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건너축구/이태리국

세리에A 이적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 피오렌티나. 과연 부활에 성공할까?

J_Hyun_World 2012. 8. 23. 08:00

 

 

 

 

체사레 프란델리 체제가 끝난 이후, 몰락해버린 비올라 군단

 

(칼치오폴리 사건을 겪었음에도 체사레 프란델리는 피오렌티나를 세리에A 내에서 우승경쟁력이 있는 클럽으로 만들었으나, 2010년 이탈리아 국가대표 감독으로 떠났다)

 

  체사레 프란델리 이탈리아 국가대표 감독이 피오렌티나 감독으로 지냈던 기간(2005년 7월~2010년 5월) 동안 피오렌티나는 세리에A 내 이탈리아 클럽들 중에서 제법 리그 우승경쟁력이 있었던 강팀으로 자리를 잡았었다. 특히나, 칼치오폴리 사건으로 인하여 피오렌티나가 2006-2007 시즌을 시작하기에 앞서 승점 15점 감점이라는 중징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프란델리는 이러한 핸디캡을 극복하고 피오렌티나를 리그 6위로 이끌면서 UEFA컵 진출권을 팀에 안겨주었다(그렇게 UEFA컵에 진출한 피오렌티나는 2007-2008 시즌에 준결승까지 올라가는 저력을 보였다). 그리고 다음 시즌에는 리그 4위로 올려놓으면서 그렇게 피오렌티나가 갈망하던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티켓을 따냈고 이러한 공헌 덕분에 프란델리는 세리에A 최고 감독상을 2008년 연말에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팀을 이끌던 프란델리는 2009-2010 시즌에 피오렌티나의 챔피언스리그 기록을 갈아치우는 데, 비록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16강에서 탈락하긴 했으나 바이에른 뮌헨에 전혀 밀리지 않는 팽팽한 경기력을 선사하면서 피오렌티나를 강팀으로 만들어놓았다(참고로 그 당시 바이에른 뮌헨이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이라는 걸 감안하면 피오렌티나는 선전했다).

 

  하지만 프란델리 체제는 여기에서 끝이 나버렸다. 당시 피오렌티나의 에이스였던 아드리안 무투가 도핑테스트에 걸리면서 팀의 분위기를 망쳐놓았던 것과 당시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이 마르셀로 리피 감독의 후임자를 물색하던 중에 체사레 프란델리를 선택했다(거기다가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이 남아공월드컵에서 대수모를 겪었다). 이것이 표면상의 문제였고 후에 프란델리가 밝히길, 자신이 피오렌티나를 떠나게 된 또다른 이유는 바로 피오렌티나 구단주인 델라 발레 형제들과의 갈등이 있었다고 했다. 선수 영입과정에서 구단주와 감독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맞지 않은 데에서 발단이 되었고, 중간에 두 사람을 연결하는 연결체에서 오해가 발생하는 바람에 프란델리와 델라 발레 형제들과 무뚝뚝한 이별로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프란델리와 피오렌티나의 이별은 피오렌티나의 급격한 몰락을 초래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별은 결과적으로 프란델리와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에게는 이득이 되었고, 반대로 피오렌티나 구단의 행보는 눈깜짝할 사이에 몰락해버렸다. 프란델리가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유로2012 준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는 동안, 피오렌티나는 감독이 2번이나 바뀌었고, 리그 성적도 프란델리 감독이 이뤄낸 성적들에 비해 훨씬 형편없었다. 프란델리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게 된 '왼발 프리킥의 달인' 시니사 미하일로비치 체제였을 때, 항상 2%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서 비올라 팬들의 기대를 크게 충족시키지 못했고, 2011년 11월에 결국 경질되면서 1년 4개월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여기에 대해서는 미하일로비치의 지도력에 약간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 피오렌티나 프론트가 이적시장에서 너무나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점도 한몫했다). 그리고 미하일로비치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게 된 델리오 로시(델리오 로시는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하면서 팔레르모 감독 시절에도 좋은 평을 받았었다)는 팀을 더더욱 수렁으로 빠뜨리면서 피오렌티나가 졸지에 강등권 걱정까지 해야만 했다. 여기에 모자라 델리오 로시는 노바라와의 경기 도중 벤치에서 아뎀 라이치를 폭행하는 사건까지 일으키면서 겉잡을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며 결국 경질되었다. 남은 경기는 비첸조 그에리니에게 맡겼고, 가까스로 리그 13위에 마치면서 강등은 피했다. 프란델리가 닦아놓았던 기반이 2시즌만에 무너져버린 셈이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조용히 알짜영입을 성사시키고 있는 피오렌티나, 이번 시즌에 다시 상승곡선을 찍나?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피오렌티나는 알베르토 아퀼라니, 보르하 발레로, 다비드 피사로 등을 영입하면서 가장 활발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의 팀 분위기가 엉망이었던데다가 팀의 핵심이자 주장이었던 리카르도 몬톨리보가 공짜로 AC밀란으로 이적하고, 알레산드로 감베리니와 발론 베라미가 나폴리로 이적해버리니 피오렌티나 팬들은 델라 발레 구단주가 이제 팀에 대한 애정이 완전히 식었다며 대단히 실망했었다(이 이적기사가 나올때까지는 분위기가 대체적으로 안좋았다). 하지만, 델라 발레 구단주도 2시즌간 팀의 몰락을 가만히 보고 있을 만큼 무관심한 사람이 아닌지라(참고로 델라 발레 가문이 피오렌티나에 대한 애정은 대단하다), 나간 선수가 있으면 그에 대한 보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올 초에 아약스에서 무니르 엘 함다위와 이적합의를 봤고, 이번 여름에 쾌속윙어 마티아스 페르난데스 영입을 시작으로 하여, 우디네세의 미드필더인 후안 콰드라도, AS로마의 살림꾼이었던 다비드 피사로, 비야레알의 플레이메이커 보르하 발레로, 그리고 세리에A 임대생활을 떠돌며 리버풀에서 적응못하던 알베르토 아퀼라니를 데려오면서 세리에A 클럽들 중에서 이적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펼쳤다(유벤투스, AS로마와 함께). 거기다가 EPL득점왕 출신인 맨유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까지 노리고 있다고 한다(현재 이적진행상황은 거의 가는 분위기다).

 

(피오렌티나는 새 판을 짜기 위해 이번 여름에 AS로마 레전드 출신인 빈센초 몬텔라를 감독으로 데려왔다)

 

  선수보강에 힘쓴 만큼, 피오렌티나도 감독 영입에 공을 들였다. 그래서 지난 시즌 카타니아를 리그 11위로 이끌면서 지도자로써 검증이 끝난 AS로마 레전드인 빈센초 몬텔라를 영입했다(사실 몬텔라가 루이스 엔리케가 나간 이후 AS로마 차기 감독으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로마는 즈네덱 제만을 선택했다). 몬텔라는 2년 계약으로 2014년 여름까지 비올라 지휘봉을 잡게 될 전망이다. 이미 카타니아라는 중하위권 클럽에서 지도력을 검증받았기 때문에 몬텔라 또한 현재 유벤투스 감독이자 유벤투스 레전드 출신인 안토니오 콘테처럼 피오렌티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줄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참고로 몬텔라도 프란델리처럼 티키타카=짧은 패싱 축구를 선호한다). 하지만, 피오렌티나가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대형으로 선수 물갈이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직력을 맞추는 데에 있어 문제점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베라미 같은 터프한 수비형 미드필더를 팔아버린 점과 아직 센터백과 왼쪽 풀백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약점이 남아있다. 몬텔라가 리그 시작 전에 이러한 약점들을 극복하게 된다면, 이번시즌 세리에A 독주체제로 예상되고 있는 유벤투스를 견제할 가장 위협적인 팀이 될 수도 있다.

 

  2시즌동안 크나큰 침체기를 겪으면서 밑바닥을 찍은 피오렌티나이기 때문에 이제 더이상 밑바닥을 찍을 곳도 없다. 오로지 위를 향해 올라갈 일만이 남은 셈이다. 유벤투스의 독주체제와 밀라노 형제가 침체분위기를 겪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적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활약한 피오렌티나가 올시즌을 발판으로 하여 다시 프란델리 시절때처럼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해볼만 하다. 토스카니 지방을 또다시 보라색으로 크게 물들일 지, 이제 비올라 선수들의 발과 몬텔라의 두뇌에 달려있다.

 

P.S : 개인적으로 올시즌 피오렌티나 좀 겁나는데....-_-;;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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