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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의 귀재 이탈리아 vs 다크호스계 선두주자 크로아티아, 짜릿했던 90분 경기

J_Hyun_World 2012. 6. 15. 08:00

 

 

 

('지독한 악연 70년' 이탈리아 vs 크로아티아. 이번에도 그 악연은 이어져갔다. 사진출처 NEWSis)

 

점유율 축구를 타파한 네오 카테나치오 vs 다크호스계 선두주자의 입지 다지기

 

  C조의 두번째 경기도 참으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우승후보로 불리는 스페인과 대등하게 싸우면서 현대축구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이탈리아와 다크호스계의 선두주자로 아일랜드에게 완벽한 승리를 잡으면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크로아티아의 대결, 참으로 재밌는 것은 이탈리아가 역대 A매치 전적 중에서 유일하게 이기지 못한 국가가 두 나라가 있는데 하나가 브라질이고 나머지 다른 한 국가는 크로아티아였다. 두 팀의 악연은 70년이나 이어져오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1996년 유로대회 예선전이다. 당시 이탈리아는 크로아티아와 한 조로 편성되었으나 두 번 맞붙었는데 전부 2대1로 패하였고, 10년 전인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는 크로아티아와 한 조에 편성되면서 크로아티아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패배하고 말았다(이탈리아는 그 패배로 인해 조2위로 16강에 진출했고, 우리나라에게 패했다). 

 

  이러한 역대전적을 앞두고, 이탈리아의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은 크로아티아의 빈약한 수비가 약점이라는 것을 알기에 스페인 전과 달리 크로아티아전에서는 공격적으로 나와서 크로아티아에 대한 징크스를 깨겠다는 의지를 불태웠고, 크로아티아의 슬라반 빌리치 감독은 크로아티아 국가대표팀의 에이스인 루카 모드리치가 최소한 이탈리아 국대의 에이스이자 유벤투스의 핵심 주축인 안드레아 피를로급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을 도발함과 동시에 이번 경기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모드리치에 대한 무한 신뢰감을 내비췄다.

 

 

 

1라운드 경기와 바뀐 게 없는 양 팀 선발 라인업, 하지만 공략루트는 달랐다

 

(2라운드인 이탈리아 vs 크로아티아. 양 팀 다 1라운드 선발라인업과  동일하게 들고 나왔다. 그만큼 자신감이 대단하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진출처 스포츠조선)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는 1라운드 때 내보냈던 선발라인업을 이번 경기에도 동일하게 들고 나왔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똑같은 선발라인업인데도 전술은 1라운드와 전혀 다른 전술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크로아티아의 빈약한 수비를 공략하기 위하여 공격적으로 밀고 나오면서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중원인 마르키시오-피를로-모따 라인으로 중앙을 차지하는 것이었고, 반면에 크로아티아는 쓰리백을 사용하는 이탈리아이기에 이탈리아 센터백들의 오버래핑을 막아서기 위해서 이탈리아의 측면을 공략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센터백 라인이 스페인전과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면 스페인전의 경우 제로톱을 상대하기 위해 데로시가 파브레가스를 전담마크하다싶이했고, 보누치와 키엘리니가 그를 보좌하면서 다소 수비적으로 나온 반면에, 크로아티아전에서는 보누치나 키엘리니의 공격적인 오버래핑이 돋보였다. 특히나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의 오버래핑과 함께 같은 유벤투스 동료인 엠마누엘레 지안케리니와의 연계플레이로 다리오 스르나가 버티고 있는 크로아티아의 오른쪽 측면을 허무는 모습은 소름이 돋았다. 계속적인 전진압박과 커팅, 그리고 공격가담은 크로아티아의 한 축을 봉쇄하는 데 충분했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크로아티아의 에이스인 루카 모드리치를 완전히 봉쇄시키면서 크로아티아 선수들을 측면 밖으로 밀어냈다. 특히나 모드리치가 공을 잡을 때면 그에게 제한적인 공간과 많은 수비숫자를 유지하면서 그를 피치 위에서 지워버렸다. 물론, 이러한 공격적인 전진압박에도 무리수는 따랐다. 90분 내내 소화할 체력과 활동량이 필요하다보니 전반전 끝났을 때 크로아티아보다 2,8km 더 뛰는 빠른 체력소모와 만쥬키치에게 동점골을 헌납할 때 집중력 저하 등을 야기시키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전진하는 네오 카테나치오에 전반전 내내 호되게 당한 크로아티아는 측면에서 이탈리아를 공략하는 방법을 택했다. 루카 모드리치가 봉쇄당하자, 주장인 다리오 스르나를 공격시에 아예 오른쪽 윙포워드로 전진 배치하면서 오히려 오른쪽 윙인 이반 라키티치를 중앙 미드필더로 커버를 맡기고 센터백인 베드란 촐루카에게는 오른쪽 풀백마냥 오버래핑하도록 요구하면서 3-3-4 형식으로 맞서싸웠다. 지나치게 스르나 쪽으로 공격이 기울어지다 보니 빌리치 감독은 공격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다소 부진했던 이반 페리시치를 빼고 다리오 스르나와 비슷한 유형이자 왼발에 능한 다니엘 프라니치를 투입시켜 왼쪽풀백인 이반 스트르니치와 짝을 이루게 하였다. 가뜩이나 전반전부터 이탈리아가 심하게 체력을 소모한 탓인지 후반전에 심심치 않게 크로아티아의 측면파훼법이 먹혀들어갔고, 측면을 공략한 덕분에 극적인 동점골까지 뽑아낼 수 있었다. 측면에서 분위기가 살아난 덕분에 그동안 지워졌던 루카 모드리치가 슬슬 살아날 수 있었고, 역전의 기회도 있었지만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에이스 대결 : 안드레아 피를로 vs 루카 모드리치 - 피를로의 완벽한 한판 승

 

('보고있나 모드리치?' 이번 경기에서도 피를로는 가장 빛났다. 미안하지만 모드리치가 피를로를 따라잡기엔 아직 무리다)

 

  빌리치 감독의 발언 때문에 이 경기에서 부각되었던 에이스 대결이었던 안드레아 피를로 대 루카 모드리치, 경기결과는 1대1 무승부였지만 에이스끼리 활약을 비교해보면 피를로가 월등히 앞섰던 경기였다. 지난 스페인전에서도 디나탈레의 골을 돕는 어시스트를 기록하더니 이번 크로아티아 전에서도 가장 돋보였다. 자신에게 달라붙는 수비가 몇명인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언제나 상대를 위협하는 킬패스를 연결시켜 크로아티아를 기를 죽여놓았고, 특히나 크로아티아의 벽을 살짝 뛰어넘어서 골대 왼쪽 구석으로 꽂쳐들어간 그의 프리킥 골은 실로 대단했다. 후반전에 이탈리아가 체력저하로 약간 쳐질 때에도 그가 순간순간 내지르는 패스는 상대에게 큰 위화감(?)을 주었고 이번 경기의 실질적인 MOM이었다. 반면에 루카 모드리치는 거의 70분 가까이 이탈리아에 의해 지워졌다가 경기가 끝나갈때쯤 되서야 살아나면서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는 데 그쳤다.

 

 

 

논란이 되는 옵사이드 판정 문제

 

(논란이 되고 있는 옵사이드 판정 문제, 명백한 오심이 아닌가 싶다. 사진출처 KBSN SPORTS)

 

  이 경기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3번이나 불거져 나온 옵사이드 오심판정 문제다. 위의 캡쳐 사진파일이 논란이 되고 있는 옵사이드 판정문제인데, 먼저 첫번째 장면부터 보자면, 부심은 쇄도하는 카사노나 마지오보다 더 밑에 쳐쳐있었던 스르나를 보지 못한 채, 그들이 크로아티아 수비보다 조금 더 빨리 들어왔다고 옵사이드라고 잡아낸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 장면은 최전방에 나와있는 이탈리아 선수가 하프라인을 완전히 넘어서지 않은 상황이다. 이말은 즉슨, 하프라인을 넘지 않은 이상 아무리 크로아티아 수비보다 앞에 전진배치되어있더라도 옵사이드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심들은 저 2번째 장면마저 옵사이드라고 판정한 셈이다. 하프라인인 거 제외하더라도 크로아티아 최종수비수 라인을 보더라도 저것은 옵사이드가 아니라 인사이드인 것이다. 과거 2002년 월드컵 조별리그 당시에도 이탈리아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골을 넣었으나 옵사이드오심판정으로 골이 무효되어버린 전적이 있었다. 그 오심판정이 이번에도 영향을 끼칠 줄은 누가 생각했을까?

 

 

 

경기리뷰 :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의 문제점

 

이탈리아 - 국대 주축 멤버가 유벤투스 멤버이다보니 현재 이탈리아 국대에서 사용하는 쓰리백도 그대로 유벤투스에서 가져왔는데, 무재배 신공도 유벤투스에서 그대로 가져온 모양이다. 올시즌 유벤투스가 무패리그우승할 당시에 겪었던 문제인 최전방 스코어러의 부재로 매경기 겨우겨우 1골씩 넣을 뿐이고, 꼭 1골 넣으면 반드시 1골을 상대에게 헌납하면서 거의 제로게임을 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현재 이탈리아는 2무를 기록하여 심각한 골가뭄으로 자칫 3무로 탈락할 위기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크로아티아 - 그들이 1라운드에서 상대했던 아일랜드와 달리 이번에 상대한 이탈리아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상대였고, 이탈리아의 파상공세와 활동량에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나 이탈리아의 간결한 연계플레이로 수도 없이 수비진이 벗겨졌다. 이탈리아와 대등하게 싸워 현재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고 있는 스페인이 다음 상대이기 떄문에 크로아티아 입장에선 첩첩산중이다. 헐겁게 열리는 수비의 약점을 메꾸기 위해서는 확실히 수비를 안정화할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공격으로 승화시키는 방법도 있는데, 스페인전에서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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