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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마드리드 더비'가 가져다주는 관전포인트

J_Hyun_World 2014. 5. 5. 08:00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같은 연고지를 가진 팀들이 결승전에 올라섰다)

 

  작년 이 맘때만 하더라도 챔피언스리그는 독일 분위기로 대세가 독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들이 나왔을 때였다. 당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라섰던 분데스리가 클럽인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고, 그 두 클럽을 필두로 분데스리가 클럽들이 유럽 무대에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일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더니, 그 말이 맞았다. 가장 유력한 챔피언스리그 우승후보이자 2연패를 노렸던 바이에른 뮌헨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에게 종합 스코어 5대0으로 패하면서 전시즌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기면서 4강전에서 탈락했다. 도르트문트는 바이에른보다 먼저 8강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 종합 스코어 3대2로 패배하면서 일찌감치 독일로 돌아갔다. 1년 사이에 독일 대세론이 무너져버렸다.

 

  반대쪽 토너먼트에선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마드리드를 연고지로 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이변의 중심이 되었다. 16강전에서 그들은 이탈리아의 명문인 AC밀란을 상대로 5대1로 꺾었고, 8강전에서 같은 리그소속이자 우승경쟁을 다투던 바르샤를 2대1로 꺾는 파란까지 연출했다. 하지만 아틀레티코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4강전에선 챔스의 최강자라 불리는 조세 무리뉴가 이끄는 첼시를 만나서 종합 스코어 3대1로 누르고 클럽 역사상 최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결승전에 올라가면서 자연스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장소인 리스본에서 마드리드 더비가 성사된 셈이다. 2년 연속 같은 리그 클럽끼리 결승전을 치르게 되었는데, 지난 결승전과 차이점이 있다면 같은 연고지를 기반으로 둔 두 클럽이 결승전에서 맞붙게 된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인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마드리드 더비'가 가져다주는 의미와 관전포인트들이 제법 많다. 그 관전포인트들에 대해 한 번 짚고 넘어가보려고 한다.

 

 

 

1) 10번째 별을 달려는 레알 마드리드 vs 클럽 역사상 첫 우승에 도전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팀인 레알 마드리드는 2002년 5월 지네딘 지단의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9번째 우승을 확정지은 이후, 10년이 넘도록 빅이어와 연관이 없었다. 2002/03, 2010/11, 2011/12, 2012/13 시즌에 준결승까지는 진출했지만 결정적인 2%가 부족해서 매번 결승무대까지 올라가질 못하고 쓴 맛을 맛보곤 하였다(심지어 2010/11~2012/13 시즌에는 감독이 챔스의 승부사 조세 무리뉴였음에도 말이다). 라이벌 클럽인 바르셀로나가 2000년대 이후 3번이나 빅이어를 들어올렸던 것과 비교해본다면 상당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레알 마드리드는 2001/02 이후에 선수 영입에 있어서 꾸준히 많은 돈을 투자했고,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거쳐갔지만 쓴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비난을 받아왔었기에, 이번에야말로 10번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클럽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결승전 무대는 이번이 두번째이다. 지난 1973/74 시즌에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라섰지만, 바이에른 뮌헨에게 대패하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그 이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계속 도전했지만 8강 이상을 넘어서질 못했고, 중간에 2부리그로 강등되는 수모까지 겪기도 했다. 고생 끝에 낙이 있다고, 아틀레티코는 2009/10, 2011/12 시즌에 챔스보다 한단계 낮은 국제대회인 유로파리그 정상에 두차례 오르면서 부활의 날개짓을 켰고, 이를 바탕으로 레알과 바르샤를 견제할만한 대항마로 우뚝 서게 되었다.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그들이기에 기세를 몰아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빅이어를 들어올리는 데 도전하려고 한다.  

 

 

2) 트리플 크라운 vs 더블 크라운

 

(코파델레이 우승을 차지한 레알 마드리드는 3관왕을 노리고 있고, 리그 선두를 달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관왕으로 노리고 있다. 사진출처 FOOTBALLIST) 

 

  이번 결승전의 또다른 묘미는 트리플 크라운(=3관왕) vs 더블 크라운(=2관왕)이다. 이미 결승전에서 바르샤를 꺾고 코파델레이 우승을 차지한 레알 마드리드는 나머지 리그와 챔스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반면, 라리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넘보고 있는 실정이다. 종합전적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85승 33무 36패(리그기준)로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으며, 이미 코파 델레이 4강전 1,2차전에서 3-0, 2-0으로 제압한 바가 있어 레알 마드리드가 다소 우세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시즌 리그에선 아틀레티코가 레알 마드리드에게 1승 1무로 앞서 있다. 특히나 레알 마드리드는 1999년 이후 23경기동안 아틀레티코에게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가, 지난 9월에 있었던 마드리드 더비에서 패배를 기록하였다.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승점 88점(28승 4무 3패, 5월 4일 기준)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고, 레알 마드리드는 한 경기 덜 치른 채 승점 82점(26승 4무 4패, 5월 4일 기준)으로 리그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이외에 더이상 이 두 팀이 마주칠 일은 없지만, 남은 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경쟁구도를 구축하게 되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며, 팬들의 이목을 끌기엔 충분하다. 

 

 

3) 이번시즌 새로운 트렌트로 부상하는 4-4-2 , 그리고 떠오르는 전면 압박+역습 전술

 

  이 마드리드 클럽들이 결승전까지 오르면서 같이 부가적으로 부상한 것이 바로 4-4-2 전술, 그리고 전면 압박+역습 전술이 대세론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국가대표팀이 세계를 정복할 때만 하더라도 현대축구의 대세론은 티키타카와 점유율이 가장 최강, 최상의 방법이라고 거론되었고 이에 대항하는 전술이 나오지 못했다. 이러한 점유율 축구를 하는 데 있어 공간장악 및 분배, 라인 간격 또한 중요했기에 보다 라인을 세분화 시키는 4-2-3-1 이라던지 4-3-3 같은 전술이 유행처럼 번져나갔고, 대다수의 팀들이 이 전술에 맞춰서 사용하고 있었다. 지난시즌 트레블을 달성했던 바이에른 뮌헨조차 펩 과르디올라 체제로 바뀌면서 4-2-3-1, 혹은 4-3-3에 가까운 전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전세계 유행과도 같았던 패싱+점유율 축구가 이 마드리드 두 클럽에 의해 철저하게 무너졌다.

 

  결정적인 사건은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4강전이었다. 바이에른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지나치게 중앙에서만 플레이하면서 점유율을 높혀가는 데에만 힘을 쏟았지, 정작 중요한 침투라던지 결정적인 공격찬스를 가져가지 못했다. 반면에 레알 마드리드는 왕성한 활동량과 최전방에서 시작되는 적극적인 전진 압박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괴롭히면서 역습시 호날두-베일 등을 이용하여 신속하게 측면돌파하여 바이에른 뮌헨을 격침시키면서 역습 전술이 다시 한 번 대세로 등장하게끔 만들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레알 마드리드 이전에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전면압박+역습축구로 무너뜨렸었고, 아틀레티코 감독인 디에고 시메오네는 이번시즌 내내 팀을 이끌면서 전면압박+역습축구를 구사하면서 강팀들을 수차례 쓰려뜨려왔었다. 공교롭게도 마드리드 두 클럽들이 전면 압박과 역습을 구사할 때, 4-4-2 전술을 사용하면서 라인을 유연하게 조절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4) '무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신기록 행진의 끝은 어디까지?

 

(메시의 한시즌 챔스 최다득점 기록을 갱신한 호날두, 그의 신기록 행진은 결승전에서도?)

 

  현재 가장 최고의 축구선수로 손꼽히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활약상도 결승전의 관심거리가 될 것이다. 그동안 리오넬 메시라는 거대한 그늘에 가려있었으나, 이번시즌에는 확실히 메시를 뛰어넘어 1인자로 등극했다. 현재 호날두는 챔스에서 8경기 출장해서 16골을 기록하고 있으며(한경기당 2골씩 기록하는 셈이며, 바이에른과의 2차전에서 2골을 넣기도 했다), 현재 메시가 기록한 챔스 한시즌 최다득점 14골을 뛰어넘은 상태다. 이미 챔스 득점왕은 기정사실화되었지만, 그의 득점행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리그에서도 30골로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기에 두 개 대회에서 득점왕으로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것이 그의 개인적인 목표일 것이다. 만약 레알 마드리드가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고, 그가 두 대회에서 모두 득점왕을 차지하게 다음 FIFA 발롱도르 수상도 절반 이상은 확정짓게 되는 셈이다.

 

 

5) 도장깨기에 성공했던 클럽들의 최후, 레알 마드리드는?

 

  마지막으로는 특정 리그 클럽들을 상대로 도장깨기 성공했던 클럽들의 전례를 레알 마드리드가 따라갈 지 여부이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챔피언스리그 내에선 총 3번이나 특정 리그 도장깨기를 했던 클럽들이 존재했었고, 그 클럽들은 공교롭게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두지 못했었다.

 

 첫번째는 2000/01 시즌 발렌시아가 잉글랜드 클럽들을 상대로 도장깨기에 나섰고 실제로 맨유(16강 2차리그에서 승리), 아스날, 리즈를 꺾고 결승전까지 올라갔으나 바이에른 뮌헨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1년 뒤엔 바이엘 레버쿠젠이 발렌시아처럼 잉글랜드 클럽 도장깨기에 나서면서 아스날, 리버풀, 맨유를 꺾고 결승전까지 진출했지만, 레알 마드리드에게 패했다. 그리고 그 다음해엔 유벤투스가 스페인 클럽 도장깨기에 나서 데포르티보, 바르샤, 레알 마드리드를 잡고 결승전까지 올라갔지만 AC밀란에게 승부차기 접전 끝에 우승을 내줬다는 것이다. 그때처럼 16강 조별 리그가 사라지긴 했지만, 현재 레알 마드리드는 독일 클럽 도장깨기에 나서면서 샬케, 도르트문트,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을 잡고 결승전에 올라선 상황이다.

 

  이전 징크스가 그대로 유효하게 된다면, 이번 챔피언스 리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우승하게 되는 시나리오가 될 수도 있지만, 문제는 레알 마드리드가 올시즌에 많은 징크스를 다 깨뜨렸다는 것이다. 한 예로 레알 마드리드가 그동안 바이에른 뮌헨에게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었고, 특히 알리안츠 아레나(그 전 올림픽슈타디온시절까지 포함)에서 이겨본 적이 없었는데 그 징크스를 깨뜨렸다. 그리고 과르디올라가 감독 커리어 중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전패를 당한 것도 이번 시즌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레알 마드리드가 이 징크스 또한 깨뜨리기엔 충분하다는 점이다.

 

 

 

  이제 이 마드리드 연고를 둔 두 클럽의 레이스는 라리가 마지막 라운드를 넘어 5월 25일 리스본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이어질 것이다. 이 경쟁에서 어느 쪽이 웃을 지는 5월 25일이 되면 자연스레 공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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