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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을 책임질 스페인 국가대표 원톱은 누가 될 것인가?

J_Hyun_World 2014. 1. 11. 07:03

 

 

 

 

스페인 국가대표팀이 최근에 겪고 있는 고민 - 믿음직한 원톱의 부재

 

(강력한 월드컵 우승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는 스페인은 최근 원톱 부재로 고민을 하고 있다)

 

  2008년~2012년, 스페인은 최근 가장 눈부신 성적을 쌓은 국가대표팀이다. 2008년 유로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하여, 2010년 월드컵 우승, 그리고 2012년에 다시 유럽 정상에 올라서면서 메이저대회만 3연패를 하는 기록을 세웠다. 스페인 이전에 이렇게 연달아서 메이저대회를 정복했던 유럽 팀이나 다른 국가대표팀을 찾아보긴 힘들다. 확실히 2012년까지만 하더라도 스페인의 기세는 영원할꺼라 믿었다. 하지만 1년 후 브라질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스페인은 브라질에게 힘 한 번 못써보고 연달아 얻어맞으면서 주저앉아버렸다. 스페인이 3골 차 이상으로, 그리고 무득점으로 패배했던 적은 그들이 정상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이래에 처음 있었던 사건이었다. 그야말로 스페인에게 있어 '마라카냥의 비극' 이었다. 공수 전체적으로 브라질에게 압도당하면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했었다. 특히나 골결정력에 있어서 브라질에 비해서 너무나도 밀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브라질은 14번의 슈팅 중 유효슈팅 8번, 3골을 터뜨린 반면에, 스페인은 15번의 슈팅 중에 7번의 유효슈팅, 하지만 무득점이었다.

 

  스페인이 점유율 축구로 유명하여 미드필더들이 가장 강점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은데, 공격수들 역시 그에 못지 않은 월드클래스였다. 2008년과 2010년 스페인이 유럽과 세계를 정복할 때, 그 창 끝에는 다비드 비야라는 세계적인 스트라이커가 존재했고 그의 득점력이 스페인이 우승하는 데 큰 영향력을 끼쳤었다. 그리고 비야의 파트너로 페르난도 토레스가 있었다. 그랬기에 스페인 공격진 또한 그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비야와 토레스가 부상의 늪에 빠지면서 스페인의 칼날이 무뎌지기 시작했다. 유로 2012 때 스페인이 선보였던 "False Nine(가짜 공격수)" 이라는 전술도 사실 원톱의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해낸 임시방편이었던 셈이다. 스페인이 선보이면서 이 False Nine 전술을 사용하는 팀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으나, 정작 스페인은 이 False Nine으로 크게 재미를 봤다곤 할 수 없다. 전문 공격수가 아닌 선수들을 최전방에 배치하다보니 아무래도 골결정력이나 집중력 부분에 있어서 다소 떨어지게 되고, 그것이 득점력 부족으로 이어졌다.

 

  브라질 월드컵을 이제 반 년도 채 안 남긴 현재, 스페인은 새로운 원톱의 적임자를 찾고 있다.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그들이 속한 조부터 만만치 않다. 지난 월드컵 때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네덜란드와 남미의 복병인 칠레를 넘어서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해결사가 스페인에게 필요한 것이다.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떠오르는 차세대 후보군들

 

1) 신계에 대적하는 "악마의 재능" 디에구 코스타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에게 도전장을 던진 '악마의 재능' 디에구 코스타)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 가장 핫한 인물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메시도, 호날두도 아닌 바로 디에구 코스타다. 토레스, 포를란, 아구에로, 팔카오를 연이어 떠나보냈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진은 물 샐 틈이 없다. 디에구 코스타는 이전에 거쳐갔던 다른 공격수들과 달리 처음부터 주위의 시선을 끌었던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었다. 2007년에 현 소속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온 이후로, 거의 임대생활에 전전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아구에로-포를란 투톱이 너무나도 큰 산맥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2010년에 비센테 칼데론에 돌아와 폼이 떨어진 포를란을 밀어내고 주전자리를 차지하였으나, 부상으로 기껏 얻은 기회를 날려버렸다. 그리고 팔카오가 아구에로의 대체자로 오면서 디에구 코스타는 또다시 후보신세가 되었다. 그러다 팔카오가 모나코로 떠나버린 올시즌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잡고 있다. 이번에는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봉에 서서, 라리가의 양대산맥이라 일컫는 호날두와 메시 사이에서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18라운드가 끝난 현재 1위 호날두가 20골, 2위 디에구 코스타가 19골이다). 팔카오의 대체자로 영입한 다비드 비야보다 더욱 더 빛나고 있다. 단순히 골만 넣는 공격수가 아니라, 거친 몸싸움에 능하면서 파트너와의 연계 플레이도 뛰어나며, 수비를 달고 다니면서 유도하는 능력 또한 좋은 그야말로 완전형 포워드다. 과거 마드리드 더비에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 상대로 거친 태클과 비매너 행동을 보여준 것으로 "악마의 재능" 이라는 이중적 의미의 별칭이 붙긴 했지만, 그를 노리는 클럽들이 많다. 최근 스페인 국가대표팀에서 그를 귀화시키려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인데, 문제는 디에구 코스타가 과거 브라질 대표팀 소속으로 2경기를 치뤘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페인 축협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이미 마르코스 세나를 귀화시키면서 크게 재미를 봤던 스페인 국가대표팀이기에 빈약한 포워드를 구성하기 위해 어떤 수를 써서라도 디에구 코스타를 데려오려고 하고 있고, 필리페 스콜라리 브라질 대표팀 감독의 구상에서 빠져나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를 두고 스콜라리는 크게 분개하면서 디에구 코스타의 귀화에 관해 일종의 배신이라면서 크게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택은 디에구 코스타 본인 몫이지만, 현재 그는 스페인 쪽을 향해 방향을 돌리고 있다. 

 

 

2) EPL에서도 통(通)하고 있는 '발라카스의 짐승', 알바로 네그레도

 

(라리가가 아닌 EPL에서도 빛나고 있는 짐승, 알바로 네그레도)

 

  레알 마드리드 유스출신으로 알려져 있는 알바로 네그레도(사실 라요 바예카노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또한 디에구 코스타처럼 팀을 많이 옮겨 다녔던 공격수였다. 어렸을 때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20세에 카스타야(레알 마드리드 B팀)로 새 둥지를 옮겼으나, 반니스텔루이에게 가려져 알메리아로 바이백조항으로 이적했다. 알메이라에서 2시즌 동안 에이스놀이를 하면서 다시 레알 마드리드로 돌아왔으나, 이번엔 훈텔라르에게 등떠밀려서 바이백조항을 앉고 세비야로 이적하게 되었다. 세비야로 이적하면서 네그레도는 라리가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특히 세비야에서 헤수스 나바스와 함께 환상의 조합을 이루면서 세비야의 주요 득점루트를 만들어냈다. 그러한 활약에 힘입어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럽 지역예선무대에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고 데뷔골도 뽑아내기도 했으나, 정작 남아공월드컵 본선에는 가지 못했다. 유로 2012 본선 명단에 다시 자신의 이름을 올렸지만, False Nine 전술의 희생양으로 벤치신세에 머물렀다. 

 

  정작 큰 경기에서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기복이 심했기에 그가 스페인 국가대표 주전감이 아니라는 평이 많았다(사실 나도 그러한 입장이었고). 그렇게 평가를 받던 네그레도는 올시즌 나바스와 함께 페예그리니 감독의 부름을 받아 맨체스터 시티의 일원으로 합류하였다. 짐승이라는 별칭만큼, 피지컬 싸움이 중요시되는 EPL에서 네그레도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빨리 녹아들었다. 또한 네그레도는 피지컬에 어울리지 않게 발 기술과 연계성 플레이 또한 뛰어났기에, 파트너인 세르히오 아구에로와도 좋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맨시티의 주전으로 금새 자리잡았다. 마치 아스날에서의 올리비에 지루처럼 단단해보이면서 우아한 플레이를 선사한다. 현재 그는 리그에서 19경기 8골을 기록하면서 나름 괜찮은 개인성적표를 보여주고 있다.

 

  국가대표 발탁은 상당히 유력하지만, 주전 공격수로 자리잡을 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위에서 언급했던 디에구 코스타 또한 네그레도처럼 완전형 포워드며, 델보스케 스페인 국가대표 감독이 디에구 코스타를 상당히 눈여겨 보고 있는 입장이다. 네그레도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이 3번째 메이저대회 도전이다. 이번에는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당당히 도약할 수 있을 지 한 번 지켜볼 만하다.

 

 

3) 이탈리아에서 사자왕의 부활을 외친다, 페르난도 요렌테

 

(페르난도 요렌테 또한 이번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발탁에 사활을 걸고 있다)

 

  페르난도 요렌테는 위에서 언급했던 두 선수들과 달리 청소년대표팀 때부터 주목받던 선수였다. 2005년 세계 청소년대회에서 득점 2위에 올랐을 만큼 기량이 남달랐다. 하지만 청소년대회 이후에 그의 주가는 하락세였다. 빌바오 성인팀으로 승격한 뒤에 두시즌 내내 2골에 머무는 등 난조를 보이면서 아두리스에게 밀리는가 싶었다. 하지만 2007/08 시즌을 터닝포인트로 하여 11골을 기록, 그 다음 시즌에는 14골을 터뜨리면서 남아공대표팀 최종엔트리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남아공을 다녀온 뒤에 요렌테는 그야말로 폭발했다. 무니아인, 수사에타, 하비 마르티네즈 등 든든한 미드필더 자원들의 지원을 받아 17골을 기록하면서 빌바오를 리그 6위로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고, 요렌테는 그야말로 빌바오의 핵심이자, 무니아인과 함께 빌바오에 있어 없어선 안될 존재였다. 하지만 2012년 겨울, 유벤투스로의 오퍼를 받은 요렌테는 무조건 이적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태업을 보였고, 이에 분노한 빌바오 팬들은 등돌리게 되었다.  

 

  한동안 경기를 뛰지 못해 경기감각 회복 차, 유벤투스 서브 명단에만 머물다가 최근에 테베즈와 함께 좋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골을 넣기 시작하고 있지만, 그가 브라질 월드컵에 갈 수 있을 지는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사실 요렌테는 델보스케가 원하는 완전형 포워드보다는 타겟형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유형이다. 물론 요렌테 또한 연계플레이가 좋고 발기술 또한 준수하나, 전술활용도가 그렇게 높은 선수는 아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무서운 존재감인 것은 맞지만, 그의 주 득점 루트는 195cm의 높은 제공권에서 나오는 헤딩이라는 것이며, 스페인의 전술에 얼만큼 녹아들 지도 미지수다. 게다가 최근 디에구 코스타와 네그레도가 워낙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상당히 힘든 경쟁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자왕 요렌테에게 마냥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이제 반시즌이 지났고, 앞으로 반시즌이 남았기 때문에 요렌테가 소속팀인 유벤투스에서 얼만큼 보여주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그가 빌바오 시절의 폼으로만 회복하기만 한다면, 충분히 판도를 뒤집을 수는 있다. 이렇게만 보여준다면 델보스케 또한 요렌테로 선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4) 스페인 원톱 자리를 노리고 있는 다른 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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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론되는 또다른 인물로는 비야, 토레스, 파브레가스, 솔다도, 그리고 이스코 등이 있다)

 

  이외에 스페인 차기 원톱 감으로 거론되는 이들이 더 있다. 그 중에서도 먼저 그동안 라울 이후로 부동의 원톱이자 등번호 7번의 상징이기도 했던 다비드 비야가 있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노장이 되었고 장기간의 부상으로 폼이 예전같지 않다고 하나, 최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점차 폼이 살아나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경험적인 측면에서 비야라는 자원은 여러모로 플러스 요소이기에 부상으로 시즌아웃이 되지 않는 한, 놓치기 아까운 인재다. 차세대 스페인 국대 에이스로 평가받고 있는 이스코는 경험 축적 차원에서 스페인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의 주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이지만, 세스크 파브레가스처럼 False Nine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만큼 전술적 활용도가 매우 높다. 그렇기에 공격수로도 활용할 가능성이 제법 높다. False Nine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파브레가스 또한 이번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네그레도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 유스 출신으로 라리가를 평정했던 로베르토 솔다도는 최근 토트넘으로 이적하고 나서 낯선 잉글랜드 무대 적응에 힘겨워하고 있다. 네그레도와 달리 몸싸움보다는 라리가식 스타일에 적합하다보니 토트넘의 빠른 템포에 따라가는 데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 그렇지만, 결정적 한 방과 냉정함을 갖춘 선수이기에 완전히 배제시킬 순 없다. 페르난도 토레스 또한 과거 전성기 시절에 비해 그의 특유의 스피드와 돌파력이 무뎌졌다는 평을 듣고 있으나, 메이저 대회에서 쌓은 경험들을 무시할 순 없을 것이다.

 

 

 

  스페인이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 아니 우승을 노리기 위해서는 마지막 퍼즐이라 할 수 있는 공격진을 알짜배기로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제 공격수들간 경쟁은 시작되었다. 남은 시간은 이제 5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과연 스페인 국가대표의 첨병은 누가 될 것인가? 2014년 6월이 되면 그 답은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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