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가열되고 있는 카탈루냐의 스페인 독립 운동
(최근 일어났던 스코틀랜드 독립운동의 여파가 이곳 바르셀로나가 있는 카탈루냐까지 뻗쳤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상징이라 불려도 과언이 아닌 세계적인 클럽, FC 바르셀로나. 최근 바르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 지방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얼마 전 전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 화두로 올랐던 스코틀랜드의 영국연방 독립운동과 투표의 여파가 브리튼 섬을 떠나 이베리아 반도까지 뻗쳐나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요근래 바르샤의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9만9천석의 캄프 누는 마치 민족주의 집회를 연상케하는 열기를 내뿜고 있다. 특히나, 이번 주말에 있을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클라시코에선 열기가 광기로 확산될 확률이 제법 높다 할 것이다.
해외축구를 제법 보았거나, 스페인 축구와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바르샤의 정체성, 그리고 바르샤와 레알 마드리드의 관계가 어떠한 지는 대충 다 알 것이다. 이 두 클럽의 관계는 과거 프랑코 독재정권 시절, 프랑코가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카탈루냐 지방을 차별하고 탄압하면서 생긴 골이 깊어져서 두 팀이 맞붙을 때마다 전쟁을 방불케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바르샤가 위치한 카탈루냐 지방과 레알 마드리드가 있는 카스티야 지방은 그리 썩 좋은 관계는 아니었다. 중세시대 이베리아 반도의 패권은 바르셀로나가 있던 카탈루냐 지방에 모여있었고, 아라곤 연합왕국의 역대 왕들도 카탈루냐 지방에 머물고 있었다. 하지만 지중해 무역권 축소와 맞물려 대항해시대의 발생, 30년 수확전쟁으로 인하여 카탈루냐 지방의 영향력을 힘을 잃어가기 시작했고, 18세기 초에 일어났던 스페인 왕위 계승전쟁에서 카탈루냐는 발렌시아와 함께 필리페 5세의 대항마로 나섰다가 굴복하면서, 스페인 통합국에 편입하였다. 카탈루냐 사람들은 이때부터 자신들은 스페인에 편입되었다고 말을 하고, 프랑코 독재정권 하에 일어났던 만행으로 인하여 카탈루냐 사람들은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자신들의 독립의 정당성과 명분을 주장하게 되었다.
다시 오늘날로 넘어와서, 스코틀랜드 독립투표에 크게 감명받은 카탈루냐 사람들은 자신들 또한 이제 스페인 중앙정부에서 독립해야한다는 목소리를 크게 내기 시작했고, 카탈루냐 내에서 독립에 관한 투표를 실시하자면서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가 있었던 9월 19일로부터 두 달 지난 11월 9일에 카탈루냐 정부에선 주민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카탈루냐 지방이 '제2의 스코틀랜드'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투표를 한 달 여 앞둔 10월 13일, 카탈루냐 정부는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 철회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자동적으로 11월에 예정된 투표는 무기한 보류가 되었다. 게다가 스페인 헌법재판소에 카탈루냐 분리독립 투표 위헌심판청구가 된 상황이기에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실시가 불가능해졌다.
(흥미로운 사실은, 카탈루냐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 스페인으로부터 완전 독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청구가 올라갔기에 투표 실시는 당분간 할 수 없게 되었는데, 지난 카탈루냐 내에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가 참 흥미로운 결과를 알려주었다. 카탈루냐 지방에 거주하는 이들 중 스페인으로부터 완전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29%에 불과하며, 47%는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에게 권한을 많이 넘겨준다면 잔류해도 상관없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내부에서도 이미 카탈루냐의 독립 운동에 대한 방향성이 애매모호해진 셈이다. 그리고 카탈루냐 독립 투표가 실질적으로 효력이 없는 이유는, 스페인은 영국처럼 연방 국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즉, 아무리 카탈루냐에서 투표로 독립 찬성 결과가 나왔다 한들, 스코틀랜드와 달리 실질적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스페인 중앙정부가 이 투표결과에 대해 언제든지 묵살해도 무방하다는 뜻이며, 중앙정부 승인 없이는 독립은 물거품이 된다는 셈이다. 설사 독립된다 하여도, 스페인 정부가 다른 이웃국가들과 외교적 단절을 감행하여 충분히 카탈루냐를 고립시키게 할 수 있다는 점이며, 현재 스페인의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떨어져 나간다면 스페인과 카탈루냐, 둘 다 공멸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실질적이고 객관적인 문제점이 있음에도 카탈루냐 사람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여전히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움직임은 나오고 있으며, 카탈루냐 사람들은 이득을 다 포기하더라도 어떻게해서든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겠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기에,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미궁으로 빠질 것이다.
if) 카탈루냐가 독립하게 되면, FC 바르셀로나의 향후 거취는?
(만약 카탈루냐 독립이 일어난다면, 바르셀로나의 향후 거취는 어떻게 되는가?)
여기서 우리는 이런 가정을 하게 된다. 만약 카탈루냐가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이 이뤄지게 된다면, 카탈루냐의 심장인 바르셀로나의 자존심 FC 바르셀로나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가? 이것에 대해 스페인 축구협회에서는 카탈루냐의 클럽인 바르셀로나와 에스파뇰을 라리가에서 제외시키겠다면서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스페인 LFP 회장은 카탈루냐의 독립이 이뤄질 시, 이 두 클럽은 더이상 라리가와 국왕컵 등 스페인에서 일어나는 모든 공식경기에 참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명백히 선을 그엇다. 바르샤가 라리가에서 제외될 경우, 그들이 버는 연간 수익 5억 3천만 유로(7100억원)를 포기해야하며, 바르샤 구단운영에도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되는 점이다. 까딱했다간, 바르샤라는 클럽이 한 순간에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이에 바르샤에 뛰는 카탈루냐 토박이 출신 선수들(사비, 이니에스타, 피케 등)은 수익보다 명분을 앞세우면서 카탈루냐의 독립을 지지한다고 일전에 밝히기도 했다.
바르샤가 라리가에서 나가게 될 경우, 축구팬들은 다른 나라 리그에 편입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면서, 바르샤 같은 클럽을 같은 리그에 편입시키면 이보다 더 큰 흥행은 없을 것이라고 쉽게 말한다. 카탈루냐 지방 이웃엔 프랑스가 있고, 프랑스의 프로 리그 리게 앙이 최근 PSG를 필두로 유럽 무대로 진격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바르샤가 리게 앙에 편입되어 PSG와 함께 양강체제를 구축하면 된다는 이상론을 펼치지만, 현실은 판타지 소설이 아니다. 리게 앙에는 모나코 왕국을 연고로 하는 AS 모나코도 리게 앙으로 편입시켜서 운영하고 있지만, 모나코와 바르샤는 애초에 별개의 문제가 된다. 모나코의 경우에는 프랑스의 속국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리게 앙에 편입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바르샤의 리게 앙 편입은 정치적인 문제가 개입되고, 그들을 받아들이면 프랑스가 카탈루냐를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에 스페인 정부와의 외교 문제가 상당히 껄끄러워지게 된다.
그리고 바르샤가 라리가를 나가게 되면, 라리가에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을 하지만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은 라리가가 아닌 바르샤 쪽이다. 라리가엔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라는 터줏대감이 존재하고 있고, 최근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그리고 인수가 완료되어 자존심 회복에 나선 발렌시아 등이 남아있다. 또한 바르샤가 라리가를 벗어나면서 자연스레 자금문제를 겪게 되고, 여기서 바르샤의 몇몇 슈퍼스타들은 자연스럽게 떠나게 될테고 이들을 다른 라리가 클럽들이 놓칠 리 만무하다. 바르샤에서 뛰는 비 카탈루냐 선수들이 막상 스페인을 떠나고 싶어할 지도 의문스럽다. 게다가 카탈루냐가 독립하게 되면, 자연스레 카탈루냐는 타국이 되기 때문에 바르샤가 자국이 아닌 타국리그에서 뛰는 늬앙스도 우스워진다. 그들의 민족성과 역사과 달리, 클럽의 미래주소는 이렇게 된다.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 운동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며, 이에 대한 스페인 정부의 움직임도 그저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카탈루냐의 독립 운동에 바르셀로나는 어떠한 운명을 걷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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