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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르의 스네이더에 대한 이적 허가, 앞으로 몰고 올 파장은?

J_Hyun_World 2011. 7. 8. 08:08

 

 

 

 

  작년 여름부터 베슬레이 스네이더의 이적설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를 최고의 위치로 올려놓은 조세 무리뉴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면서부터 그의 이적설은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많은 언론들이 그가 이적할 것이라는 전망을 비웃듯이 스네이더는 작년 말에 인테르와 5년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인테르에 잔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때만 하더라도 스네이더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생각은 더이상 하지 않았다.

 

  1년이 지난 이번 여름이적시장에 스네이더의 이적설은 또다시 튀어나왔다. 지난번처럼 그냥 기자들의 소설인냥 치부해버릴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조금 상황이 바뀌었다. 2010/11 인테르는 무리뉴가 떠난 이후, 트레블을 달성했던 팀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전반기에 추락하면서 시즌 절반을 날려버렸다. 베니테즈의 흑마법이 제대로 발동하면서 인테르를 중위권으로 떨어뜨려놓았고, 베니테즈의 무리한 훈련일정이 스네이더를 부상당하게끔 만들었다.

 

  그렇게 베니테즈가 저질러놓은 일들을 레오나르두 감독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수습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인테르는 디펜딩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 7년만에 챔피언 타이틀을 같은 지붕 아래 사는 AC밀란에게 헌납했고, 챔피언스리그도 8강에서 샬케04에게 신나게 두들겨 맞으면서 충격적인 탈락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길대로 구겼다. 그나마, 위로가 된다는 점은 코파 이탈리아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조금은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인테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레오나르두 감독은 PSG로 떠나버렸고, 그 후임으로 오게 된 지안피에로 가스페리니가 새로운 인테르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게 되었다. 참고로 가스페리니 감독은 기존에 인테르가 사용하던 4-2-3-1 혹은 4-3-1-2 전술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제노아 시절에 수비를 강화하면서 윙백의 공격적인 오버래핑을 이용하는 3-4-3 포메이션을 즐겨사용하는 감독이었다.

 

 인테르에는 마이콘이나 자네티, 나카토모 같은 발이 빠르고 수준급인 측면 수비수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가스페리니 감독은 이 풀백들을 윙백으로 기용하여 좀 더 공격적인 주문을 함과 동시에 사무엘-루시우가 지키는 센터백 라인, 그리고 캄비아소-티아고 모따 등이 중원을 책임지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3-4-3 포메이션을 사용하게 된다면, 스네이더가 뛸 수 있는 자리는 없게 되는 셈이다. 최근에 유망주 리키 알바레즈까지 데려온데다가 인테르가 최근 스네이더에게 이적해도 좋다는 허가를 함으로써 이번 여름이적시장의 새로운 태풍의 눈이 되었다(항간의 말에 따르면 인테르가 요 몇년간 쓴 이적자금만 어마어마하게 사용했기 때문에 자금을 메꿔야하는 상황이며, 그 때문에 스네이더를 판다는 소문도 있다).

 

 

 

베슬레이 스네이더의 차기 행선지는?

 

 

1. 인테르 잔류

 

  스네이더에게 이적해도 좋다고 허가했다고 하지만, 아직 스네이더나 모라티 구단주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지 잔류할 수 있다는 변수를 안고 있다. 현재 인테르에 있어서 스네이더라는 존재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이며, 그가 팀을 떠나게 된다면 그와 필적할만한 최정상급 플레이메이커를 공수해와야하는데, 이번 여름시장에서 스네이더급의 선수를 데려오긴 사실상 힘들다. 그의 백업으로 쿠팅요나 이번에 인테르에 합류한 알바레즈가 있다곤 하지만, 아직 그들은 유망주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가 잔류하게 된다면 가스페리니 감독은 자신이 사용하는 3-4-3 포메이션을 버려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스네이더는 최전방을 받쳐주는 역할이자, 경기를 조율하며 이끌어가는 플레이메이커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스트라이커 밑에 배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3-4-3 포메이션으로는 그것이 불가능하며, 스네이더가 뛸만한 자리가 없어진다. 현재 가스페리니 감독은 "현재 스네이더에 대한 거취에 대해서 장담하지 못하겠다." 고 밝혔다. 만약 스네이더가 다음시즌에도 잔류하게 된다면, 가스페리니 감독은 그를 위한 맞춤형 전술을 짜야할 것이다.

 

 

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작년 여름부터 줄곧 스네이더와 링크되어왔던 팀이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사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스네이더를 무척이나 탐내고 있으며, 글레이저 구단주에게 그를 영입할 수 있게 이적자금을 늘려달라는 요청까지 했을 정도다. 게다가 맨유의 프렌차이즈 스타 중 한 명인 폴 스콜스가 은퇴했기 때문에 스네이더 영입은 무척이나 절실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과연 스네이더가 맨유에 필요한 선수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맨유는 4-4-2 에 중원을 일자형으로 배치하여 플레처 파트너로 압박과 중원장악력이 강한 선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바르샤와의 챔스결승전에서 패배한 이유가 이 문제점이었으니까). 하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스네이더는 맨유가 절실히 원하는 선수라고 감히 단언한다.

 

  맨유가 스네이더를 필요로 하는 이유가 바로 그의 공격적인 재능이다. 그의 공격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분명 스콜스의 전성기시절과 흡사한 면이 많다.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과 상대를 움츠려들게 만드는 중거리 슈팅, 그리고 패싱능력까지. 아마 스네이더가 맨유에 오게 된다면, 예전에 스콜스-킨 라인처럼 플랫 4-4-2에서 다이아몬드 4-4-2 형식으로 앞뒤로 벌려주면서 최전방에 있는 루니-치차리토 등을 지원사격하는 역할을 부여할 것이다. 그리고 윙어가 충분히 수비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박지성이나 발렌시아가 수비능력이 뛰어나다) 더더욱 공격적인 선수를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3. 첼시

 

  첼시 또한 스네이더를 꾸준히 지켜보고 있는 팀 중 하나다. 현재 첼시는 기존 주전들의 노쇠화로 인해 리빌딩 시점에 봉착해있는 상황이다. 2010/11시즌에 초반에 잘나가다가 후반기에 뒤쳐져서 무관을 달성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주전선수들의 노쇠화와 맞물려 휴식없이 모든 경기 대부분을 소화하다 보니 피로가 누적되었고, 주전이 부상으로 빠졌을 경우, 그들의 공백을 대체할 서브진들의 클래스가 너무나 차이났다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나, 첼시의 상징이기도 한 프랭크 람파드의 대체자는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람파드의 대체자로 이웃동네인 토트넘의 반더바르트나 모드리치에 대한 오퍼를 찔러보았으나, 토트넘의 거친 반대와 두 선수의 팀에 대한 충성심으로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모드리치가 이적요청을 했다고 하지만, 모드리치 에이전트는 구단에 이적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첼시 입장에선 람파드의 대체자를 찾는 게 급선무다.

 

  스네이더라면 람파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선수이다. 최전방에 위치한 드록바-토레스를 받쳐줄 수 있는 트레콰르티스타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줄 수 있는데다가 람파드처럼 미들라이커 기질이 있기에 첼시 스타일에 아주 적합한 선수이기도 하다. 또한 그의 경기 조율은 이미 인테르와 네덜란드 국대에서 증명되었으니, 맨유의 스네이더에 대한 오퍼를 하이재킹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비야스-보아스 감독이 아직 스네이더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없지만, 아마 람파드의 대체자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에 스네이더 만큼 람파드를 커버해줄 수 있는 최정상급 선수는 현재 드물다.

 

 

 

  알렉시스 산체스, 루카 모드리치와 함께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슬레이 스네이더. 산체스는 이적협상이 아마 코파 아메리카 대회가 끝나야 뚜렷해질 것이고, 모드리치는 토트넘 핵심선수이기 때문에 현재 초점은 스네이더의 움직임에 맞춰져있다. 인테르 잔류냐, 맨유냐, 첼시냐, 아님 의외의 다른 팀이냐. 스네이더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의 움직임으로 인해 이번 파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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