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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벤트가 450억? 그를 과소평가하지마라!

J_Hyun_World 2011. 1. 26. 14:56

 

 

(지난 23일 아스톤 빌라와 맨시티의 경기, 대런 벤트의 결승골로 아스톤 빌라가 짜릿한 역전승을 했다)

 

  지난 주말에 열렸던 아스톤 빌라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의 작은 타이틀에 뭐라고 붙었었는지 아시는 분들은 있는가? 그 경기 소제목이 "920억의 대결"이었다. 바로 470여억원에 맨시티로 넘어온 분데스리가 득점왕인 에딘 제코와 450억원(옵션포함)에 선더랜드에서 아스톤 빌라로 이적한 대런 벤트의 대결을 일컫는 말이었다. 이 경기 결과에서 벤트는 맨시티를 상대로 결승골을 뽑아내며 제코와의 몸값대결에선 승리했고, 아스톤 빌라는 이 승리를 발판으로 강등권에서 조금 더 멀리 달아났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왜 대런 벤트를 데려오는 데 지불한 금액이 450억씩이냐 되냐면서 쓸데없이 아스톤빌라가 오버페이 하는거 아니냐고 의구심을 제기한다. 한마디로 대런 벤트가 거의 제코의 이적료와 비슷한 금액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냐는 소리다. 그럼 나는 반문해보겠다. 그럼 에딘 제코가 대런 벤트보다 더 우월하고 나은 점은 무엇인가?

 

  물론 나도 일전에 제코의 능력에 대해 칭찬했기 때문에 제코가 결코 거품 가격으로 데려온 건 아니다. 오히려 싸게 사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으니깐. 데뷔경기인 울버햄튼전에서 보여줬던 어시스트와 움직임만 보더라도 테베즈의 파트너로써의 최적의 선수라는걸 몸소 보여줬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제코가 EPL에서 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반면에 대런 벤트는 EPL을 대표하는 이미 검증된 선수라는 점이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 아스톤빌라로 깜짝 이적을 단행했던 벤트, 선더랜드는 어쩌란 말이냐..ㅜ)

 

  대런 벤트, 그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게 된 계기는 바로 찰튼으로 이적하고 나서부터다. 찰튼으로 이적하자마자 득점포를 가동하며 EPL에서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새기기 시작했다. 비록 찰튼은 대런 벤트의 고군분투에 불구하고도 강등되었지만(현재는 3부리그 격인 리그1에 소속되어있다), 그는 시즌 평균 15골 이상씩을 찍어주면서 득점왕 레이스에 자신의 이름을 떡하니 올렸다. 이러한 기세로 2006년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선발되기도 했다(월드컵 대표로 뛰지는 못했다).

 

  이런 대런 벤트의 능력을 보고 2007년 여름, 310억원이라는 거액 배팅을 제시했던 팀은 북런던 클럽인 토트넘 핫스퍼. 당시 공격수의 빈약함이 문제로 지적되던 토트넘과 당시 감독이었던 마틴 욜에게는 대런 벤트는 아주 좋은 옵션이었다.  하지만 대런 벤트에게 있어서 런던 생활은 그렇게 행복하진 못했다. 로비킨과 데포와의 호흡이 맞지 않았고, 독일에서 건너온 베르바토프에게마저 밀리며 졸지에 벤치 옵션으로 추락해버렸다. 게다가 레드납 감독과의 불화까지 터지면서 결국 그는 런던 생활을 청산하고, 잉글랜드 북쪽에 위치한 선더랜드로 떠났다.

 

 

(선더랜드 돌풍의 기점은 대런 벤트였다.)

 

  런던에서 우울한 생활을 보냈던 벤트는 브루스 감독과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찰튼 시절의 명성이 다시 한 번 부활하기 시작했다. 당시 선더랜드는 중하위권 팀 수준이었으나, 미국인 구단주가 구단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중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중이었다. 대런 벤트는 구단과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득점포가 다시 가동되었고, 드록바 루니 다음으로 24골을 꽂아넣으며 옛날 찰튼시절의 모습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거기다가 선더랜드 전체 득점에 절반가량을 차지하면서 선더랜드에 있어서 '완소'로 등극했다.

 

  뿐만 아니라 대런 벤트는 최근 5년간 기록에서 루니 드록바와 함께 80골 이상(82골 기록)을 넣으면서 공격수 개인기량 비교에 있어 EPL를 대표할만한 선수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리고 현재 선더랜드 돌풍의 중심에 있던 선수도 바로 대런 벤트였다(이적 전까지만 해도 8골 기록중).

 

  그렇기에 아스톤 빌라가 옵션 포함해서 450억원을 쓴 것도 따지고 보면 거품이 아니라 어찌보면 적당한 가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벤트는 그냥 선더랜드에 잔류할 수도 있었다(현재 선더랜드는 리그 6위에 올라있고, 아스톤 빌라는 이제 강등권에 탈출해 13위를 기록중인데다가 팀분위기도 선더랜드쪽이 훨씬 좋다. 그리고 저 가격에는 잉글리쉬 프리미엄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다(작년 이적시장과 비교하면 저정도면 거품이 많이 빠진거다). 하지만 벤트가 선더랜드를 등지고 아스톤 빌라로 간 이유는 아스톤 빌라가 명문구단이라는 점이기 때문이다(참고로 아스톤 빌라는 아스날, 첼시, 맨시티, 토트넘도 못해본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잉글랜드 클럽 4팀 중 한 팀이다).

 

  요 근래에 과거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의 주전 공격수로 뛰었던 콜리모어는 잉글랜드 언론사 '데일리 메일'에 연재하는 자신의 칼럼을 통해 "현대 축구에서 공격수는 넓은 시야와 힘 그리고 축구 센스를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벤트는 그저 발만 빠른 D급 공격수일 뿐이다."라며 벤트가 2,400만 파운드의 몸값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선수라 평가했다. 하지만 그러한 비판을 비웃듯이 현재 아스톤 빌라로 건너가서 벌써 2경기만에 데뷔골을 꽂아넣었다. 그것도 맨시티와의 큰 경기에서 기록한 골이기에 더욱 더 가치가 있다.

 

  대런 벤트에게 450억원의 가치는 결코 무리수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 더 이상 그를 과소평가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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