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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FA컵 4강전 프리뷰] 수원 vs 울산 : 결과가 눈에 보이는 배수진(背水陣)

J_Hyun_World 2011. 8. 24. 09:00

 

 

  배수진(背水陣) : 1. 강이나 바다를 등지고 치는 진. 중국 한()나라의 한신이 강을 등지고 진을 쳐서 병사들이 물러서지 못하고 힘을 다하여 싸우도록 하여 조()나라의 군사를 물리쳤다는 데서 유래한 말.

  2.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하여 더이상 물러설 수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현재 양 팀의 전반적인 상황을 보자면, 이번 FA컵 4강에서 이 두 팀이 만난 경기는 일종의 배수진이라고 볼 수 있다. 올시즌 시작전에 평가받던 전망과 달리 현재까지 가장 많은 굴곡을 겪어왔었고, 우승 후보의 전력을 갖췄음에도 매번 승리하지 못하던 점은 두 팀에게 있어서 공통점이라고 하면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FA컵 트로피는 수원이나 울산이나 양 팀에 있어서 다음 시즌의 밝은 행보를 걷게 만드는 동기부여이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진출이라는 국제대회 진출이라는 메리트까지 갖추고 있다. 그렇기에 이 두 팀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그들의 야망을 성취하기 위해서 그들은 이 경기에서 배수진을 쳐야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주에 이어지는 리그 경기를 위해서라도 이 경기에서 반드시 기선제압을 해야한다.

 

 

토너먼트의 최강자? : 윤성효 vs 김호곤

 

 

  요즘 두 팀의 분위기는 사뭇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뭔가 다르다. 양 팀 팬들 사이에서 나오는 공통적인 반응은 팀의 클래스에 비해서 경기력이 형편없다라는 점이다. 허나 차이점이 있다면, 수원은 경기력이 엉망이라 하더라도 어떻게든 승점을 꾸역꾸역 쌓으면서 6강 플레이오프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는 점과 이와 반대로 울산은 형편없는 경기력이 결과를 그대로 반영하는 듯, 8월경기에서만 내리 3연패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이것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다.  하지만, 두 팀의 또다른 공통점을 찾자면, 수원과 울산 양 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윤성효 감독과 김호곤 감독이 토너먼트 경기에선 강자라는 점이다(호곤씨가 토너먼트 강자? 너무 억지로 끼워맞췄나...).

 

  알다시피, 윤성효 감독이 수원에 와서 처음으로 들어올린 컵이 바로 FA컵. 벌써 1년전 이야기다. 작년 수원은 리그 밑바닥까지 찍으면서 최악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었으나, 구세주로 등장한 윤성효 감독은 FA컵 우승으로 수원의 안좋은 분위기를 쇄신시키는 데 성공하며, 수원은 이룰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극적으로 진출하게 되었다. 1년 전처럼 지금도 수원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리그 성적이 매라운드마다 소폭상승중이긴 하지만, 아직 윤성효 감독에 대한 불신임의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현재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일정까지 병행하는 것까지 감안한다면 리그 우승은 비현실적이다(전북과 포항이 하루아침에 폭삭 망하지 않는 한). 그러나, 수원은 FA컵에서는 절대강자의 모습을 보여왔고, FA컵에서만 2연패를 달성했다. 무엇보다도 윤성효 감독의 진가를 알렸던 것이 바로 FA컵이기에 그의 주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칼을 뽑아들어야 한다.

 

  김호곤 감독도 크게 크게 본다면, 토너먼트에 강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리그 경기에선 매번 죽쑤기 일쑤였지만, 리그컵 경기에선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왔고, 리그컵 경기에서 울산은 거의 독보적이었다(당연하지, 종이컵에 올인했는데 우승못하는게 바보지). 리그컵 매경기마다 베스트 11 풀전력을 쏟아붓다보니 자연스레 울산은 4년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 리그컵 우승이 어느정도 기폭제 역할을 하면서 리그컵대회가 끝난 이후, 울산은 강원-전남-강원(FA컵)에서 3연승을 구가하며, 점점 분위기를 타는가 싶었다. 하지만, 8월에 들어서자마자 거짓말처럼 그들은 내리 3연패(서울-성남-대전)를 기록하며, 사실상 6강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밀려난 셈이다. 남은 일정과 플레이오프진출 경쟁팀들의 일정을 고려했을 때,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그렇기에 김호곤 감독은 리그경기를 버리고 리그컵대회 때처럼 FA컵에 올인하려는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감히 에측해보건대, 감독간의 역량을 비교하자면, 윤성효 감독이 조금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두 감독 다 각 팀 팬들에게 그리 환영받는 존재는 아니지만, 그나마 윤성효 감독이 전술이나 선수 기용에 있어서 조금 더 융통성 있다. 비록 주전 센터백들이 줄부상이긴 하지만, 윤성효 감독은 오법석을 센터백으로 놓고, 오장은을 윙백으로 두는 초강수를 두며, 수원의 치명적인 약점인 뒷공간문제를 어느정도 해소했다. 그리고 상대에 따라 쓰리백과 포백을 번갈아가면서 전술적인 폭도 조금 더 넓다. 반면에, 김호곤 감독의 경우에는 전술적인 한계가 나같은 일반인이 봐도 금새 눈치 챌 정도다. 그냥 롱볼을 올리는 킥앤러쉬다. 김신욱에게 공이 가기 전에 패스를 차단해버리면 끝이다.

 

 

 

수원 : 언제 어디서나 날카로운 창, 그러나 혼란스러운 수비라인

 

  수원의 강점은 바로 공격력에 있다. 아직까지 수비진이 주전들의 대거 줄부상으로 인해 조금 헐거운 측면이 있지만, 공격력에 있어서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독보적인 골잡이는 없지만, 현재 K리그 16팀 중에서 전북, 포항에 이어 팀 최다득점 공동 3위를 기록하는 것만 보더라도 그만큼 수원의 공격력이 무섭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수원의 후반기 반전은 스테보의 발끝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수원이 공격력에서 무뎠던 것이 바로 최전방에서의 골침묵이 가장 컸다. 전반기에 수원의 최전방을 책임지던 마르셀, 베르손, 게인리히 등이 골가뭄에 시달리게 되면서 자연스레 수원의 순위변동에도 거대한 영향을 미쳤다. 제아무리 수비력이 좋다한들, 득점하지 못한다면 경기를 이길 수 없지 않은가. 수원이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그동안 하위권에 머물러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골가뭄을 탈피하고자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수원은 한 때 포항에서 날뛰던 스테보를 영입해오면서 문제점을 단박에 해결하였다. K리그 무대에 익숙해서인지, 스테보는 리그 6경기에 출장하여 무려 5골을 꽂아넣으며 거의 매경기 1골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마르셀도, 게인리히도 이뤄내지 못한 5골을 스테보는 불과 두 달 사이에 해낸 것이다.  왼발, 오른발, 머리 가릴 것 없이 어떤 부위로도 다 골로 연결짓으면서 활시위를 겨냥하는 그의 세레모니가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다.

 

(최전방이 살아나니까 자연스레 염기훈의 존재감마저 더욱 더 빛나고 있다)

 

  스테보의 가세로 수원의 최전방이 숨통이 트이기 시작하니, 자연스레 수원의 에이스 염기훈 또한 더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그동안, 나홀로 고군분투하면서 측면과 최전방을 오갔던 염기훈은 최전방의 문제점을 해결하자마자 최전방의 볼배급을 책임지는 특급도우미가 되어있었고, 어느덧 공격포인트만 14개(6골 8도움, 리그기준)를 쌓아올리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때로는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가, 어떨 때에는 벼락같은 중거리슈팅, 결정적인 세트피스 상황에서 터지는 왼발 스페셜리스트. 올시즌 끝으로 경찰청에 입대하게 되는 염기훈은 팀을 위해서 이번시즌에 모든 것을 바쳐 경기에 임하고 있기에 그의 투지가 돋보일 수 밖에 없다. 괜히 수원팬들이 '나믿염믿'을 외치는 게 아니다. 그는 한마디로 수원의 신이나 다름없다. 

 

  왼쪽에서 염기훈이 살아나니까 덩달아 이상호 또한 예전의 폼을 되찾아 날뛰기 시작했다. 울산에서 이적해 온 이후, 잦은 부상으로 인해 폼이 떨어져있던 이상호는 5골 3도움을 기록하였고, 측면 중앙을 가리지 않는 활동량과 문전쇄도로 상대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1년반만에 수원으로 복귀한 박현범의 조율 및 볼배급, 그리고 이용래의 활동량이 뒤에서 받쳐주고 있기에 염기훈과 이상호를 앞세운 수원의 측면 공격은 메서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수원의 치명적인 아킬레스 건은 역시 주전 센터백들의 부상으로 인한 공백이다. 황재원은 부상이 심각하여 수술받으러 독일로 출국한 상황이고, 곽희주도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설상가상으로 FA컵에서 최성환까지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니(아, 이건 수원에게 다행인건가?), 센터백으로 누구를 세워야할 지 문제이다. 그동안 부상이었던 마토가 부상에서 회복해 FA컵에서 복귀한다는 말이 들려오는 데, 수원으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임시방편으로 측면수비수로 배치된 오장은이 과연 측면 수비수로써 버텨줄 지가 관건이다.

 

 

 

울산 : 지나친 주전 혹사가 부르고 있는 참사, 그 속에서 피는 작은 희망 

 

  울산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나 탄탄한 수비진이 강점으로 꼽힌다. 포백라인으로만 따지자면, 울산의 포백라인은 사실상 국가대표 포백라인을 그대로 울산라인으로 뽑아가도 될만큼 가장 안정적이며 공수 양면에서 위력적이다. 현재 리그 최소실점 3위(25실점)를 기록할 정도로 울산 포백라인을 상대로 2골 이상 뽑아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중심에는 새로운 주장인 곽태휘가 버티고 있다. 올초에 있었던 아시안컵에서 페널티킥을 내줬던 악몽으로 인해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는 K리그로 컴백하자마자 보란듯이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으며, 다시 국가대표에 재승선하는 기쁨을 누렸다.

 

(울산에서 보여주고 있는 곽태휘의 활약, 하지만 요즘 울산 수비진에서 이상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요즘 울산의 수비진이 약간 문제가 발생했다. 주전들의 부상문제가 아니기에 더더욱 당황스럽다고 표현할 것이다. 울산이 매경기마다 베스트11을 가동하면서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점차 더 늘리고 체력안배를 전혀 하지 않은 여파가 지금에서야 다가오는지, 울산 수비진의 집중력이 리그 초기에 비해서 많이 떨어져있다. 그동안 왼쪽 풀백을 담당하던 최재수가 측면 공격력이 부족한 탓에 윙어로 올라가버리는 바람에 왼쪽 풀백에 뜻하지 않은 구멍이 생겨버렸다. 거기다가 송종국을 밀어내버릴 정도로 이번시즌에 안정된 기량을 선보였던 이용도 체력혹사탓인지 최근 몇경기에서 순간순간 집중력을 잃음으로써 상대에게 결정적인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어코 올 문제가 온 것이다.

 

  이 주전혹사 문제는 수비진에만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라 울산 주전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는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김신욱이라고 생각한다. 교체든 선발이든 김신욱은 리그컵 경기를 포함하여 거의 전경기를 소화했다. 물론 그의 기량이 전시즌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가 되었기 때문에 그만큼 자주 기용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역으로 지나치게 기용되다 보니 체력혹사로 인한 체력부족을 겪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체력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닌데, 전경기를 다 소화하고자 하니 컵대회 득점왕 포스가 매경기마다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진호나 고창현 등 다른 옵션을 기용하지 않고, 죽어라 김신욱, 설기현에 집착해서 불러온 참사나 다름없다.

 

  그나마 긍정적인 요소를 꼽자면, 바로 고슬기와 에스티벤의 활약상이다. 패싱 외에 쓸 게 없어 방출시킨 슬라브코의 대체자로 울산 유니폼을 입은 에스티벤은 올시즌에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홀딩 능력에 있어서는 이미 K리그에서 탑급 실력을 선보이면서 상대의 중원을 혼자서 야금야금 먹어버리며 상대의 패스를 전부 커팅해버린다. 그 때문에 상대팀 입장에서 울산을 상대할 때, 에스티벤의 활동량으로 인해 중원싸움이 좀처럼 풀리지 않아 골치를 썩곤 한다.

  또하나의 희망은 바로 고슬기인데, 사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고슬기는 그리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으나, 올시즌 킥앤러쉬 전술을 구사하는 울산이 공중볼 등으로 인하여 볼을 따내다 보니 자연스레 세컨볼을 받을 사람이 필요했다. 그 자리에 고슬기가 투입되면서 그는 자신도 모르는 BTB능력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에스티벤과 고슬기에게 은근히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도 제법 된다.

 

 

나의 주관적인 전망 : 수원 승

 

  팬심을 담아서라도 울산이 이긴다에 걸고 싶지만, 요근래 몇경기에서 보여줬던 두 팀의 폼이나 전술, 그리고 감독의 용병술 등을 고려했을 떄, 수원이 이길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일단 울산에 없고 수원에만 있는 가장 큰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해결사'다. 현재 울산에는 경기를 결정지어줄 해결사가 뚜렷하게 없다. 울산이 8월에만 내리 3연패를 당했던 것도 팀을 구원해줄 해결사가 없었다는 게 가장 컸다. 이와 반대로 수원에는 스테보, 염기훈, 이상호 등 무려 3명씩이나 존재하며 실제로 이들이 결정지은 경기만 해도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다.

 

  그리고 두번째로 수원이 이길 것 같은 이유는 바로 체력 안배 및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다. 수원은 주전들의 부상이 많아 전력이탈한 선수들의 수가 제법 되다 보니 자연스레 로테이션이 되면서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어느정도 좁혀졌다. 반면에, 울산의 경우에는 지독하게 고집스럽게 주전 11명만 사용하는 김호곤 감독 덕분에 비주전과 주전의 격차가 너무나도 크다. 이진호를 거의 기용안하다싶이 하니 가끔 경기에 투입되어도 큰 임팩트를 심어주지 못하는 것이다.

 

  토너먼트 경기, 단판승부이기 때문에 그만큼 더욱 더 긴장감있고 예측하기 힘든 경기이기에 일종의 배수진(背水陣)이 될 것이지만, 결과가 너무 눈에 보인다고나 할까? 일부 수원팬들은 나의 수원이 일방적으로 이길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 '설마 역레발은 아니겠지?'라고 불안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 경기에서 울산이 이기면 김호곤씨를 내 큰 형님으로 모시겠다고 할 정도로 수원의 승리를 확신한다. 최근 리그에서 보여주는 폼이나 경기력이 말해준다. 아무리 수원의 경기력이 헬이라고 한들, 내가 봤을 때 적어도 울산만큼은 아니었다. 이미 승부는 결정났다. 수원이 큰 삽질만 하지 않는다면, 빅버드에서 펼쳐지는 경기는 수원의 승리다.

 

예상 선발라인업

수원(4-1-4-1) : 정성룡/오장은-마토-오범석-홍순학/이용래/염기훈-박현범-이상호-박종진/스테보

울산(4-2-3-1) : 김영광/강진욱-곽태휘-강민수-이용/에스티벤-고슬기/최재수-김신욱-설기현/루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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