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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의아레나파크 공사중단, 이대로 놔두면 안된다.

J_Hyun_World 2011. 6. 6. 10:46

 

 

 

K리그 최고와 최초의 경기장, 숭의아레나파크

 

  항상 언론에서 K리그를 보도할 때, 깎아내리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것이 바로 경기장 관중 수를 들먹인다. 분명히 실제관객수는 많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TV에서 보도되는 것은 꽉 찬 N석(서포터즈석)이나 E석보다는 그에 비해 텅텅 비어있는 W석과 S석을 의도적으로 담아냄으로써 관중 수가 적다고 한결같이 지적한다. K리그를 즐겨보는 팬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언론의 대접에 대해 매우 불만족스럽긴 하지만, 사실 대부분 K리그 팀들이 사용하고 있는 월드컵 경기장의 규모가 워낙 크고, 경기장 위치들이 도시 외곽에 설치되어있는 곳이 많기에 지난 경기에 비해서 관중이 조금이라도 덜 왔을 경우에는 그 표시가 너무 크게 난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 같다.

 

  그래서 팬들은 K리그에 가장 적합한 경기장으로 꼽고 있는 것이 바로 포항 스틸러스의 홈구장인 스틸 야드이다. 나는 아직 방문해보진 못했지만, TV에서 보여지는 스틸 야드의 시야는 정말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수용규모는 비록 상암이나 빅버드, 전주성 등에 비해 작지만, 그대신에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간격이 워낙 짧기 때문에 경기장에 들어서면 마치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도, 코치진의 고함 소리도 모두 생생한 라이브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 이 스틸 야드에게 도전장을 던진 경기장이 있다. 바로, 다음시즌부터 인천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홈구장이 될 숭의아레나파크다. 숭의아레나는 철저히 팬의 시각에서 건설되고 있다. 예를 들어서, 골대 뒤 관중석을 2층에서 단층으로 설계해 달라는 팬들의 요구를 구단이 받아들여 설계를 변경하기도 했고(2층 구조보다는 단층 구조가 응원할 때 더 웅장하고 힘을 모은다는 이유에서다), 장외룡 전 인천 감독은 영국으로 축구 유학을 갔을 당시 볼튼 원더러스의 리복 스타디움을 샅샅이 살피면서 숭의아레나 설계를 도왔다. 장외룡 감독 말을 빌리자면 "볼튼 경기장 숟가락 개수까지 베껴왔다"고 했다.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그라운드가 훤히 보이는 것도 선수들의 동기를 부여하기 위함이라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또한 숭의아레나 벤치는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처럼 일반좌석에 들어갔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관중석에 앉아 껌을 씹으며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을 우리는 이제 허정무 감독을 통해 볼 수 있게 됐다. 원정팀 응원석을 통상적인 홈팀 응원석 반대편 골대 뒤가 아닌 구석으로 몰아낸 것도 철저히 홈팬들을 위한 방안이다(독일 분데스리가의 일부 구단들이 이런 방식을 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원정팀 팬들은 숭의아레나에 가면 아무래도 찬밥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리고 N석 2층은 잔디를 깔아 피크닉석으로 활용할 예정이고 도원역에서 한 번에 경기장으로 올 수 있도록 지하테크를 건설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태풍이 몰아쳐 찢어진 인천월드컵경기장의 천 지붕과는 달리 숭의아레나는 버스 정류장 지붕과 같은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 재질로 건설, 훨씬 튼튼하고 안전하고 천 지붕보다 태양 투과율도 높다. 잔디 생육에도 적절하다. 지하주차장 건설로 미관을 깔끔하게 정돈한 것도 장점이다. 뭐 벤치 좌석으로 유럽형 카시트를 쓴 건 여기서 장점 축에도 못 낀다.

 

시 재정이 거의 포함되지 않은 경기장, 숭의동 일대를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

 

  이런 숭의아레나파크를 건설하는데 인천시의 재정은 들어가지 않았다. 기존 숭의종합운동장과 야구장을 헐고 이곳에 주상복합건물과 스포츠몰 건설을 허가해 주는 대가로 민간자본이 축구전용경기장을 건설해 주기 때문이다. 이 개발사는 부지 내 주상복합건물과 스포츠몰에서 투자금을 회수한다. 도시재생사업을 구상 중이던 인천시로서는 시 재정을 쓰지 않고 숭의동 일대를 새롭게 단장할 수 있게 됐고 체육시설은 민간이 소유할 수 없는 법률상의 문제도 말끔히 해결했다. 인천시가 인천유나이티드에 연간 1만 원이라는 상징적인 금액으로 이 경기장을 양도했기 때문이다(한마디로 인천시는 이 숭의아레나파크를 기점으로 재개발을 전면시행할 생각인 것이다).

  명실상부한 경기장 주인이 인천유나이티드가 되는 것이다. 인천유나이티드는 이제 이 경기장에서 얻는 수익으로 독자적인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시·도민구단이 대부분 시의 지원과 지역 내 기업의 후원을 통해 유지됐지만, 인천은 이 경기장에 들어선 할인매장과 웨딩홀 등 수익시설의 임대료와 입장료, 광고 수익으로도 충분히 흑자를 낼 수 있는 상황이다. 인천은 한 해에 숭의아레나 수익으로 20~30억 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또한 경기장 바로 옆에 위치한 주상복합건물의 인구까지 고정적 팬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물론 숭의아레나를 건설하면서 진통도 적지 않았다. 건설사가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사업성 저하를 이유로 잠정적으로 공사를 중단한 적도 있다. 인천시와 건설사는 이 문제에 대해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의 비율을 당초 계획한 6대 4에서 9대 1로 높여 주상복합을 3개 동에서 4개 동으로 늘이는 방안을 짜내 이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잠시 공사가 중단돼 당초 2010년 완공 계획이 틀어져 2011년 8월 뒤늦게 경기장 건설을 마무리 짓게 됐다. 적어도 다음시즌부터 인천은 이 경기장에서 뛰게 된다.

 

인천 남구청의 주변 상권 저해를 우려한 숭의아레나파크 불허결정

 

  하지만, 뜻하지 않은 변수로 인해 최근 숭의아레나파크는 또다시 공사중단이라는 브레이크가 걸렸다. 다름아닌 숭의아레나파크에 들어설 대형할인매장이 주변상권저해를 시킨다는 것이 요인이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숭의아레나파크 건설하기 시작할 때부터 줄곧 문제점으로 제기되어왔었는데, 숭의아레나파크의 경우에는 단순히 인천유나이티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숭의운동장을 기점으로 하여 그 일대를 다시 재개발하여 그 주변을 살려보자는 취지가 담겨있는 일종의 프로젝트 사업이다.

 

  하지만, 축구장 지하에 입점할 대형할인매장이 인근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인천 남구청은 4월 16일 접수된 해당 매장의 등록 신청을 처리하지 않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대형할인매장 입점 신청이 접수된 숭의축구장을 중심으로 반경 1.5㎞ 이내에 5개 재래시장이 있어 중소상인들의 급격한 매출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에 등록을 불허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숭의아레나파크 건설을 담당하고 있는 건설업체는 대형할인점 입점이 무산되면 사업성이 크게 저하될 뿐만 아니라 당장 필요한 사업자금을 조달할 수 없게 된다며 공사 전면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1천400억원의 자금을 확보, 이미 1200억원 가량을 투입한 상황에서 300여억원의 선납임대료가 들어올 대형할인매장 입점이 불허되면 더 이상 사업을 추진할 수 없게 된다"면서 "자치구와 시를 거쳐 승인된 사업계획에도 할인점이 포함돼 있고 임대차 계약까지 맺은 현 시점에서 계획을 변경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사실 갑작스럽게 인천 남구청에서 브레이크를 거는 이유도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지난해 6.2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남구청장은 대형할인매장 유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것을 공략으로 내세워서 재래시장상인들의 표심을 얻어 당선되었다. 남구청장을 지지했던 재래시장 상인들의 연합회인 '인천상인연합회'의 반발 역시 만만치않다. 인천상인연합회는 현재 인천광역시 시장인 송영길 시장이 구도심 활성화와 소상인 보호를 위한 대형할인마트 입점을 재검토한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 된 만큼 만약 숭의동에 대형할인매장이 들어설 경우 시장 자리에서 물러나야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대형할인매장 유치를 적극 권장했던 인천시 역시 시종일관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면서 숭의 운동장 도시개발사업을 위한 민관의 평행선은 깨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여론의 반발에 의해서 대형할인매장 입점 반대로 입장을 바꾸고 있다. 송영길 시장은 최근에 대형할인매장 입점을 무산시킬 것을 상인연합회에 약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숭의아레나파크 근처에 위치한 재래시장의 상황

 

  이러한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들자,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은 물론이고 K리그 팬들이 인천시의 갑작스런 입장변경에 당혹감과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만약 이 경기장 건설을 중단하게 된다면, 인천시는 해당 건설업체에게 최소 1700억원을 물어줘야하고, 그동안 건설 중이던 숭의아레나파크를 다시 헐게 되더라도 부수는 데 드는 비용 또한 상당한 액수가 되기에 인천시의 재정은 빚만 쌓여가게 될 것이다. 또한 이도저도 아닌 건설 중인 상태로 멈춘 숭의아레나파크는 흉물로 남게 되면서 그 지역의 평판까지 깎아먹는 마이너스 요소로 돌아서게 되고, 인천의 재개발 프로젝트에 그 어떤 시공업체도 참여하길 꺼려하게 된다는 리스크도 작용하게 된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조금 의아한 부분을 발견했다. 인천 남구청이 숭의아레나를 반대하는 목적으로 내걸었던 주변 상권 저해라는 근거는 상당한 타당성을 가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근거로 내세운 시장들 중에서 숭의아레나파크의 할인매장입점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시장까지 언급했다는 점이다.

 

 

 

(지도 출처 :  파이넨스투데이 축구게시판 치우로님)

 

  위에 보이는 지도가 바로 숭의아레나파크, 그리고 이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변 재래시장의 거리를 나타낸 지도다. 우선 가장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용현재래시장은 숭의아레나에서 2km 떨어져있는데, 이 곳은 숭의아레나에 대형할인매장 입점에 대해서 반대한다. 사실, 용현재래시장의 경우 요근래에 110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이면서 재래시장을 재구성하며, 인천시내에서 그나마 활성화되어있는 재래시장이라고 한다(용현시장에 대해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서 죄송합니다). 사실상 대형할인매장과의 영역과 겹치기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2달 전에는 인천시장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협박까지 보이면서 자신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막아서고 있다.

 

   그에 반해, 대형할인매장 입점을 반대하는 인천남부재래시장은 숭의아레나에서 6km나 떨어져있는데, 이 정도 거리라면 사당역에서 신림역까지의 거리인데 사당역에 새로 생기는 대형할인매장 때문에 신림1동의 재래시장의 상권이 죽어간다는 논리와 다를 게 없다(실제로 숭의아레나에서 남부재래시장까지 도보로 걸리는 시간은 45분, 즉, 전혀 영향에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웃긴건, 남부재래시장과 더 가까운 거리(2km 떨어져있다)에 백화점이나 대형할인매장이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고, 이들과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멀리 있는 숭의아레나에 들어오는 할인매장은 반대하면서 가까이에 있는 할인매장은 수용한다는건, 남구청의 주장과 모순이라는 것이다.

  

  숭의아레나의 완공은 단순히 축구전용구장의 탄생이 아니라 주위 낙후지역 재개발사업이라는 점이 더 큰 목적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태클질하면 인천에 재개발 해야될 지역들에 그 어떤 업체가 뛰어들겠냐는 점이다(이런식으로 뒤통수를 때리는데...). 물론 이러한 일을 벌려놓은 것은 전 인천시장인 안상수씨가 해놓은 것이며, 그것을 계속 이어왔기에 현재 인천시장과 남구청장에게 갑작스런 태도변화라고 단정짓기에는 조금 억지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태도변화를 보여주면서 태클을 걸게 되면, 공사기간이 길어질 수록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고, 만약 숭의쪽이 재개발이 완료가 된다하더라도 이런식의 태도가 훗날 다른 지역 재개발하기에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참고로 하나 덧붙이자면, 만약 소송이 들어가서 배상금을 물게 된다면, 남구청은 전혀 지불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천시민들은 더 막대한 세금만 물게 될 것이다.

 

 

 

  지금 숭의아레나파크 건설중단은 정치인들의 자신에게 돌아갈 이익을 따지는 것 때문에 흉물로 돌아설 위기에 처해져 있다. 이러한 사태는 예전에 성남 탄천경기장 시설이 피폐해지고 있는데, 이를 방관하고 있는 성남시의 태도를 연상케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스포츠 관련시설의 건설은 별개로 취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시의 발전에 상당 부분 미칠 수 있는 복합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인천시와 남구청이 만약 진정으로 인천을 위해서 일할 것이라면, 숭의아레나파크 공사중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물론, 재래시장상인들의 잃어버린 입지를 책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위해 숭의아레나를 버리게 된다면 인천시 전체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다(당장 1700억원 물어줄 돈은 있는지??). 하나 살리자고, 하나를 버리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얼마 전에도 이와 관련되어 상인협회와 인천시의회쪽이 대담회를 가졌다고 한다. 비록 결렬됐지만, 한가지 희망은 보였다. 바로 할인매장입점을 대체할 "사업아이템의 변경"이었다. 이렇게 변경하려면 지금 시공업체를 상대로 엄청난 설득이 요구되는 작업이라 어쩌면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가 공존하기 위해서라면 서로가 한발짝 물러나서 타협점을 찾아볼 수도 있다. 이제 모든 시선은 송영길 인천시장에게 쏠려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양 쪽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

 

 

P.S : 숭의아레나파크에 대한 글에 대하여 용현시장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듣고 더 신중히 기해서 글을 썼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점 죄송합니다. 

 

참조 : 김현회 - K리그 최고의 경기장 숭의아레나가 온다 http://sports.news.nate.com/view/20110329n03667?mid=s1001&isq=3486

인천in - 숭의운동장 도시개발사업 중단 위기 http://incheonin.com/detail.php?number=10761&thread=32r12http://incheonin.com/detail.php?number=10761&thread=32r12
NEWSPIM - 인천 지자체, 구도심 개발 한다더니...'좌초 위기' http://www.newspim.com/view.jsp?newsId=20110530000362

파이넨스투데이(이하 파투) 축구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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