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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시장에 뛰어든 뉴발란스, 과연 그들은 성공할까?

J_Hyun_World 2015. 7. 4. 21:30

 

 

"아디다스 vs 나이키" 양강구도로 평행을 달리고 있는 축구시장

 

(축구시장의 최대지분을 쥐고 있는 두 회사, 아디다스 vs 나이키 의 전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현대사회로 접어들수록 스포츠는 자본과 더이상 별개로 바라볼 수가 없다. 고대 그리스 올림픽부터 내려져왔던 스포츠만의 숭고한 정신은 오늘날에도 유지되고 있으나, "프로스포츠" 라는 개념이 생겨난 이후부터는 오로지 '돈, 돈, 돈'의 족쇄에 채워진 채, 자본과 연계된 부가물들만 부각되고 있을 뿐이다. 얼마만큼 스폰서쉽을 받느냐에 따라 해당 스포츠 대회, 혹은 스포츠 클럽팀의 위상이 어느정도인지 척도가 가늠하고, 그러한 자본이 밑바탕이 되어 클럽들은 성적을 내고, 대규모 이벤트는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각인된다. 심지어 어떤 종목은 자본의 힘에 의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경기규칙마저 자본에 맞춰서 변형될 정도다. 그나마 축구가 자본의 영향을 덜받고있다곤 하나, 언제까지나 예외라 단정지을 수는 없다. 축구 고유의 규칙이 바뀐 것은 아니나, 피치 밖에 발생되는 요소들은 이미 자본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 축구선수들이 신는 축구화나 입고 있는 유니폼, 그리고 클럽들의 메인 스폰서들은 이미 자본덩어리다. 피치 안팎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을 펼치고 있는 브랜드들이 있으니, 바로 아디다스와 나이키다.

 

  독일에 본사를 둔 아디다스와 미국에 본사를 둔 나이키, 이들은 스포츠 산업의 영원한 라이벌이자, 스포츠 산업을 넘어 의류산업에서도 끊임없이 경쟁하면서 크고 작은 전쟁을 펼치고 있다. 그 중 이 두 브랜드의 격돌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 바로 축구시장이다. 우스갯소리로 월드컵 시즌에 "아디다스 스폰서를 받는 대표팀 vs 나이키 스폰서를 받는 대표팀" 으로 구도를 만들어 어느 브랜드가 우승하냐는 식으로 내기를 하고, 여기서 이기는 브랜드가 마치 전세계의 대세로 추앙받기까지 한다. 그런 의미에서 월드컵 메인스폰서 중 하나인 아디다스는 2010년과 2014년 월드컵에서 자신들이 후원하는 대표팀인 스페인과 독일이 챔피언으로 등극하면서 대세라고 말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지난 6일(현지 시각 기준)에 있었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나이키 스폰서 팀간의 경기(바르셀로나 vs 유벤투스)였기에 나이키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듯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클럽 뿐만 아니라 양강의 브랜드들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스타플레이어도 공교롭게도 현재 최고의 라이벌로 분류되는 "리오넬 메시(아디다스) vs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이키)" 다(재밌는 사실은 두 선수가 소속된 클럽들은 선수 개인 스폰서와 정반대다).

(이렇게 아디다스 vs 나이키 로 베스트 11을 만들어 빅매치가 성사되길 바라는 팬들도 제법 많이 존재한다)

 

 

  아디다스와 나이키의 총성없는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아디다스는 올시즌부터 전세계에 유니폼을 가장 많이 파는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챔스 준우승팀인 유벤투스를 자신들이 직접 지원하면서 세력을 한 층 더 강화하였다. 나이키의 경우에는 반대로 국가대표팀들을 공략하면서 프랑스, 잉글랜드를 이미 자신들의 우호군으로 만들었고, 중국을 발판으로 하여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슈퍼스타들의 개인스폰서 싸움에서도 쉴새없이 바뀌고 있다. 물론 이 양강체제에 가려진 다른 스포츠 브랜드들도 각자 자기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고, 틈새공략을 노리고 있다. 푸마의 경우, 3번째 서열을 굳혀가고 있는 듯 하고, 일본 브랜드인 미즈노의 경우, 유독 K리그 선수들에게 스폰서쉽을 제공해주는 등 자신들의 기반인 아시아시장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정된 계층구도를 흔들기 위해 과감히 도전하는 "새내기" 뉴발란스의 도전

 

(아디다스 vs 나이키의 땅따먹기 전쟁으로 불리는 축구시장에 '새내기' 뉴발란스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디다스와 나이키가 마치 '천하양분지계'를 하는 것마냥 축구시장을 양분화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때아닌 '새내기' 가 레드오션에 뛰어들었다. 바로 미국의 또다른 운동화 회사인 뉴발란스다. 뉴발란스의 경우, 그동안 대중들에게 편안하고 교정할 수 있는 운동화를 만드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랬던 그들이, 2000년대 후반부터 스티븐 잡스와 워렌 버핏으로 인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전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아가기 시작했고, 기존 신발산업에서 확장하여 스포츠 시장까지 넘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뉴발란스는 2013년에 야구화를 제작하기 시작했고,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인 커티스 그랜더슨, 더스틴 페드로이아, 호세 바티스타 등을 시작으로 애용하기 시작했고, LA다저스의 류현진 뿐만 아니라 국내 야구 선수들 또한 뉴발란스가 제공하는 운동용품을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2015년 2월 5일, 뉴발란스는 축구시장까지 뛰어들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는데, 사실 뉴발란스는 그 이전부터 축구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물밑작업을 해왔었다. 이번 2014/15 시즌까지 EPL 클럽팀인 리버풀의 유니폼 스폰서인 워리어 스포츠가 바로 뉴발란스의 자회사였고, 보스턴 레드삭스와 리버풀의 구단주를 역임하고 있는 존 헨리에 의해 2012/13 시즌부터 축구시장에 사전조사격으로 뛰어들었다. 3시즌동안 리버풀을 실험대상격으로 하여 시행착오를 겪은 뉴발란스는 리버풀을 비롯하여, 세비야, 포르투, 스토크 시티 등 유럽 클럽들의 키트 스폰서가 되었고, 올해부터는 축구화까지 출시하여 뱅상 콤파니, 마루앙 펠라이니, 아론 램지, 사미르 나스리, 아드낭 야누자이, 팀 케이힐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후원하는 등으로 전면에 나섰다. 아디다스 vs 나이키의 양강체제에 선전포고를 한 격이다.

 

  뉴발란스 축구라인 총괄 책임자인 리차드 라이트는 "탁월한 실력과 혁신에 대한 열정, 그리고 책임감 있는 리더십은 뉴발란스를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스포츠&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핵심가치다. 이는 뉴발란스의 축구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를 통해 뉴발란스가 축구시장에서 빠른 시간 안에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면서 자신하고 있다. 뉴발란스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축구시장에도 상륙하였다. 뉴발란스를 직접 수입하는 이랜드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서울 E랜드를 비롯하여 고양 HiFC가 뉴발란스의 후원을 받고 있는 상태다. 그들의 발걸음은 상당히 분주하다.

 

 

 

뉴발란스의 전망 : 언더아머처럼 일단 생존하느냐 or 리복처럼 소리없이 사라질 것인가

 

  아무래도 새롭게 뛰어드는 입장이다보니, 뉴발란스의 의욕은 누구보다도 가장 넘친다. 이들의 축구시장 진출을 두고 여론의 반응은 확실히 반반으로 갈리고 있다. 기존 운동화시장에서 적잖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듯이 아디다스와 나이키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반응도 있지만, 그동안 이 두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이라던지 견제가 심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튕겨져 나갈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1) 언더아머의 경우 : 조용조용 생존하기 위한 밑바탕을 다지는 중

 

(뉴발란스보다 먼저 축구시장에 뛰어든 언더아머, 이번 여름 맨유로 이적하는 멤피스 데파이는 전속모델이다)

 

  같은 미국기업이자 뉴발란스보다 먼저 축구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언더아머의 경우, 2012/13 시즌부터 EPL 클럽인 토트넘의 메인 스폰서를 맡으면서 자신들의 데뷔를 알렸다. 그동안 언더아머는 미식축구를 중심으로 야구, 농구, 테니스, 하키 등 주로 미국 내에서 성행하는 스포츠 산업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브랜드였으나,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축구를 통해 자신들의 인지도를 전세계적으로 쌓으려는 목적이 있었고, 그 발판이 바로 토트넘 핫스퍼였다. 그 외 네덜란드의 알크마르, 브라질의 상파울루, 일본의 오미야 등 대륙별로 한 두 클럽을 지정하여 세력을 단번에 확장시키기 보다는 천천히 밑바탕을 다져가면서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번 여름 맨유로 이적하는 네덜란드의 윙포워드 멤피스 데파이를 앞세워서 자신들의 축구용품을 홍보하고 있다. 그들의 전략이 100% 먹혀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까진 별 탈 없이 생존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다음 언더아머 자신들만의 세력다지기를 얼마나 이루느냐에 따라 변수는 충분히 생길 것이다.

 

 

2) 리복의 경우 : 세력을 잃어 소리소문없이 축구시장에서 사라지다

 

(앙리, 카시야스, 셰브첸코, 긱스 등 슈퍼스타를 앞세웠던 리복이지만, 현재 축구시장에선 완전 철수했다)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과 함께 스포츠 브랜드 겸 운동화시장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리복.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대단한 영향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신들 나름대로 기반세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당시 리버풀과 볼튼 등 일부 클럽들을 후원했고(한때 볼튼의 홈경기장 이름이 리복 스타디움이었다), 세계적인 공격수인 티에리 앙리와 안드레이 셰브첸코, 그리고 21세기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이케르 카시야스, 맨유의 전설인 라이언 긱스 등을 후원하는 등 2005,6년까지는 축구시장에 좀 더 과감하게 투자하는 등 싶었다(앙리가 리복 전속모델이 되면서 내한까지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현재, 리복은 축구시장에서 완전 철수해버렸다. 아디다스 vs 나이키 이 양강구도가 워낙 강대하고, 일명 '넘사벽' 수준으로 시장을 점유하다보니 그들이 설 자리가 없어졌고, 결국 경쟁에서 밀려버렸다. 리복에서 생산하는 축구화도 이제는 천연기념물 취급되어버렸다.

 

 

  물론, 뉴발란스는 어떻게 될 지 아직 쉽사리 장담할 수는 없다. 축구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철저한 물밑작업을 거쳐왔었고, 2015년을 기점으로 하여 과감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언더아머처럼 일단 어느정도의 자리를 잡을 수도 있지만, 리복처럼 오래 버티지 못하고 튕겨나갈 수도 있다. 스포츠 산업뿐만 아니라 운동화 시장에선 미국쪽에선 아직까지 나이키의 점유율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아디다스는 유럽 등에서 위용을 떨치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번 2015/16 시즌에 거두는 그들의 매출액과 광고효과가 어쩌면 일종의 뉴발란스의 앞길을 가늠할 수 있을 지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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