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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를 바꿔놓은 포르투갈인 4인방의 맹활약

J_Hyun_World 2011. 4. 21. 18:42

 

 

(2008년 이후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에 드디어 우승컵 사진이 떴어요 엉엉 ㅠㅠ)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레알 마드리드가 2008년 리그 우승 이후 3년만에 컵을 들어올렸다!! 비록 컵이 리그 우승이나 챔스 우승이 아닌 코파 델레이지만, 3년동안 레알 마드리드가 단 한 차례도 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매우 경사로운 일이다. 그것도 결승 상대로 최대 난적인 바르셀로나를 잡아내면서 말이다(레알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를 가장 최근에 꺾었던 적이 언제였는지도 가물가물하다).

 

  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위해서 여러 명의 레알 마드리디스모들의 활약이 컸지만, 난 그 중에서도 이 4명의 포르투갈인들이 큰 공을 세웠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바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히카르도 카르발료, 페페, 그리고 조세 무리뉴 감독이다.

 

 

 

1. 드디어 바르샤에게 약하다는 오명을 이제서야 벗게 된 '레알의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10번 찍어서 안될 게 뭐가 있나? 해냈다, 해냈어! 우리 호날두!!!)

 

  해냈다, 해냈어! 드디어 그가 해냈어! 3년만에 드디어 레알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를 잡았어!! 엉엉 ㅠㅠ 오늘 그의 헤딩 결승골은 마치 07/08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다시끔 연상케 하는 골이었다. 내가 왜 그때 그 장면을 연상케 했냐면, 그당시 호날두가 맨유의 에이스로 맹활약할 때, 유독 첼시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 첼시만 만나면 호날두는 작아진다는 평을 듣곤 했었다. 하지만, 그 경기에서 호날두는 헤딩 선제골을 꽂아넣으면서 더이상 첼시에게 약하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했기 때문이다.

 

  오늘 코파 델레이 결승전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었다. 호날두가 맨체스터에서 마드리드로 옮겨 오면서 맨유시절의 그 이상의 포스를 내뿜으면서 축구계의 한획을 긋는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그런 호날두도 바르셀로나 앞에선 영 힘을 못쓰는 모습이었다. 맨유시절에도 바르샤전에선 생각만큼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뿐더러, 더군다나 바르샤의 에이스인 메시와 항상 비교되면서 언제나 저평가받으며 넘버 2라고 확인사살을 당했던 그였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뭔가 달랐다.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하는 호날두는 올시즌 바르샤의 뒷공간을 확실히 공략했고, 그것이 오늘 경기에서 먹혔다. 원래 바르셀로나 수비는 거의 하프라인까지 올라와서 전면적인 압박을 펼치는데다가 수비수인 피케와 앵커 역할을 맡고 있는 부스케츠가 발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것이 호날두의 치달(=치고달리기)에 무너진 것이었다. 더군다나 호날두를 보조하는 디마리아나 외질, 아데바요르도 발이 빠른 선수들이었기에 바르샤 수비진이 호날두 한사람만 집중마크 하기엔 무척이나 힘들었던 것이다.

 

  호날두의 헤딩 결승골로 인해, 그동안 절대적 우위를 점했던 바르셀로나도 확실한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아이구 우리 호날두, 결국 해냈어요 ㅠㅠ).

 

 

 

2. 역시 무리뉴의 애제자였다, 히카르도 카르발료

 

(공격에 호날두가 있었다면, 수비에는 카르발료가 있었다!! Yeah!! Riki!!)

 

  히카르도 카르발료. 그도 무리뉴와 함께 한 지도 벌써 몇 해 째인지... 무리뉴 감독이 인테르 감독을 맡았던 때를 제외하고는 가장 오랫동안 무리뉴 감독 밑에서 뛴 선수가 아닐까 싶다. 무리뉴 감독이 포르투 시절에 처음 유럽을 강타할 때에도 카르발료는 포르투 주전 수비수로 맹활약했다. 그리고 스페셜 원이 첼시로 건너가자마자 가장 먼저 런던에 입성시킨 인물도 바로 카르발료. 그리고 무리뉴 감독이 밀라노에서 마드리드로 오자마자 카르발료를 당장 데려왔다. 그만큼 무리뉴 감독의 전술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가 카르발료라는 것이다.

 

  카르발료가 레알 마드리드에 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레알의 수비진은 언제나 2% 부족한 모습이었다. 항상 결정적인 순간에 정신줄을 놓는 바람에 씁쓸한 패배를 맞이했고, 거기다가 매번 센터백들이 유리몸으로 쓰러져버리는 바람에 구멍이 숭숭 뚫리기도 했다. 하지만, 리키가 마드리드로 오자마자 레알의 수비진이 급 단단해졌다, 아니 만리장성을 보는 듯 했다. 카르발료 덕택에 파트너인 페페나 알비올 등이 안정감을 되찾으면서 파이팅 넘치는 수비를 선보였고, 양 옆에서 공수 밸런스를 맞추는 풀백 듀오(마르셀로, 라모스)도 마음놓고 오버래핑했다.

 

  그렇다고 해서 카르발료가 언제나 수비에만 전념한 건 아니었다. 카르발료가 지능적 플레이로 유명한 수비수이지만, 가끔 눈 깜짝할 사이에 오버래핑하여 어느샌가 상대의 골문 앞에 대기하면서 슈팅을 날리고 금방 본진으로 돌아오기까지 하니, 레알 입장에선 그 얼마나 든든했던가. 비교적 약점으로 평가받던 공중볼도 알비올이나 페페가 다 걷어다주니, 첼시시절 이후 33살에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리키가 마드리디스모의 일원이 된 것을 두고두고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이러다 이 형, 인테르의 사네티옹처럼 40살 가까이 평생토록 오랫동안 해먹는 것 아닌지 몰라 ㅎㅎㅎ

 

 

3. 엘 클라시코의 히든 카드는 바로 당신이었다, 페페

 

(어딜 건방지게 뚫을려고!! 나와나와나와!! 우리 파이터 페페 ㅎㅎ)

 

  정말이지 무리뉴 감독의 페페 활용법에 몇번이고 놀랬다. 그가 포르투갈 국가대표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몇 번 활약했던 적은 있었지만(수미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그래도 그는 센터백에서 가장 빛나지), 그것을 엘 클라시코에서 활용할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솔직히 말해서 이건 신의 한 수 였다고 생각한다. 지난 마드리드 홈에서의 그의 모습과 오늘 열렸던 그의 모습은 MOM을 줘도 아깝지 않은 실력이었다. 평소 터프한 플레이로 종종 축구팬들의 입방에 오르내리곤 했지만, 바르샤를 상대로 그것을 무기로 활용하였다.

 

  지난 리그 경기만 보더라도 그렇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와 메시를 비롯하여 바르샤의 미드필더진의 공격을 1차적으로 저지했다가, 알비올이 퇴장당하면서 수비수로 내려와 비야를 묶어놓다가 다시 수미로 올라서면서 공격과 함께 적극적인 압박을 가하면서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렸다. 그 활약의 연장선이 바로 오늘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 비록 그 때와 비교하면 레알 마드리드의 전술도 변형되긴 했지만, 페페의 역할은 변함없었다. 적극적 압박과 커팅. 이것이 레알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를 잡기 위한 필수요소였던 것인데, 이것은 페페가 적임자로 나오다니!!

 

  오늘까지 페페의 맹활약은 앞으로 레알 마드리드가 바르샤를 잡기 위한 새로운 카드가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거친 플레이와 비매너 플레이로 욕먹던 그의 이미지도 점차 바뀌기 시작하고 있다(로이 킨이나 스테판 에텐베르크도 페페와 성격이 비슷하지만 전설적인 선수로 남았었지). 페페라고 해서 평생 욕먹을 이유는 없잖은가? 이번 엘 클라시코를 터닝포인트 삼아서 그동안 깎였던 이미지도 회복하고, 경기 매너도 좀 더 성숙해지고! 탄탄대로를 걷자고 이 친구야 ㅎㅎ 아 기쁘다 기뻐!!

 

 

 

4. vs 바르셀로나 전적 : 4승 4무 5패, 이러다 바르샤 공략법 책 쓰실 조세 무리뉴 감독

 

(3년간 우승컵 가뭄이었던 마드리드 땅에 비를 뿌려주신 스페셜 원)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4승 4무 5패. 현재 천하무적이라 여기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이정도로 호성적을 뽑아낼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다. '스페셜 원'이라는 별칭은 이래서 붙는 거 아닌가 싶고, 역시 입방정만 떠는 게 아니라 자기가 한 말에 확실히 책임지는 감독인가 싶다. 이렇게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지니까 무리뉴 감독 밑에서 뛰던 선수들이 죄다 무리뉴교의 독실한 광신도가 되는 것 아닐까?

 

  무리뉴 감독이 누캄프에서 5대0으로 떡실신 당할때만 하더라도 스페인 현지 언론을 비롯하여 심지어 레알 마드리드 팬들 조차 올시즌에는 바르셀로나에게 1승도 못거둘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만큼 스페셜원이 5대0으로 대패당한다는 자체가 엄청난 쇼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정말 이걸 보면 펩간지가 퍼거슨 영감 이후로 무리뉴의 가장 최고의 라이벌이라 느껴짐... 진심!!). 하지만 무리뉴가 누구던가, 한 번 호되게 당한 상대에게 똑같이 두 번 당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걸 또다시 한 번 증명했다.

 

  상대적으로 바르샤에 비해 압박이 후달렸던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페페카드로 전세를 반전시킨 무리뉴. 난 그 활용법만 봐도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사 장전이었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바르샤의 뒷공간을 호날두 중심으로 한 역습놀이로 무너뜨리는 방법까지 보여줬다. 정말이지, 이것은 레알이요, 진리다!! 우오오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여태껏 감독 생활을 하면서 상대팀을 향한 숱한 도발을 하면서 온갖 비난은 자기가 떠맡는 대신 자기 휘하의 선수들의 든든한 쉴드가 되면서 그들의 사기를 언제나 최고조로 끌어올렸고, 그것이 무리뉴식 위닝 멘탈리티로 이어졌다. 아직 한시즌이 채 끝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레알 락커룸이 무리뉴교의 예배지로 바뀐 것만 보면 이미 그의 영향력은 답이 나온 것이 아닐까?

 

  부주장인 라모스가 무간지에게 "우리 오랫동안 해먹어요~"라는 말도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지. 아, 이런 감독이 퍼거슨 감독의 후임으로 오면 차아아아암 좋겠는데 말이야(으,으응?!)!!!

 

 

  그렇다고 해서 레알이 이제는 바르샤를 압도하기 시작한다는 말이 아니다. 이제부터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진검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리뉴가 한 시즌도 채 안되서 바르샤를 꺾었으니, 가만히 있을 과르디올라가 아니다. 그도 분명 이를 대체할 새로운 히든 카드를 뽑아들 것이다. 그렇기에 이 두 팀이 다시 맞붙는 챔피언스리그 4강전 두 경기가 어쩌면 다음 시즌 라리가 판도를 미리 짚어볼 수 있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레알 마드리드의 컵 우승, 다시 한번 축하축하 ㅎㅎㅎ 아 뒤북 제대로 때리는 리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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