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맨체스터로 돌아온 테베즈,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테베즈 가출기는 이걸로 일단 정리되었다)
가출했던 비행청소년 테베즈, 다시 맨체스터로 돌아오다
지난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조별 경기,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교체 출전 지시를 무시한 채 출전을 거부했던 카를로스 테베즈는 그가 저지른 순간의 행동 때문에 자신이 속한 클럽인 맨체스터 시티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버렸다. 그의 행동에 대해 분개한 만치니 감독과 맨시티 프론트는 그의 무모한 행동에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고, 테베즈는 이에 승복하지 않아 졸지에 법원싸움으로 번지게 되었다. 이러한 와중에 테베즈는 자기멋대로 자신의 고향인 아르헨티나로 가버렸고, 그런 뒤 영원히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맨시티는 테베즈가 자리를 비운 뒤에도 그의 공백을 그리 크게 느끼질 못하고 있는 상태며, 그가 없이도 지역 라이벌인 맨유를 제치고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체 게바라'라 불리며 맨시티의 혁명가로 거듭난 세르히오 아게로의 멋진 퍼포먼스와 그의 뒤를 받쳐주면서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 창의적인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의 조합이 올시즌 EPL을 뜨겁게 달구고 있으니깐 말이다. 게다가 똘끼가 충만한 마리오 발로텔리의 성장과 아직 기복을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아게로 다음으로 팀내 최다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에딘 제코가 있다. 이들이 있기에 테베즈가 들어갈 자리는 사실상 없어보인다.
이러한 와중에 테베즈가 갑자기 맨체스터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하였고, 다시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뛰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물론 여기에 대해서 테베즈의 인터뷰가 극과 극으로 나오고 있어 어느 게 진실인지 아직 모르겠다). 만치니 감독은 이에 대하여 다소 유연하게 그가 돌아온다면 받아줄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나, 이것 또한 만치니의 진심인지는 아직 모르며, 그의 복귀에 대해서 많은 맨시티 팬들조차 반응이 상당히 엇갈리고 있다. 테베즈와 맨시티의 관계가 아직 회복된 것이 아니니깐 말이다.
테베즈와 맨시티의 불편한 동거 제2장 시작?
(맨시티로 다시 합류한 테베즈, 만치니 감독과 이 불편한 동거를 어떻게 극복할까?)
사실 맨시티는 테베즈가 굳이 합류하지 않아도 충분히 우승할 저력을 갖추고 있는 팀이다. 더군다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도 끝났기 때문에 투레 형제(콜로 투레+야야 투레)까지 컴백하기 때문에 맨시티가 그리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흔들림없이 유지할 것이다. 이들이 우승컵을 들어도 이제는 크게 이상하지도 않을 정도다. 하지만 테베즈가 합류한다면? 테베즈까지 합류한다면 맨시티의 전력은 기존의 무서움 그 이상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단순히 리그 우승만이 아니라 현재 출전하고 있는 유로파리그 정복도 마냥 비현실적이진 않다.
우선 테베즈가 아르헨티나에서 잉글랜드 맨체스터로 돌아온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하며, 그들의 관계가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다시 맨시티의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 위를 밟지 않는 이상, 아직 어떻게 상황이 돌아갈 지는 장담할 수는 없다. 만치니는 테베즈가 돌아오기 전부터 줄곧 테베즈가 반드시 사과해야만 한다고 거듭 인터뷰로 밝혔고, 모든 사람들이 테베즈가 만치니에게 잘못을 하고 있으며 그가 어서 사과해야한다고 인식하고 있다(하지만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양 측의 의견은 여전히 대립중이기 때문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고, 때때로 그러한 실수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놓여서 이를 빠져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발생하기도 한다.
이상적으로 보았을 때, 테베즈는 사실 올 겨울이적시장에 맨시티를 떠나 AC밀란이든 PSG든 다른 팀으로 떠났어야 했던 게 테베즈 본인에게나 맨시티 입장에서나 서로에게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적시장의 문이 닫힐 때까지 그는 팀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는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골을 넣어야만이 나중에 그를 데려갈 잠재적인 고객들의 흥미를 더 당기고 구매욕구를 충족시킬 것이다. 테베즈의 합류는 맨유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시즌 기복이 심하던 맨시티를 3위까지 끌어올렸던 장본인이 테베즈였고, 테베즈 덕분에 맨시티는 생애 최초로 챔피언스리그라는 무대까지 밟을 수 있었다. 이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가 팀의 우승에 기여한다고 해서 그의 잘못이 잊혀질 리는 없겠지만, 적어도 우승 세러모니를 할 동안에는 잠시나마 잊혀질 것이다.
칸토나도 그러했는데, 테베즈라고 못할까?
(같은 케이스는 아니지만, 맨유 레전드인 에릭 칸토나 또한 장기 공백을 가졌다가 합류한 것이 팀에 큰 도움이 되었다)
테베즈와 같은 케이스라고 볼 수는 없지만, 약간 비슷한 사례가 있다. 바로 맨유의 레전드라 불리우는 에릭 칸토나 이야기다. 칸토나는 테베즈처럼 감독과의 불화로 장기간동안 팀을 떠나진 않았지만, 1995년 2월,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관중에게 쿵푸 킥을 날리면서 FA로부터 8개월 출장정지와 사회봉사명령을 받았다. 이유야 어찌됐든 칸토나는 그러한 실수로 인해 FA와 형사법정에서 그 죗값을 치뤘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팀 내에서 별로는 아니었다. 여전히 맨유 락커룸 내에서 그를 신뢰하는 선수들은 많았으니까 말이다.
8개월 출장정지라는 기나긴 징계를 마치고 그가 그라운드로 복귀했을 때 맨유는(1995년 10월), 이미 UEFA컵과 리그컵(=칼링컵)에서 탈락한 상태였는데, 칸토나는 맨유로 복귀한 뒤에 95-96 시즌동안 31경기 15골을 기록하였고 맨유는 FA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그 이후 칸토나가 주장완장을 찼을 때, 맨유는 더블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렇게 그는 맨유에 모든 것을 기여하였고, 맨유는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이것이 에릭 칸토나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해피엔딩이었다.
테베즈도 언제든지 맨시티와 다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 현재 맨시티의 핵심으로 거듭나고 있는 아게로와 테베즈를 비교하기만 해도 서로가 전혀 다른 유형이기 때문에 동시에 선발로 투입된다면, 초반에 가공할만한 화력을 보여주던 맨시티의 화력을 다시 한 번 후반기에 보여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아게로가 드리블과 창의성을 앞세운 움직임을 보인다면, 테베즈는 짐승처럼 상대의 거친 압박을 흔들어주는 유형이라 최고의 상성이 된다). 테베즈와 만치니의 관계는 누가 잘못했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서로가 주장하는 게 다르니까). 하지만, 이 틀어진 관계가 회복된다면, 칸토나-맨유 관계처럼 좋게좋게 끝날 것이다. 테베즈와 맨시티의 이 불편한 동거는 어떻게 스토리 끝날 것인가?
참고 : 테베즈랑 안 뛰고 2등할래, 테베스랑 뛰고 우승할래? by 로이 킨 http://www.thesun.co.uk/sol/homepage/sport/football/4135189/Roy-Keane-column-Carlos-Tevez-gives-Man-City-better-chance-at-titl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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