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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제주 vs 울산 : 청출어람(靑出於藍). 뛰는 스승 위에 나는 제자?

J_Hyun_World 2011. 9. 9. 10:29

 

 

(우왓, 서리님의 스폰서쉽을 받게 되다니 우오오오 +ㅁ+)

 

 

Prologue : 서산원정에서의 씁쓸한 추억, 그 후 4달

 

(서산의 추억, 잊어서는 안될 역사. 두 번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2011년 5월 15일, 울산 호랑이 구단에게 있어서는 여러모로 쪽팔릴 정도로 고개를 들지 못했던 날로 기억하며, K리그 역사상 가장 어처구니 없는 사태를 빚어냈다. 울산은 울산에서 무려 430km 떨어진 홈경기에서 제주를 상대로 경기를 치뤘었다. 이번시즌 K리그 스폰서 회사인 현대오일뱅크 사장이자 울산 구단주인 권오갑씨의 하지도 않아도 될 무리수 때문에 엄한 울산 선수들은 처용전사를 비롯하여 K리그 15개 구단 팬들의 조롱과 욕바가지를 얼큰하게 먹어야만 했다. 축구구단이 없는 서산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이 경기가 흥미있는 볼거리 제공이었지만, 그게 단순히 하나의 서커스로 취급되어버렸을 것이라고 생각된다(서산 분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서산경기는 최악의 경기다).

 

  리그 초반부터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울산은 제주를 상대로 그닥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박현범을 중심으로 한 제주의 짜임새있는 중원압박과 짧고 간결한 패스로 인해 경기 주도권은 금방 제주에게 넘어갔다. 울산은 특유의 그 높은 신장을 앞세운 킥앤러쉬로 밀어부치려 했지만, 제주는 그런 전술이 통하지 않는 팀이었다. 일단 공을 계속 소유하고 있다가 원터치로 배기종, 산토스 등을 이용한 상대의 틈을 침투해서 들어갔기 때문에 얼마 가지 않아 울산은 수비모드로 급변경하였다. 그렇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다가 울산은 박현범의 결승골에 1대0 패배를 기록하며, 경기 내용도 졌고, 경기 결과도 졌고, 무리수까지 두면서 치룬 서산원정의 정당성까지 잃으면서 남들의 비웃음만 샀다(오심으로 울산의 선제골이 노골 선언 되었다지만, 전체적으로 울산이 그리 잘한 경기는 아니었다).

 

  그리고 정확하게 4달 뒤, 이 두 팀은 이번에 제주 서귀포에서 만난다. 현재 두 팀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전반기에 3위를 찍으며 좋은 성적을 거뒀던 제주는 중원의 핵심인 박현범을 다시 수원으로 내주면서 중원의 키플레이어가 사라졌고, 항해할 키잡이가 없는 채 배를 이끌고 바다에 나와버렸다. 게다가 샤프 김은중을 비롯하여 제주의 공격진의 고질적인 득점력 빈곤과 '홍스타' 홍정호가 승부조작혐의수사 때문에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했고, 그 공백이 제주의 수비붕괴 및 대량실점까지 초래해버렸다. 이런저런 문제점 때문에 제주는 3위에서 7위까지 내려앉았고, 6강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울산을 반드시 잡아야한다.

 

  울산은 제주보다 상황이 더 엉망이다. 호곤찡은 자신의 감독 경력 사상 최초의 타이틀인 사채컵의 우승에 심취해버린 나머지, 8월 내내 리그 경기를 내다버렸다. 이판사판 해보자는 식으로 FA컵에 올인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참패를 거두며 올인했던 전재산을 카지노에서 몽땅 날려버린 호구가 되어버렸다. 수원의 자비와 지노신의 득점이 아니었다면 울산은 8월 내내 승점 1점조차도 쌓아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울산은 완전 전의상실해버렸고, 점점 약체팀화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1) 돌아온 '홍스타' 홍정호 vs '이제서야 이름값 하기 시작하나?' 설기현

 

(2군에서 돌아온~♪ 잘생긴 홍스타~♪ 이제야 돌아왔네~♪ 응?)

 

  제주에게 기쁜 소식이 있다면, 제주의 슈퍼스타이자 올림픽 대표팀 캡틴, '홍스타' 홍정호의 컴백소식이다. 그동안 홍정호는 승부조작혐의수사 때문에 리그 경기를 뛰지 못하고, 2군에서 따로 훈련하고 있어야만 했다. 결국, 홍정호는 승부조작에 가담하지 않아 무혐의로 풀려나며 사실상 제주에 컴백할 수 있게 되었다(그러니 정호야, 다음부터 선배 잘 만나야돼... 알았지??). 제주 수비의 핵심인 홍스타가 돌아왔으니, 막판에 6강 진출에 사활을 걸어야되는 슨상님 박경훈 감독의 입장에선 한시름 놓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홍스타의 경기감각이다. 승부조작 조사 때문에 2,3달 동안 2군에서만 줄곧 훈련했었기 때문에 5월까지만 하더라도 날라다니던 그 기량이 100%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3일 대전과의 경기에서 본격적으로 1군 복귀했지만, 그동안 그가 없이 포백라인을 구축해와서 그런지 기존 수비수들과 홍정호와의 호흡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며, 그 결과물로 대전과의 경기에서 3골, 서울과의 경기에서 3골, 그리고 광주와의 경기에서 2골을 내주는 등 8월 한 달 내에만 총 8실점을 기록하였다. 마치 점심을 잘못먹어서 모의고사 3교시 외국어영역 듣기평가를 배탈 때문에 망친 거와 같은 격이다.

 

  이러한 상황에 홍정호는 국가대표팀에 호출되어서 월드컵 예선 경기를 치뤘다. 가뜩이나 홍정호의 폼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하는 입장에선 홍스타를 국대로 호출한 조광래 감독이 밉게 생각할 지도 모른다. 제주 입장에서는 홍정호가 국대 경기를 치르면서 경기감각을 많이 끌어올렸기를 그저 바랄 뿐이다(뭐 쌍용의 전설의 '비밀번호 486 합창'만 안한다면야...). 홍정호의 감각 회복이 제주의 수비를 좌우할 키포인트인건 확실하다.

 

  홍스타를 무너뜨릴만한 선수를 울산에서 꼽자면, 나는 이번에 설기현을 꼽아볼려고 한다. 그동안 설기현은 울산유니폼을 입으면서 여태껏 받은 연봉 값만큼 못한다고 숱한 비난을 받아오며, 울산팬들의 야유까지 받았던 인물이었다(나도 돈받은 거에 비해 너무 못한다고 엄청나게 까대던 한 사람이었다). 확실히 울산의 전반기 삽질의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도 설기현의 부진이 제대로 끼어있다. 그만큼 에이스라고 데려온 선수가 골도 못넣고(필드골 하나 없는), 볼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니 먹튀라는 소리를 벗어날 리 만무했다.

 

  하지만 사채컵 결승전이 그의 터닝포인트였던가? 사채컵 들어올린 이후부터 설기현의 모습이 조금씩 바뀌는 걸 이제서야 알아챘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 스피드는 많이 떨어졌지만, 패스능력이나 상대수비를 압박하는 능력은 여전히 건재했다. 게다가 그의 나이도 어느덧 30대이다 보니 노련한 플레이를 구사할 줄 알게 된 셈이다.

 

  그 플레이가 가장 번뜩였던 순간이 바로 수원과의 FA컵 4강전 경기였다. 만약 설기현이 쥐가 나서 교체되지 않았더라면, 수원은 속절없이 설기현한테 당하면서 패배의 눈물을 흘렸을 지도 모른다. 설기현은 이날따라 수원의 불안한 수비진에게 조금의 틈도 주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압박하면서 그들의 실수를 유발하게 만들었다. 결국, 마토와 오범석이 한 번씩 돌아가며 실수하는 바람에 설기현이 두 골이나 넣을 수 있었다. 설기현이 23라운드에서 경고누적이 되지 않았더라면 혹시 또 몰랐다. 8월 내내 무승을 거두던 울산에게 8월달 첫승을 안겨줬을지도. 이러한 능력이라면 아직 불안한 홍스타를 흔들어놓기엔 충분하다고 본다. 이번 기회에 재계약할 발판을 마련할 지도...

 

 

2) 주포들의 골가뭄에 시달리는 두 팀, 누가 먼저 탈출할 것인가?

 

  제주와 울산. 두 팀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가 있는데, 바로 올시즌에 지독할만큼의 주포들의 골결정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아니 이게 무슨 개소리요."라고 외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두 팀이 K리그에서 강팀으로 분류되어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확실히 골결정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고 8월달만 하더라도 다른 달에 비해 침묵하고 있는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제주의 골결정력 부족에 대해서 주장인 "샤프" 김은중의 책임을 피할 수가 없다)

 

  제주의 주포들의 공격력이 지난시즌에 비해서 상당히 무뎌진 편이다. 특히나 주장완장을 차고 있는 "샤프" 김은중의 침묵은 상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난시즌 리그에서만 13골 10도움, 리그컵까지 포함하여 총 17골 10도움을 기록하면서 개인통산 최다골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제주의 리그 준우승 및 K리그 최우수선수상까지 휩쓸었던 김은중이었고, 지난시즌에 미친활약을 펼쳤기에 올시즌에도 지난시즌과 비슷하거나 아니면 더 농익은 활약을 보여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주장으로써의 부담감이었을까, 아니면 팀의 주포로써의 부담감이었을까. 이번시즌에 김은중의 득점포는 좀처럼 터지질 않는다. 매번 슈팅을 떄리면 마치 뭐에 홀린마냥 살짝 벗어나거나 골포스트를 맞고 나온다거나 그때마다 키퍼가 신들린 선방을 한다던지 이상하게 느껴질만큼 김은중의 골운은 지독하게도 따라주질 않았다. 동갑내기 친구이자 득점왕 경쟁상대인 '라이온킹' 이동국의 꾸준한 득점포와는 사뭇 대조되는 부분이다. 물론, 제주에서는 김은중 말고 산토스가 팀내 최다득점을 기록하면서 김은중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하지만, 산토스에게만 의존하는 것도 전술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은 결코 부인할 수 없다.

 

  물론 김은중만 뭐라 할 이야기는 아니다. 김은중 뿐만 아니라 강수일이나 배기종 등 최전방을 보좌할 선수들의 득점력도 상당히 저조하다. 강수일은 분명 피지컬이나 드리블돌파 능력은 거의 유럽선수급인데, 신이 그에게 골결정력을 주지 않은 게 함정이다. '최신기종' 배기종도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 상당히 폼이 떨어져있는게 문제다. 6월 25일 광주전 이후로 2달간 그가 올린 공격포인트는 겨우 1도움이라는 점. 배기종이 전문 스코어러는 아니지만, 도우미역할을 하는 선수입장에서 2달동안 겨우 1도움을 올렸다는 건 제법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싶다. 산토스가 아닌 다른 공격수들이 골을 터뜨리지 않는 이상, 박슨상님도 제법 골치아파진다.

 

 

(지노신 : 나 참 골 잘 넣을 수 있는데. 기회만 주면 참 잘하는데... 나 좀 써주지??)

 

  그러나 골결정력으로 따지자면, 울산만큼 가장 득점력 빈곤이 심각한데도 정작 본인들이 모르는 팀은 없다고 느낀다. 팀득점 14위(23골)에 골결정력이 부족하여 8월 한달 내내 겨우 승점 1점 추가하는 데 그칠 정도로 최악의 경기를 보여주고 있는 울산. 8월 한 달 동안, 울산이 넣은 5골 중에서 공격수들이 넣은 골은? 겨우 하나(아 이건 진짜, 우리팀이지만 답이 없네;;)! 8월 한달 동안 김치누크도 침묵했고, 이적생 루시오도 침묵했으며, 설기현도 리그에선 침묵했다. 오히려 이들보다 출장경기수가 적은 '울산의 아들' '지노신' 이진호 혼자 이번달에 유일하게 공격수 중에서 골을 기록했다(호곤찡 보고 있는감?). 지난 성남원정에서 지노신이 부모님과 경기 시작전에 만나는 모습보고 내가 괜히 울컥했다 ㅠㅠ(지노신 호곤찡 밑에 있느라 고생이 많아요 참..). 수원전 골 넣었다고 호곤씨가 지노신을 제주전에 선발 안세우겠지(그럴 양반이었으면 포항임대는 안시켰지).

 

  가장 시급한 문제는 바로 주포인 김신욱의 컨디션이다. 김신욱이 컵대회에서는 컵라탄이라고 불릴정도로 엄청난 골결정력으로 스트라이커로써의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기량을 전부 컵대회에 쏟아부었다는 점이 문제다. 게다가 호곤찡은 김신욱을 거의 혹사하다싶을 정도로 전경기에 전부 투입시켰다(선발이든 교체든 전부). 아무리 교체로 투입된다한들 모든 경기에 출장했으니 체력이 철강왕급이 아닌 이상, 버티기란 힘들 것이며 당연히 체력 저하와 폼이 떨어지는 건 전혀 이상하지 않다. 게다가 타겟으로 세워 골 넣는 것도 모자른데, 자꾸 2선에서 플레이메이커 스러운 역할을 시키고 있으니 지난시즌보다 리그에서 골을 더 못 넣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고슬기의 득점력에 대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고슬기의 BTB 능력에 대해서는 양날의 검을 가지고 있는데, 고슬기에게 자꾸 득점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길 수록 김신욱이나 루시오가 죽어버리는 단점 또한 존재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고슬기가 받아먹기 쉽게 제공권 전문도 아닌 루시오가 헤딩경합이나 하고 있으니, 큰 야망을 가지고 울산으로 건너온 루시오 입장에선 다시 경남으로 돌아가고 싶어질 것이다(권오갑씨 나 창원으로 돌아갈래 으엉엉 ㅜㅜ). 아, 이래서 정대선이 쿨하게 경남으로 가버린거니 혹시??

 

 

3) '중원정복자' 에스티벤, 이번에도 중원을 혼자서 정복을 할 것인가?

 

  이번 경기에서 또 하나 볼만한 거리는 바로 '중원정복자' 에스티벤이 제주전에서도 또 혼자 중원을 씹어먹느냐에 관심이 온통 쏠려있다(에스티벤 하악하악, 나를 가져요 님하 흐엉엉 ㅜㅜㅜㅜ).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에스티벤은 그렇게 부각되었던 선수는 아니었다. 분명 좋은 용병이긴 했으나, 작년에는 오르티고사에게 편중된 스포트라이트, 그리고 향수병으로 인하여 한국 무대에 적응하는데 꽤나 어려움을 호소했을 정도였다(실제로 구단에서 에스티벤의 향수병을 치료해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향수병이 어느정도 치료가 되자, 에스티벤은 이번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홀딩 미드필더로 자리잡으면서 일명 '중원정복자'로 군림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홀딩과 중원장악 능력은 K리그 미드필더를 통틀어서 넘버 원이라고 칭할 만큼 아깝지 않다. 최강 미드필더라인이라 불리는 전북을 상대로도 혼자서 전북 중원을 전부 다 상대할 정도로 그의 압박능력과 커팅, 그리고 장악력은 가히 국내 최강이었다(잘 데리고 있는 에스티벤 하나, 열 홀딩 안 부럽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에스티벤을 보좌해줄 파트너가 없다는게 흠이다. 즉, 에스티벤이 홀딩으로 나와서 전진압박을 하게 되면 에스티벤의 뒷공간을 커버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에스티벤이 혼자서 상대팀 중원을 접수하기 위해 앞으로 나오게 되는 순간, 미드필더와 수비라인의 간격이 매우 벌어지게 되며 결과적으로 역습을 허용하게 되는 꼴이 되어버린다. 내가 에스티벤의 파트너로 줄곧 윤석영을 외치는 것도 패싱능력과 커버능력이 준수하기 떄문에 그가 울산으로 와서 에스티벤 파트너가 되어줬으면 참 좋겠다고 매번 느끼는 것이다(보고있나 윤석영이? 난 널 원해!).

 

  과연 제주에서 에스티벤의 정복본능을 누가 막을텐가? 에스티벤과 비슷한 유형을 굳이 뽑아보자면 오승범? 오승범의 경우, 에스티벤급 까진 아니더라도 제주 중원에서 가장 많은 활동량을 무기로 내세워 전천후 미드필더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들짐승류화 되어가고 있다. 경기장 안에서 내뿜는 그의 투지 또한 높이 평가할 만한 하다. 하지만, 오승범 혼자서 들소처럼 뛰어댕기는 에스티벤을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조금 힘들 것이다(에스티벤의 활동량은 거의 박지성급). 그렇기에 파트너인 김영신이나 양준아의 협력플레이가 많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만약 에스티벤을 막지 못한다면 제주는 울산의 미드필더진과 수비라인 사이의 공간을 침투하는 방법 외에는 점유율 승부로는 택도 없는 경기가 되어버린다. 왜냐하면 에스티벤 한 명 자체가 '넘사벽'이니까. 제주라면 산토스나 배기종처럼 빠른 스피드로 측면으로 비집고 들어가는 선수들이 있으니까 굳이 중원에 목숨 걸 필요없이 측면에서 울산을 코너로 몰아넣어도 될 것이다. 한마디로 "남자답게 정면승부 vs 실리적으로 측면승부" 할 것이냐다.

 

 

4) '청출어람(靑出於藍)' 사제대결 2라운드 : 박슨생 vs 호곤찡. 이번에도 뛰는 스승 위에 나는 제자?

 

  또 하나의 관건은 바로 감독 대결이다. 예전 서산원정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사제지간이라고 표현했으나, 박슨상님을 보고 있자니, 이 고사성어가 딱! 떠올랐다.

 

청출어람(靑出於藍) :푸른색은 쪽빛에서 나온다.'는 뜻으로 후배나 제자가 선배나 스승보다 낫다는 의미로 쓰인다.

 

  비록 사제지간이라고 불리긴 하나, 감독적인 역량에서는 '박슨상님' 박경훈 감독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시즌 14위였던 제주를 2위로 수직상승시킨데다가, 박경훈 감독의 철학 중 하나인 'P10 C7'가 제대로 녹아들고 있다. . 즉, 경기장 전체에서 꾸준히 상대방을 압박하고 철저히 자기 볼을 지키내 제주의 점유율을 높임과 동시에 상대의 허점이 보이는 순간, 빠른 발을 주무기로 하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역습전개를 펼쳐 상대의 수비를 뒤흔들어 골을 넣는 방식으로, 상대의 중원 점유율은 견제하면서 자신들의 점유율을 높이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야금야금 뺴앗아가겠다는 심보가 뚜렷하게 보인다.

 

  그리고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박경훈 감독이 호곤찡보다 절대적으로 압도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를 하나하나씩 꺼내본다면 바로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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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고의 패셔니스타, 감독계의 간지끝판왕, 심지어 단독으로 제주 한라산소주 CF 모델로도 선정된 이 위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박경훈 감독은 원래 미술학도를 꿈꾸는 청소년이었으나, 나중에 축구계로 뛰어드신 감독이다. 하지만, 미술학도를 희망했던 여파였는지, 감독들 중에서 유난히 돋보이고 앞서나가는 패션으로도 상당히 이목을 끌고 있다. 박경훈 감독이 말하기를, "감독 또한 일종의 쇼맨쉽이나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감독들도 치장 등을 통해서 팬들의 이목을 끄는 것도 또 하나의 프로스포츠의 일환이 아닌가 싶다. 나는 그 때문에 전술을 짜는 시간만큼 매일 패션잡지를 읽고, 내가 직접 옷을 구입한다." 라며(과르디올라 긴장해라. 여기 한국 대표 패셔니스타 감독이 있다!!). 경기 내용 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인 부분까지 세밀하게 신경쓰고 있으니 작년 K리그 감독상을 괜히 받은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에 반해, 스승인 호곤찡....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하나(하도 까대서 이제 똑같은 패턴으로 까기엔 식상함이...)? 풋볼앤토크에서 박문성 해설위원의 디스 한마디면 간략하게 설명되러냐?

 

김동완 해설위원 : 울산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박문성 해설위원 : 아무래도 감독이 문제겠죠. 좋은 선수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걸 제대로 못살리고 있죠.

(문성이형, 그 이야기를 호곤씨 정면에 두고 "당신은 감독 자질이 아니다"라고 크게 외쳐달란말이에요 엉엉 ㅠㅠ)

 

  감독의 전반적인 기량을 놓고 본다면, 호곤씨가 박슨상님에 비해 앞서는 게 하나~도 없다. 전술이라든지, 용병술이라든지, 의사소통능력이라든지, 패션감각이라든지, 외모라든지.... 뭐 하나 앞서는 게 없다.... 참으로 답답하죠잉~ 아! 한가지는 호곤씨가 박경훈 감독보다 월등히 앞서는 게 있는데... 그거슨 바로... "아이돌과의 의사소통능력!!(헉, 이게 뭐야 ㄷㄷ)"

 

 

(작년 시상식에서 자신이 꽃중년 드립치던 호곤씨, 내가 시상식을 라이브로 안봤으니 다행이었지....아오 진짜...)

 

  요즘 호곤씨의 아이돌과 의사소통능력(정확히 말하면 '교류')이 참으로 돋보인다. 전설의 짤이라고 불리우는 좌설리-우크리스탈을 옆에 두고 등장하던 호곤찡(이 전설의 짤 가지고 계신 분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사례하겠습니다), 그리고 작년 시상식 때, 한지우씨가 꽃중년이라고 말을 꺼내니 급인정하면서 자신을 꽃중년이라 포장해버리는 저 뻔뻔함과 대담함, 요즘 락커룸에서 경기 시작전에 티아라의 롤리폴리에 리듬을 맞기면서 발을 까닥까닥거리는 그 아우라... 아무리 생각해도 호곤씨는 축구계가 아니라 연예계로 진출했어야했던 것이다(아, 괜히 거기로 보냈다가 제2의 김광수가 되어버릴 수도 있겠다...ㄷㄷ).

 

  감독 대 감독의 대결구도만 보았을 때는 박슨상님이 절대적으로 압승이라고 생각된다.

 

 

<선발 라인업(예상)>

 

<경기 결과 예상>

 

  이 경기는 그렇게 다득점이 터질 것 같지 않다. 아마 한 골 차 숨막히는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이 원래 9월에선 강했던 징크스가 있기에 울산이 이길 것이라고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그래도 뭔가 미심쩍다(어차피 우린 전의상실한 약체팀이니까..). 박경훈 감독님, 제가 사모님이 운영하시는 신림동 고시촌 D제과점에서 몇번 사먹고 그랬는데, 매출액 올려드린 거 감안해서 좀 봐주시면 안될까요? 한 번만 살려주세요 굽신굽신~ㅠㅠ

 

 

P.S 

 

  이것은 제주 디스를 가장한 울산 디스 짤. 우리가 제주전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우린 이번 겨울에 구석탱이에 쭈구리처럼 쳐박혀서 이짓거리를 하고 있을 꺼야. 음, 그렇게 될꺼야.... 참 웃픈 현실이지.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그냥 귤이나 까먹는 게 전부야. 그냥 동굴 속에서 들어가서 호랑이도 100간 마늘과 쑥을 먹으면 곰처럼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도록 해볼께 ㅜㅠ (우리 감독하고 프론트 좀 바꿔줘요 잉잉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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