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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게로는 왜 맨체스터 시티를 택했던 것일까??

J_Hyun_World 2011. 8. 3. 08:00

 

 

(이번 여름이적시장의 중심이었던, 아게로 결국 그는 영국행을 택했다)

 

  이번 이적시장의 또하나의 엄청난 대어가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유니폼을 바꿔입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스페인에서 영국으로 건너갔다. 바로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의 사위이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슈퍼스타인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르히오 '쿤' 아게로. 그가 빨간 줄무늬 유니폼을 벗어던지고 곧바로 하늘색 유니폼을 바꿔입은 건, 마치 3,4년 전에 비슷한 케이스로 빨간 줄무늬를 벗어던지고 아예 올 빨강색 유니폼을 입었던 페르난도 토레스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토레스가 떠날 때에 팬들은 적어도 떠나는 그의 뒷모습에 대고 욕을 하진 않았다. 반면, AT 마드리드를 떠나기 전부터 아게로는 팀을 떠나겠다는 등등 팀내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면서 팬들의 원성이 이미 사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다른 팀도 아닌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맨체스터 시티 이전에 레알 마드리드 아니면 유벤투스로 옮길 확률이 더욱 컸었기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왜 '쿤'이 이런 선택을 했는지 나름 추측해보려 하고 있다. 혹시 호빙요처럼 본인이 직접 홧김에 맨체스터 시티로 옮기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던 것일까?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혹은 뉴 델레 알피에 입성할 것 같았던 그가 뜬금포로 영국행을 택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아게로는 처음부터 맨체스터 시티를 택한 것이 아니다.

 

  2010/11시즌이 끝나자 마자, 아게로는 코파 아메리카 대회 개막을 며칠 앞두고 자신의 소속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떠나겠다고 마침내 선언했다.

 

  이것은 어쩌면 당연했던 수순이었을 지도 모른다. 2010/11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평가해보자면,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던 한 해였다. 구단주라는 사람은 천문학적인 액수를 횡령하여 하루아침에 비센테 칼데론에 막대한 빚더미를 안겨주었고, 부진한 성적과 시원찮은 프론트의 지원에 화가 난 감독은 시즌도중에 못해먹겠다고 사직서를 던졌지, 팀 동료들은 하나같이 부진이니 아게로 본인도 그간 답답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아게로의 이적선언 이후 모두가 그의 행보를 주목했다.

 

  전세계 사람들은 그가 레알 마드리드로 갈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의 장인인 디에고 마라도나는 그가 레알 마드리드로 갈 것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운영진은 지난 1월에 아게로를 향한 이적 제의가 있었으나 합의하지 않았다. 아게로가 "영원한 숙적"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는 것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운영진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자, 그들에게 재앙이었기 때문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조세 무리뉴 감독은 아게로를 원했다. 당연했다. 무리뉴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할 수 있는 선수, 아게로보다 뛰어난 공격수는 전 세계에 얼마 되지 않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좋아하는 4-3-3 전술에서도 엄청난 옵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프론트는 그를 데려오기 위해 전력을 다할 생각은 없었다. 즉, 그의 계약을 해지시킬 수 있는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하거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운영진의 자발적인 의지를 기대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길 마르틴 고문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회장 엔리케 세레소에 의해서 그의 레알행은 끝나버렸다. 그 어떠한 친절한 제안이라도 레알 마드리드의 제안은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게로가 아틀레티코에 있는 한 레알 마드리드로 가는 것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아틀레티코 팬들이 이 경멸스러운 결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분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 다른 손을 내민 구단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유벤투스였다.

 

  유벤투스는 현재 알레산드로 델피에로를 대체할 만한 아이콘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차기 비안코네리의 백넘버 10번으로는 아게로가 제격이라고 생각했던 것이고, "영입의 달인" 베페 마로타 단장이 서둘러 영입작업에 착수했다. 유벤투스는 아게로에게 무려 3,500만 유로+멜루+티아구를 내거는 파격적인 딜을 내걸었다. 하지만, 세레소 회장은 only 바이아웃 4,500만 유로를 요구했다. 설상가상으로 트레이드 딜에 포함되어있던 티아구가 이 딜에 반발하면서 아예 틀어져버렸다(웃긴건, 티아구는 유벤투스를 이렇게 엿먹이고 계약해지 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넘어갔다. 이런 개호로자슥 -_-;; 니놈이 진정한 먹튀다).

  구단에서 1차적으로 선택의 폭을 강제로 막아버리는 바람에 쿤은 스스로 그의 목적지를 결정할 수 없었다. 처음부터 그가 뛰고 싶은 곳은 맨체스터 시티가 아니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아구에로를 영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이아웃으로 설정되어있던 4,500만 유로를 지불할 수 있는 유일한 팀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게로는 시티에서 뛰길 꿈꾸지 않았다. 그가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900만 유로에 달하는 연봉 때문이었다. 아틀레티코는 토레스에 이어 또다시 최고의 별을 잃었다. 하지만 토레스 떄처럼 경제적으로 큰 이득을 봤다. 이제 아틀레티코는 전력 손실을 메우기 위해 합당한 투자를 하면 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운영진은 손해를 본 것이 없다. 아틀레티코 팬들로부터 그들의 스타를 레알 마드리드에 팔아넘겼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아게로를 영입한 맨체스터 시티, 아게로를 위한 전술변화를 할 것인가?

 

  맨체스터 시티는 아게로와 5년 계약을 맺으면서 그에게 등번호 16번을 주었다(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 뛸 때 아게로의 등번호는 16번). 아게로가 맨시티에 합류했기 때문에 맨시티는 이제 환상적인 포워드라인을 구축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맨시티 또한 불가피하게 기존 전술을 변화시켜야 할 지도 모른다는 문제도 떠앉게 되었다.

 

  프리 시즌부터 이미 엠마누엘 아데바요르나 크레이그 벨라미가 전력 외로 분류되어있었기 때문에 공격진 영입은 필수였다. 하지만, 맨시티의 취약포지션은 따로 있다. 바로 오른쪽 윙자리. 지난 시즌에도 꾸준히 노출되었던 취약포인트였고, 제임스 밀너는 이제 완전히 윙어가 아니었고, 아담 존슨은 뭔가 2% 부족한 모습이었고, 숀 라이트-필립스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번에 알렉시스 산체스를 데려오려고 물밑작업을 펼쳤던 것으로 안다(산체스는 바르셀로나를 택해버렸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를 최전방 포워드로 기용할 지, 아니면 윙어로 기용할 지에 따라 전술 또한 상당히 바꿔야 할 것이다. 하지만, 로베르트 만치니 감독이 전술에 대한 폭이 좁고, 유연성 또한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그대로 그의 기존 전술인 4-2-3-1에 억지로 끼워맞출 지 모른다.

 

  또 하나의 변수는 바로 카를로스 테베즈다. 지난 시즌 도중부터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온갖 드립을 치면서 팀 분위기를 해쳤던 카를로스 테베즈. 맨시티에게 있어서 카를로스 테베즈라는 존재는 언제 터질 지 모르는 폭탄과도 같다. 그렇기에 계속 구단에 두자니, 언제 또다시 향수병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떙깡을 부릴 지 모르고, 그렇다고 보내버리기엔 테베즈만큼 확실한 골 스코어러가 없다. 현재 인테르가 테베즈를 영입하기 위해 두 팔 걷어부치고 나섰다는 말도 들려오지만, 인테르 재정상 그를 무리하게 영입하려고 시도하지는 않으려 한다(테베즈를 영입하기 위해 스네이더를 맨유에게 팔아버린다는 말도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테베즈가 다음시즌에도 맨시티에 잔류하는 지 여부에 따라 아게로의 포지션이 어디서 뛸 지 결정 날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게로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맨시티가 이번시즌에야말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냥 돈만 펑펑 쓰는 구단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면 이제는 쓴만큼 선수들을 120%로 적재적소에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Y.투레-배리-데용의 미드필더라인이 워낙 불변의 공식처럼 굳어졌기 때문에 기존의 원톱체제에서 갑작스럽게 투톱으로 변신한다는 것은 힘들 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4-2-3-1 체제로 가는 것이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계속적인 원톱을 고집할 경우에 과연 제코나 발로텔리가 맞춰갈 수 있을 지도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며칠 전 맨시티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더블린 컵에서 아게로는 경기를 뛰지 않았다. 아마 그의 데뷔전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맞붙는 커뮤니티 쉴드가 될 것이다. 아게로, 그리고 맨시티. 이 둘의 공존은 어떻게 될 것인지 커뮤니티 쉴드에서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 [마르카 칼럼] 아게로가 레알 대신 맨시티를 택한 이유 by 미겔 앙헬 디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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