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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의 전술과 후안 마타는 무엇이 맞지 않았던 것일까?

J_Hyun_World 2014. 2. 6. 07:00

 

 

 

 

 

후안 마타의 잊고 싶은 2013년 여름 - 무리뉴의 첼시 복귀

 

(조세 무리뉴의 런던 복귀는 후안 마타에게 있어서 악몽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첼시의 No.10 이자 키플레이어였던 후안 마타에게 있어 2013년 여름은 되돌리고 싶지 않은 시간일 것이다. 런던에서 두 시즌간 3명의 감독이 보여줬던 4개의 전술 아래서 그는 꾸준히 중용받으면서 등번호 10번에 걸맞는 능력을 보여주면서 블루스를 흥분시켰다. 하지만 브라질을 다녀온 뒤, 감독이 바뀜과 동시에 상황 또한 180도로 바뀌었다. 첼시의 "스페셜 원", 무리뉴가 런던으로 복귀하면서 마타의 여름은 꼬이기 시작했다. 무리뉴는 이 스페인 플레이메이커를 두고, "자신의 전술에 적합하지 않은 선수"라고 평가했고, 첼시가 치뤘던 리그 경기 중 11번 선발 출장을 하였으나 무리뉴는 이미 그에게 마음이 떠나있는 상태였다. 감독이 선수로부터 마음이 가지 않았으니, 마타 또한 첼시 생활이 불만족스러웠던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첼시의 라이벌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무리뉴로부터 소외된 후안 마타를 노리기 시작했다. 사실 맨유는 여름 이적시장 때부터 줄곧 마타를 노려왔으나, 첼시가 루니와 스왑딜을 하자는 제의를 걸어오는 바람에 영입시도를 철회했던 전례가 있었다. 때마침, 마타가 떠나고 싶어했고, 첼시 또한 마티치를 데려오면서 자금이 필요했던 지라 라이벌 구단임에도 후안 마타를 맨유로 쿨하게 넘겨주었다. 맨유는 역대 최대 이적료를 갱신(666억원)을 기록하면서 후안 마타를 데려왔다. 2년 반동안 마타의 런던생활을 이렇게 끝이 났고, 무리뉴의 복귀로 인해 생겨났던 악몽 또한 벗어날 수 있었다.

 

 

 

무리뉴의 전술과 후안 마타는 무엇이 맞지 않았던 것일까?

 

  이쯤되면, 사람들은 궁금증이 생긴다. 이렇게 마타처럼 뛰어나면서 다른 빅클럽들이 노리는 슈퍼스타를 두고 왜 무리뉴는 자신의 전술에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하면서 그를 중용하지 않았던 이유 말이다. 팬들 입장에선 납득이 되질 않는다. 무리뉴가 왜 이런 말을 꺼내게 되었는지는 무리뉴 이전 마타가 전술에서 차지했던 역할부터 거슬러 올라가본다.

 

 

1)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체제(2011년 6월~2012년 3월)

 

(빌라스-보아스는 그를 영입할 때, 창조적인 플레이메이커 역할로 활용하길 원했었다)

 

  무리뉴 사단의 일원이자, 포르투를 이끌고 트레블(리그-컵-유로파리그)을 달성한 젊은 감독 빌라스-보아스는 첼시의 부재로 여겨졌던 창조적인 플레이메이커를 영입하고자 원했고, 그러한 적임자로 발렌시아에서 뛰고 있던 마타를 택했다. 사실 첼시의 경우, 레전드로 불리우는 지안프랑코 졸라 이후로 "창조적인 선수" 부재에 시달려왔었고, 요근래 가장 성공적이라 불리는 무리뉴 체제에서도 창조적인 플레이메이커는 없었다. 빌라스-보아스는 첼시에 높은 수비라인과 공격시 빠른 전개 등을 이식시키길 원했고, 마타를 그 중심에 놓아두었다. 마타는 4-3-3에서 보통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출장하였고, 반대편 윙포워드이자 측면에서 중앙으로 꺾어들어오는 다니엘 스투릿지에게 쓰루 패스를 찔러주었다. 스투릿지는 마타와 달리 쇄도하여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역할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포르투에서 즐겨 사용하던 빌라스-보아스의 4-3-3 전술을 첼시에선 실패하였다. 그래서 빌라스-보아스는 플랜B를 가동시켰고, 마타 또한 플랜B에 따라 역할이 변동되었다. 빌라스-보아스는 4-2-1-3 으로 추정되는 전술을 가동했고, 마타는 여기서 꼭지점인 1의 역할을 도맡았다. 최전방 쓰리톱을 떠받쳐주는 바로 1의 자리에서 말이다. 하지만 이 플랜B 제대로 사용해보기도 전에 끝이 나버렸다. 빌라스-보아스가 기존 첼시의 베테랑 선수들과 불협화음을 내는 등 선수단 장악 실패와 융통성 없는 전술고집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결국 7개월만에 첼시 감독직에서 물러나버렸기 때문이다.

 

 

2) 로베르토 디마테오 체제(2012년 3월~2012년 10월)

 

(디마테오 체제 아래서, 마타는 가장 눈부신 발전을 보여주었다)

 

  빌라스-보아스가 떠난 자리는 수석코치였던 로베르토 디마테오가 채웠다. 디마테오는 첼시 감독으로 있으면서 두 가지의 전술유형을 보여주었다. 우선, 2011/12 시즌 남은 기간에 그는 현실적으로 리그 순위보다 챔피언스리그 같은 단판성 토너먼트에 올인하는 것을 선택했다. 그랬기에 디마테오는 빌라스-보아스와는 달리 수비라인을 극도로 내림과 동시에 빠른 역습 전술을 구사했다. 이 시기에 마타의 중요성이 잠시 떨어지긴 했다고는 하나, 그는 팀에 큰 공헌을 하였다. 디마테오 체제에서 20경기를 출장하면서 그가 기록한 어시스트는 무려 10개, 첼시가 챔피언스리그 우승할 당시 결승전에 드록바의 헤딩골 또한 마타의 왼발로 만들어냈으며, FA컵 결승전에선 마타가 MOM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마타는 자신의 커리어 역사상 최초로 더블(챔스 우승-FA컵 우승)을 달성했다. 첼시에서 말이다.

 

  2012/13 시즌이 되자, 디마테오는 전 시즌과 달리 좀 더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전술을 선택했다(때때론 모험을 감행하는 것처럼). 이 때는 아자르와 오스카가 첼시에 합류하였고, 마타는 이 두 명과 함께 로테이션으로 활용되었다. 유로 2012와 런던 올림픽까지 살인일정을 소화한 탓에 마타의 폼이 100%가 아니었으나, 회복하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12년 가을, 마타의 폼은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경기 조율과 득점보조능력 모두 다 말이다. 아스날-토트넘 북런던 클럽들과의 경기만 놓고 보았어도 마타는 베스트 플레이어였다. 하지만 디마테오는 챔스경기 조별리그에서 부진을 겪으면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3) 라파엘 베니테즈 체제(2012년 10월~2013년 5월)

 

(후안 마타는 베니테즈 체제에서 다시 중앙으로 돌아왔다)

 

  첼시팬들이 싫어하는 감독인 라파 베니테즈 체제에서 측면으로 빠져있던 마타는 다시 중앙으로 복귀하였다. 베니테즈는 측면 윙어들을 밑으로 내리고, 마타를 중앙으로, 그것도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했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No.10 의 역할을 후안 마타에게 준 것이다. 특히, 어마어마한 포지션 자유도를 주었고 공격형 미드필더가 가져야 할 수비부담을 양쪽 측면에 나눠주면서 공격형 미드필더에겐 거의 공격에 치중하게끔 만들어주었다. 마타는 13골과 2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베니테즈 밑에서 마타는 창조적이고, 기복이 없었으며, 다재자능하고, 전술 이해도 또한 상당히 뛰어났다. 자연스레 첼시의 중심이 되었으니, 그 어렵다던 스페인 국가대표 내에서 입지도 또한 점차적으로 늘려갈 수 있었다.

 

 

4) 무리뉴의 전술과 마타가 맞지 않았던 이유 : 전방에서의 압박 강도

 

  이전 감독들에게 후안 마타는 핵심 선수였으나, 무리뉴에게 마타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무리뉴는 지난 11월 스카이스포츠에서 직접 전술의 이상향을 밝히면서 왜 마타가 중용받지 못하는 지에 대한 일종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조세 무리뉴 曰 "높은 블록을 쌓고 공을 빠르게, 빠르게, 무엇보다 빠르게 공을 탈취한 후 공을 소유하고 또 소유하고, 빌드업을 올려나가면서 경기를 지배해야한다. 전술적으로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수동적이 되어선 안된다."

 

  후안 마타가 측면이나 중앙에 배치되었을 때, 그가 맡은 지역을 수비하는 데에 있어 마타는 상대방에게 그렇게 압박을 가하는 유형은 아니었다. 현재 무리뉴 체제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중용받고 있는 오스카와 비교해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무리뉴가 마타보다 오스카를 선호했던 것은 전방에 압박을 가하는 능력이 오스카가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첼시 vs 유벤투스의 2대2 무승부 경기를 다시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당시 오스카가 주목받았던 것은 환상적인 두 골을 기록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두 골을 넣음과 동시에 유벤투스의 플레이메이커인 안드레아 피를로를 중원에서 완전히 지워버리면서 유벤투스의 숨통을 조여버렸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공격수들에게도 전방 압박을 요구하는 무리뉴 입장에서 오스카가 No.10 의 자리에서 뛸 수 있었던 것이고, 무리뉴가 오스카의 포지션을 바꾸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스카는 전방 압박에 능함과 동시에 역습이나 공격시에는 경주마처럼 단번에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준족이기도 하다. 반면 마타는 한 번도 오스카처럼 No.10 역할과 동시에 전방 압박하라는 주문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측면에서는? 마타는 측면에서 순수하게 주력으로 상대편 사이드백을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니며, 중앙에서 플레이메이커처럼 경기를 운영하는 스타일이다. 그렇다보니 역습 순간에 주력으로 상대의 사이드백을 벗겨내는 데에도 절대 우위에 있지 않다. 이 방면에선 에당 아자르나 안드레 쉬얼레, 그리고 윌리안이 전문이다. 게다가 현재 첼시는 기본적으로 많은 체력과 활동량을 요구하고 있기에 그동안 5년간 클럽과 국가대표를 오가면서 수많은 경기를 치뤘던 마타에게 있어 현재 첼시의 스타일이 자칫 선수의 부상위험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타가 그렇다고 출장 기회를 적게 받은 것도 아니다. 올시즌 20번의 리그 경기 중 11번 선발출장했지만(8번은 중앙, 3번은 오른쪽 측면), 겨우 2어시스트에 그쳤다. 무리뉴가 놓아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이다.

 

 

 

맨유의 일원이 된 "No.8" 마타, 맨유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번 겨울이적시장의 메인이벤터였던 후안 마타, 그가 맨유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이유야 어찌되었든, 이제 마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일원이 되었다. 마타는 피오렌티나로 떠난 안데르손이 남긴 등번호 8번을 배정받았다. 루니 이외에 창조성에서 문제를 겪었던 맨유 입장에선 마타의 합류는 그야말로 1+a 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재 맨유가 마타를 100% 이상 활용하기 위해서, 그리고 마타가 맨유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현재 맨유의 핵심선수인 로빈 반페르시-웨인 루니와의 포지션 및 역할 교통정리, 그리고 마타의 뒤를 받쳐줄 중원의 안정화다.

 

  마타에게 가장 최적화된 포지션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쉐도우 스트라이커다. 현재 맨유에서 그 자리를 소화하고 있는 선수는 다름 아닌 마타의 영입을 크게 반겼던 웨인 루니다. 마타가 측면으로 배치되더라도 중앙으로 파고들어 간결하게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마무리를 만들어주는 유형이기에 루니와 겹칠 염려가 있다. 마타를 중앙에 두기 위해 루니를 측면에 두어 희생시킬 일은 없을 것이다. 마타와 루니, 두 명을 동시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방법을 두게 되면 최전방에 놓여있는 반페르시의 움직임에 제약이 커진다. 반페르시 또한 단순히 스코어러가 아니라 마타처럼 번뜩이는 기회를 만들어내는 데 능한 다재다능형 스트라이커이기에 반페르시와 루니, 그리고 마타, 이 3명의 스타 플레이어를 어떻게 포지션을 정해줄 것인지 관건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상당히 골치 아플 것이다.

 

  두번째는 맨유의 실종된 중원이다. 현재 맨유의 중원 구성을 보면 폼이 정상이라고 할 만한 선수들이 별로 없다. 야심차게 영입한 마루앙 펠라이니는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대런 플레쳐는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폼을 끌어올리고 있는 단계다. 유일하게 중원을 조율하는 마이클 캐릭은 잦은 부상과 나이가 있기에 그에게 의존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렇다보니 맨유는 중원을 중심으로 하는 짧은 패스 연결보다 윙어와 최전방 스트라이커들에게 단번에 연결해주는 롱패스를 선호하고 있다. 이러한 폭넓은 경기운영은 마타를 활용하는 데 있어 다소 제한이 될 수 있으며, 마타를 측면으로 배치한다하더라도 중원이 부실하니 마타에겐 버거울 수 있다.

 

 

 

  이미 카디프와 스토크 시티전, 두 경기를 치르면서 마타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다. 카디프전에서는 "역시 마타!" 였지만, 스토크 시티전에서는 "음, 마타?" 라는 의문부호가 생겨버렸다. 팬들은 여전히 마타 자체에 환호하고 있지만, 현지 언론들은 마타에 대해 약간 의구심을 가지고 있으며, 맨유 레전드 출신이자 해설가로 활동하는 게리 네빌 또한 마타의 합류에 대해 썩 좋은 평가를 하고 있진 않다. 무리뉴가 떠나보낸 것이 실수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마타의 활약상이 상당히 많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터는 마타 하기에 달렸다.

 

 

참고 : [ESPN] Why can`t Juan Mata and Jose Mourinho just get along? by Michael Cox http://espnfc.com/blog/_/name/tacticsandanalysis/id/2463?cc=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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