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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yun의 유럽경기장 투어] 05. 비교체험 마드리드 더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vs 비센테 칼데론

J_Hyun_World 2012. 9. 25. 08:00

 

 

  바르셀로나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스페인의 수도이자, 내륙에 위치한 마드리드였다. 2011/12 시즌 마드리드 시내는 축제분위기나 다름없었다. 마드리드를 대표로 하는 레알 마드리드는 2007/08 시즌 이후, 4년만에 리그 우승컵을 바르셀로나로부터 쟁취해오면서 리그 32번째 우승을 달성하였고, 또다른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유로파리그의 정상에 다시 한 번 오르면서 유로파리그의 절대강자의 입지를 다시 한 번 다졌다. 8 6(당시 마드리드에 머물던 시절)에 나는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두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와 비센테 칼데론 둘 다 찍고 왔다. 그렇다보니 본의 아니게 두 클럽의 홈구장을 비교체험(?)하게 되었다.

 

 

  먼저 숙소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비센테 칼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비센테 칼데론의 경우에는 마드리드 지하철 5호선인 Piramides 이나 아니면 10호선인 Principe Pio 에서 가로수길을 따라 걸어가다보면 나온다(나같은 경우에는 여기가 걸어서 10분거리라서 상당히 가까웠다는...). 이 경기장에서 제일 특이한 건 바로 경기장의 위치였는데,

 

 

  경기장 아래에 도로(터널)가 깔려있어서 차들이 다닌다는 점~~~~~ (이런 류의 경기장을 본 적이 없는 내 입장에선 컬쳐쇼크였다.) 다음편에 올릴 예정이지만 암스테르담 아레나도 경기장 중간에 자동차가 뚫고 지나가는 길목이 있다는 점~~~~ 그게 주차장으로 가는 거였는지, 반대편 길로 가는건지는 확인 못해봤지만, 좀 놀라웠다. 한국에는 그런 형식의 경기장이 없었기에.

 

 

  이렇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박물관도 있었으나내가 방문할 당시에는 문을 닫았다(문짝에 붙은 종이를 보아하니 8 31일까지 쉰다는 내용이 써있었). 그래서 비센테 칼데론 후기는 그리 길지 못했다. 다만, 이동네 사람들이 간혹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레플리카를 입고 다니거나 국대 유니폼 마킹에 토레스를 새기고 다니는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비센테 칼데론 근처 동네가 한적하고 조용하다보니, 경기가 있는 날이 아닌 한, 여기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구역인지 확인이 잘 안된다.

 

그 다음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절대 이것은 합성사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마드리드 지하철 10호선에 Santiago Bernabeu 라고 따로 나와있어서 경기장 찾아가기에는 정말 쉽다. 그리고 여태껏 방문했던 경기장들 중에선 도심 한가운데에 있어서 접근성은 제일 좋다.

 

 

  투어 티켓 판매 와중에도 매표소는 수페르코파 2차전인 엘클라시코를 홍보하고 있었다(캄프 누에서는 전단지는 봤어도, 이렇게 전광판으로 홍보는 안하던데). 이걸 보면서 레알과 바르샤의 라이벌관계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다랄까.

 

  그리고 이게 베르나베우 경기장 투어 순서인데, 여기도 캄프 누처럼 셀프 투어. 순서는 1. 스타디움 전경 - 2. 트로피 방 - 3. 피치 - 4. 간부들 자리 - 5. 포토존 - 6. 선수들 터널/벤치/코치 구역 - 7. 드레싱 룸 - 8. 프레스 룸 - 9. 메가 스토어. 티켓은 카시야스/카카가 전면으로 그려져 있는데, 아마도 레알 마드리드가 아디다스 스폰서이다 보니 아디다스 스폰서쉽을 받는 선수들 위주인듯 하다.

 

 

  1. 스타디움 전경 : 3단 경기장이다 보니 경기장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크다(캄프 누와 달리,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땅을 파지 않고 그냥 3단을 올려서 세웠다). 외관도 엄청 크던데, 내부도 장난아니게 크다. 저기 왼쪽에 눈에 띄는 걸 보실 수 있는데, 확대해서 보자면

 

 

  이렇게 Realcafe 라고 있다. 물론 이건 시즌중에는 돌리지 않고, 경기가 없는 비시즌 중에 저렇게 관중석 일부까지 차지하면서 운영하는 것 같다.

 

2. 트로피 방(여기에서 느껴지는 레알 마드리드의 위엄이란...)

 

 

 

  입구부터 보란듯이 자랑하는 트로피들... 하지만, 이건 축구팀 뿐만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 농구팀 우승트로피까지 같이 섞여있다는 사실(그렇다고 이걸로 훼이크를 쓸 레알은 아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선수들의 개인 타이틀 모음(발롱도르/올해의 선수상/득점왕 등)

 

  바르샤에서는 메시의 트로피만 봤는데, 레알로 오니까 레알 출신 선수들 중 개인 타이틀 수상한 선수들의 트로피는 모두 다 전시해놨다. 발롱도르/올해의 선수상(금은동)/득점왕(금은동)으로 말이다. 이렇게 보니 '레알 마드리드 소속 선수' 라는 타이틀이 얼마나 위대한 것이고, 선수들이 왜 레알 마드리드를 갈구하는지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ex) 흔한 레알 출신 선수의 개인 트로피)

 

(ex) 흔한 레알 출신 선수들의 개인 수상내역)

 

(이것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축소해서 만들어놓은 것이다.)

 

 

  이것은 레알에서 뛰었던 선수들의 국적들로 나열한 것과 각 국적에 대표되는 선수들을 국기 옆에 선정했다. 근데 왜 이상한 점은 네덜란드 대표가 드렌테인지는 도무지 납득이 안된다. 반니스텔루이, 로벤, 스네이더, 반더바르트, 훈텔라르가 아무리 다 안좋게 나갔더라도, 드렌테가 대표라는 건 이해가 안됐다(드렌테도 결국 방출되었는데 말이다).

 

(이것은 레알 마드리드의 32번째 리그 우승 트로피 특별 전시(일명 바르샤 도발하는 전시부분이다)) 

 

 

  이 복도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모든 선수들의 프로필 사진이 전시되어 있이서 자신이 좋아하는 레알 마드리드 출신 선수를 찾아보는 쏠쏠한 재미를 준다. 내 동생은 여기서 라울과 카시야스 사진을 찾는 재미를 맛보았다.

 

(챔스 최다 우승팀이라는 명성 하에 과감하게 9개 챔스 빅이어를 자랑하는 레알만의 패ㅋ기ㅋ)

 

(이렇게 언제 우승했고, 결승전 상대가 누구였는지 우승 회수 하나하나마다 이렇게 기념을...) 

 

(이것은 지난시즌(2011-12) 레알 마드리드 1군 선수들 축구화 모음이다. 골키퍼들은 장갑을 대신 전시) 

 

(위의 영상에는 레알 선수들의 멋진 골모음 영상이 나오는데, 가장 많이 나오는 선수가 베컴, 그다음이 호나우두, 지단 순...)

 

 

3. 피치

 

(경기장 시야가 이건 뭐 ㄷㄷㄷ 앉아서 보니까 정말 가까웠다)

 

(스카이박스인것 같은데, 여기에 누가 앉는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다. 예전에 중계로 봤을 때, 톰 크루즈가 저기에 앉는 것 봤는데) 

 

(VIP석에서 바라본 일반 관중석)

 

4. 간부들 자리

 

(여기가 레알 페레즈 회장을 비롯하여 레알 간부들이 앉는다는 로얄석. 하얀색 가죽시트라 참 고급스럽다)

 

(여기가 로얄석 바로 앞좌석인데, 여기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여기는 로얄석 뒤에 위치한 컨퍼런스룸)

 

6. 선수들 터널/벤치/코치 구역

 

(무리뉴는 이런 자리에 앉아서 감독한단 말이지.... 돋보이는 스폰서, 아우디) 

 

(여기가 선수들이 피치로 나오는 통로인데, 절대 저 알론소는 우리가 아는 그 알론소 아니다. 그냥 현지 팬) 

 

 

7. 드레싱 룸 : 레알 마드리드 드레싱룸을 비롯한 홈팀 몇몇공간은 보안상 문제로 구단에서 비공개로 걸어놓았다. 대신에 밑에 사진처럼 상대팀 드레싱룸을 공개한 것으로 보아, 여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혼자만의 생각을 해본다

 

 

8. 프레스 룸

 

 

 

  마드리드에서 3 4일간 있으면서 느껴보았지만, 확실히 '마드리드=레알 마드리드'라는 공식이 강했다. 마드리드 시의 상징과도 같은 사과나무 아래에 있는 곰문양은 아틀레티코가 그대로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레알 마드리드의 인지도에선 현지에서도 많이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내가 묵었던 숙소 근처(=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현지 팬들 구역)에서나 간간히 아틀레티코 레플 입고 다니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그거 아니면 토레스 마킹 혹은 마킹없이 스페인 국대 레플 입고 다니는 사람들). 심지어 다음날 세비야 당일치기하고 오는 기차 안에서도 어떤 이는 신문에서 레알 마드리드 기사부터 찾아서 읽어보고 아틀레티코 부분은 그냥 스킵해버리는 패기를 보였다. 마드리드에서 아틀레티코 팬도 거의 매니아급으로 분류되어있는데, 마드리드 연고로 하는 다른 중소클럽들의 인지도는 어느정도일지 참(두 클럽과 함께 같은 마드리드를 연고로 하는 라요 바예카노의 경우가 갑자기 오버랩되었다)...

 

('마드리드의 태양' 카시야스가 건물 위에서 지켜보고 있다)

 

  재미난 것은 여태껏 다른 도시에선 골키퍼 레플을 찾아보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인데, 마드리드에서는 카시야스 레플(레알이든 스페인 국대든)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토리노에서도 유벤투스 레플 입고 다니는 사람들은 보았어도 부폰 레플은 못봤는데) 이것이 레알 유스이자, 마드리드가 배출해낸(사실 카시야스는 마드리드 근교 도시 출신) 스타의 위엄이랄까? 또 하나 재미난 것은 바르셀로나에서 여행할 때는 찾아볼 수 없었는데, 마드리드 시내에선 스페인 국대 선수들과 감독이 불우이웃돕기 공익광고 포스터를 종종 볼 수 있다. 나는 델보스케 감독버전과 토레스버전을 보았다(그 외에 더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알과 바르샤, 확실히 라리가 및 스페인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두 클럽이자, 스페인이라는 국가의 절반씩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이 두 클럽을 보면 그 도시를 안다고, 확실히 연고지의 특성과 역사가 그대로 배어있었다(클럽이 도시와 함께 과거에서부터 오늘날까지 걸어왔으니 당연한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K리그를 예로 들자면, 포항같이 클럽과 연고지의 이미지가 일치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K리그 시민구단들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시도민구단들이 자신들의 연고지와 함께 역사를 만들어가고 그 연고지의 상징이 되는 것, 이들이 훗날 레알이나 바르샤처럼 엄창난 규모로 성장할 지 또 누가 알겠는가? 레알이나 바르샤도 시민구단에서 출발하였으니까 말이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고 하지.

 

2012년 8월 6일, 마드리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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