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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FIFA발롱도르 수상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스네이더 vs 사비

J_Hyun_World 2010. 11. 30. 21:09

 

 

  올해부터 FIFA의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가 합쳐져서 FIFA발롱도르가 탄생하게 되었다. FIFA 주관 올해의 선수상은 이름 그대로 그 한 해에 최고로 빛났던 선수들 1,2,3위를 선정해서 주는 상이고, 발롱도르는 1956년부터 프랑스 축구 매거진에 의해 수상되기 시작한 올해의 유럽 축구 선수상이다. 이번에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떠오른 베슬레이 스네이더(네덜란드, 인테르)와 사비 에르난데스(스페인, 바르셀로나). 보통 어느 정도되면 수상자가 대충 예측이 가능한데, 이번에는 예측이 힘들다. 그만큼 두 선수가 지난시즌에 쌓아올린 업적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1. 베슬레이 스네이더(네덜란드, 인테르)

09/10 시즌 성적: 4골 6도움(세리에A), 3골 6도움(챔피언스 리그), 5골 1도움(월드컵) 총12골 13도움

 

  지난 09/10시즌 무리뉴 사단의 인테르 트레블 달성의 중심이자, 이번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의 핵. 전 소속팀이었던 레알 마드리드에서 방출될 때만 하더라도 그가 이 정도의 성과를 이뤄낼 거라곤 예측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디아비(아스날)의 살인태클에 부상당한 후 폼이 하락한데다가 카카의 영입과 절친인 반더바르트에게 밀리면서 그는 레알마드리드를 떠나야만 했었다. 이적 마감 마지막날 300여억원에 이탈리아로 날아온 오렌지산은 아약스시절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매 경기당 평균 10km 이상 뛰는 활동량과 체력, 완벽한 양발잡이, 중간중간 무섭게 때리는 중거리포와 데드볼 스페셜리스트, 그리고 대지를 가르는 킬패스. 밀라노 더비에서 환상적인 데뷔전을 치루며, 그는 무리뉴 사단 전술의 중심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의 플레이메이킹 덕분에 인테르는 완벽한 밸런스를 갖추게 되면서 세리에A우승, 이탈리아컵 우승,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일궈냈고, 이 활약에 힘입어 네덜란드 감독인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그동안 팀의 중심이었던 반더바르트를 밀쳐내고, 스네이더 중심으로 오렌지군단을 꾸려갔다. 그는 월드컵 기간에도 가장 빛났던 선수였다. 팀은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미드필더임에 불구하고 5골을 뽑아내는 최고의 기량을 뽐냈으며, 이제 스네이더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알렸다. 그렇기에 스네이더가 유력한 후보로 올라올 수 있었던 것 아닐까?

 

 

2. 사비 에르난데스(스페인, 바르셀로나)

09/10 시즌 성적: 3골 14도움(프리메라 리가), 1골 3도움(챔피언스 리그), 1도움(월드컵) 4골 18도움

 

  바르셀로나 유스의 산실이자, 바르셀로나의 실질적인 지배자. 보통 바르셀로나 하면 메시의 팀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제론 메시보다 사비의 영향력이 훨씬 크다. 매 경기마다 패스 성공률 90%이상을 기록하는 패스마스터,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의 점유율축구의 시작점은 언제나 사비의 발에서 시작한다. 바르셀로나의 6관왕 위엄에는 다 그가 있었고, 스페인의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08년 유로컵, 10년 월드컵) 달성에도 그가 있었다. 마치 그의 패스를 보면, 사람이 발로 저렇게 한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공을 갖다주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오늘 엘클라시코 더비에서 바르셀로나가 완승을 거둔 것도 전부 사비의 발에서 시작된 것이다. 너무나 받기 쉽게 패스를 찔러주기에 같은 팀 공격수들은 아주 편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그는 실질적으로 골을 넣는 선수가 아니라 골을 넣도록 볼배급 하는 위치이기에 유로컵 우승, 월드컵 우승, 바르셀로나 6관왕의 기염을 토해도 스포트라이트는 그에게 오질 않았고, 의외로 상 복이 없었다(반면 그의 팀동료인 메시는 언제나 상을 싹쓸이 하곤 했다). 그래서 이번 수상후보에 오른 만큼, 수상 욕심이 날 만도 하다.

 

 

  09/10 시즌 성적만 비교한다면, 스탯상으론 스네이더가 사비를 앞지른다. 하지만, 월드컵이 개최했던 연도에는 언제나 우승팀에 소속된 선수가 수상하곤 한다. 지단(1998), 호나우두(2002), 칸나바로(2006)가 그 대표적인 예시였다. 그리고 FIFA발롱도르는 09/10시즌뿐만 아니라 10/11시즌 12월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현재 이번시즌 바르셀로나가 인테르보다 전체적인 팀성적이 좋은데다가, 사비에 비해 스네이더는 활약이 미비하다. 하지만 또 재미있는 사실은 최근 발롱도르 수상자들이 거쳐간 팀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스페인과 이탈리아 팀, 특히 스페인은 레알 마드리드, 이탈리아는 인테르, 유벤투스, AC밀란 소속들이 많다. 바르셀로나 출신 선수들 중에선 호나우딩요와 히바우두(둘 다 나중에 AC밀란으로 갔다)가 전부였던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지단, 칸나바로(이 둘은 유벤투스 출신), 호나우두, 피구(인테르에서 뛴 적이 있다), 그리고 현재 마드리드로 옮겨온 카카(전 소속팀 AC밀란), C.호날두(전 소속팀 맨유)에다 오언도 레알마드리드를 거쳐 갔기에 발롱도르 수상은 레알-이탈리아팀으로 뛴 선수가 받는다라는 공식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스네이더와 사비, 이 두 선수 중 누가 받게 될 지 장담을 못하기 때문이다. 연말에 발표될 FIFA 발롱도르 수상자가 누가 될 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