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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바르셀로나의 예견되었던 몰락

J_Hyun_World 2013. 2. 28. 08:00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바르셀로나의 몰락,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최근 AC밀란과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완패를 당한 바르셀로나. 그들은 아무 힘도 못 써보고 패했다.)

 

  현대 축구의 교과서이자 현재 세계 축구의 최정점에 서있는 바르셀로나, 사람들은 바르셀로나를 세계 최강의 팀이라고 치켜세우고 드림팀이라고 부른다. 그렇기에 그들이 경기에서 패배한다는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솔직히 믿기지 않을 것이다. 물론 바르샤와 비등비등한 팀들도 널려있지만, 요 몇년간 바르샤는 자신들의 라이벌들을 차례차례로 물리치면서 그들이 쟁취해 올 수 있는 트로피란 트로피는 싹 다 긁어모으면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군림했다. 그렇기에 최근 바르샤가 AC밀란과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무기력하게 패배했던 것이 전세계 축구팬들 입장에선 가히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끝끝내 이기던 바르샤가, 힘 한 번 제대로 못쓰고 완패를 당했으니깐 말이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AC밀란이나 레알 마드리드가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것은 아니다. 바르샤를 제압할 만큼의 스쿼드와 전술을 갖추고 있는 팀이기에 사실 이겨도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바르샤의 몰락이 갑작스럽게 이 두 경기만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둬야만 한다. 바르샤의 몰락은 이미 올시즌부터 예견되었던 일이었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1. '축구계의 신'으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라는 존재에서 오는 '빛과 그림자'

 

(우리는 리오넬 메시가 만들어내는 빛만 보았지, 드리우는 그림자를 보지 못했다.)

 

  올시즌 리오넬 메시의 활약상은 거의 "그만해 이 미친X아!" 라고 불릴 만큼, 무자비한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골을 넣은 경기보다 못넣은 경기를 찾기가 더 쉬울 만큼, 매경기마다 득점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작성하고 있다. '그가 뛸 때마다 기록이 갱신된다.' 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개인의 활약을 바탕으로 FIFA 발롱도르 상을 무려 3번 연속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합쳐지기 전인 발롱도르 수상까지 하면 4번 연속 수상을 했다). 우리는 그만큼 리오넬 메시라는 한 사람이 혼자서 만들어내는 빛에 열광하고 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자연히 그림자도 뒤따르는 법이고, 우리는 보통 그 그림자의 존재를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리오넬 메시가 지난 시즌과 달리 올시즌은 유난히 득점 스타트가 빨랐다. 리그 전반기보단 중반기부터 물이 올라 후반기까지 이어가던 그의 페이스를 생각한다면 이번이 다소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랬기에 그의 이번 득점행진이 팬들에게 있어서는 메시가 또다른 빛을 만들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그러한 페이스는 도리어 메시의 그림자만 더욱 더 부각시키는 꼴이 되었다. 리그 득점 기준만 보더라도 지나치게 메시에게 몰리고 의존되는 경향이 강하다. 메시가 25경기에서 38골을 넣는 것에 반해 팀 내 득점 2위인 다비드 비야는 17경기에 7골을 넣었다. 이것을 뒤집어서 말하면, 메시가 침묵하거나 봉쇄당하게 된다면 바르셀로나는 메시 이외에 대체할만한 득점 루트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실제로 AC밀란전이나 레알 마드리드전은 메시가 봉쇄당할 때의 바르셀로나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이 두 강팀들은 철저하게 지역방어로 자신들의 지역을 사수하면서 메시의 움직임에 크게 제약을 주었다. 그리고 메시에게 이어지는 패스를 전부 차단시키면서 그의 존재감을 무색하게끔 만들었다.

 

  메시를 특정 지칭해서 말했지만, 메시 이외에도 실제로 바르샤가 특정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시간이 갈 수록 지나치게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물론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선수들 개개인이 월드클래스급 기량을 지니고 있지만, 매번 주장하는 것이지만 축구는 개개인 능력에 의존해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스포츠이다. 메시 말고도 이니에스타나 사비, 푸욜 등이 라인업에 포함되어 있을 때와 빠졌을 때의 경기력이 실로 극명하게 차이가 났다. 그렇기에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지은 상태에서 그들은 챔스 조별 마지막 라운드였던 벤피카와의 홈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을 대거 빼고 실험을 해봤을 정도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특정 선수들의 대체자가 확실하지 않으니 문제다. 과르디올라 체제보다 빌라노바 체제로 돌입할 수록 이러한 대체자 부족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특히나 수비진이 가장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다. 선수들도 사람이기에, 매경기마다 기복없이 보여줄 것이라는 보장을 할 수 없다. 리오넬 메시 또한 예외는 아니며, 이번 경기에서도 그도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2. 무너지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조직력과 압박, 그리고 수비진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바르샤의 전술은 최전방에서부터 시작되어 상대방을 질식시키는 극강의 압박수비와 공간 점유율을 최대한 많이 차지하여 중원싸움에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었다. 물론 과르디올라 체제에서도 약점은 분명 존재했다. 역습보단 지나치게 점유율을 앞세워서 지공으로만 해결하려고 했었다. 그러한 약점을 노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임 감독은 경기력에 있어서는 정말 사람을 놀래킬 정도였다. 거의 빈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 티토 빌라노바도 그가 남기고 간 바르샤의 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고, 그것을 토대로 자신의 전술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창시자와 계승자는 역시 달랐던 것일까? 시간이 갈 수록 바르샤의 모습은 과르디올라 시절과는 좀 멀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선수 사이의 간격이 점점 더 벌어지고 있고, 그에 따라 패스 길이도 짧은 패스에서 긴 패스로 변화하고 있으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특정 선수 의존도가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빌라노바의 교체와 전술변화는 분명 탁월한 평가를 받지만, 그에 반해 압박이 약해지고 라인간격이 벌어지니 안정감이 떨어지고 기복이 생기게 된다.

 

(카탈루냐의 심장인 카를레스 푸욜이 피치보단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일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러한 경기력의 안정감이 떨어지고 기복이 심해진 원인을 지난시즌 팀 실점과 올시즌 팀 실점으로도 증명이 된다. 지난 2011/12 시즌 바르셀로나는 리그 2위로 마치면서 38경기에 29실점을 기록했다. 그 반면, 올시즌은 아직 리그가 끝나려면 13경기나 남았는데 벌써 28실점이나 기록했다. 이것은 바르샤의 압박과 조직력, 수비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2009/10, 그리고 2010/11시즌 우승할 때 바르샤의 팀 실점은 24, 21실점이었다). 리그에선 선두로 치고 나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코 그들이 절대강자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한 면이 지나치게 드러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특정 선수의 의존도가 높은 점을 좀 더 풀어서 이야기해보면, 주장인 카를레스 푸욜의 부상빈도가 해가 거듭할 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한다. 올시즌도 피치보단 부상자 명단에 더 자주 이름을 올렸고, 그가 빠지면서 수비라인이 심하게 흔들렸다. 센터백 소화가 가능한 마스체라노가 있다 하더라도 푸욜의 역할을 100% 커버하기엔 역부족이다.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푸욜의 파트너인 헤라르드 피케도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가 폼이 생각만큼 올라오지 않고 있다.

 

  푸욜과 피케가 부상으로 빠지니 자연스레 바르샤의 수비는 물론이겠거니와 수비에서 시작하는 빌드업이 제대로 될 리가 만무하다. 대체자도 없었으니 무너지는 건 당연했다(메시의 버닝이 없었더라면 바르샤가 어떻게 되었을 지도 사실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바르샤의 수비라인에 문제점을 보이는 것은 바로 그들이 속공에 속절없이 무너진다는 점이다. 양쪽 사이드백인 알바나 알베스가 공격적인 오버래핑으로 자주 나가고, 푸욜과 피케, 그리고 그들을 보좌하는 부스케츠가 발이 느린 편에 속하기에 역습이 한 번이라도 먹히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 그러한 공략법을 보여준 것이 레알 마드리드가 호날두를 앞세워서 바르샤 수비라인을 초토화시켰던 것이다. 호날두의 침투능력과 스피드, 몸싸움이 세계최고급이기에 그가 뛰게 되면 솔직히 바르샤에선 그를 잡을 수가 없다. 바르샤의 사이드백이 상당히 올라오기에 뒷공간을 내주기도 참 쉬운 면모를 보인다. 호날두 이외에 레알 소시에다드의 스트라이커 사비 프리에토도 비슷한 루트로 그들을 공략하여 그들을 격침시켰다.

 

 

 

+α. 언론의 '레알 마드리드 흔들기' 때문에 비교적 덜 주목받았던 바르샤의 문제점

 

(바르샤의 문제점이 부각되지 않았던 또다른 이유로는 언론이 '레알 마드리드 흔들기'에 지나치게 몰입했던 탓도 크다)

 

  바르샤의 문제점이 이렇게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음에도 대부분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로 바로 바르샤의 최대 라이벌이자 라리가의 양대산맥인 레알 마드리드의 부진, 정확하게 말하면 언론의 '레알 마드리드 흔들기' 여파가 너무나도 크게 번진 탓도 있다. 올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피치 위를 넘어 경기장 밖에서도 적들과 싸워야만 했던 처지였다. 조세 무리뉴가 레알 마드리드로 건너오기 이전부터 언론은 줄곧 레알 마드리드를 괴롭혀오긴 했었지만, 무리뉴가 감독으로 앉은 이후로 언론의 레알 마드리드 흔들기는 심화되었다. 확실히 조세 무리뉴는 역량이 뛰어난 감독이고, 그가 맡았던 팀 선수들은 전부 그를 존경할만큼 카리스마와 포용력이 대단했다. 하지만 언론의 눈에선 외국인 출신에 언론에 도전적인 그의 발언이 곱게 보일 리가 만무했다. 그렇기에 조세 무리뉴를 비롯한 포르투갈 라인과 주장인 이케르 카시야스를 축으로 한 스페인 라인의 내분설 등을 조장/왜곡 보도하면서 팀 조직력을 완전히 와해시켰다. 

 

  이런식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흔들어댔으니, 아무리 최고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하더라도 흔들리는 건 어찌할 수 없는 현상이다. 자연스레 언론은 레알 마드리드를 물고 늘어지고 있으니, 바르샤가 리그에서 변함없이 무적을 뽐낼 수 있었음에는 물론이겠거니와 리그 내에서 그들의 약점이 부각될 리가 없었다. 바르샤를 견제할 팀인 레알 마드리드가 침몰하고 있었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리그 밖엔 챔피언스리그로 나온다면 바르샤의 입장은 확연히 달라진다. 챔스는 라리가 이외에 다른 리그 출신 클럽들도 나오기 때문에 바르샤의 약점을 언제든지 파고들 수 있는 변수가 많다. 그러한 변수로 바르샤를 쓰러뜨린 팀이 AC밀란이었고, 그들은 바르샤의 아킬레스건을 정확하게 노리면서 그들에게 패배감을 안겨주었다. 결과적으로 언론의 레알 마드리드 매도와 이에 맞물려 레알 마드리드가 부진하니 사람들의 시선은 당연히 레알 마드리드의 부정적인 면만 주목하게 되는 셈이 되었고, 바르샤의 그림자가 보일 리가 없었을 것이다.

 

 

 

  옛 말에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다. 제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10일 이상 붉게 피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무리 성하더라도 떄가 되면 반드시 쇠퇴기를 맞이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표현을 바르셀로나의 현재 상태에 붙인다는 것이 어쩌면 섣부른 설레발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바르샤의 전력은 예전에 비해서 약해진 것은 사실이고, 그들의 약점이 점점 더 크게 노출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세계 최강'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몰락, 어떻게 보면 그렇게 충격과 공포급의 놀라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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