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파일자료 출처 : 알싸카페 쌈영님)
3월 6일에 개막을 알렸던 K리그가 3달에 거친 끝에 이제서야 전반기를 마쳤다. 매시즌마다 그랬지만, K리그는 시즌 전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판도와는 언제나 전혀 다른 전개로 흘러가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묘미를 준다. 즉, 이러한 판도가 쉽사리 뒤집힌다는 것을 바꿔말하면, 그만큼 K리그 팀들의 전략 차이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큰 격차가 없다는 것이다(쉽게 표현하자면 K리그에선 바르샤와 알메리아처럼 큰 갭이 없다).
이번시즌도 언제나 그랬듯이 전문가들의 예측을 뒤집어버렸다. 강력한 우승후보라고 평가받던 서울과 수원의 침체와 난조, 전북의 독주행진, 성남의 몰락, 그리고 인천이나 전남 등의 강력한 복병 출현 등 승부조작사태의 여파와 관계없이 팬들에게 크나큰 흥미를 제공하고 있고, 쉽사리 예측하기 힘든 극장경기도 수차례 만들어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아시아 최고 리그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전반기도 끝난 겸, 총체적으로 리뷰를 써보려고 한다.
1. 초반부터 줄곧 굳건했던 선두권(3강) : 전북, 포항, 그리고 제주
초반부터 의외의 승패로 인해 선두권조차 알 수 없을거라고 전망했었으나, 그래도 선두권은 구분되어 있었다. 그것도 아주 뚜렷하게 말이다.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우승후보로 일컫던 전북은 1위로 단독질주를 하고 있었고, 프렌차이즈 스타였던 황선홍이 감독으로 있는 포항은 K리그 명가답게 전북 바로 밑에서 추격중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난국 속에서 작년 2위였던 제주도 점차적으로 난세를 벗어나 단독3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게다가 이 세 팀은 이번시즌 초반에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만드는 데 성공했다.
(1) '닥공' 전북, 그들의 화력으로 상대를 평정하다
('닥공' 봉동이장님 최강희 감독과 라이언킹 이동국을 중심으로 한 전북, 이번에도 변함없이 막강화력을 내뿜다)
최강희 감독이 부임한 이후로 '재활공장'이라는 별칭이 붙던 전북은 이제는 '닥공(닥치고 공격)' 전북이라는 새로운 팀으로 완벽하게 변신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역시 최강희 감독이 있었다. 그의 '2골 내줘도 3골 넣으면 된다.'는 마인드 아래에 전북은 상대를 공포에 떨게끔 만드는 화력으로 상대팀을 가차없이 부숴버린다. 이동국-정성훈-이승현-김동찬 등의 국내파와 에닝요-로브렉-루이스 등의 외국인용병의 더블 스쿼드를 구축하면서 OO아이스크림 CF처럼 어느 선수를 골라서 화력쇼를 펼칠까하는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을 정도다(가만보면 전북은 딱히 주전이 정해졌다기 보단 철저한 로테이션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는 것 같다 무섭다 전북 ㄷㄷ).
그런 '닥치고 공격' 이라는 마인드가 바탕이 되다보니, 15라운드가 끝난 지금 36득점으로 16개팀 중 최다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전북의 수비가 빈약한 것은 아니다. 2005~6 성남시절처럼 철의 포백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빈틈없는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전북의 실점은 17골, 최소실점 단독 3위다).
그리고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전북의 특징을 보자면, 역시 라이언 킹 이동국의 맹활약이다. 이동국 이외에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만만치 않지만, 올시즌 이동국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역대 그의 커리어 중 가장 최절정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최전방 골게터 답게 김정우와 함께 10골로 공동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그는 득점 뿐만 아니라 도움도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현재 7개의 도움으로 K리그 도움 1위까지 찍고 있는 이동국!! 오오오!!)!! 욕심을 내야할 골 넣는 모습뿐만 아니라 이타적으로 동료의 골을 적극적으로 돕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으니 전북이 잘 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조광래 감독도 이제 이동국에 대한 편견이 깨졌을 것이다).
리그에서 뿐만 아니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이러한 모습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전북은 리그 우승과 동시에 아챔 우승을 동시에 노리고 있으며, 그 목표를 위해 로테이션도 아무 탈 없이 이뤄지고 있다. 정말 우승후보다운 클래스다.
(2) K리그 최고의 황금미드필더라인으로 밀어부치는 포항의 찬가
(포항하면 역시 떠오르는 건 신형민-김재성-황진성으로 이어지는 황금 3미들. 이것이 현재 포항의 자랑이다)
황선홍 감독이 부임한 이후로 포항의 단결력은 예전 명가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역시 프렌차이즈 스타출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게 되서 그런지, 선수들의 위닝 멘탈리티도 한층 더 강화되었고, 그들의 목표의식이 뚜렷해졌다고 생각된다. 전북처럼 매경기 승리하지 못했던 것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절대 지지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포항의 저력도 전북 못지 않게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포항의 자랑이라고 하면, 역시 황금 미드필더라인 신형민-김재성-황진성이 핵심이다. 철저히 홀딩(신형민)-전천후(김재성)-플레이메이커(황진성)으로 균형을 맞추며 경기를 조율하다보니 웬만한 상대팀도 이 미드필더라인과 중원 싸움에서 도통 이기질 못한다. 최강화력을 자랑하던 전북도 포항 원정에서 3대2 역전당하며 패했던 것을 감안하면, 포항과 90분 내내 중원싸움해서 이긴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만큼 포항의 미드필더라인은 K리그 넘버원이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다면 이들이 군입대 등으로 빠지게 된다면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얼마나 되느냐가 문제다(신형민, 김재성, 황진성 세명 다 미필이다). 그렇기 때문에 황선홍 감독은 이 점을 놓치면 안된다.
화려한 미드필더라인의 전폭적인 지지에 비해 비교적 골가뭄에 시달렸던 포항의 공격라인도 점차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는 점은 매우 반갑다고 할 수 있다. 최근 5경기 중 3무를 기록했던 것이 바로 이 공격진의 골가뭄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는데, 상주와의 홈경기(6/11), 그리고 경남 원정(6/25)에서 무려 7골을 터뜨리면서 포항의 상승세에 불을 지피게 되었다. 특히, K리그 최고 용병 중의 한명이라 불리었던 모따의 30-30 클럽 가입, 그동안 골을 못넣던 아사모아의 골가뭄 탈출, 그리고 신예 고무열의 리그 데뷔골 등이 터졌기에 후반기에 얼마든지 전북을 뒤집고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3) 'P10 C7' 박경훈 감독의 철학이 맞아떨어지는 제주
('꽃중년' 박경훈 감독의 철학이 제주 유나이티드에 확실히 녹아들면서 제주는 더이상 일시적 강팀이 아니다)
전북과 포항의 양강체제가 초반부터 일찍 굳혀지는 바람에 많은 이들은 제주의 행보에 크게 주목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도리어 제주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핵심 키플레이어인 구자철이 유럽으로 날아갔기 때문에 엄청난 전력누수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기 끝난 이 시점에서, 제주는 구자철의 공백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사이에 그들은 전북, 포항에 이어 단독 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제주가 차근차근 순위계단을 밟고 단독 3위까지 올랐던 배경은 박경훈 감독의 'P10 C7' 철학이 가장 영향이 컸다. 한준희 해설위원의 말을 빌려 'P10 C7'이란 10초간 압박을 가하고 7초 이내에 역습을 가하라는 뜻이다. 즉, 경기장 전체에서 꾸준히 상대방을 압박하고 철저히 자기 볼을 지키내 제주의 점유율을 높임과 동시에 상대의 허점이 보이는 순간, 빠른 발을 주무기로 하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역습전개를 펼쳐 상대의 수비를 뒤흔들어 골을 넣는 방식이다.
실제로 이런 철학이 가장 대표적이었던 것이 바로 전북원정(6/11)이었다. 비록 경기결과는 전북극장으로 전북이 3대2 승리로 끝이 났지만, 경기 내용면에서는 오히려 제주가 전북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K리그 최고의 스쿼드라 불리우는 전북을 상대로(그것도 전주성 원정이었는데) 제주는 박현범을 중심으로 90분 내내 중원에서 전북을 끊임없이 괴롭히면서 압박을 가했고, 수비가 집중력이 떨어진 틈을 놓치지 않고, 배기종이나 산토스 등 스피드가 빠른 선수들의 역습이 매번 먹혀들면서 전북을 코너로 몰아넣었다. 주장인 "샤프" 김은중이 골가뭄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제주는 더욱 더 무섭게 변모할 것이다. 이제 제주는 박경훈 감독에 의해 더이상 일시적인 강팀이 아닌 매시즌 우승후보로 거듭나고 있다.
2. '춘추전국시대'(12중) : 전남, 인천, 상주, 수원, 부산, 서울, 대구, 울산, 경남, 광주, 성남, 대전
확실히 선두권 3강이 굳혀진 것에 비해 중위권 싸움은 정말 매경기 유혈사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고 쉽게 예측하기 힘든 경기의 연속이다. 올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었던 서울과 수원, 그리고 울산은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의해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있고, K리그 명가 중 한축인 성남은 '명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추락 아닌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약체라 평가받던 전남과 인천은 중위권 싸움을 혼잡하게 만든 장본인들로 이번시즌 최대 이변의 팀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상주로 연고지를 옮긴 상주는 김정우버프로 초반에는 잘나갔으나 차츰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신생팀 광주는 젊은 패기로 매경기마다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1) '춘추전국시대의 장본인' 전남과 인천, 그들의 활약이 K리그를 달구고 있다
나는 솔직히 이 두 팀이 이 정도로 치고 나올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어느 누구도 이 두 팀이 4,5위로 전반기를 마칠 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서포터즈들 조차도 자신들의 팀순위가 높은 것에 대해 매우 놀래고 있으니깐 말이다 ㄷㄷ) 이 두 팀의 상승세는 역시 한국대표팀 남아공월드컵 16강을 일궈낸 스탭 듀오(허정무-정해성)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고, 이 두 감독에 의해서 전남과 인천은 새로운 팀으로 다시 태어났다.
남아공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허정무 감독은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 경력을 기점으로 하여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모하고 있다. 약체 시민구단팀이라 불렸던 인천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로, 인천을 새로운 팀으로 뒤바꿔놓았다. 올초에 인천은 허정무 감독 지휘하에 선수단을 대폭 물갈이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강력한 선수비 후역습 전문팀으로 변신하였다.
초반에 인천이 1승도 거두지 못했을 때만 하더라도 허정무 감독에 대한 편견은 역시 '무재배의 달인'이라는 폄하가 지배적이었으나, 유병수가 부상으로 두달간 빠져있는 동안, 후역습에서 슈퍼조커 박준태를 필두로 한 날카로운 면모를 보이면서 인천이 결코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으며, 서울, 포항, 울산 등 강호 팀을 상대로 '고순도 무승부'를 만들며 어느덧 리그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거기다 이제는 부상으로 전력이탈했던 에이스 유병수까지 컴백했기 때문에 후반기에 인천의 선수비 후역습 전술이 더 강하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지동원의 유럽진출로 전력공백이 클 것으로 보이겠지만, 전남은 자신들이 자랑하는 유스팀으로 지동원의 공백을 메꾼다)
전남 감독으로 자리잡은 정해성 감독 또한 허정무 감독 못지 않게 좋은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남아공월드컵 이후, 바르셀로나로 코치 연수를 받고 온 뒤로부터 정해성 감독의 축구철학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 비록 다른 팀들에 비해 지동원 말고는 이렇다할 슈퍼스타가 부족한 전남이지만, 그들의 특유의 '효율축구'를 앞세워서 승점 3점 적립을 꾸준히 챙겨나가고 있다.
골문에는 K리그 최고의 골키퍼인 이운재가 묵묵히 버티고 있으며, 최전방에는 용병 듀오 웨슬리-레이나, 그리고 이현승 등이 가세하고 있으며, "지동원이 그냥 커피라면 이 선수는 TOP"라는 평을 듣는 광양 최고의 유망주 "광양루니" 이종호의 성장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렇기에 지동원이 선더랜드로 떠난다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전남이라고 할 수 있겠다(실제로 전반기에도 지동원이 5월에 컴백하기 이전에 그 없이도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나갔기에 전남이 크게 동요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2) 1진1퇴를 거듭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원, 서울, 그리고 울산
당초 리그가 시작하기 직전에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던 수원과 서울, 그리고 울산은 전문가들의 예측과는 전혀 상반된 행보를 보이며, 중위권에서 허덕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약체라 평가되던 전남과 인천의 반전처럼 이들의 부진 또한 반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과 개막경기에서 2대0 승리를 할 때만 하더라도 수원이 중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누가 예상했을까?)
올초 이적시장에서 수원은 마토, 이용래, 최성국, 정성룡, 오범석, 오장은, 게인리히 등을 대거 영입하는데 물량공세를 퍼부어 다시 한 번 리그 제패와 아시아 왕좌를 노리기 위한 대대적인 준비작업을 치뤘고, 개막경기에서 수도권 최대라이벌인 서울을 2대0 완승을 거둘 때만 하더라도 수원은 "역시 우승후보"라는 명성에 걸맞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원의 골게터들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골침묵으로 일관하였고, 중원에서 중심을 잡아줄 키플레이어가 없다보니 오장은-이용래 라인의 활동반경이 상당히 중첩되어 중원을 장악하는 데 꽤 애를 먹는다는 점이다. 또한 최성국의 부진과 부상으로 제 역할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윤성효 감독의 전술적인 한계로 수차례 노출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염기훈과 오범석 등의 측면 공격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용수효과'로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지만, 여전히 서울의 경기력은 뭔가 아쉽다)
서울도 우승후보라고 불리기엔 현재 경기력은 기대 이하다. 올초 겨울이적시장에서 수원에 뒤지지 않기 위해 제파로프를 완전 영입하는 데 성공했고, 김동진, 몰리나 등을 데려오면서 전력을 한 층 강화하여 'F4(데얀-몰리나-제파로프-아디)'라는 무서운 스쿼드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의 연속이었다. 황보관 감독은 이러한 서울의 스쿼드를 이끌기엔 역량이 부족했고, 서울 주전 선수들이 대거 부상병동으로 실려가는 바람에 초반에는 하위권까지 떨어졌다.
다행히 빠른 감독 교체로 최용수 감독대행이 서울을 맡으면서 서울은 다시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하여 리그 4연승까지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정도는 부족하다. 일단, '콜롬비아 특급' 몰리나가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간간히 보여주는 센스나 기량을 보면 슬럼프는 아닌 것 같으나, 서울의 전술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 몰리나 뿐만 아니라 서울의 오른쪽 측면이 초토화되었다. 최태욱이 부상으로 빠지고, 최효진이 군입대를 하는 바람에 그들을 대체할 만한 자원이 너무나도 빈약한 것이다. 게다가 최용수 감독의 색깔이 아직 모호하기에 서울이 반전의 기회를 잡으려면 확실히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야만 할 것이다.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으나, 곽태휘 이외에는 이적생들의 성적은 그야말로 최악인 울산)
울산도 수원과 서울 못지 않게 겨울 이적시장에서 곽태휘, 송종국, 이호, 설기현 등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리그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ㅅㅇ" 두 팀을 견제할 만한 가장 큰 대항마로 손꼽혔다. 하지만, 곽태휘를 제외한 이적생들의 성적은 실망 그 자체다. 송종국은 중동에서 돌아온 뒤로 폼이 이미 하락한 상태라 사실상 이용에게 주전을 넘기기 직전이며, 이호도 아드보카트 감독시절에 신임받던 그 홀딩능력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서포터즈들에게 욕먹어가면서까지 영입한 설기현은 아직까지 필드골이 없으며, 이제 기량이 확실히 하향세라는 걸 느낀다.
또한 전체적으로 득점력이 빈곤한 것이 큰 문제이며(울산보다 득점이 적은 팀은 겨우 3팀 밖에 없다), 외국인 용병들이 죄다 기량이 엉망진창 똥망똥망 열매를 섭취했는지, 영 시원찮고 경기력에 도움이 되질 않는다(아무리 생각해도 나지, 매그넘 영입은 사기당한 기분이다). 그리고 김호곤 감독은 벌써 울산 감독으로 온 지 3년차가 되었는데도 아직 그만의 색깔이 없다. 그러니 울산이 잘 나갈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상태로는 6강 플옵은 커녕 최종 순위 10위 안으로 끝나는 것만 하더라도 다행일 것 같다. 성적까지 개판이면 서산사태로 이미 이미지를 실추한 울산 입장에선 더더욱 난제다.
(3) '최고 명가' 성남의 날개 꺾인 추락, 부활할 수 있을까?
이번시즌 가장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팀이 아무래도 성남이 아닐까 싶다. 이 팀이 작년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하루아침에 하위권으로 곤두박칠 쳤다.
성남의 이러한 행보는 전적으로 구단 재정상 문제가 가장 영향이 컸다. 성남 구단의 재정이 적자로 돌아서버림으로써 성남은 지난시즌 성공리에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몰리나, 정성룡, 김철호 등 핵심선수들을 떠나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성남의 전력이 예전에 비해 약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고 성적이 잘나오는 게 되려 신기할 따름이다. 이러한 구단의 답답한 행보에 대해 신태용 감독조차 스쿼드를 짜는 데 꽤나 골치를 썩고 있는 것이다.
한가지 좋은 소식이 있다면, 아직 루머에 불과하나 성남의 구단주인 문선명씨가 올여름에 다시 성남에 엄청난 자금지원을 약속한 상태이며, 신태용 감독을 붙잡음과 동시에 대대적인 선수영입을 약속했다는 소식이다(최근 성남 홈페이지가 대공사로 새롭게 단장한 점과 성남시에 잔디설치를 위한 2억원을 쓴 것을 근거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성남의 후반기는 충분히 뒤집을 수 있을 것이며, 올시즌 끝으로 계약 만료가 되는 '병장' 김정우를 붙잡을 수 있을 것이고, 늦어도 내년에는 다시 왕좌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성남의 부활 여부는 자금력이 결정타가 될 것이다.
3. 왜 그들은 꼴지로 머무를 수 밖에 없는 것일까(1약)? : 강원
(강원의 행보를 보면 정말 눈물이 날 지경이다. 그만큼 안타깝다는 소리다)
정말 이건 무슨 "3대가 폭풍설사나 걸려라."식의 저주가 실제로 걸린 게 아닌 이상 정말 이렇게 운이 지지리도 없을 수가 없다. 경기력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충분히 이길만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그들은 승점 1점이라고 얻어가는 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름아닌 강원FC의 이야기다.
1승 3무 11패, 이번시즌 K리그 전반기 강원의 성적표다. 15경기동안 그들은 겨우 승점 6점 밖에 획득하지 못했던 것이다(그나마 1승을 거둔 부산전도 부산의 자책골로 가까스로 첫승을 따낸 것이다). 그들은 초반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묻고자 최순호 감독을 경질시켰다. 하지만, 그러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도 강원의 성적은 오리무중이며 패배의 늪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과연 그들은 어디서 무엇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들의 수비력에는 문제 없어 보인다. 주전 골키퍼 유현의 신들린 선방쇼와 더불어 실점률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고, 파울 수도 현재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전남이나 인천에 비해서는 현저하게 적은 편이다. 문제는 역시 빈약한 골 수. 현재 강원은 15경기동안 겨우 3골을 넣었을 뿐이고(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는 전북의 1/12 수준... 그야말로 빈부격차를 느낄 수 있다... 쩝;;), 그 3골 중에 2골이 강원의 스트라이커 김영후가 넣은 골이다. 그런 흉흉한 분위기에 최근 터진 승부조작사건에 해당되던 경기가 바로 강원이 유일하게 대승을 거뒀던 경기였기에 강원이 입는 정신적 데미지는 그야말로 상당하다.
이와중에 용병 라피치의 방출(전반적으로 강원에서 뛰는 용병들의 기량이 함량미달이다)과 구단의 알 수 없는 행보는 강원 나르샤들의 분노만 사고 있기에 과연 강원이 꼴지에서 탈출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들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패배감에 휩싸여있는 강원의 분위기가 바뀌기엔 불가능한 것처럼 느껴진다.
전반기 리뷰를 해본 결과, 큰 이변이 없는 한 최소한 6강 플레이오프 자리에 절반은 찼다고 생각한다. 전북, 포항, 제주가 이미 자신들의 뚜렷한 색깔을 띄면서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만약 리그 우승팀이 가려진다면 이 3팀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후반기에 주목해야 할 이슈는 나머지 6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쥘 3자리를 누가 차지할까이다.
이 나머지 3자리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는 아무래도 전남과 인천의 후반기의 활약, 그리고 수원, 서울, 울산이 여름에 자신들의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특히, 수원과 서울은 아챔일정까지 소화하기 때문에 이번 여름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더더욱 치열해질 것 같은 K리그 후반기. 끝까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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