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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울산 vs 경남 : 핫피플이 떠난 뒤에 만난 그대들

J_Hyun_World 2012. 3. 11. 08:00

 

 

 

 

 

 

 

 

 

 

('핫피플' 루시오의 30억 먹튀 액션 그 이후... 울산과 경남이 다소 껄끄러운 사이로 만난다)

 

 

Do you remember 루시오?

 

  이전에 아무소식이 없어서 우스갯소리로 시작하면서 블로그 포스팅을 했었던 '루시오를 찾습니다(http://blog.daum.net/manutdronaldo/352)' 소재를 프리뷰까지 도입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건 거짓말, 순전히 의도적이었다). 개막이 시작하기 전까지 사실 울산과 경남은 루시오 하나 때문에 상당히 껄끄러운 관계가 되어버리면서 팬들 사이도 썩 좋은 편이 되질 못했다. 사건의 발단은 루시오의 전소속팀이었던 아메리카RN의 FIFA제소 드립을 시작으로 하여 몇몇 브라질 구단들이 경남의 속을 슬슬 긁어왔었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듯이, 경남은 김주영 이적사태 때문에 팬들과 구단 전체가 '멘탈붕괴'였는데, 타이밍도 기가막히게 김주영 SAGA가 끝나자마자 맞물려서 터지게 된 것이었다. 이런 보스먼룰 위반이라는 이야기는 브라질 일부 블로그와 언론에서 일방적으로 퍼뜨렸고, 안그래도 안좋은 일을 겪은 경남이었기에 또다시 언론의 먹잇감이 되었다.

 

  이렇게 루시오의 이적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루머가 모습을 드러내자, 제일 격분했던 것은 역시 울산쪽이었다. 울산은 지난 여름에 루시오를 29억원+정대선이라는 큰 거금을 쓰면서 그를 울산으로 데려왔다. 울산에 오기 전까지 경남에서 '평균 2경기당 1골을 넣었던 선수'였기에 다소 공격수들의 득점력에 빈약함을 느낀 김호곤 감독이 화끈하게 질러버린 것이고, 마침 자금이 필요했던 경남은 그러한 울산의 제안을 망설이지 않고 받아드렸다. 하지만 루시오의 반시즌간 활약은 '폭풍 1도움(이건 뭐 하승진 포틀랜드시절이냐)'으로 먹튀 오브 먹튀로 등극했고, 쉽게 비유하자면 지난시즌 토레스급으로 항상 까이는 1순위에 루시오가 있었다(물론 김호곤 감독이 잘 활용하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 루시오 본인도 그닥 열심히 뛰는 모습이 없었다. 태업하는 느낌). 그러던 루시오가 제멋대로 브라질로 가서 돌아오지 않는 데다가 이런 불법 이적루머까지 나오니 울산팬들은 뒤집어지는 게 당연했고, 그 중 몇몇은 경남구단을 크게 비난하기도 했다(그 중 제일 직설적인 드립은 정대선 반품해라 드립).

 

  하지만 경남에서 울산으로 이적할 당시 루시오의 이적과정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루시오가 브라질로 가서 돌아오지 않는 건 준우승크리로 인한 연봉 2배로 올려달라는 되도않는 드립을 치면서 협상테이블을 엎었고 울산은 아메리카RN으로 그를 임대보냈으며(사실상 방출수순을 밟는다고 보는 게 맞다), 경남 또한 이러한 울산 몇몇 팬들의 자극에 대하여 루시오 이적과정은 전혀 문제 없다는 반박기사를 내면서 루시오 SAGA는 정리되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울산과 경남은 급격하게 사이가 나빠졌다. 울산은 루시오의 삽질 영향으로 그 화풀이를 경남으로 돌렸고, 경남은 새해초부터 안좋은 일이 터졌는데 루시오건으로 울산이 물고늘어지니 성질이 났던 것이다. 정작 핫피플 루시오는 이미 브라질로 도망가버렸는데...(루시오 이 ㄱ...) 여하튼 양 팀 다 이 경기에서 이겨야 할 명분이 생겼다.

 

 

 

'철퇴+쌍칼', 아시아 깡패로 귀환을 선언한 무서운 형님들. 울산

 

(아따, 김신욱 이 친구 나날이 갈수록 과감하고 도발적이네. 옴므파탈. 응?)

 

  작년 후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철퇴는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왜냐하면 울산은 그만큼 기존 멤버들의 이탈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허나 상징적인 존재는 매해마다 떠났다). 작년 리그 준우승 멤버들 그대로 지킨 채, 김승용-이근호-이에나가 같은 빠른 발을 지닌 선수들이 울산에 합류하게 되었으니, 그동안 울산에서 보기 힘든 속도전까지 올시즌 첫경기부터 볼 수 있게 되었고, 더이상 울산이 수비만 탄탄한 팀이 아니라 공격까지 강력한 팀이 되어버렸다. 속도만 빨라졌다고 해서 좋은 팀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개막전에 동해안더비를 빅매치, 그리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베이징과의 홈경기에서 보여준 울산은 분명 2005-2006년 그 화려했던 아시아깡패시절을 연상케 하는 경기내용이었다(전반전까지는). 이근호-김신욱-고슬기로 이어지는 패스플레이는 K리그 아니 해외빅리그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고, 다른 K리그팀 팬들이 기겁했다.

 

  분명 경기력이 작년보다 훨씬 더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봤을 때는 아직 약간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그 달라진 경기력이 아직까지 90분 내내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포항원정에서 그랬고, 베이징과의 홈경기 때도 그랬는데, 경기 중간에 간혹 측면수비수들(이용-최재수)이 정줄을 놓는 광경을 연출하면서 상대에게 위협적인 찬스도 헌납했던 것도 몇 번 있었다. 물론 이용이나 최재수가 K리그에서 정상급 풀백으로 평가받고 있긴 하다만, 박원재나 김창수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마크능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그래서 에스티벤이나 이호의 넓은 커버능력이 요구된다). 많은 사람들이 울산이 리그와 아챔을 병행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 그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아챔 첫경기가 홈경기였고, 리그일정까지 무려 5일이나 쉴 수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리그경기도 홈이다). 다른 문제는 바로 고슬기의 부상이다. 현재 울산 전술에 핵심의 한축인 고슬기가 베이징과의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기에 아직 경남전 출장이 불투명하다. 이 자리에 이에나가나 박승일, 고창현 중 누가 들어가느냐가 관건이다.  

 

 

Key Player : '보급형 이천수' 이근호

 

(울산의 '보급형 이천수'이자 '문수의 연예인' 이근호씨)

 

  맨유에는 '보급형 호날두'인 루이스 나니(오- 나느님)가 있다면, 울산에는 '보급형 이천수'인 이근호가 있다. 동해안더비 프리뷰에서도 밝혔지만, 이근호라는 존재가 울산 전체 전술을 바꿔놓았다. 지난 국가대표 소집되어서 보여줬던 경기들이나 동해안더비, 그리고 베이징전에서 이근호는 상대팀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고 그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쇄도할 때 항상 상대 측면수비수들이 마크하느라 정신줄 놓고 어서오라고 열어주고, 중앙으로 뛰어들어올 때 팀동료들의 수비부담까지 덜어주기까지 하니 이근호는 그야말로 기존 철퇴에 난도질하는 쌍칼까지 장착한 케이스다. 이러한 점들을 비교해보자면, 예전에 울산이 아시아깡패시절로 잘나가던 시절에 전두지휘하던 이천수의 역할과 확실히 비슷하다(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이근호의 골결정력이 좀 떨어진다. 일본가더니 골결만 떨어졌다). 이근호의 이러한 활약 덕분에 김신욱이나 고슬기까지 더 다양한 역할이나 위치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이근호 덕분에 김신욱은 굳이 최전방이 아니라 약간 섀도스트라이커 위치에서 왕성한 활동량으로 전방으로 뛰어들어가는 이근호에게 패스를 찔러주기도 하고, 이근호 덕분에 고슬기는 자신의 전매특허인 BTB 플레이가 좀 더 수월해졌다는 것이다.

 

 

 

'윤빛가람도 없고, 김주영도 없고...' 그래도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경남

 

(작년부터 올해까지 각 포지션의 주축선수들을 팔았음에도 전혀 끄떡하지 않는 경남)

 

  예전에 타 종목 어떤 감독님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오.... 영우도 없고..... 윤비트도 없고..... 주영이도 없고..... 상민이도 없고....." 작년 여름부터 올해 시즌 개막 직전까지 경남은 전 포지션에 핵심선수들을 다른 클럽에 팔아야만 했다(김영우와 서상민은 전북에, 윤빛가람은 성남에, 김주영은 서울로). 특히나, 윤빛가람과 김주영의 이적건은 절차과정상에서 경남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바이아웃 조항 무시)을 하는 바람에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고, 이 사태를 수습하느라 경남은 상당히 애를 먹었고 이 때문에 남들 가는 전지훈련도 비교적 늦게 시작함으로써 이러다 리그 전체 일정에 큰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들게끔 했다. 그러한 우려 속에 경남은 대전을 상대로 홈개막전 경기를 치뤘는데, 우려와는 달리 경남은 일방적으로 대전을 압도하면서 3대0 완승을 이끌며 K리그 1라운드 선두 타이밍 싸움의 최종승자가 되었다(토요일 오전까지 경남은 선두의 기쁨을 누렸다).

 

  이러한 완승의 중심에는 이번에 새로 이적해 온 브라질 공격수인 까이끼의 원맨쇼가 돋보였다. 데뷔전에서 1골 2도움으로 모든 골에 관여하면서 대전을 사정없이 털어버리면서 한 경기만에 까이끼는 최진한 감독호의 황태자로 급부상하게 되며 최진한 감독 또한 까이끼의 맹활약을 보며 에닝요와 비견될만한 선수가 될 것이라며 호언장담을 했다. 까이끼 뿐만 아니라 경남의 전체적인 경기 운영면에서 군더더기 없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경남의 단점을 꼽자면, 첫경기에 경남과 붙은 상대가 경남보다도 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대전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경남의 경기력은 좋았다. 허나, 그 경기에서 대전은 뭐 하나 해보기도 전에 알아서 무너져버렸다. 수비와 미드필더와의 간격 조절도 실패했고, 볼배급이나 움직임 또한 상당히 맞지 않았던 모습을 보이며 보는 내내 불안한 경기력을 보이며 그 결과물이 3실점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렇기에 경남이 대전이 아닌 강팀인 울산같은 팀과 맞붙었을 때도 대전에게 쓰던 방식이 통하지 않을 확률이 제법 높다는 점이다. 너무나 일찍 울산을 만난 것이 경남 입장에선 상당히 부담스럽다.

 

 

Key Player : '가시아귀' 조재철

 

(울산이 경남을 손쉽게 잡으려면 까이끼보다도 조재철(8번)을 봉쇄하는 것이 젤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지난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전소속팀인 성남에서 '새끼뼈'라 불릴 만큼, 김정우의 대체자 겸 성남 중원을 책임질 선수로 오래 전부터 주목받았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장난치기를 좋아했는지, 성남이 윤빛가람을 데려오는 대신에 트레이드 카드로 하필이면 조재철을 넘겨준 것이다. 이러한 트레이드 조건에 대해 성남팬들은 '왜 하필이면 조재철이냐' '윤빛가람이 조재철과 맞바꿀 정도로 가치있는 선수냐' 식의 불만을 구단에게 표출하였고, 이 덕분에 윤빛가람이 성남팬들에게 아직까지 곱지 않는 시선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타의로 성남을 등지고 경남으로 오게 된 조재철은 손쉽게 경남의 주전으로 발탁되었고, 강승조와 짝을 이루며 중원을 지켰다. 사실 대전과의 경기에서 조르단이나 까이끼(조-까 뭔 욕처럼 들리지;;), 윤일록 등이 전방에서 휘젓고 다니면서 화력축구를 보여줬지만, 그 공격의 시발점은 조재철의 발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성남시절에 측면윙포 중미 공미 가리지 않으면서 소화가 가능할 정도로 다재다능함을 지니고 있는 조재철은 경남에서 '링커' 역할을 부여받으면서 수비에 치중하는 강승조와 경남의 공격진을 이어주면서 경기를 조율한다(울산으로 따지면 이호 역할이 조재철이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예상 라인업>

 

 

 

<나의 경기 예상>

 

  울산이 두 경기를 약빨듯이 잘했으니 이제 한 번 삽질할 때가 온 것 같은데 말이다.....(호곤이형 내 말 맞죠?) 니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홈이니까 지진 않겠고, 비기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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