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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는 왜 데헤아에게 집착하는가?

J_Hyun_World 2015. 5. 23. 15:06

 

 

 

 

불안해진 레알 마드리드의 뒷문 : '마드리드의 태양' 카시야스의 기량 노쇠화

 

(스페인과 레알 마드리드의 주장으로 팀을 성공가도로 이끌었지만 카시야스의 기량 노쇠화는 진행중이다)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황금기와 레알 마드리드가 '라 데시마(La Decima)'를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로 마드리드의 태양으로 오랫동안 군림해온 이케르 카시야스를 빼놓고선 설명할 수는 없다. 그는 2000년부터 본격적인 주전 골키퍼로 자리잡은 이래로,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3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5번의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견인하였고, 스페인 국가대표를 이끌고 두 번의 유로대회 정복 및 월드컵 우승까지 이루는 등 말그대로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축구역사상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손꼽힐 만한 커리어를 쌓았다(메시와 호날두도 이뤄내지 못한 성적이다). 찬란한 영광과 함께 선수생활을 보내왔던 카시야스지만, 최근 몇 년간 그는 때 아닌 위기설에 시달리면서 자신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카시야스의 입지가 갑작스럽게 줄어들게 된 원인은 그의 기량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고, 이 노쇠화가 현재까지도 진행중이라는 사실이다. 발단은 2012/13 시즌 코파 델레이 8강전인 발렌시아와의 경기에서 얻은 왼손 부상이었고, 카시야스는 이 부상으로 인해 3개월간 전력에서 이탈하였다. 당시 감독이었던 조세 무리뉴는 백업 골키퍼였던 디에고 로페스를 기용하기 시작하였고, 그가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자 카시야스는 부상에서 복귀했음에도 벤치를 지켜야만 하는 신세가 되었다. 조세 무리뉴에서 카를로 안첼로티로 바뀌었던 첫 시즌에도 별반 다를 건 없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주전이었지만 여전히 리그에서는 벤치를 지켜야만 했었다. 챔스 결승전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디에고 고딘에게 내준 실점도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로 불리는 라울 곤잘레스는 챔스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으니 크게 비난하지 말자고 옹호하는 발언을 했으나, 팬들은 그의 어정쩡한 공중볼 처리는 월드클래스 답지 않다고 여전히 지적했다. 그리고 월드컵 본선 경기 중 네덜란드와의 본선 경기에서도 어처구니없는 판단 미스를 보여 5대1 대패의 원흉으로 낙인찍히면서 그의 기량 노쇠화는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분위기였다.

 

  2014/15 시즌이 시작되기 전, 레알 마드리드는 카시야스의 노쇠화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코스타리카 8강 진출을 견인했던 케일러 나바스를 영입하여 주전경쟁을 야기시켰다. 게다가 카시야스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 것이라는 이적설까지 가중되면서 그의 행방은 안개속으로 접어들었다. 물론 그가 이번 시즌에 다시 주전 골키퍼 자리를 되찾긴 했으나, 레알 소시에다드와 마드리드 더비에서 연거푸 실수를 연발하는 등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결과론적인 측면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이번 시즌 무관을 확정짓게 되면서 잠잠했던 카시야스의 이적설과 위기설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물론 백곰군단의 성적이 이번에 부진한 것이 카시야스 혼자만의 잘못은 아니지만 

 

 

 

그들이 노리는 차기 No.1 수문장 : 다비드 데헤아, 왜 그에게 집착하는가?

 

(레알 마드리드는 차기 등번호 1번의 후보군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다비드 데헤아로 점찍었다)

 

  그러던 와중,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마지막 경기인 헤타페전을 끝으로 이케르 카시야스가 흰색 유니폼을 벗게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되었다. 아울러 카시야스의 뒤를 이을 골키퍼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는데, 백업 골키퍼로 영입되어 카시야스의 그늘에 가려졌다가 드디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빛을 보려고 하는 케일러 나바스가 아닌 제3의 인물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동의 주전이자, EPL에서 가장 뛰어난 골키퍼로 극찬받고 있는 다비드 데헤아다. 중요한 사실은, 데헤아와 레알 마드리드와의 링크가 이번 시즌 내내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그들의 라이벌 클럽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출신임에도, 그들은 왜 데헤아에게 집착하고 있는 것인가? 


 먼저, 데헤아가 이번 시즌 EPL에서 보여준 기록들을 살펴보자. 맨유는 시즌 초반부터 플랫3와 플랫4 사이를 자주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면서 수비라인이 항상 불안정했고, 설상가상으로 주전 수비수들이 줄부상으로 많이 전력이탈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유는 EPL에서 최소 실점 4위(37실점)를 기록하였고, 리그 4위까지 올라섰다. 여기서 데헤아의 매 경기마다 나오는 신들린 선방 쇼가 크게 기여하였고, 그의 개인 기량이 팀의 약점까지 커버해버렸다. 리그 37라운드 종료 기준으로, 그는 37경기 전경기 출장하였고, 총 94번의 선방으로 한 경기당 2.54번의 선방을 보여줬다. 무실점 경기는 총 10번을 기록하였고, 슈팅 대비 선방률은 무려 70% 대에 육박한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공을 잡아내는 확률은 100%, 심지어 결정적인 실수는 0번이라는 점까지 주목해야 할 부분인데, 이번시즌 결정적 실수가 0번은 EPL에서 데헤아가 유일하다.수치상 뿐만 아니라 매경기마다 데헤아의 한경기 스페셜 영상까지 나오고 있으며, 두 시즌 연속으로 맨유의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었다. 이정도면 데헤아의 현재 폼이 어느정도인지 예측가능하다.


 데헤아의 활약상을 꼽자면, 가장 먼저 7라운드 에버튼전에서 보여주었던 PK 선방과 후반 종료직전 오스만과 오비에도의 연속적인 슈팅을 모두 막아냈다. 그리고 12라운드였던 아스날전에서 23개의 슈팅 중 지루의 슈팅 하나만 골로 허용할 만큼 위력적인 모습을 펼쳤고, 15라운드인 사우스햄튼전에서는 졸전이었음에도 홀로 신들린 선방쇼를 보여 팀을 리그 3위로 끌어올리는 능력까지 선보였다. 그다음인 노스웨스트더비에서 데헤아는 3대0으로 리버풀에게 이긴 경기에서 MOM으로 선정되는 진기한 광경을 연출했는데, 후반 내내 리버풀의 파상공세를 자기 능력만으로 막아내면서 클린 시트를 기록했다. 이러한 데헤아의 모습에 에릭 스틸 맨유 골키퍼 코치는 자신이 여태껏 보아왔던 골키퍼 중 역대 최고라고 극찬하기까지 했다. 최근에는 카시야스를 제치고 스페인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로 콜업되어 2014년 10월 룩셈부르크와의 유로대회 예선전에서 데뷔전까지 치룬 상태다. 현재 데헤아가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현존 세계최강 골키퍼라 불리는 마누엘 노이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렇기에 레알 마드리드가 그에게 집착하는 것이기도 하다.

 

 

 

데헤아를 둘러싼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신경전

 

  현재 몇 안되는 월드클래스급의 기량을 선보이는 골키퍼인 다비드 데헤아를 두고,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소리없는 장외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한 쪽은 데려오기 위한, 한 쪽은 사수하기 위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1) 레알 마드리드 : 재계약도 얼마 남지 않았다, 가급적이면 적은 비용으로 데헤아를 데려오자!

 

  레알 마드리드는 데헤아를 데려오기 위해 주판알을 튕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 스페인 골키퍼를 영입하는 데 가급적이면 큰 돈을 쓰려고 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데헤아가 내년 여름(2016년 6월)이 되면 맨유와 계약을 만료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데헤아가 현재 맨유와의 재계약 협상에서 미지근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 있어서 기회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래서 레알 마드리드는 데헤아의 이적료를 250여억원으로 책정해두고 있으며, 만일 재계약 협상 없이 내년 여름에 풀릴 경우까지 고려하여 카시야스는 한 시즌만 더 잔류시켜서 데헤아가 입단하기 전까지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워두었다. 이미 스페인 현지 언론에서는 데헤아와 레알 마드리드가 개인협상을 끝마친 상황이고, 맨유와의 이적료 협상만 남았다고 보도하고 있다(아직까지 오피셜이 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데헤아 절대 사수, 어떻게든 붙잡아야둬야한다!


  2013년부터 끊임없이 데헤아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스페인 클럽드롸 링크가 났었던 것을 맨유 또한 잘 알고 있었고, 그 때 당시에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2015년으로 접어든 이후, 레알 마드리드와의 링크가 진하게 드러났고, 카시야스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올드 트래포드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레드 데블스는 데헤아를 붙잡기 위해 무려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 3천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재계약 협상안을 제시하였으나, 데헤아로부터 아직 OK 싸인이 떨어지지 않았다. 루이스 반할 맨유 감독은 "데헤아가 협상과정에선 甲이며, 그의 의견을 존중한다" 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그가 팀에 잔류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맨유는 데헤아를 지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고, 만약 데헤아가 이적결심을 굳힐 시에는 토트넘의 휴고 요리스 등 대체자들도 물색하고 있다(이번에 자유계약으로 영입한 빅토르 발데스도 존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맨유의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는 "데헤아 잔류" 임에는 틀림없다.  


3) 다비드 데헤아 : ?


  공식적으로 데헤아가 이 이적건에 대하여 직접 언급한 적은 없고, 그의 에이전트 또한 아직까지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 데헤아의 여자친구가 스페인으로 돌아가길 원한다는 기사가 몇 차례 나왔고, 그와 연계하여 바르샤로 이적할 것이라는 추측성 기사까지 나왔으나, 현재 바르샤가 데어 슈테겐과 라울 브라보라는 걸출한 골키퍼들을 보유하면서 루머는 사그라들었다. 현재 데헤아가 맨유에 대한 상당한 애착을 가지고 있고, 팀에 헌신하기 위해 꾸준히 영어를 배우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유스 클럽의 라이벌팀으로 이적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데헤아는 과연 잔류를 택할 것인지, 아니면 스페인으로 리턴할 것인지 이제 칼자루는 그가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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