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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반할의 맨유 체제, 팬들을 반하게 만들 수 있을까?

J_Hyun_World 2014. 8. 15. 12:47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명장을 데려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난시즌 EPL 리그 최다우승팀이라는 자존심을 구겼던 맨유는 네덜란드 명장을 데려오면서 자존심 회복에 나서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2013/14 시즌은 EPL 리그 최다 우승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자존심에 완전히 상처를 입었던 시즌으로 기억할 것이다. EPL이라는 이름으로 출범 후, 맨유는 역대 리그 최악의 성적이 리그 3위라고 할 정도로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클럽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고, EPL 클럽들 중 최초로 트레블 달성이라는 업적을 이뤘었던 영광을 누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2013/14 시즌은 그동안 맨유가 누려왔던 영광과 명예를 단 한순간에 박탈당하였다고 표현해도 무방했다.

 

  역대 세계 최고 명장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알렉스 퍼거슨의 은퇴 후, 후계자로 데이비드 모예스가 지목되었고 그는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했다. 하지만 모예스는 맨유를 떠나던 2014년 4월 22일까지 맨체스터 생활이 악몽으로 남았을 것이다. 첫 단추였던 커뮤니티 쉴드에서 맨유가 우승했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에버튼 감독직을 맡으면서 상당한 선전을 펼쳤던 모예스였으나, 맨유라는 거대한 클럽의 감독으로서는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4-4-2 전술을 사용하였으나, 수비와 공격에서 부상이탈 선수가 발생하면서 팀의 균형이 무너졌고 부상선수 발생시 대처능력에서 모예스는 퍼거슨처럼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맨유는 라이벌 클럽과의 경기에서는 물론 이겨야할 경기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고 패배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모예스가 맨유 선수단을 제대로 휘어잡지 못했고, 그렇다보니 일부 선수들이 태업성 플레이를 펼치면서 팀 분위기를 최악으로 망쳐놓았다.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다보니, 맨유는 역대 최악의 성적인 리그 7위와 유럽대회 대항전 진출 실패라는 기록을 세우기까지 했다.

 

  맨유는 모예스를 11개월만에 경질시킨 뒤에 어수선한 팀을 바로잡기 위해 클럽에 어울릴 만한 감독을 물색했고, 곧바로 후임자를 데려왔다. 그는 바로,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과거 바이에른 뮌헨 감독을 맡았던 루이스 반할이었다. 루이스 반할이 '명장'이라는 타이틀에 적합할 정도로 능력있는 사람인 것은 이미 검증되었으나, 알다시피 그는 '괴장'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을 만큼 약간 괴팍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타입이었고, 선임 발표가 날 당시 아직 브라질 월드컵이 시작되기도 전이어서 그가 당시에 맡고 있던 네덜란드 대표팀의 성적이 상당히 신경쓰였었고, 모예스로 인하여 생긴 불신의 골이 깊었기에 사람들은 반할에 대해서 다소 반신반의였다.

 

 

 

친선경기 무패를 달성한 반할의 맨유 체제, 팬들의 기대치를 올리고 있다.

 

(맨유는 이번 프리시즌 모든 경기에서 패하지 않으면서 좋은 출발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이 반할에 대한 불신(?)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다소 저평가받던 네덜란드를 3위로 이끌었던 점과 유연한 전술능력을 선보이면서 그는 월드컵을 기점으로 재평가 받았고, 역시 명장이라면서 호평을 들었다. 그리고 때마침 맨유 프론트도 지난시즌 보여줬던 어설픈 이적시장 행보와는 180도 바뀐 태도로 임하면서 세대교체 작업을 이뤄나갔다. 리오 퍼디낸드, 네마냐 비디치, 파트리스 에브라 등 기량이 떨어지고 있던 노장들을 내보내고, 안데르 에레라, 루크 쇼 같이 젊은 선수들을 데려왔다. 그리고 맨유는 다음시즌인 2015/16 부터 아디다스와 10년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면서 1조 3천억원을 받으면서 역대 최고 스폰서 계약을 갱신하였다(참고로 맨유의 이번 계약이 레알 마드리드가 후원 받는 금액의 2배 이상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친 반할은 쉬지 않고 곧바로 미국에서 열렸던 기네스 인터내셔널 컵에서부터 맨유 감독직을 수행하는데, 7월 25일 AS로마와의 첫경기에서 맨유 감독직으로 데뷔하였다. 반할은 그동안 맨유가 고수해왔던 4-4-2 를 버리고, 3-4-1-2 를 꺼내들면서 맨유 전술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갑작스러운 변화를 가져왔는데 오히려 맨유는 이전의 강한 모습을 되찾은 듯한 모습이었다. AS로마에게 3대2로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맨유는 인테르, 레알 마드리드를 차례차례 격파하였고(인테르 전은 승부차기 승), 결승전에서 라이벌인 리버풀을 만나 3대1로 잡으면서 무패로 친선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였다. 지난시즌 모예스가 프리 시즌에 보여줬던 친선경기 성적과도 사뭇 대조되는 부분이었다. 특히 오랫동안 부상으로 전력이탈하여 폼이 떨어졌던 대런 플레처와 지난시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애슐리 영, 필 존스, 카가와 신지까지 폼이 상당히 올라왔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반할 효과는 맨유 내에서 생각 이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할이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제압하는 스타일이다보니 예전처럼 태업 분위기는 나타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3-4-1-2 전술을 가용하다보니 그간 화두가 되었던 루니-마타-반페르시의 공존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맨유의 에이스인 웨인 루니는 반할의 새로운 전술과 기용방식에 대해서 크게 반기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맨유는 다시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시동을 걸려고 하고 있다.

 

 

 

루이스 반할이 보완해야 할 맨유의 약점은?

 

(하지만 이 상태로는 맨유가 다시 제 궤도에 올라선다고 100% 장담하긴 어렵다.)

 

  최근 홈에서 열렸던 발렌시아와의 친선경기까지 승리로 장식하면서 프리시즌 무패를 달성하긴 했지만, 반할의 맨유가 이번시즌 가장 유력한 리그 우승후보라고 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물음표가 붙는다. 맨유 레전드 중 한 명인 폴 스콜스는 현재 상태로는 맨유가 당장 리그 우승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는데, 사실 그의 말이 틀리진 않았다. 경쟁상대인 첼시와 맨시티, 아스날이 이번 이적시장에서 상당히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있는 점을 미루어 볼 때, 맨유는 아직까지 겨우 두 명의 선수만 영입했을 뿐이다. 맨유가 여전히 영입해야하는 중앙 미드필더와 센터백 부분은 보강해야할 부분이며 현재까지 링크만 무성할 뿐이다. 아르투로 비달과 메흐디 베나티아, 마츠 훔멜스 등 여러 선수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맨유가 이 선수들에게 공식적으로 접근한 적은 없다. 그리고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토니 크로스 등 세계적인 미드필더 등이 매물로 나왔음에도 맨유는 이 스타 플레이어들 영입하는 데 실패했다(이적료가 에레라-루크 쇼에 비해 적게 들었다는 것도 무시 못할 부분이다).

 

  그리고 발렌시아전을 통해 드러난 맨유의 약점인 측면 수비를 어떻게 보강할 지도 맨유의 이번 시즌 일정을 치르는 데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발렌시아, 하파엘이 오른쪽에 있다고 하나, 하파엘은 알다시피 지난시즌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발렌시아가 수비력이 좋다곤 하나 윙백에 특화된 선수는 아니다. 반대로 왼쪽 측면은 더 골치 아프다. 영입한 루크 쇼가 부상으로 당분간 출장하지 못하면서 당장 그 자리에 누가 뛸 지가 고민이다. 해당 포지션에 소화가능했던 에브라와 뷔트너는 이미 팀을 떠난 상태이고, 전형적인 윙어인 애슐리 영이나 나니를 기용하기엔 해당 포지션이 적합하진 않다. 다행히도 반할이 이러한 약점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이며, 그 또한 보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EPL 개막도 이제 하루 남았다. 맨유 뿐만 아니라 맨시티, 첼시, 아스날, 리버풀 등 다른 경쟁 팀들도 슬슬 리그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경쟁팀들의 전력을 고려하자면 맨유는 이번 이적시장이 닫히기 전에 추가적인 영입 보강은 필수요소임에는 확실하다. 반할의 첫 시즌은 과연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을 것인지는 선수보강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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