 아시안 챌린지 컵 2012

 

(성남의 아시안 챌린지컵 대회 참가는 일종의 올시즌 성남경기의 미리보기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이번에 성남이 참가한 니콘 아시안 챌린지 컵 2012 대회는 올시즌 준비하는 성남에게 있어서 일종의 미리보기 형식의 대회가 된 것 같다. 윤빛가람(올림픽대표팀 차출)-홍철(부상) 등 팀의 핵심선수 둘을 제외하고 참가한 이 대회에서 성남은 거의 양민학살급에 가까운 파괴력과 화려함을 선보이면서 이번시즌 가장 강력한 팀으로 거듭나는게 아니냐는 호평을 받고 있다. 비록 참가팀(광저우 부리, 사우스차이나, 시미즈 S-펄스)이 성남에 비해 다소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받았고 상대팀 컨디션이 최고가 아니지만(성남 또한 컨디션은 최상이 아니었다), 이 대회에서 도합 10골을 뽑아냈다는 것은 상당히 주목해야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이 대회에서 성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먼저 요반치치-에벨찡요-에벨톤-한상운으로 이어지는 F4(Fantastic 4)가 아닌가 싶다. 지난시즌 후반기에 활약하였던 에벨듀오의 호흡은 건재했고, 무엇보다도 팀동료들과 연계플레이능력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면서 득점까지 기록하는 요반치치의 능력은 가히 압권이었다(다른 지지팀 팬은 라데에게 다른 조카 없냐고 찾았을 정도). 수원으로 떠난 라돈치치의 등번호 10번을 받은 선수답게 요반치치는 올시즌 조동건과 함께 성남의 최전방을 사수할 전망이다. 그리고 한상운의 능력 또한 대단했다. 광저우 부리와의 경기에서 2골 2도움, 결승전인 시미즈 S-펄스와의 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는 등 성남의 측면을 확실히 책임져주고 있으니 신태용 감독 입장에선 흐뭇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주목할 점이 바로 신태용 감독의 선수 활용부분이다. 사실 성남도 전북처럼 공격과 미드필더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비진의 두께가 얇은 편에 속하는데, 이 대회를 치르는 동안 신태용 감독은 다양한 선수기용을 통하여 수비수와 미드필더진에 대한 실험을 해보았다는 점이다. 시미즈전에서 중원의 살림꾼인 김성환을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했던 점이나 광저우전에서 왼쪽 풀백으로 선발출전한 남궁웅 대신에 공격수인 심재명을 교체투입시켰던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측면수비자원이 빈약한 성남이 주전 선수 및 서브 자원들의 부상 등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일종의 플랜B를 준비함이라고 볼 수 있다(일종의 멀티자원을 선별하기 위한 작업?).

 

  성남의 경우, 올시즌 16개 구단 중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뤄야하기 때문에(리그 44경기+아챔+FA컵+피스컵) 선수보강은 물론이겠거니와 많은 플랜들이 요구되는 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신태용 감독이나 성남 구단이나 상당한 준비가 요구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내가 확실히 느낀건, 성남의 목표는 90년대 중반, 그리고 2000년대 중반을 풍미했던 '레알 성남'의 부활, 즉, 올시즌을 기점으로 '왕의 귀환'을 꿈꾸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컵대회에서 아기자기함과 화려함에 화룡정점을 찍고 있는 성남이기에 벌써부터 3월3일 개막전에 맞붙는 전북과 성남의 경기가 기대되기도 하는 것이기도 하다. 2012년 올해가 과연 성남의 '왕의 귀환'의 해가 될 것인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판도에서 성남의 영향력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다 읽으시고, 밑에 있는 VIEW를 눌러서 추천해주시면 저에게 크나큰 도움이 된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