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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A 올스타를 수집하는 파리 생제르망을 통해서 보는 세리에A의 현실

J_Hyun_World 2012. 7. 16. 08:00

 

 

 

 

(세리에A 출신 스타플레이어만 벌써 7명, 세리에A 올스타팀 을 만들고 있는 PSG-세리에A 커넥션의 위엄. 사진출처 베스트일레븐)

 

세리에A 올스타팀을 만들고 있는 파리 생제르망

 

    파리 생제르망(이하 PSG로 표기)은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도 태풍의 눈으로 자리잡고 있다. 작년 여름에도 하비에르 파스토레와 제레미 메네즈 등 폭풍영입을 시작하였고, 겨울에는 세계적인 명장인 카를로 안첼로티와 이탈리아 국가대표출신인 티아고 모따,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맥스웰 등을 영입하는 등 전 포지션에 걸쳐서 보강하였다. 하지만, PSG는 몽펠리에 돌풍에 의해 전반기 리그 1위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엔 최종 리그순위 2위로 밀려나는 굴욕을 맛보았다. PSG가 애초에 목표로 설정했던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을 달성하긴 했으나, 그들의 스쿼드를 감안한다면 준우승을 못한 것이 다소 아쉬울 것이다. 그리하여 PSG는 챔피언스리그 대비 및 리그 제패라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면서 이번 여름에 나폴리에서 뛰는 에제키엘 라베찌를 데려오면서 다시 한 번 이적시장에 화력을 내뿜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AC 밀란의 기둥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티아구 실바까지 영입하려고 하며 이 영입이 거의 성사직전이라는 말까지 나왔다(티아구 실바는 영입 확정이다). 여기서 PSG의 영입행보를 자세히 살펴보면 한가지 사실을 알 수 있는데, 공교롭게도 PSG가 세리에A 출신 스타플레이어를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 이러한 움직임은 우연이 아니라 계획된 것이라도 봐도 좋다. 콧대 높은 파리지앵들의 팀답게 늘 세계 최고를 꿈꿔왔던 PSG는 지난 5월에 임기가 끝난 프랑스의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 오랜 PSG 팬이자 축구팬인 사르코지는 리그1의 중계권료 폭락 위기를 막기 위해 카타르 방송사 '알 자지라 스포츠'를 끌어들여 높은 액수의 계약을 유도했고, 카타르 스포츠 개발(QSI)이 PSG를 인수한 것 역시 자본 유입의 일환으로 설명된다. 사르코지는 셰이크 타밈 카타르 왕세자에게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종 드뇌르를 수여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이렇게 카타르 자본이 사르코지에 의해 PSG를 인수했고, 그들의 야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행해진 다음 행동이 바로 AC밀란의 레전드이자 명스카우터로 이름날렸으면서 양 밀라노 두 팀 감독 경력이 있는 레오나르두를 단장으로 영입하였다. 레오나르두가 단장 자리를 맡으면서 세리에A 커넥션이 발동하였고, 레오나르두 작품으로는 살바토레 시리구, 모모 시소코, 제레미 메네즈, 하비에르 파스토레를 작년 여름에 담아왔다. 특히나 파스토레는 당시 유벤투스와 AC 밀란 등 세리에 A 빅클럽들과 벌인 영입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4200만 유로(약 590억 원)를 투자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 안첼로티 감독이 부임한 뒤로 이탈리아 색채가 더욱 강해졌고, 레오나르두와 안첼로티뿐 아니라 8명의 코칭스태프 중 2명이 이탈리아 출신이기도 하다.

 

(라베찌의 파리 입성은 파스토레의 입성만큼이나 충격적이었는데, 여기서 티아구 실바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합류?? 사진출처  Makelele04님 블로그)

 

   올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고 얼마 되지 않아 에제키엘 라베찌를 끌어들였다. 이제 PSG는 진짜 핵폭탄을 준비하고 있다. AC 밀란의 공수 핵심인 이브라히모비치와 실바를 노린다. 두 선수를 합쳐 최대 7,000만 유로(980억여 원)를 지불할 것으로 알려졌고, 이 중에 티아구 실바는 PSG 확정이라는 오피셜을 띄우면서 이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향후 거취만 결정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이브라히모비치의 합류까지 현실이 된다면 PSG는 세리에 A에서 직접 영입한 스타만 8명이 된다(바르셀로나를 거쳐서 넘어온 맥스웰까지 합치면 9명이 되는 셈). 차세대 아주리 수문장 파스토레 시리구, 세리에 A 최고 센터백 티아구 실바와 수준급 풀백 막스웰, 허리를 책임질 모모 시소코와 티아고 모타, 공격을 풀어 줄 제레미 메네즈-하비에르 파스토레-에제키엘 라베찌, 최전방의 이브라히모비치는 수년 전 세리에 A 올스타전이 열렸다면 정말 구성됐을 법한 라인업이다. 아직 이적시장이 닫히기 한 달 넘게 남아있기에 PSG가 어떤 액션을 취할 지 또 모를 일이다.

 

 

몰락하고 있는 세리에A, 계속 빠져나가는 선수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이적설은 단순히 PSG의 화력 뿐만 아니라 세리에A의 현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 지를 보여주는 양면이다)

 

  AC밀란의 대들보와 같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티아구 실바의 PSG 링크는 PSG라는 구단의 야망을 상징하는 것 이외에 다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한 세리에A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의 타리그로 이적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세리에A가 다른 리그에 비해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유로 2012에서 이탈리아가 유로 준우승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드리아노 갈리아니 AC밀란 부회장은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이탈리아가 더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에게 매력이 없는 리그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세리에A는 10년전 까지만 해도 세계적인 스타들을 대거 보유한 유럽 최고의 리그였고, 당시 이탈리아 7공주 시절로 회상될 만큼 이탈리아 리그의 전성기였다. 특히나 2002-03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도 이탈리아 클럽팀들의 잔치였지 않았던가. 그러부터 약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세계 3대 리그가 아니라 더 나은 대우를 받기 위한 발판 정도로 전락한 모습이다. 지난 2년 사이 세리에A 별이었던 알렉시스 산체스와 사무엘 에투, 하비에르 파스토레, 마리오 발로텔리, 그리고 티아구 실바까지 모두 이탈리아를 떠나 다른 리그로 향했다(최근에 로마의 차세대 기대주로 불렸던 파비오 보리니가 리버풀로 떠나면서 로마는 집단멘붕상태에 빠졌다).

  세리에A가 이렇게 휘청거리는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갈리아니가 끊임없이 강조하는 대로 세리에A 클럽들의 재정이다. 세리에A 클럽들 대부분이 급격하게 어려워진 이유는 관중수의 급감과 경기장의 낙후로 분석된다. EPL의 경우에는 외국자본들이 쉽게 유입되어서 너도나도 물량공세를 퍼부어 클럽을 키우고, 분데스리가의 경우에는 리그 자체 자생력이 강해져 어떠한 폭풍이 몰아쳐도 끄떡없는 탄탄한 기반을 유지하였고, 라리가의 경우에는 레알-바르샤를 중심으로 버티는 등으로 각 리그의 관중 숫자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세리에A의 관중 수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눈에 띄는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결국 이는 경기 당일 클럽들이 거둬들이는 수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에는 클럽이 자체적으로 경기장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드물다. 유럽의 여러 엘리트 구단들은 직접 경기장을 소유하면서 구단의 수입과 연계시키기 위해서 레스토랑, 바, 가게와 호텔까지도 운영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탈리아 클럽들은 경기 당일에만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반면, 다른 리그 빅클럽들은 매일같이 부수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최근에 레알 마드리드가 대형 리조트를 건설짓는 데 주력하고 있고, 맨시티의 경우에는 맨체스터 시에 여러 건물을 짓고 있는 중이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클럽들의 유소년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 결국 이탈리아 출신의 어린 선수들이 1군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클럽들은 지금보다도 훨씬 많은 자금을 영입에 투자해야 한다. 바르셀로나가 '라 마시아'를 통해 어린 선수들을 대거 양성해서 기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세리에A는 현대 축구의 흐름에 크게 뒤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세리에A 클럽들이 유소년에 투자를 줄이는 이유는 리그의 자체 규정 때문이다. 외국 클럽들이 매우 적은 금액만으로도 유망주를 훔쳐갈 수 있기에 이탈리아 클럽들은 유소년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예전에 맨유나 첼시 등 다른 리그 빅클럽들이 수차례 이탈리아 유망주들을 쉽게 빼갔던 것이 예시가 될 것이다. 거기다가 이제 이탈리아의 유망주들은 세리에A 보다 외국 리그를 더욱 선호하고 있다. 세리에A의 탑 클럽들은 자신의 유소년 출신의 선수를 기용하기 보다는 나이가 많은 검증된 자원들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를 증명하듯 이탈리아 팀들은 다른 리그들 보다 높은 평균 연령을 갖고 있다. 여기에 이탈리아 클럽들은 수입을 TV 중계권료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 잉글랜드나 유럽 클럽들은 다양한 후원 계약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지만, 이탈리아는 아직 이러한 부분이 걸음마 단계에 있다. 그나마 유벤투스가 다른 이탈리아 클럽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유벤투스가 현재 이탈리아 클럽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자신들만의 경기장을 소유하여 막대한 수입 증대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어린 선수들에게도 대대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앞으로 몇 년 동안 이적료를 대거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12 시즌에 완공한 유벤투스 스타디움. 유일하게 유벤투스만이 이탈리아 클럽들 중 자신들의 경기장을 소유하고 있다)


  이탈리아 자체적으로도 여러 문제가 있다. 이탈리아는 외국 자본의 과도한 침투를 견제하기 위해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세리에A에는 셰이크 만수르 같은 구단주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구단주를 갖고 있는 AS로마도 구단주가 이탈리아계 사업가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서브프라임 파동으로 시작하여 유럽 곳곳에 불어닥친 경제 위기 또한 이탈리아에 엄청난 타격을 주어 이탈리아 국가 자체도 경제 위기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서 자금을 충당하는 자체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그렇다보니 PSG가 세리에A 출신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에 대해 세리에A 구단들로서도 불만의 여지는 크지 않다. 워낙 돈이 많은 클럽답게 대부분의 선수들을 적정 가격에 거래했거나 그 이상의 가격에 데려갔는데다가, 이탈리아 클럽들 대다수는 팀내 핵심선수들에게 높은 주급을 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AS로마의 데로시가 재계약할 수 있었던 것도 피사로가 맨시티로 임대가서 주급이 여유로워진 덕분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니까). 그 이외에도 세리에A에 최근 몇 년동안 두 차례나 터졌던 대형 승부조작사건도 세리에A 몰락에 적잖은 영향력을 끼쳤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처럼 세리에A는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있다. 그리고 이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전혀 없었다. 이제 세리에A는 경쟁력을 잃어버렸고 누군가 막대한 자본을 갖고 경기장, 유소년과 미래에 투자해주기를 간절히 희망하고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이탈리아 클럽들의 바람일 뿐이지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밀라노 형제들은 긴축재정모드에 들어갔고, 우디네세는 매 시즌이 끝나면 핵심 선수들 2,3명을 팔아버리는 게 관례행사가 되었고, 이탈리아 하위리그 클럽들은 말하기 입아플 정도로 빈부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져있어서 경쟁력도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태다. 이러한 영향이 결과적으로 이탈리아 클럽들이 국제무대에서 영 힘을 못쓰고 무너지는 이유가 이닐까 싶다. 끝없이 추락하는 세리에A 몰락, 과연 그들에게 솟아날 구멍은 있는가?

 

발췌글 :

[베스트일레븐] 파리에서 결성된 세리에 A 올스타, PSG  by 김정용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football&ctg=news&mod=read&office_id=343&article_id=0000019230

[골닷컴 이탈리아] 아! 세리에A...어쩌다 이렇게 됐나 by 비토리오 캄파닐레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tg=ranking_news&mod=read&ranking_type=popular_day&date=2012-07-14&rank_id=42922412&office_id=216&article_id=0000058014&m_url=%2Fcomment%2Fall.nhn%3Fgno%3Dnews216%2C0000058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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