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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벵거감독을 구할 구세주, 로빈 반페르시

J_Hyun_World 2011. 7. 5. 09:33

 

 

 

 

(이번에도 무관에 그친 아르센 벵거 감독, 이제 거너스가 참는 데 한계에 다다랐다)

 

'무관의 제왕'이 되어버린 아스날

 

  2010/11시즌, 이번에도 아스날은 트로피 하나 들어올리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리그 최종순위는 지난 시즌에 비해 더욱 더 위태로웠다. 최종 성적 리그 4위, 칼링컵 결승 진출, FA컵 8강 진출,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이것이 이번시즌 아스날이 세운 기록이다. 지난 3월, 한 경기 덜 치른 상태로 맨유에게 승점 2점자 뒤진 채 2위를 달리며, UEFA 챔스 16강 1차전에서 무적 바르셀로나를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잡아낼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렇게 허무하게 시즌을 마무리할 꺼라고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이제는 후반기에 페이스가 떨어지는 고질병을 드디어 극복하는가 싶었다.

 

  아스날이 이렇게 무관에 그치게 된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는 아무래도 버밍엄과의 칼링컵 결승전이 아니었나 싶다. 바르셀로나와의 16강전에서 탈락한 것에 대해서는 그리 문제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는 현재 세계 최강팀이니깐. 하지만, 강등권을 허덕이다 챔피언쉽으로 추락해버린 버밍엄과 칼링컵 결승전에서 맞붙어 졸전을 펼치다 패배를 당한 것은 정말이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또다시 아스날의 아킬레스건인 '경험 부족'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그것은 정확한 지적이다.

 

  이제 아스날이 2003/04 시즌에 달성한 무패우승도 그저 좋은 추억거리로 남게 생겼다. 그들이 그당시 55경기 무패행진을 달릴 때만 하더라도 현재 아스날처럼 무관에 그칠 것이라고 에상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04/05시즌에 FA컵 우승을 차지할 때만 하더라도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스날 캡틴이었던 패트릭 비에이라가 유벤투스로 이적한 것을 시작으로 아스날의 천하는 점점 기울기 시작했다. 비에이라가 떠날 때만 하더라도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성장이 있었기에 별 걱정을 하지 않았던 아스날이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아스날 중원에서 활약하던 질베르투 실바의 이적으로 인한 허리 밸런스 붕괴, 그리고 '하이버리 킹' 티에리 앙리의 이적, 베르캄프·피레스·레만 등의 베테랑들이 차례차례 떠나면서 아스날은 순식간에 어린 팀으로 바뀌었고, 졸지에 세스크가 주장완장을 차야하는 사태가 왔다.

 

(베테랑들이 떠나 너무 어린 팀으로 바뀐 아스날, 새롭게 주장이 된 세스크를 중심으로 생각보다 잘 돌아가고 있다)

 

  주장완장을 넘겨받은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중심으로 아스날은 새로운 팀으로 변신했다. 무패우승신화의 주역들이 주연을 차지할 때 뒤에서 지켜보던 유망주들이 이제는 어엿한 아스날의 주연으로 발돋움하게 되었고, 그 재능을 이번 시즌에 제대로 꽃피우기도 했다. 파브레가스는 주장완장을 차고 나서, 정신적으로 한층 성숙하며 리더의 자질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스페인을 대표하는 미드필더가 되었다. 세스크와 동갑내기 친구인 사미르 나스리의 맹활약도 돋보였다. 비록 후반기에 지지부진하였지만, 전반기에 그가 보여줬던 돌파와 공간침투능력 등을 보았을 떄, 이제 어느 팀과 비교해도 절대로 뒤지지 않는 실력자가 되었다. 또한 잭 윌셔라는 초특급 유망주의 등장으로 아스날의 중원 라인은 이제 조금 예전모습을 갖추어가려는 모습이 살짝 보이기 시작했다. 어린 선수들만 기용한다고 욕을 먹는 벵거 감독이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뛰어난 선수들을 계속 발굴해내고 포텐이 터지는 것을 보면, 그의 역량에 대해서 크게 칭찬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역시나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경험 부족'이라는 아킬레스 건은 아스날의 중요 고비때마다 '뜻 밖의 암초'처럼 등장하여 언제나 아스날을 고꾸라트렸다. 이러한 패턴이 매 시즌마다 반복되다보니 혈기가 넘치는 젊은 선수들을 지치게 만들고 그들을 떠나게 만드는 명분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현재 주장인 파브레가스는 언제가 되었든 간에 바르셀로나로 컴백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거의 정설에 가깝고, 우승하고자 하는 야망에 불타올라있는 나스리는 우승컵을 위해 아스날을 떠나려고 준비중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을 위기에서 구해줄 최후의 카드, 로빈 반페르시

 

(벵거 감독이 다시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서는 반페르시의 활약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아스날의 근본적인 문제인 "경험 부족"이지만, 또 하나의 문제는 바로 "이기는 축구"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스크가 주장완장을 차고 난 뒤로부터 3~4년간 아스날의 경기력은 가히 인상적이었다. 세스크를 중심으로 뻗어져나오는 패싱 플레이는 아름다웠고 점점 성장하던 유망주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는 재미도 꽤나 쏠쏠했다. 하지만, 상대보다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해 경기권의 주도권을 잡는 데에 치중한 나머지 아스날의 경기 템포는 항상 느릴 수 밖에 없었고, 효율적인 축구를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러한 아스날의 문제점을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가 바로 "로빈 후드" 로빈 반페르시다. '포스트 베르캄프'라는 수식어와 함께 2004년 여름에 로테르담에서 건너온 이 네덜란드 선수는 지난시즌까지 230경기 출장 95골(2009/10 시즌까지 포함)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아스날의 득점을 혼자 도맡았다(올시즌에는 리그 25경기 출장 18골을 기록하면서 리그득점랭킹 3위에 올랐다). 그리고 세스크가 높은 볼점유율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간다면, 반페르시는 이와 반대로 빠르고 저돌적인 스타일로 템포와의 공존하기를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더라도 빠른 역습 한 방으로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반페르시에게도 약점은 존재한다. 바로 그의 잦은 부상이다. 2007년 1월 왼발 종족골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시작으로 거의 매 시즌마다 마치 연례행사인 것처럼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인해 결정적인 순간마다 전력이탈하게 되며, 그 여파로 아스날이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경기도 허다하다. 그러한 유리몸 끼있는 그의 성향 때문에 사람들은 로빈 반(半)페르시라는 별칭까지 주며, 그의 유리몸 때문에 아스날이 매번 우승문턱에서 좌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페르시의 공백은 파브레가스가 빠지는 것 만큼 상당히 크다. 올시즌 아스날 공격진의 전반적인 성적만 놓고 보더라도 반페르시가 빠지게 되면 얼마나 타격이 큰 지를 새삼 느끼게 해준다. 리게 앙 득점왕 출신인 마루앙 샤막은 초반에는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 후반으로 갈 수록 아스날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해 결국 벤치로 밀려나게 되었고, "야망의 벤트너"는 공격수라는 녀석이 골결정력이 거의 아마우리 유벤투스 시절급이다. 한마디로 최전방 센터백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최전방 공격수가 골을 안넣고 수비만 하고 있다면 쓸모 없다). 이렇게 엉망진창이면서 벤트너는 되려 이적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해버렸다(니가 미쳤구나 아주 ㅉㅉ). 그리고 '스피드 스타' 테오 월콧은 매 경기때마다 뭔가 2%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서 좀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이번시즌엔 '러시아산 크랙'인 안드레이 아르샤빈까지 침체됐다.

 

  앞으로 아스날의 중심은 이제 세스크에서 반페르시로 옮겨 가게 될 것이며, 아스날의 차후 에이스도 이제는 반페르시쪽으로 기울어졌다. 작년 여름, 일정이 시작하기 앞서 그에게 등번호 10번을 넘겨줬다는 것은 반페르시가 아스날의 미래를 책임질 키플레이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세스크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하게 된다면, 사실상 아스날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반페르시 이외에는 없다는 것이다(영향력 면에서나 벵거 감독의 신뢰도면에서나 실력 면에서나). 그렇기 때문에 반페르시는 더이상 부상으로 인해 시름시름 앓아누울 시간이 없다. 이제 그는 풀(Full)페르시가 되어도 시간이 모자르기 때문이다.

 

  아스날의 트로피를 향한 갈증을 과연 로빈 반페르시가 해낼 수 있을 것인가? 위기에 빠진 거너스, 네덜란드에서 온 "로빈 후드"에게 모든 걸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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